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노래 삶노래 . ㅅ



손을 탈 적에도

손을 안 탈 적에도

나무는 한결같이 나무


손길이 머물 적에도

손길이 안 머물 적에도

숲은 언제나 숲


사랑으로 짓는 집

살뜰히 짓는 웃음

소담스레 짓는 밥

상냥히 짓는 사랑

스스로 짓는 옷

새롭게 짓는 얘기

슬기롭게 짓는 꿈


산들바람 새삼스레 스미는

새벽녘에 살며시 일어서서

서로 손을 잡고서

사이좋게 어깨동무



2017.5.11.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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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 밥짓기



“오늘은 무슨 밥?”

― 무슨 밥 먹을까?

 “음, 국수? 카레? 짜장면?”

― 음, 아침을 먹자.

 “에, 아침?”

― 그래, 좀 도와주련?

 “알았어.”

― 먼저 부엌 창문 열고

 무 감자 당근 갖다 줄래?

 엊저녁에 불린 쌀은

 아버지가 뚝배기에 부을 테니

 쌀그릇에 새 쌀 담아서

 쌀뜨물은 따로 통에 부어 줘.

 “네, 할게요!”

― 마늘을 주렴

 국에 마늘을 다져 넣자.

 앞밭에서 파를 둘 끊어 주고.

 “둘 끊으면 돼? 뭘로?”

― 응, 작은 칼 들고 가렴.

 이제 밥상을 행주로 훔치고

 반찬그릇 꺼내렴.

 아버지는 설거지 마무리할게.

 너희 밥 국은 손수 떠 볼까?

 “알았어. 난 꽃그릇에 먹을래.”



2017.3.15.물.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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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 마을숲



도롱뇽 개구리 구렁이

모두 우리 이웃입니다


소쩍새 꾀꼬리 뻐꾸기

모두 우리 동무예요


나리 달래 머루

모두 우리 아이입니다


잣 솔 오리 밤 느티

모두 우리 어버이예요


돌멩이랑 바위도

시냇물이랑 샘도

송사리랑 가재랑 다슬기도

서로 사랑 어린 숲입니다



2017.4.30.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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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 마을밥



시루떡 한 접시 받는다

찔레 훑고 삶고 버무려

찔레무침 한 접시 보낸다


갓김치 한 보시기 받는다

쑥 뜯고 자글자글 지져서

쑥지짐이 한 접시 보낸다


감 한 바구니 받는다

사다리 받쳐 무화과나무 올라

무화과 한 소쿠리 보낸다


받은 접시 비워

새로 담아 보내고

보낸 그릇 비워

새로 얹어 받네



2017.4.30.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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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 마을님



누나 따라 나무 오르다가

토끼풀꽃 가락지 엮다가

샘터 물이끼를 수세미로 벗기다가

빨래터에 뛰어들어 놀다가


잠자리를 손끝에 앉히며

간지럼을 타며 웃다가

마당에 드러누워

흰구름 흘러가는 몸짓 보다가


스르르 눈을 감고는

어느새

꿈나라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키도 몸도 손도

다 작은 우리 어린이는

씩씩하게 해사한

마을님



2017.4.30.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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