짝 잃은 거위를 곡하노라 범우문고 186
오상순 지음 / 범우사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책읽기 2021.10.26.

읽었습니다 17



  예전에 오상원 님이 쓴 글꽃을 꽤 읽었는데 이제는 읽지 않습니다. 이러다 문득 《짝 잃은 거위를 곡하노라》가 눈에 뜨여 집었습니다. 찬찬히 읽다가, 글님 삶자취를 돌아보다가, “아, 이제는 그야말로 옛글이네.” 싶습니다. 글님이 한창 글빛을 날리던 무렵에는 돋보이거나 사랑받았을 테지만, 가면 갈수록 ‘새로 읽기 어려운’ 글이겠네 싶어요. 그러나 뒷날 누가 이녁 글자락을 ‘요샛말에 맞추어 확 손질한다’면 새로 읽히겠지요. 지난날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살던 온갖 한자말은 오늘날하고 안 어울립니다. 아마 오늘날 숱한 글님이 내놓는 ‘옮김말씨 범벅인 글’도 스무 해쯤만 지나도 ‘해묵었네’ 하고 느낄 만하지 않을까요? 2020년대에 나오는 웬만한 책은 2040년만 되어도 안 읽히지 않을까요? 애써 한문이며 일본글이며 영어에 여러 바깥말을 살피면서 글살림을 가꾼다면 오상원 님을 비롯한 여러 책을 더 읽을 만하겠지만, 글쎄, 아이들한테 이렇게까지 글만 배우라 하고 싶진 않아요.


《짝 잃은 거위를 곡하노라》(오상순 글, 범우사, 1976.9.10./2003.7.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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