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노래 77. 비
흰민들레 한 포기를
마당 한쪽에 옮겨심은 날
비가 내렸다.
대나무 한 그루를
뒤꼍 한켠에 옮겨심은 날
비가 왔다.
탱자나무 한 그루를
대나무 옆에 나란히
옮겨심은 날
또 비가 듣는다.
빗물 먹고 씩씩하게 뿌리내려서
튼튼하게 함께 살자.
2015.4.11.흙.ㅎㄲㅅㄱ
한글노래 76. 내 몸은
내 몸은
햇볕을 쬐며 노랗게 따뜻하고
바람을 쐬며 파랗게 흐르고
흙을 밟으며 까무잡잡 기운차고
풀을 먹으며 푸르게 빛나고
열매를 훑으며 빨갛게 익어
빗물을 받으며 밝게 웃어요.
내 마음은
내 몸과 함께
자라요.
2015.4.6.달.ㅎㄲㅅㄱ
한글노래 75. 꽃도
해가 지는 저녁에는
꽃도
잎을 살며시 닫고는 잠자지.
동이 트는 새벽 지나
어스름이 사라지고
아침이 새롭게 밝으면
맑게 웃으면서 즐겁게
잎을 활짝 벌리면서 노래해.
이제 다 함께 놀자고
모두 모여 노래하자고
2015.4.2.나무.ㅎㄲㅅㄱ
한글노래 74. 놀이터
한글노래 73. 새롭게
이른봄까지 시원한 맛이던
유채 잎사귀였는데
꽃대가 오를 무렵부터 살짝
쓴맛이 돌며 톡 쏜다.
이제 그만 먹으라는 뜻인가 봐.
매화나무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하야말갛게 나오더니 어느새
눈부신 꽃잔치.
모과나무는 이제 막 새잎
내려고 기운차게 움이 트고
후박나무는 새 잎도 새 꽃도
아직 한참 뒤에나 나오려 하고.
2015.3.25.물.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