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마리코 13
오자와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어디에나 글감이 있으니



《80세 마리코 13》

 오자와 유키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0.10.31.



  우리가 사는 모든 곳에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야기가 없는 데란 없어요. 우리한테 삶이 있으면 이야기가 있어요. 그리고 이 이야기에는 나은 이야기도 안 나은 이야기도 없습니다. 더 좋은 이야기도 덜 좋은 이야기도 없어요.


  더 나은 삶이란 무엇일까요? ‘더 나은 삶(삶의 질 향상)’이란 이름을 내걸면서 나라에서 이 길(정책·행정)이나 저 길을 펴곤 하는데, 왜 더 나은 삶길이어야 할까요? 오늘 이곳에서 스스로 즐겁게 나아가는 길이어도 넉넉하지 않을까요? 낛(세금)을 받아 곳곳에 쓰기보다는 이 낛을 사람들한테 삶돈으로 돌려주면 될 노릇 아닐까요?



“생명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마리코, 전화기 망가져.” “너무하네요. 개가 무슨 쓰레기인 줄 아나.” (18쪽)



  우리는 늘 우리 삶을 누리기에 우리 이야기를 씁니다. 네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요, 저 이야기가 아닌 이 이야기입니다. 먼발치에서 흐르는 삶을 구경하면서 구경글(관전평)을 쓸 까닭이 없어요. 스스로 누리고 짓는 삶을 한결 즐거이 들여다보면서 삶글을 쓰면 됩니다.


  우리 오늘이 좀 부끄럽거나 창피해서 쓰기가 어렵나요? 무엇이 부끄럽고 무엇이 창피한가요? 부끄럽거나 창피한 삶은 글로 못 쓴다면, 자랑하거나 내세울 일이 있어야 글로 쓰나요?


  글에 담을 얘기는 오직 하나입니다. 우리 삶이에요. 네 삶도 남 삶도 아닌 우리가 스스로 누리는 삶입니다. 기쁨도 슬픔도 모두 우리 삶이니, 기쁨이며 슬픔을 쓰면 돼요. 기쁘거나 슬픈 하루를 쓸 줄 안 다음이라면 자랑이나 보람도 쓸 만하지만, 자랑이나 보람만 쓰면서 슬픔이며 아픔을 감추거나 꺼린다면, 겉글이나 겉치레로 기울기 마련입니다.



‘치에조 씨는 생명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평등하게 걱정하고 있는 거야.’ (42쪽)


‘글로 담아 볼까. 쿠로를 주웠을 때에도 그랬던 것처럼, 가아코의 기록을.’ (76쪽)



  글쓰는 할머니가 나오는 그림꽃책(만화책) 《80세 마리코 13》(오자와 유키/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0)에서 드디어 여든 살 할머니가 스스로 무엇을 쓰면 되는가를 제대로 깨달아서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여든 살 할머니는 남이 버린 늙고양이를 건사해서 함께 삽니다. 열석걸음째에 이르면 남이 버린 늙개까지 건사해서 함께 살기로 합니다.


  혼잣몸도 건사하기 수월하지 않은 여든 살 할머니는 어떻게 늙고양이랑 늙개까지 건사할 마음이 될까요? 그리고 두 ‘늙벗’을 건사하는 고단한 나날을 보내며 어떻게 ‘이런 하루야말로 글로 남겨야지’ 하고 생각해낼까요?



‘가아코 기록해야지. 이 느낌, 아이를 키우던 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여러 편의 연재를 맡아서 잠잘 시간도 없었지. 애를 업고 글을 쓰느라 어깨 결림이 한계를 돌파할 것 같았어.’ (90쪽)


‘시아버지가 입원하고 이리저리 오가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그때 어떻게 밥을 먹었더라. 용케 버텼네. 그러고 보니 그때 영감은 아―무것도 안 도와줬지.’ (91쪽)



  여든 할머니는 날마다 지쳐 쓰러지려고 하더라도 용을 쓰며 몇 줄을 끄적입니다. 이러며 한창 젊던 무렵 ‘곁사내는 집안일이고 뭐고 하나도 안 도운 일’을 떠올립니다. 여든이란 나날을 걸어왔기에 그동안 지낸 삶은 오롯이 글감입니다. 스물을 살았어도, 또 열 해를 살았어도, 이 삶은 모두 글감이에요.


  나이가 어리거나 젊기에 쓸 얘기가 없지 않아요. 어리면 어린 대로 마주한 모든 숨결을 그리면 됩니다. 젊으면 젊은 대로 맞닥뜨린 모든 이웃을 그리면 되어요.


  더 오래 살았기에 글이 깊지 않습니다. 생각이 깊으면서 삶을 마주한 사람이 쓰는 글이 깊습니다. 아직 젊기에 글이 얕지 않아요. 생각이 얕으면서 슬픔이나 아픔이나 멍울이나 창피나 시샘이나 부러움 같은 마음을 감추는 이들이 쓴 글이 얕습니다.



“애당초에 그 버린 주인? 그 여자가 나쁜 거잖아. 뒷감동도, 양심의 가책도 모두 당신한테 떠넘기고서 도망친 거 아냐.” “이번만은 초코 말에 동의한다! 넌 주인의 책임 방기에 재수 없게 조우했을 뿐인데, 그렇게까지 떠맡을 필요 없잖아.” (118∼119쪽)


“정말로 그런 걸까.” “뭐?” “전 그 주인을 비난할 수 없어요.” (120쪽)



  할머니를 다루는 그림꽃책 《80세 마리코 13》은 그림꽃책이니까 그리는 얘기일 수 있으나, 할머니를 비롯한 우리 모두한테 ‘쓰고 싶은 글’이 있으면 어떡하면 된다는 얘기라고 하면 어울리겠다고 여깁니다.


  스스로 살아가는 대로 씁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고 살아갑니다. 스스로 생각하여 움직이고 살아간 날을 고스란히 적습니다. 스스로 적은 글에서 피어나는 이야기는 오직 우리 넋이요 빛이자 꿈이고 사랑입니다.


  서로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이야기는 먼발치에 있지 않아요. 우리가 우리 하루를 그려내기에 서로 가슴이 찡합니다. 우리가 속내를 안 감추서 씩씩하게 밝히기에 서로 손을 내밀면서 다독여 주고 달래 줍니다. 우리가 창피나 부끄럼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우리 삶이 어떠한 길이었나를 밝히기에 서로서로 다가와서 동무나 이웃이 돼요.



‘나를 따라준 걸까? 사는 게 서투른 가아코. 가아코 나름대로 만난 상대를 사랑하려고 그런 거야. 가아코는 열심히 살고 있었어.’ (152쪽)



  힘껏 살며 힘껏 씁니다. 기운껏 부딪히며 기운껏 적습니다. 재주껏 다가서며 재주껏 옮깁니다. 어려워야 하지 않습니다. 굳이 쉬워야 하지도 않습니다. 즐거이 마주하고 기쁘게 바라보며 반가이 끌어안으면 됩니다.


  여든 할머니가 늙고양이랑 늙개를 사랑스레 끌어안듯, 열 살 어린이가 나무를 동무로 삼아 신나게 타고 놀듯, 마흔 살 아저씨가 갓난쟁이 똥기저귀를 노래부르며 갈고서 빨래를 삶듯, 온하루는 오롯이 글감입니다. 온하루는 오롯이 아름다이 빛나는 삶이거든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책숲마실 파는곳]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683120

[숲노래 사전] https://book.naver.com/search/search.nhn?query=%EC%88%B2%EB%85%B8%EB%9E%98&frameFilterType=1&frameFilterValue=359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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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 최신개정판
스테파니 케이브 지음, 차혜경 엮음 / 바람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나라에서 '독감 예방주사' 사망자 숫자를

처음으로 밝힌 듯하다.

대단히 고맙다(?).

그 숫자를 이제 처음으로 알았기에

이 책을 놓고 2011년에 고쳐쓴 느낌글을

더 고치고 그 숫자를 넣어서

새롭게 느낌글로 올려놓는다.

정부, 병원, 제약회사,

이 셋이 '커넥션'이 된 것은 군산복합체뿐 아니라 병의학복합체도 있다.

미국 민주당 힐러리와 오바마가 바로 그런 복합체 우두머리이자 앞잡이다.

이 나라 우두머리는 어떤 길일까?

이 나라 우두머리는 슬기로운 나라지기인가, 아니면 앞잡이인가?


..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숲책

미리놓기(예방접종)는 삶을 어떻게 망가뜨리나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스테파니 케이브 글

 차혜경·유정미 옮김

 바람

 2005.12.10.



ㄱ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까


  미리놓기(예방접종)가 무엇인 줄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그닥 많지 않습니다. 미리놓기가 무엇인 줄 알면서 미리놓기을 어떻게 마주해야 좋을는지를 생각하는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아요.


  미리놓기(예방접종)란, 이름 그대로 “미리 놓는 일(예방하는 접종)”이요, 몸앓이에 시달리지 않으려고 ‘몸을 앓게 하는 것(병원균)’을 따로 만들어 사람몸으로 집어넣는 일입니다.


  미리놓기가 생겼기 때문에 몸앓이가 줄어들었는지, 아니면 미리놓기가 없었어도 몸을 앓는 사람이 줄어들었는지는 똑똑히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온누리 숱한 나라가 마련하고 살피기로는, 미리놓기 탓에 해마다 죽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2020년 10월, 우리나라에서도 ‘큰고뿔(독감) 미리놓기 죽음길’이 불거진 뒤에 나라에서 밝힌 바로는, 2019년에 ‘큰고뿔 미리놓기를 맞고 이레가 안 되어 죽은 65살 넘은 사람이 1500이 넘는다’고 합니다. 다만, 나라에서는 65살이 안 넘은 사람 가운데 ‘큰고뿔 미리놓기를 맞고 죽은 사람’은 밝히지 않았고, ‘다른 미리놓기를 맞고 죽은 사람’도 밝히지 않습니다. 여느 자리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미리놓기로 죽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를 알 길은 꽉 막혔습니다.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돌봄이(의사나 간호사)도 ‘미리놓기를 맞혀서 얼마나 많이 앓거나 죽는가’를 제대로 모를는지 모릅니다. 모두 쉬쉬하면서 맞히고, 이 돈은 몽땅 우리 주머니에서 나오되, ‘그들 울타리(정부·병원·제약회사 커넥션)’에서 돈을 거머쥘는지 모르지요.



우리 아이가 예방접종을 하기 전에 이 책을 알았어야 했습니다. 최소한 예방접종 부작용을 부작용으로 알아차리기라도 했어야 했습니다. 우리 솔희는 첫 번째 DTaP 주사를 맞고 아토피가 생겼고, 두 번째 DTaP 미리놓기 후에 경련을 시작했습니다 … 저는 한 번도 예방접종을 의심하지 못했습니다. 한 번 넘어진 줄에 계속해서 걸려 넘어지면서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 이제 우리가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제약회사가 수은·포르말린·페놀을 백신 속에 집어넣게 해서는 안 됩니다. 치메로살(수은)이 아무 문제없다고 외치던 제약회사가 엄마들이 수은 없는 백신을 찾자, 수은 없는 백신을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포르말린 없는 백신을 찾으면 그들이 포르말린 없는 백신을 만들 겁니다. (7∼9쪽/옮긴이 말)



  더 생각해 본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죽임물(농약)을 친 먹을거리’가 사람몸에 쌓일 적에 어떻게 되는가를 알 길이 없습니다. 나라에서 ‘새마을 운동’이나 ‘근대화’나 ‘세계화’란 이름을 내걸면서 온갖 쓰레기(화학첨가물)가 깃든 먹을거리를 사람들한테 먹이고 나서부터 숱하게 생기는 갖가지 새앓이(현대병)가 앞으로 이 나라 아이들한테 어떻게 퍼질는지를 알 길조차 없습니다.


  ㅊ파이가 잘 팔리고 ㅅ라면이 잘 팔린다지만, ㅊ파이나 ㅅ라면은 ‘날 먹을거리’가 아닙니다. ‘살아숨쉬는 먹을거리’가 아니에요. 죽은양념(화학첨가물과 조미료)으로 버무려서 혀끝에 감도는 맛이 달거나 짜도록 만든 먹을거리, 곧 ‘꾸민밥(공장 가공식품)’입니다.


  딸기이든 포도이든 능금이든 오얏이든 수박이든 참외이든 오이이든 버섯이든 ……… 가게에 나오는 먹을거리 가운데 농약·항생제·방부제를 뒤집어쓰지 않은 열매란 한 가지도 없다시피 합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농약·항생제·방부제를 먹습니다.


  옛사람은 안 걸리던 살갗앓이(아토피)가 요즈음 아이나 어른 모두한테서 나타납니다. 살갗앓이뿐 아니라 어수선앓이(주의력결핍장애)라든지 갖가지 새앓이가 자꾸 나타납니다. 하나로 그치지 않아요. 이름만 바꿔서 끝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수두’나 ‘풍진’이었다면, 요새는 ‘메르스’에 이어 ‘중국우한병(코로나19)’이란 이름인데, 이 이름도 머잖아 다른 새앓이로 바뀔 듯합니다. 이제 우리는 새앓이에 새로 이름을 붙이느라 바쁜, 철없이 슬픈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부작용이 아주 적더라도 부모는 당연히 그것에 대해서 알 권리가 있다. 그러나 의사와의 면담 시간이 1∼2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우리 나라의 의료 현실에서는 그 권리마저도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268쪽)


우리나라는 백신정보설명서도 배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의사에게 백신 제품설명서를 보자고 요구하기에는 너무 큰 용기가 필요하다. 식약청 홈페이지를 뒤져 봐도 치메로살의 함유량이나 발생가능한 부작용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269쪽)


의식 있는 의사들은 절대 치메로살이 함유된 백신을 권하지 않는다. 치메로살이 없는 백신이 있는데, 비용이 싸거나 무료라고 해서 아이에게 수은이 들어간 주사를 맞힐 수는 없는 일이다. 보건소에서는 여전이 치메로살이 함유된 독감백신을 사용한다.  (271쪽)



  아이들한테 아무 주전부리나 먹이면 안 되는 줄을 요즈음 어버이 가운데 적잖은 이들이 제법 압니다. 아이들한테 아무 주전부리나 먹이면 숱한 아이들이 두드러기가 나거나 끙끙 앓거나 몸이 달아오르거나 게우거나 하니까요. 왜냐하면 ‘아무 튀밥이나 주전부리’이든 ‘이름난 곳에서 만들어 널리 알리면서 많이 파는 튀밥이나 주전부리’이든 한결같이 척척 찍어내는, 억지로 만든 먹을거리이거든요. 갖가지 죽은양념이 깃든 먹을거리이니까요.


  그런데 아이들한테 아무 밥이나 함부로 먹일 수 없는 줄 알면서, 막상 아이들한테 아무 미리놓기나 함부로 놓고 맙니다. 나라에서는 ‘미리놓기에 드는 돈을 모두 나라가 댄다’고까지 하는데, 미리놓기를 거저로 놓는다 해서 아이들한테 이바지할 일이란 없지 싶습니다. 미리놓기라는 이름으로 맞히는 일에 무엇이 들어가는가를 낱낱이 밝혀서 알지 않고서야 이 미리놓기를 하면 안 될 노릇입니다. 무엇보다도 미리놓기 탓에 죽는 사람이 해마다 우리나라만 해도 65살 넘은 사람 가운데 1500이 넘는다고 2020년에야 밝히는데요,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고꾸라진 까닭을 낱낱이 밝히고 고개숙여야 하지 않을까요?


  조그마한 튀밥이든 튀김국수(라면)이든 겉에 ‘무엇을 넣고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를 밝히도록 합니다. 물고기이든 콩나물이든 ‘어디서 왔는지 밝’혀야 합니다. 그렇지만 미리놓기만큼은 ‘무엇을 넣었’는지를 꽁꽁 숨길 뿐 아니라 ‘어디에서 왔는지를 안 밝’혀요. 게다가 돌봄이(의사나 간호사)조차 미리놓기 속내를 제대로 모르고, 이 탓에 어떤 일이 생기는지마저 아예 모르다시피 합니다.



미국과 단순비교 하더라도 1년에 약 1900만 건 이상의 예방접종이 이뤄지는 우리나라에서 최소 1900건의 부작용이 신고되어야 한다. (272쪽)


신고율이 0%에 가까운 이유는 부작용에 대해 부모들이 자세히 알면 백신접종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부작용에 대해 홍보하지 않는 백신 정책 때문이다. (273쪽)


예방접종 때문에 피해를 봤어도 백신이 정상적으로 승인되고 유통됐다면 ‘피해 입은 사람이 재수 없었던 것’이라는 판결이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 나라도 제약회사나 의사·국가는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 결국 모든 책임이 부모에게 돌아온다. (274쪽)



  가만히 따지면, 돌봄이(의사나 간호사)조차 미리놓기 속내를 모른다고 할 수 없지 싶어요. 그들은 처음부터 아예 눈길을 두지 않아요. 그냥 알 생각이 없다뿐이라고 해야 옳지 싶어요. 아이를 둔 어버이도 매한가지입니다. 어버이 스스로 알려고 애쓰면 알아낼 길은 수두룩합니다. 한글로 나온 책도 있고, 영어로 나온 책이며 이야기는 멧더미만큼 있습니다. 그저, 모두들 미리놓기 속내를 제대로 알아내려 하지 않을 뿐이며, 알아내고 나서도 ‘미리놓기를 안 놓다가 아이가 앓으면 어쩌지?’ 하며 걱정과 두려움에 스스로 휩싸일 뿐입니다.


  마땅한 노릇인데, 미리놓기을 한대서 안 앓지 않습니다. 미리놓기을 안 한대서 앓지 않습니다. 앓을 아이는 앓습니다. 미리놓기 때문이 아니라, 여느 날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을 먹으면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아이가 앓느냐 안 앓느냐가 갈립니다. 아이가 여느 때에 무엇을 먹고 어떤 집이며 터전에서 살아가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이가 여느 때에 숲이며 풀꽃나무가 있는 데에서 사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예부터 몸이 아픈 사람한테는 꼭 한 가지를 시켰습니다. 몸이 튼튼한 사람은 뭔가 먹여서 나을 길이 있을 테지만, 몸이 여려 늘 앓는 사람한테는 꼭 한 가지를 시켰어요. 바로, ‘시골이나 숲이나 멧골로 보내기’를 시켰어요. 맑은 바람과 따순 햇살을 먹으면서 싱그러운 흙을 밟을 수 있는 터전에서 알맞게 땀을 흘려 일하고 느긋하게 쉬며 걱정근심 없도록 하는 삶이 되어야, 비로소 몸이 여린 사람한테 깃든 찌꺼기가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BCG는 살아 있는 결핵균으로 만들기 때문에 다른 생백신과 마찬가지로 예방하려는 병, 즉 결핵에 걸릴 수 있다. (279쪽)



  몸이 아픈 사람은 물과 바람과 햇살과 흙이 깨끗한 시골에서 숲을 품에 안아야 합니다. 몸이 안 아픈 사람도 물과 바람과 햇살과 흙이 깨끗한 시골에서 숲을 품에 안을 때에 언제나 튼튼하고 즐겁게 살아갈 만합니다.


  돈을 번대서 튼튼하거나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름이 높아야 튼튼하거나 즐겁게 살아갈 사람이 아니에요. 책을 더 많이 읽을 수 있거나, 놀이터를 가까이에서 찾아갈 수 있거나, 큰일터에서 돈을 벌 자리가 있어야 삶이 아름답거나 좋지 않습니다. 누구한테나 맑은 물과 시원한 바람과 따순 햇볕과 고운 흙과 푸른 나무가 어우러진 터전이 가장 좋은 보금자리요 가장 사랑스러운 삶터입니다. 어린이책 《하이디》에 나오는 하이디가 왜 스위스 알름산에서 살아갈 적에 어여쁘면서 씩씩할까요? 큰고장 프랑크프루트에서 지내던 클라라가 왜 끙끙 앓다가 스위스 알름산으로 가서 뛰놀고 심부름을 하며 그 숲밥을 먹을 적에 몸이 나을까요?



ㄴ.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읽기


  숲책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스테파니 케이브/차혜경·유정미 옮김, 바람, 2005)를 읽습니다. 첫째 아이를 낳던 2008년에 한 벌 읽고, 둘째 아이를 낳은 2011년에 새롭게 읽었으며, 그 뒤로도 틈틈이 이 책을 사서 둘레에 건네었습니다. 어쩌면, 우리 집에 두 아이가 찾아들지 않았으면 아버지로서 이 책을 두 벌 세 벌 여러 벌 읽을 까닭이 없었을 테며, 이러한 책이 있는지 언제까지나 모르는 채 살았으리라 봅니다.


  책을 읽고 아이를 바라보면서 생각합니다. 미리놓기 속내를 꼼꼼히 밝힐 뿐 아니라, 미리놓기에 깃든 속내 탓에 어떻게 말썽이 생기는가를 낱낱이 밝히는 책이 나오는데에도, 이러한 책을 읽으면서 달라지지 않는 어버이라면 아이 앞에서 어떤 어버이라 할 만한가 하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책을 아예 손사래치거나 안 읽거나 눈을 감는다면, 이러한 어버이는 아이한테 어떻게 다가서려는 마음일까 하고 생각합니다.



부모들이 의사로부터 들을 수 있는 말은 “예방접종은 꼭 해야 합니다.”라는 말뿐이다. 자폐증·경련·근육질환·뇌염과 같은 부작용에 대해 질문하면 이런 대답을 들어야 한다. “예방접종이 있는 시대에 태어난 걸 행운이라고 생각하세요.” (22쪽)


예방접종 유무를 부모들이 결정하면 안 될까? 예방접종에 대한 장점과 위험성을 알려주면, 부모들이 최선의 선택을 하지 않을까? 아이들 건강을 책임지는 주체가 정부일까, 제약회사일까, 의사일까, 부모일까? 정부와 의사들은 미리놓기이 부작용과 사망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왜 부모가 예방접종을 결정하도록 하지 않을까? (23쪽)


나는 제약회사들도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백신은 아주 큰 사업이다. (25쪽)


항생제를 사용한 결과 내성을 가진 세균들이 더 늘어나거나,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질병도 늘어나고 있다. (93쪽)


예방접종으로 생긴 면역은 대개 일시적이며, 자연스럽지 못하다. 주사를 통해 병원체가 몸에 들어오는 방식은 면역계의 방어체계를 혼란시킨다. 어떤 시각에서 보면 독성첨가물을 포함한 백신이 예고 없이 갑자기 우리 몸을 습격한 것이 된다. 우리 몸은 백신에 포함된 화학첨가물과 갑자기 쳐들어오는 병원체를 이겨내야 하고, 면역계 세포가 과잉생산되는 스트레스도 겪어야 한다.  (113쪽)



  먼 옛날, 맹자 어머니는 이녁 아이를 옳게 가르치려고 집을 세 판 옮겼다고 했습니다. 아이를 옳게 가르치려고 어버이 되는 사람은 집을 옮길밖에 없습니다. 아이한테 옳은 밥을 먹이려고 어버이 되는 사람은 먹을거리 하나하나를 제대로 따지고 돌아볼밖에 없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인대서 아무것이나 먹일 수 없거든요.


  죽임빛(형광물질)이 가득한 옷을 예쁘장해 보인대서 아이한테 함부로 입힐 수 없어요. 아이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고 여긴다면, 아이한테 무슨 밥을 먹이고 무슨 주전부리를 먹이며 무슨 미리놓기를 히려는가를 올바로 되새겨야 합니다. 아이한테 담배 내음이 나쁜 줄 안다면, 아이를 탈것에 태우고 돌아다닐 적에, 우리 탈것이나 이웃 탈것에서 내뿜는 죽임구름(배기가스)이 아이들 허파에 천천히 스며들어 파고드는 줄 알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왜 탈것(자동차·택시·버스 모두)에 몸을 실으면 어른보다 쉬 멀미를 하거나 잠들거나 속이 울렁거린다고 할까요? 바로 아이들은 어른처럼 죽임구름(배기가스)이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이 죽임구름이 말 그대로 우리 스스로 죽이는 줄 온몸으로 느끼기 때문입니다. 어른은 오래도록 길들었기에 덜 멀미를 할 뿐인데, 탈것을 오래 탔다가 내리면 어느 어른이든 머리가 맑거나 개운한 줄 알아채야 합니다. 어른 누구나 이제 더 죽임구름을 마시지 않아도 되기에(자동차에서 내렸기에) 머리가 맑거나 개운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어버이로서, 아이한테 미리놓기 한 가지를 안 맞힌대서 아이 몸이 튼튼하지는 않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어버이로서, 아이한테 꾸민밥(가공식품)이나 고기빵(햄버거)만 안 먹인대서 아이 몸이 튼튼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즐겁게 뛰놀 숲이라는 터전을 누려야 비로소 튼튼합니다. 어른도 즐겁게 일하고 느긋이 쉴 숲이라는 삶터를 함께 누려야 다같이 튼튼합니다.


  이와 함께, 어버이라면 더 생각해야 합니다. 아이가 퍽 어릴 때부터 아이한테 이모저모 가르쳐서 머리에 집어넣는 숱한 이야기, 이를테면 영어·한자·시사·인문 따위가 아이 삶에 얼마나 이바지를 할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두 살 아이가 한글을 떼거나, 네 살 아이가 영어를 하거나, 여섯 살 아이가 한자를 외거나, 여덟 살 아이가 셈틀에 익숙하다면, 이러한 아이 삶이 얼마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울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알루미늄은 DTP, DTaP, B형간염 예방 백신에 주로 사용된다 … 백신에 들어 있는 액체 포름알데히드는 ‘포르말린’으로 불리며, 병원균을 불활성화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 페놀은 장티푸스 등의 백신을 제조하는데 사용한다 … 치메로살은 수은이 갖는 맹독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치메로살은 수십 년 동안 거의 모든 백신에 사용되고 있다 … (에틸렌글리콜은) 부동액의 주요 성분으로 DTaP, 소아마비, Hib, B형간염 백신 등에 방부제로 사용된다. (38∼40쪽)


수은 없는 백신이 나왔음에도 여전히 많은 의사들은 수은이 들어 있는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 참치 통조림 하나에는 평균 17mcg의 수은이 들어 있고 소아용 B형간염 백신에는 12.5mcg이 들어 있다. “참치 통조림보다 적게 들어 있는데, 무슨 문제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52∼53쪽)



  참치 통조림보다 수은이 적게 든 미리놓기라서 더 걱정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참치 통조림에도 수은이 들었구나 하고 깨달으면서 아이한테 참치를 먹이고 싶다는 그때를 걱정해야 올바릅니다. 참치 통조림에도 수은이 들었다면 다른 통조림은 어떠한가를 걱정해야 올바릅니다. 아이들한테 무언가를 먹일 통조림을 어떻게 만들고, 이 통조림에는 수은을 비롯해 몸에 나쁠 무엇이 얼마나 깃드는가를 걱정해야 올발라요.


  아이를 태울 더 좋은 탈것을 장만하는 일을 생각하기 앞서, 탈것이 내뿜는 죽임구름이 아이한테 얼마나 나쁠는지를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아이한테 아무 옷이나 입히지 않고, 아무 밥이나 먹이지 않듯, 아이한테 아무 물이나 미리놓기를 하지 않아야 할 뿐더러, 아이한테 아무 책이나 주어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아이에 앞서 어른부터 좋은 밥과 좋은 옷과 좋은 집과 좋은 앎과 좋은 넋으로 살아가야 하겠지요. 어른 스스로 좋은 터전에서 좋은 이웃을 사귀며 좋은 땀을 흘리며 좋은 삶을 일굴 적에, 아이도 좋은 어버이를 만나는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태어납니다. 어버이가 될 어른 스스로 착하고 참다우며 곱게 살아가려 할 적에, 아이들은 바야흐로 좋은 꿈과 좋은 이야기와 좋은 생각을 키웁니다.



혼합접종은 아이들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예고 없이 화학첨가물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들과 함께, 여러 종류의 병원체들이 아이들의 몸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혼합접종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질병관리본부는 혼합접종이 부모들의 돈과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아이들의 고통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떤 부모가 돈과 시간을 조금 아끼기 위해서 아이들을 위험에 몰아넣길 바랄까? (42쪽)


1965년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부모들은 돌 이전이나, 태어나자마자 바로 자폐증을 알아차렸다. 그런데, 1980년대 중반 이후에는 생후 6개월이나 1년 동안에는 정상적인 발달을 보이다가 갑자기 자폐증이 생겼다고 보고하는 부모 숫자가 갑자기 두 배가 됐다. (70쪽)


소아 기본 예방접종의 시행이 철저히 시행된 몇 년 사이에 자폐증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71쪽)



  숲책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라는 책을 한글로 옮긴 두 사람 가운데 한 분은 돌봄이(간호사)로서 아이를 둘 낳아 함께 살아가는 어머니입니다. 이분 스스로 돌봄이와 어머니 삶을 보내면서 미리놓기가 어떠한가를 몸소 느꼈기에 이 책을 한글로 옮길 마음을 품었다고 합니다. 우리말로 된 마땅한 책이란 예전에는 아예 없었고, 2005년까지만 해도 토막글조차 찾아보기 매우 힘들었거든요.


  책을 옮긴 분은 ‘걱정없는 미리놓기를 생각하는 모임(안예모 www.selfcare.or.kr)’을 열어,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어버이가 아이를 걱정없이 어여삐 돌보는 길을 함께 나누기도 합니다. 책도 책이지만, 이런 누리집을 마련해서 여러 이야기를 손쉽게 찾아보도록 마음을 써주어 참으로 고맙다고 느낍니다.



나는 백신이 없었던 때로 돌아가자고 제안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의무적인 예방접종이 증가하면서 자폐나 발달장애, 면역질환이 유행처럼 증가하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123쪽)


건강한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면 독감이 자연적으로 회복됐을 때 얻어진 독감항체를 얻을 수 없다. 의학자들은 독감합병증이 거의 없는 건강한 아이들은 독감에 걸려 자연적이고 영구적인 면역성을 갖게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매년 독감 미리놓기을 시행해 독감을 막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아직 확신하지 못한다. (207쪽)


(마국) 질병관리본부는 에이즈·암 등의 질병뿐만 아니라, 클리미디어·음부포진·임질·유두종바이러스와 같은 성 전염성 질환에 대해 예방접종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시험 단계의 많은 백신들을 11∼12세의 아이들에게 접종하고 있다. (223쪽)



  이제 책을 덮습니다.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어버이로서 고이 새기자고 다짐하면서, 나중에 아이가 커서 좋은 짝꿍을 사귀어 함께 살아갈 날에 물려주도록 알뜰히 간수하자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가 혼자 살아갔으면 찾아보거나 알아보지 못했겠다고 느낀 이 책을 일깨운 곁님이 고맙습니다. 언제나 몸이 아파 집일을 하나도 할 수 없을 뿐더러 아이하고도 제대로 놀지 못하는 곁님이지만, 몸이 아픈 나머지 여러모로 깊이 헤아리고 살피며 살아왔기에 이 책을 일찍부터 알아보면서 그대 짝꿍인 저한테 읽힐 수 있습니다.


  아픈 사람은 아프기에 더 몸을 생각하고 더 마음을 씁니다. 아픈 사람은 아픈 나머지 이것이든 저것이든 더 돌아보면서 알아볼밖에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오늘날 숱한 사람들은 안 아프거나 ‘아프더라도 하루하루 벌이에 바쁘고 힘에 겨운 탓’에 미리놓기이든 먹을거리이든 보금자리이든 탈것이든 아이키우기이든 제대로 못 돌아보는지 모릅니다.


  어쩔 길이 없어요. 몸이 아프지 않고서야 느끼지 못하는 일입니다. 몸이 안 아플 적부터 우리 스스로 삶을 바꾸어야 하는 일입니다. 옳은 삶을 생각하고, 옳은 일을 찾으며, 옳은 넋으로 옳은 사랑을 해야 하는 일입니다. 옳은 길을 걷는 옳은 사람으로서 옳은 꿈을 옳은 터전에서 옳은 몸짓으로 옳게 나눌 노릇입니다.


  미리놓기는 믿을 만하지 않습니다. 탈것도 믿을 만하지 않습니다. 싸움집(군대)도 믿을 만하지 않고, 숱한 막삽질도 믿을 만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돈벌이와 큰고장도 믿을 만하지 않습니다. 오직 우리 삶과 숲과 하늘과 바람과 흙과 풀꽃나무와 아이들하고 곁님을 사랑하는 하루를 믿을 뿐입니다. 멧자락을 울리는 멧새 울음소리와 개구리 노랫소리를 믿을 뿐입니다. 햇볕을 머금는 벼포기를 믿고, 사람손을 타지 않아도 씩씩하게 자라는 푸나무를 믿을 뿐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책숲마실 파는곳]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68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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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일각 신장판 13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김동욱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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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たかはしるみこ #高橋留美子 #めぞん一刻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그 한 발자국까지



《메종 일각 13》

 타카하시 루미코

 김동욱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0.9.30.



  붓을 처음 쥐고서 글씨를 또박또박 쓰는 사람이 있을까요. 어쩌면 있을는지 몰라요. 다만 웬만한 사람이라면 붓을 처음 쥐고서 글씨를 삐뚤빼뚤 쓰고, 붓을 쥔 지 여러 해가 지나도 글결을 가지런히 추스르지 못하곤 합니다.


  칼을 처음 쥐고서 무를 정갈하게 써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 있을는지 몰라요. 다만 칼놀림이 손에 익지 않을 적에는 가지런히 못 썰기 일쑤요, 때로는 무가 아닌 손가락을 벱니다.



“잘도 저렇게 끝도 없이 사서 고생을 한다니까.” “그렇지만, 고다이 씨다워요.” (15쪽)



  글씨가 춤을 추는 아이들을 지켜보다가 제 어린 날을 떠올립니다. 저도 어린 날에는 ‘마음에서 쏟아지는 생각’을 주워담기 바빠서 글씨가 춤을 추었어요. 마구마구 날아오르지요.


  이런 글씨를 열 해 쓰고 스무 해를 쓰다 보니, 서른 해를 쓰고 마흔 해를 쓰노라니, 어느덧 글꼴이 서고, 춤짓보다는 얌전합니다. 날갯짓보다는 조용해요. 춤추거나 날고 싶은 글씨한테 마음으로 속삭여요. “글씨야, 네가 춤추거나 날고픈 뜻은 알겠지만, 글씨인 네가 춤추거나 날면 글씨를 쓴 나조차도 나중에 못 알아봐. 그러니까 조용히 천천히 가자.”



“엄마가 빨리 돌아오면 좋을 텐데.” “별님이랑 약속했으니까 괜찮아.” “별님?” “응.” …… “그, 그래? 믿고 있구나, 엄마를. 하긴, 별님한텐 거짓말할 수 없으니까.” “맞아.” “앗! 별님이 떨어졌어!” (35∼36쪽)



  사랑을 했기에 사랑을 잘 할는지 모르지만, 사랑을 처음 하기에 사랑을 사랑답게 할는지 모릅니다. 알 길은 없습니다. 처음에는 사랑인 줄 알았으나, 사랑이 아닌 마음이기도 하고, 참다이 흐르는 사랑이라서 둘레에서 어떻게 흔들든 조용히 제길을 가기도 합니다. 《메종 일각 13》(타카하시 루미코/김동욱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0)을 펴면, 막바지에 이른 줄거리가 조금씩 가닥을 잡습니다. 헤매던 사람이 이제 덜 헤맵니다. 춤추던 마음이 조금은 차분합니다. 날아오르던 마음도 어느새 아무 때나 날아오르려 하지 않고, 뚜벅뚜벅 나아가는 매무새를 익혀요.



“어떻게 하면 저한테 상처를 주지 않고 거절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계신가요? 어떻게 하시든 잔혹한데요.” (89쪽)



  이 사람을 만나서 살아갈 수 있기에 즐거울는지 몰라요. 저 사람을 만나서 살아가야 한다면 안 즐거울는지 몰라요. 앞길은 알지 못합니다. 다만, 오늘 우리가 스스로 어떻게 마음을 품느냐에 따라 앞길이 바뀌어요.


  왜 이 사람이어야 할까요? 왜 나여야 할까요? 왜 저 사람은 안 될까요? 왜 너여야 할까요? 묻고 묻고 새로 묻습니다. 물으며 물으며 다시 묻습니다. 사랑이 맞을까요? 사랑인 척하지 않나요?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속삭이려는 숨결인가요? 겉모습에 홀린 채 참길은 아직 안 틔우지 않았나요?



“애당초 관리인님은 그런 여자가…….” “무슨 소리야! 한창때인 남자랑 여자가 밤새 같이 있는데, 아무 일도 없을 리가 있나! 게다가 그 상대는 그 미타카라고!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 거야!” “저는 관리인님을 믿어요.” (100쪽)



  어쩌면 바보스럽습니다. 아무래도 어리석습니다. 언뜻 보면 엉터리입니다. 곰곰이 봐도 엉성합니다. 굳이 쳐다볼 일이 없을 만하고, 또 보고 새로 보아도 한결같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사람이란 옷을 입고 살기에 바보스러운지 몰라요. 아무래도 우리는 사람이란 자리에서 만나기에 어리석구나 싶은 짓을 되풀이하는 듯합니다. 《메종 일각》은 사람이라는 삶에서 무엇을 바라보고서 마음에 품고 오늘을 맞이하려나 하는 대목을 그립니다. 이이는 이이대로 나고 자란 터전에서 디딘 발자국이 모인 오늘입니다. 저이는 저이대로 나고 자란 삶자리에서 밟은 걸음걸이가 모인 하루입니다.


  저 사람은 나랑 같지 않아요. 나는 저 사람이랑 같지 않아요. 그런데 끌리는 마음이 있다면 모두 내려놓고서 눈을 감고 바라보기로 해요. 겉모습이 아닌, 둘레에서 떠드는 소리가 아닌, 두 마음에서 흐르다가 만나는 빛줄기를 쳐다보기로 해요.



“공부를 하는 낌새라곤 전혀 없었는데.” “아니, 지금 이 모습이 안 보이는 거예요?” “고다이 씨는 지금 중대한 고비라고요!” “중대한 고비라. 이렇게 매년 고비를 맞는 남자도 흔치 않을걸.” “내년엔 또 어떤 고비가 올까요.” (120쪽)


“남자랑 여자는 말이다, 쫓아가는 쪽이 지는 거야. 달아나고 달아나고 또 달아나다…….” “그러다가 안 쫓아오면 어떡해요.” “멍청아! 그때는 깨끗하게! 전속력으로 돌아간 뒤에, 무릎 꿇고 싹싹 비는 거야!” (196쪽)



  저 사람은 저 사람대로 실마리를 찾습니다. 저 사람이 찾은 실마리를 내가 똑같이 거머쥐어야 하지 않습니다. 나는 나대로 실타래를 풉니다. 내가 푼 실타래를 저 사람도 똑같이 풀 만하지 않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오늘을 살고 싶은가를 똑바로 보아야 새로 한 발자국을 나아갑니다. 어떤 사랑이 되어 하루를 짓고 싶은가를 제대로 그려야 드디어 한 발자국을 뗍니다. 머뭇거려야 할 까닭이 없지만, 머뭇거리면 좀 어떤가요. 흔들릴 까닭이 없다지만, 흔들리면 좀 어때요.


  넘어지면서 다리에 힘이 붙어 잘 걷습니다. 자빠지면서 발에 힘이 붙어 자전거를 잘 달립니다. 삐뚤빼뚤한 글씨를 고스란히 받아들이기에 다시 손에 힘을 붙여 글씨를 정갈하게 다스립니다. 사랑을 모른다면 이제부터 사랑을 알아가기로 하면 되지요. 그이 마음을 못 읽었다면 오늘부터 그이 마음을 읽도록 온힘을 내기로 하지요. 자, 두 사람도, 둘레 모두도 이 너머로 나아갈 새로운 자리에 섭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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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우리 엄마 아빠 이야기
백남호 글.그림 / 철수와영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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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 이야기를

새로 써 보았습니다


..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그림책

돈버는 어른과 일하는 어린이



《일하는 우리 엄마 아빠 이야기》

백남호 글·그림

철수와영희

2012.1.7.



  요새는 아기를 천기저귀로 돌보는 집이 매우 적다고 합니다만, 씩씩하게 즐겁게 노래하면서 천기저귀로 아기를 돌보는 집이 곳곳에 있어요. 저도 우리 집 두 아이를 천기저귀로 씩씩하게 즐겁게 노래하면서 돌보았어요.


  기저귀 빨래를 하는 삶을 돌아본다면, 아침은 언제나 지난밤 옷가지 빨래를 하면서 열어요. 밤새 나온 오줌기저귀랑 아침에 나온 똥기저귀랑 바지랑, 이런 똥오줌이 묻은 이불이랑 포대기에다가, 여느 옷가지 빨래가 수북합니다.


  아침에 해놓는 빨래는 낮에 마르고, 낮에 이르도록 나온 새로운 빨래를 잔뜩 해서 새로 널면서, 아침에 빨래한 옷가지를 착착 갭니다. 저녁에 이르면 낮빨래가 마르고, 새삼스레 저녁빨래를 다시 기운내어 하고서 밤새 집안에서 말리지요.


  천기저귀를 쓰는 집이라면, 빨래는 적어도 아침 낮 저녁에 세벌 하는데, 오줌기저귀나 똥기저귀란 날마다 수북수북 나오는 터라, 날마다 다섯벌이나 일곱벌쯤 실컷 빨래하는 살림이라 할 만해요. 빨래하다가 밥을 짓고, 밥을 지어 먹이다가 빨래하고 씻기고, 마른 옷가지를 개면서 아이랑 놀고 노래를 부르며, 다시 빨래를 하다가 밥을 짓고 집안일을 하고 …… 그런 하루입니다.


  이런 ‘하루빨래’를 날마다 보내노라면, 아이들을 하루에 두세벌이나 너덧벌 씻기더라도 정작 저 스스로 씻을 틈이 없습니다. 아이들 옷가지를 날마다 몇 벌씩 빨래하지만 제 옷가지는 며칠마다 겨우 빨아요. 두 아이가 기저귀를 뗄 때까지 오롯이 손빨래를 했고, 요즈막에도 기계보다는 손으로 모든 빨래를 합니다.



우리 아빠는 버스 정류장에서 떡볶이를 팔아. 순대랑 어묵이랑 김밥도 팔지. 출출한 저녁 시간에는 사람들이 북적북적해. 아빠가 바쁠 때는 눈코 뜰 새도 없어. 음식 담아 주랴 먹은 거 치우랴 양념 더 넣으랴, 손이 열 개라도 부족하대. (20∼21쪽)



  집안일을 하고 보면 끝이 없어요. 그러나 삶도 매한가지예요. 삶도 끝이 없는걸요. 아니, 집안일이나 집살림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길은 날마다 새롭게 맞아들여서 누려요. 날마다 오줌기저귀에 똥기저귀에, 오줌이불이나 똥이불에, 이밖에도 멧더미처럼 나오는 빨랫감을 삶고 비비고 헹구고 말리고 개고 건사하는 몸짓을 조금이라도 지겹거나 힘들다고 여기면 하루조차 못 버팁니다.


  빨래할 적에 노래를 부르고, 노래하며 빨래하는 아버지 곁에 아이가 쪼르르 달라붙으며 “뭐 해? 빨래 해? 나도 해보고 싶어!” 하고 속삭이면, “자, 그럼 넌 이 빨래를 맡으렴.” 하고 건네면서 손빨래를 소꿉놀이로 돌릴 줄 안다면, 이 멧더미 빨래하기는 그리 힘들지도 싫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손빨래를 하면서 머리를 맑게 틔우고 생각을 새로 가꾼달까요.


  배고프다고 조잘조잘 노래하는 아이들한테 틈틈이 밥을 지어서 차릴 적에도 그렇습니다. “뭐 해요?” “밥을 하지.” “나도 썰어 보고 싶다.” “그래? 그럼 이쪽 도마에 이 작은 칼로 썰어 봐.” 하고서 부엌 일감을 슬그머니 나누어 주면, 어느새 부엌일도 부엌소꿉으로 거듭납니다.


  같이 해보면서 같이 누리고, 함께 즐기면서 함께 노래하는 하루가 된달까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아도 놀잇거리가 줄잇습니다. 학교에 다니지 않더라도 배울거리가 잇달아요. 두 손으로 짓고, 두 손으로 가꾸며, 두 손으로 노래하는 하루입니다.



우리 엄마 아빠는 다른 사람 옷을 깨끗하게 빨아 주지. 뜯어진 옷도 깁고, 얼룩도 지우고, 구겨진 옷도 다려서 빳빳하게 펴지. 아빠는 손이 빨라. 세탁기 돌리고, 다리미질하고, 재봉틀로 옷도 고쳐. 엄마는 발이 빨라. 빨랫감을 모아 오고 다시 가져다주지. 아빠는 세탁 담당, 엄마는 배달 담당, 나는 잔심부름꾼이야. 엄마 아빠는 다른 사람 옷을 자기 옷보다 더 소중하게 다뤄. (32∼33쪽)



  저는 시골에서 ‘마당 있는 집’을 누립니다. 예전에 큰고장에서 살 적에는 하늘집(옥탑방)을 얻어 하늘마당(옥탑마당)을 누렸지요. 하늘집은 여름에 더 덥고 겨울에 더 춥습니다만, 한겨울에도 해바라기로 빨래를 널어 말리기 좋았기에, 큰고장에서는 하늘집에서 살림을 하며 큰아이를 돌보았어요.


  빨래를 마치면 마당에 널지요. 소쿠리 두엇쯤 나오는 빨래를 마당으로 들고 나오면, 아이들도 쪼르르 마당으로 따라옵니다. “나도! 나도! 나도 널래!” 하고 한 아이가 외치면 “나도! 나도! 내가 널래!” 하고 다른 아이가 따라 외칩니다.


  퍽 어린 아이는 빨랫줄이 손에 안 닿지만, 걸상을 가지고 와서 영차영차 넙니다. 꽤 어린 아이가 넌 빨래는 엉성한 터라 제 손이 더 가야 하지만, 빨래널기를 마당놀이로 바꾸어 내는 아이들이니 조용히 지켜보면서 다시 노래를 부릅니다. 노랫말을 ‘햇볕이랑 바람에 빨래를 너는 하루’라는 줄거리로 그때그때 새로 지어서 불러요.


  그저 일만 해야 한다면, 날마다 엄청나게 밀려오는 숱한 일을 해내야 한다면, 이때에는 퍽 고달프면서 등허리가 결리겠다고 여깁니다. 날마다 맞이하는 온갖 일거리를 ‘일이면서 놀이’로, ‘삶이면서 살림’으로, 무엇보다도 ‘사랑이면서 노래’로 가다듬어서 마주하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도 웃고 춤추면서 아이들한테 새로운 하루를 물려줄 만하겠구나 싶어요.


  이렇게 아버지하고 함께 소꿉하듯 집안일을 함께 즐기면서 자란 아이들은 어느덧 혼자서 밥을 척척 짓는 솜씨가 되고, 반죽도 착착 해서 빵을 굽는 손놀림이 되며, 비질도 걸레질도 설거지도 야무지게 할 줄 아는 몸짓으로 피어납니다.


  낮잠을 자는 아이들 곁에서 옷가지를 개다가, 밤잠을 이루는 아이들 베개맡에서 살살 부채질을 하다가, ‘새벽바람으로 회사에 일하러 나갔다가 별바라기로 집에 돌아올’ 여러 이웃님을 떠올리곤 합니다. 이렇게 집 바깥에서 돈을 벌려고 바쁘며 힘든 아버지 어머니는 아이들하고 어떤 집안일이나 집살림을 나눌 만할까요? 두 어버이 모두 고되거나 버거운 나머지 아이하고 함께 집안일을 하거나 집살림을 즐기는 재미나 보람이나 노래나 웃음을 느끼지 못하는 하루는 아닐까요? 모두 기계에 맡기거나 도움이(가정부)를 불러서 후딱 일거리를 해치우는 하루는 아닌가요?



우리 엄마는 멀리 베트남에서 왔어. 아빠랑 결혼해서 우리 나라에 처음 왔을 때는 모든 게 낯설고 힘들었대. 말도 안 통하고, 사는 모습이 엄마 나라와는 모두 달랐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우리 말도 잘하고 시장에서 물건값도 잘 깎아. 엄마랑 시장에 가면 내가 가끔 엄마 통역을 해. 엄마에게 아직 어려운 우리 말이 있거든. 나는 우리 말도 잘 하고 베트남말도 잘 해. (61쪽)



  바람이 불어 빨래를 말립니다. 해가 솟으며 빨래에 보송보송한 기운을 담아 줍니다. 마당이며 뒤꼍에서 잘 자라는 나무로 멧새가 찾아와 노래를 부르니, 이 노래는 우리 옷가지뿐 아니라 집안 구석구석 스며듭니다. 낮에는 파란하늘에 무지개에 흰구름, 밤에는 뭇별에 미리내에 별똥, 그리고 이 모두를 함께 누리면서 맞이하는 우리 보금자리입니다.


  일하는 두 어버이 삶을 담아낸 《일하는 우리 엄마 아빠 이야기》(백남호, 철수와영희, 2012)를 읽습니다. 쉬는 틈을 쪼개어 조금씩 넘깁니다.


  일이란 무엇일까요? 일은 누가 하나요? 일은 어디에서 하지요? 일을 어떻게 하고, 일을 왜 하는가요?


  아침에 빨래를 하는 동안, 아이들을 어르면서, 오늘은 또 어떤 밥을 차릴까 머리를 기울이다가 문득문득 생각합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흔히 “일을 한다”고 말하지만, 참말 오늘날 사람들이 “일을 한다”고 할 만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참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동안 즐겁게 살림을 꾸린다면고 이 삶을 사랑할 만하겠다고 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얼마쯤 번다면 ‘많이 벌든 적게 벌든’ 대수로이 여기지 않으면서 ‘일노래’를 부르고 ‘일놀이’도 할 만하지 싶습니다.


  우리가 돈을 벌어야 한다면, 떼돈이나 목돈을 쌓으려는 길이 아닌, ‘우리가 저마다 좋아하는 이 삶을 즐겁게 누리는 길에 쓸 돈’을 벌겠지요. 더 많이 벌어야 할 돈이 아니라, 곁님하고 사랑을 속삭일 보금자리를 가꿀 돈을 벌 테고, 아이들하고 신나게 뛰노는 즐거운 보금자리를 보듬는 돈을 벌 테지요.



우리 엄마는 음식 만드는 일을 가장 좋아해. 보글보글 국 끓이고, 달강달강 반찬 만들고, 칙칙폭폭 밥 짓는 일이 마냥 신난대. 식구들에게 몸에 좋고 맛있는 요리를 해 주는 게 가장 행복한 일이래. 엄마가 집에 있다고 가만히 쉬고만 있을까? 우리가 어질러 놓은 방 청소해야지, 더러워진 옷도 빨아야지, 시장에 가서 장도 봐야지, 하루 종일 우리 엄마는 바쁘고 바빠. (52∼53쪽)



  백남호 님이 빚은 그림책 《일하는 우리 엄마 아빠 이야기》에는 “일하는 엄마 아빠” 모습이 모두 열여섯 가지로 나옵니다. “일하는 엄마 아빠” 모습이 열여섯 가지뿐이겠습니까만, 십육만 가지이든 천육백 가지이든, 온갖 일 가운데 열여섯 가지를 추려서 보여줍니다.


  빨래집을 꾸리고 떡볶이를 팔며, 짜장면을 나르고 막일판에서 일하는 어머니와 아버지 모습을 그림책에 나온 모습으로 읽으며 곰곰이 생각합니다. 참말 이 나라에는 숱한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녁 딸아이와 아들아이하고 사랑스레 살아가고 싶어서 “일을 찾고 일을 합”니다. 그렇지만 막상 이러한 이야기를 그림책이나 동화책이나 소설책에서 다룬 일은 드뭅니다. 사진책이나 그림책이나 만화책에서도 ‘공장에서 톱니를 맞추는 어머니나 아버지’ 삶을 좀처럼 다루지 못하거나 않지요. 어린이책이든 어른책이든 ‘바느질을 하거나 뜨개질을 하는 어머니나 아버지’ 삶자락을 살뜰히 담아내지 못하거나 않더군요. 소설책이든 시집이든 ‘호미와 괭이와 낫을 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온삶을 조곤조곤 들려주지 못하기 일쑤예요.


  이럭저럭 집안일을 건드리는 사람은 있어요. 살짝살짝 집살림을 보여주는 사람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온몸으로 아이랑 살아내며 온마음으로 함께 웃거나 우는 이야기로 온사랑으로 꽃피우는 사람은 뜻밖에 매우 적더군요.


  그림책 《일하는 우리 엄마 아빠 이야기》라고 해서 빈틈없이 아름답지는 않습니다만, 이 그림책도 아쉽거나 모자란 구석이 있습니다만, “일하는 우리 엄마 아빠”라고 붙인 이름부터 푼더분하구나 싶어요. 수더분하지요. 이쁘장합니다. 참말로 일하는 분이거든요. 집 바깥에서도, 집에서도, 늘 일을 해요. 이 일은 바로 우리 어린이하고 푸름이를 즐겁게 사랑하면서 기쁘게 노래하는 보금자리를 북돋우는 손길이면서 몸짓입니다.



어느 날 엄마가 텔레비전에 나왔어. 엄마가 다니는 회사가 사정이 안 좋다며 엄마를 쫓아냈대. 함께 일하던 엄마 친구들도 같이 쫓겨났어. 엄마랑 엄마 친구들이 계속 일하게 해 달라고 말해도 회사에서는 엄마 말을 안 들어 줘. 그래서 엄마는 친구들이랑 함께 회사에서 일하게 해 달라고 싸우고 있어. 텔레비전에서는 엄마가 아주 나쁘고 무서운 사람처럼 자꾸 싸우는 모습만 보여줘. 우리 엄마는 집에서 방구 뿡뿡 뀌는 착한 엄마란 말이야. (74쪽)



  비가 그친 하늘은 낮에 더 파랗고 밤에 더 까맣습니다. 더 파랗게 눈부신 하늘을 가로지르는 새는 더욱 기운찹니다. 더 까맣게 빛나는 하늘에 퍼지는 멧새노래는 한결 그윽합니다.


  어른은 어릴 적부터 마음에 품은 꿈을 이루는 길을 ‘일’이라는 모습으로 풀어냅니다. 아이는 어버이하고 함께 살아가는 동안 스스로 앞으로 품을 꿈을 지켜보고 생각하면서 마음에 ‘놀이’라는 씨앗으로 심습니다. 어른은 일하면서 자라고, 아이는 놀면서 자라요. 어른은 일하면서 사랑하고, 아이는 놀면서 꿈꾸지요.


  온누리 모든 어린이·푸름이랑 어른이 “돈을 버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보다 “일을 즐겁게 하고 놀이를 신나게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버는 길보다는 삶을 사랑하면서 하루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아름답겠다고 생각해요. 자, 오늘도 슬슬 빨래를 새로 하고 집일도 새삼스레 붙잡아야겠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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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숟가락 17 - 완결
오자와 마리 지음, 노미영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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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만화책

- 성교육 아닌 참사랑을 함께



《은빛 숟가락 17》

 오자와 마리

 노미영 옮김

 삼양출판사

 2020.3.23.



  물 한 모금을 나누어도 하루가 즐겁습니다. 잔칫밥을 차려야 즐겁지 않습니다. 즐거우면서 넉넉히 웃고 노래하면서 이야기를 꽃피울 적에 참으로 즐겁습니다. 웃음도 노래도 이야기도 없이 맨숭맨숭 잔칫밥 곁에 있다고 해서 즐거울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는 더 먹어야 하지 않아요. 많이 먹어야 하지도 않습니다. 잘 먹어야 하지도 않고, 끼니를 꼬박꼬박 채워야 하지도 않습니다. 먹든 안 먹든 즐거이 하루를 맞아들여야지요. 먹거나 안 먹거나 하루를 노래해야지요.



‘가다랑어포밥 만드는 방법을 물었다. 중1 남동생과 초6 여동생한테 가다랑어포밥을 먹이기 위해. 그게 내가 만든 최초의 밥이었다. 그무렵엔 아직 그런 것도 몰랐다. “뭔가, 괴로운 일이 있어도 맛있는 밥 먹으면 우선은 기운이 나잖아.” 그 애가 아무렇지 않게 건넨 말로 인해 나는 다시금 조금 더 구원받았다.’ (8∼9쪽)



  언제부터인가 ‘복지’란 이름을 내세워 배움터에서 도시락이 사라집니다. 이러면서 일본스러운 한자말 ‘급식’을 내걸어요. 왜 배움터는 아이들 스스로 도시락을 싸도록 이끌지 않을까요? 왜 길잡이는 아이들이 손수 밥을 지어서 차린 다음, 같이 즐기고 나서 함께 설거지를 하고 자리를 치우는 길을 가르치지 않을까요?


  오늘날 졸업장학교에는 ‘조리사’에 ‘청소부’까지 있습니다. 왜 아이들은 스스로 제 배움터를 건사하거나 가꾸는 데에서 손을 뗄까요? ‘전문직 조리사’가 굳이 있어야 할까요? ‘전문직 청소부’를 애써 두어야 할까요? 배움길에는 밥짓기나 걸레질이나 비질을 치워 놓아야 하는지요?


  손에 물을 묻혀 밥을 짓거나 살림터 안팎을 정갈히 건사하는 길을 배우지 않고서, 오직 책이랑 교과서랑 시험으로 머리에 지식을 쌓는다면, 이 아이들 앞길은 어찌 될까요? 밥짓기도 걸레질도 비질도 모르는 채 몸뚱이만 무럭무럭 커서 ‘성교육’만 받는 젊은이가 참다이 사랑을 나눌는지는 알쏭달쏭합니다.



“넌 항상 그런 식으로 기다리기만 하고 우연을 기대하면서 스스로는 움직이려 하지 않더라.” (41쪽)


‘몇 년이나 우물쭈물했던 것이 거짓말인 듯이, 간단히 문이 열렸다.’ (70∼71쪽)



  졸업장학교 안팎에서 벌이는 성교육은 끝내야지 싶습니다. 어른이자 어버이로서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는 성교육이 아닌 ‘참사랑’을 보여주고 가르치고 나눌 노릇이라고 봅니다. 《은빛 숟가락 17》(오자와 마리/노미영 옮김, 삼양출판사, 2020)을 읽었습니다. 《은빛 숟가락》은 열일곱걸음으로 모든 이야기를 마무릅니다. 대단한 밥차림이 아니어도 된다는 하루를 그린 수수한 만화입니다. 놀라운 밥짓기가 아니어도 즐겁다는 살림을 담아낸 투박한 만화입니다.


  사랑이 피어나는 손길이기에 아이들이 사랑을 배우고, 이 사랑을 받아들여 푸르게 빛나며, 어느새 씩씩한 어른으로 피어난 젊은이가 새롭게 보금자리를 짓는 슬기로운 마음이 된다는 줄거리를 들려주는 만화예요.


  그러니까 성교육 교재는 다 집어치우고, 이런, 참사랑을 속삭이는 만화책을 함께 읽기를 바랍니다. 성평등이나 남녀평등(여남평등)이나 페미니즘 같은 이름도 부질없어요. 참사랑을 노래하는 길을 어깨동무하는 살림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함께하면 됩니다. 자꾸 뭔 이름(프레임)을 내걸지 말 노릇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삶자리에서 먼먼 옛날부터 흐르던 즐거운 사랑을 눈여겨볼 일이에요.



“꿈에서는 보기 좋게 차였는데?” “그 정도까지 리허설을 했으면 현실에서 차여도 충격을 적게 받고 끝날 수 있어.” “꿈에서도 괴로웠어.” “너도 왕자님을 그런 기분이 들게 했어. 그런 식으로 언제까지나 후회하면서 질질 끌 거라면 확 결말을 짓는 게 나아.” (58쪽)



  소꿉놀이가 왜 재미있을까요? 왜 아이들은 신나게 놀까요? 장난감이나 놀이터가 있어야 놀까요? 아이들을 놀이터에 길들이면서 아무 사랑도 안 하고 안 보여주고 안 나누는 오늘날 어른이나 어버이는 아닌가요?


  아이들은 돈을 치르고 들어가서 이것을 타고 저것을 타야 하지 않습니다. 그런 돈수렁에 아이들을 자빠뜨리지 마셔요. 그런 돈밭에 아이들을 물들이지 마셔요.


  오늘날 이 나라를 둘러봐요.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쉴 곳이 조금도 없습니다. 시골이건 서울이건 거님길에 걸상조차 없고, 푹 주저앉거나 드러누울 풀밭마저 없습니다.


  빈터는 자동차가 차지해요. 아니, 자동차는 거님길까지 잡아먹어요. 잘 생각해야지요. 자동차는 어린이나 푸름이가 안 몹니다. 모두 어른이 몹니다. 이 나라 어른은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막나갑니다. 아이들한테 빈터도 쉼터도 내주지 않고, 모조리 ‘돈으로 흐르는 가게’를 그득그득 채웁니다. 아이들은 하릴없이 떠돌거나 헤매면서 ‘돈, 돈, 돈’ 생각에 사로잡히고 맙니다.



‘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네. 이렇게 죽고 싶은 기분인데 어째서 배가 고픈 걸까, 나는?’ (88쪽)


‘울면서 먹은 오믈렛 볶음국수는, 그런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맛있었다.’ (98쪽)



  틈이 없는 서울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터입니다. 돈을 쓰지 않고는 쉬지도 눕지도 앉지도 못하는 서울은 사람한테서 사람다움을 빼앗는 불구덩이입니다. 끝없이 자동차가 달리면서 귀를 찢는 서울은 사람이 사람길에서 튕겨나오도록 몰아내는 사슬터입니다.


  이런 서울에 잿빛집(아파트)을 세워서 비싸게 사고파는 나라라면, 이 나라에는 빛이 없습니다. 잿빛집을 더 세워서 사람들을 가두는 길이 주택정책이라고 외치는 벼슬아치라면, 그런 벼슬아치를 거느린 우두머리한테서는 아무 사랑이 없습니다. 돈을 들이지 않고서 나라를 아름다이 가꾸어야 참다이 꼭두머리입니다. 돈을 쓰지 않고서 마을을 돌보아야 참답게 벼슬꾼입니다.



“그보다 넌 스스로를 걱정하렴.” “시라베도 아직 훗카이도에 있잖아요.” “언제까지고 부모님 집에서 사는 남자는 여자한테 인기 없어!” “그러면 엄마는 혼자 살게 되는데요?” “마마보이라고 생각할 거야!” “이 넓은 집에.” “실은 그거 무척 기대돼! 오히려 후련할 거야. 혼자 하고 싶은 일이 잔뜩 있거든!” (146쪽)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돈벌이를 배워야 하지 않습니다. 어린이도 푸름이도 삶짓기를 배울 노릇입니다. 살림짓기를 배우고, 사랑짓기를 배워야지요. 마음짓기를 배우고, 생각짓기를 배울 길입니다. 꿈짓기를 배우고, 숲짓기를 배울 하루입니다.


  오직 하나 ‘돈굴리기’를 보여주고 가르치고 내모는 어른이라면, 그이는 어른이 아닌 ‘늙은이’입니다. 삶도 살림도 사랑도 못 보여주면서 나이만 먹은 그대라면, 참으로 늙은이일 뿐입니다.



‘지난번과는 다르게 유코 언니는 오빠를 축복했다. 왜냐면 만나고 싶으면 이번엔 언제든지 만나러 갈 수 있으니까. 낯선 땅에서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는 오빠를 가장 이해하고 응원해 주는 사람은, 시작은 했지만 도착점이 보이지 않는 꿈을 향해 지금도 노력을 계속하는 유코 언니일지도 모른다.’ (150쪽)



  성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성행위’를 할 뿐입니다. 사랑을 배운 아이들은 ‘사랑’을 합니다. 아이들이 어떤 어른으로 크기를 바라는가 하고 생각할 오늘입니다. 아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짓는 어른으로 이 별에서 삶을 누릴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할 우리입니다.


  삶을 짓는 사람은 아름돈을 벌고 꽃돈을 모아서, 아름길에서 넉넉히 나누는 손길이 됩니다. 살림을 짓는 사람은 웃음돈을 벌고 빛돈을 꾸려서, 아름마을에서 즐거이 나누는 눈빛이 됩니다. 서로서로 참어른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보금자리에 멧새가 찾아들고 개구리랑 뱀이 같이 살면서 풀꽃나무가 흐드러지는 숲을 품는 손짓이 되기를 빕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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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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