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노래 삶노래 . 톡



봄을 맞이해 깨어난

아주 조그마한 사마귀가

흰민들레꽃에 앉아서

바람을 쐬다가

톡 뛰어올라

꽃마리꽃으로 옮겨 앉네


어느새 몰려든 구름은

바람을 시원스레

데려오더니

톡 빗방울 하나

이마에 떨구었어


손끝으로 네 등을

톡 치지

같이 놀자고


젖을 물리는 어머니는

젖을 물고 잠든 아기

토실토실한 볼을

톡 건드리며

싱긋 웃어



2017.6.8.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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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 나, 너, 우리



내가 너를 본다

네가 나를 부른다

우리가 너희를 찾는다

너희가 우리한테 온다


나는 너하고 놀고파

너는 나한테 웃음을 지어

우리는 어깨동무를 해

너희끼리 가면 심심해


나랑 네가 함께 있으니 좋아

네가 나하고 같이 하니 기뻐

우리가 나란히 길을 가네

너희도 서로 손을 잡으렴



2017.6.8.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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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 빗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를 빗으렴

어머니 말씀


나무 곁에서

볕바라기 하며 빗으렴

아버지 말씀


빨리빨리 빗지 말고

꼼꼼히 빗으렴

할머니 말씀


다 빗었으면

나무를 쓰다듬으렴

할아버지 말씀


햇살 따라 빗고

바람 따라 빗는다

새소리 따라 빗고

풀내음 따라 빗는다



2017.6.8.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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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 파다



풀이 보드랍게 덮어

까무잡잡한 땅을

살짝 파서

씨앗 한 톨 심어


꽃삽으로 빈터 한쪽을

신나게 파서

구덩이를 잇고 이어

물을 쪼르르 부으니

시내가 생겼어


한길을 파며 배우다가

새길을 파며 배우고

책을 파며 배우더니

마음을 파며 꿈을 묻어



2017.6.8.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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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 도시락



도시락 뚜껑을 열면

이른 아침에

부산하게

밥을 짓고

나물을 무치고

감자를 볶고

김치를 썰던

손길이

아직도 따끈하게 퍼져


마실길에 즐거우라고

느긋하게 먹으라고

새롭게 기운내라고

나무 그늘을 찾아서

다리를 쉬라고

하는

목소리를 들어



2017.6.8.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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