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 2
사와라 토모 지음, 나민형 옮김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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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8.22.

살림숲이라는 자리


《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 2》

 사와라 토모

 나민형 옮김

 시리얼

 2019.10.25.



  《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 2》(사와라 토모/나민형 옮김, 시리얼, 2019)을 읽으며 우리나라 살림숲(박물관)은 어떠하려나 헤아립니다. 저는 우리나라 살림숲은 안 찾아갑니다. 볼거리가 없다고도 할 만하지만, 집(건물)만 덩그러니 크고 속살(전시물)은 후줄근하기 일쑤예요. 무엇보다도 이 나라를 이루는 수수한 사람들이 지은 여느 살림살이는 거의 안 쳐다봅니다.


  곰곰이 보면 책숲(도서관)도 비슷합니다. 나라책숲(국립중앙도서관)은 얼마나 수수한 사람들 이야기에 눈길을 두거나 마음을 기울일까요? 수수한 살림말로 일군 수수한 살림노래를 나라책숲은 얼마나 건사할까요?


  덩치가 커다란 살림숲이나 책숲이 있어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더 많이 건사하는 커다란 살림숲이나 책숲도 있을 노릇입니다. 그러나 모든 고장에 조촐한 살림집을 알맞게 손질해서 마을 한켠 아늑하고 즐거운 살림숲하고 책숲부터 있을 노릇입니다.


  그림꽃책은 ‘살림숲(박물관)’ 가운데 ‘푸른살림숲(자연박물관)’이 맡은 일을 들려줍니다. 마을 어린씨·푸른씨·어른한테 숲하고 마을하고 삶이 얽힌 고리를 보여주고 들려주는 푸른살림숲일 뿐 아니라, 늘 숲을 돌아보고 이웃이자 동무가 되어 푸른 눈빛과 숨결을 건사하는 마음으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주지요. 벼슬자리(공무원)로 들어가는 살림숲이 아닌, 우리가 이 별에서 발을 디디며 살아가는 곳이 어떻게 얽히면서 함께 빛나는가를 생각하고 느끼고 배워서 사람답게 하루를 짓는가 하는 실마리를 얼핏 밝히는 살림숲입니다.


  살림살이를 보듬는 살림숲이 있다면, 스스로 보금자리를 보듬는 보금숲입니다. 우리 살림집은 새롭게 “오늘을 보여주고 어제를 되새기며 모레를 그리는 삶터”예요. 이런저런 부스러기(정보·지식)를 외우도록 한다면 살림숲도 배움터도 아닙니다. 오늘·어제·모레를 잇고 엮는 실마리를 어린씨랑 푸른씨가 새롭게 바라보면서 찾도록 북돋울 살림숲이자 배움터입니다. 배움수렁(입시지옥)을 없애지 않는 나라(정부)한테 뭘 바라겠습니까만, 벼슬꾼을 쳐다보지 말고 우리 스스로 어린씨하고 푸른씨한테 물려주고 돌볼 수수한 오늘 살림을 바라보고 가꾸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올빼미를 사육할 때 최대 사인은 아사야.” (14쪽)


“아니, 우는 건 긴장이 풀려서야! 여기를 자기 구역이라고 정한 것 같아.” “그럼 소쩍이도 박물관의 일원이네요.” (22쪽)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수의 고래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일본의 모래사장에 잠들어 있는 거야.” (59쪽)


“그럼 제가 선생님 연구를 도울게요! 그리고 만약 나루토 선생님이 해결 못 하면 제가 이어서 할게요! 뭐, 그건 문어 다음이 되겠지만.” (106쪽)


“하나 더. 빠뜨릴 수 없는 게 밤하늘이야. 하늘에 별이 가득 떠 있거든! 맑게 갠 밤에 갑판에서 뒹구는 건 최고지!” (143쪽)


“밤에 건너는 새는 별을 보고 날거든. 소쩍이도 자기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보고 있는 거야.” (165쪽)


“저렇게 신비한 일이 바로 근처에서 매년 일어나고 있었다니.” “인간이 살았을 때보다 훨씬 먼 옛날 태곳적 시대부터 세계의 산에서 반복되어 왔던 일이야.” “그걸 저는 몇 십 년이나 모르고 살아왔군요.” (186쪽)


#早良朋 #へんなものみっけ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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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자는 마르타 1
타카오 진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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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8.22.

넌 어느 나라 사람?


《먹고 자는 마르타 1》

 타카오 진구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6.4.30.



  《먹고 자는 마르타 1》(타카오 진구/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6)를 읽고서 헤아리니, 이 그림꽃책은 우리말로 다섯걸음까지 나오고 그칩니다. 일본에서는 열넉걸음으로 매듭을 짓고, 뒷이야기가 여섯걸음 더 있습니다. 모두 스무걸음으로 ‘일본을 사랑하는 포르투갈 아가씨’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나라에서 ‘이 나라를 사랑하는 이웃사람’이 있어요. 이분들은 이녁이 사랑하는 나라에서 태어난 글이며 책이며 숨결이며 숲이며 마을이며 살림을 찬찬히 바라보면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이러면서 이녁이 나고자란 나라에서 누린 글이며 책이며 숨결이며 숲이며 마을이며 살림을 가만히 엮습니다. 둘이 어우러질 길을 즐거이 찾아나서요.


  흔히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묻습니다. 또 “어느 고장 사람”인지 물어요. “어느 마을 사람”인가까지 묻기도 하고, “몇 살인 사람”마저 물어요. 어느 나라나 고장이나 마을에서 나고자라면서 몇 살을 누리는 대목을 살펴야 그이가 이웃이거나 동무인가를 알 만할까요? 이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은 제 나라를 바탕으로 이웃나라를 들여다봅니다. 이웃나라를 모르는 사람은 어쩌면 이웃나라뿐 아니라 제 나라조차 어떤 숨결이요 숲인지 모르곤 합니다.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가요? 어떤 손길로 하루를 짓는가요? 어떤 낱말을 골라서 생각을 가다듬고 마음을 기울이는가요?


  “우리나라 사람”이라지만 정작 “우리말다운 우리말”을 제대로 보거나 익히거나 살피면서 마음을 가꾸고 생각날개를 펴면서 이야기밭을 일구는 사람은 뜻밖에 드뭅니다. 우리는 어느 나라 사람이요, 어느 별 사람이며, 어느 보금자리에서 누구랑 살아가는 사람일까요?


ㅅㄴㄹ


“언니, 외국인이야?” “응, 포르투갈이라는 나라에서 왔어.” “거짓말. 영어도 안 쓰면서.” “일본어를 공부했거든.” “미끼 안 끼웠어?” “끼웠지. 바칼라우.” “아하하하, 그게 뭐야?” (24쪽)


‘배고픔을 잊기 위해서는 잠을 자는 게 최고지만, 아무래도 한계인 듯합니다.’ (31쪽)


‘근처에 맛있는 빵집이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게다가 이 가게는 식빵의 가장자리를 싸게 팝니다.’ (43쪽)


‘껍질, 버리긴 아까운데. ‘아깝다’라는 말은 참 울림이 좋아.’ (45쪽)


‘일본의 여름은 포르투갈보다 훨씬 덥습니다. 매미 울음소리도 포르투갈보다 커서 깜짝 놀랐습니다. 벌레가 우는 소리에서 정취를 느끼는 일본인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유학생 친구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왠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처럼 바람이 없는 조용한 밤에,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53쪽)


“‘먹고 자는 마르타’! 딱 좋네! 느긋한 먹보인 아가씨에게 어울리는 이름이야! 우리 증손자한테도 아가씨처럼 멋진 이름을 붙여 주고 싶구먼!” (98쪽)


#くーねるまるた 

#高尾じん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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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레 팡파레 4
마츠시마 나오코 지음 / 텀블러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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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8.22.

늘 한 걸음씩


《스미레 팡파레 4》

 마츠시마 나오코

 김명은 옮김

 텀블러북스

 2016.10.30.



  《스미레 팡파레 4》(마츠시마 나오코/김명은 옮김, 텀블러북스, 2016)을 읽으면 어린씨 스미레가 천천히 내딛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스미레 곁에 있는 여러 어린씨도 서두르지 않고서 한 발씩 내딛자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헤매고 고단해서 쉬지만, 때로는 어렵거나 골치가 아파서 멈추지만, 때로는 영 아니다 싶어서 돌아가지만, 늘 한 걸음씩입니다.


  뭐, 두세 걸음씩 내딛을 만하다면 두세 걸음씩 내딛을 사람이 있을 테지요. 너덧 걸음쯤 대수롭지 않은 사람이라면 너덧 걸음을 껑충 뛸 테고요. 어린씨 스미레는 다른 사람 걸음걸이를 물끄러미 보기는 하되 따라할 생각은 없습니다. 스스로 가장 되고픈 모습을 마음에 그리고서 이 그림을 늘 떠올리면서 차근차근 걸어가려 합니다.


  뱁새더러 한새 걸음을 따라하지 말라는 옛말이 있어요. 뱁새는 초라하거나 모자란 새가 아닙니다. 한새는 잘나거나 멋진 새가 아닙니다. 모든 새는 저마다 다른 삶을 지으려고 저마다 다른 몸으로 이 별에 찾아와요. 우리는 저마다 다르게 사랑을 빛내려고 저마다 다른 마음하고 몸이 되어 이 별에 찾아옵니다.


  둘레 여러 사람하고 우리 스스로 빗대는 버릇을 멈출 적에 비로소 참나를 보고 참사랑을 느낍니다. 둘레 눈치를 그만 볼 적에 바야흐로 참빛을 깨닫고 참말을 펴거나 참글을 씁니다.


  자랑으로는 자라지 않습니다. 사랑일 적에 자랍니다. 우쭐거리려 한다면 윗자리에 앉을는지 모르지만, 웃질에 스스로 갇히기 마련입니다. 어깨동무를 할 뜻일 적에 나란히 서면서 소근소근 이야기꽃을 피워요. 이야기를 꽃으로 피우기에 스스로 빛나면서 즐거이 하루를 짓습니다.


  늘 한 걸음씩입니다. 다만, 앞으로 가는 한 걸음은 아닙니다. 즐겁게 삶을 이루고 살림을 지으며 사랑을 빛나는 한 걸음입니다.


ㅅㄴㄹ


“스미레라면 꽃이름?” “아, 맞아. 제비꽃에서 이름을 따왔어.” (10쪽)


“너, 너흰 일본인이잖아. 우수한 일본인 우주비행사도 많은데, 정말 몰라?” “미, 미안해.” (15쪽)


“그건, 남의 일이니까 할 수 있는 얘기지. 지금까지 당연했던 것들이 사라져 버렸을 때, 앞으로 어떻게 될까, 매일 울면서 지내게 될까, 밥은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활기차게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다닐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나는 슬픈 일들을 전부 상상해 봤어. 그랬더니 생각보다 나쁘지 않더라고!” “뭐, 뭐가?” “생각보다 24시간 내내 슬프지는 않았어.” (29쪽)


“그러니까 지금부터 그렇게 걱정 안 해도 돼. 일본어도 이렇게 잘하니까, 분명 러시아에 돌아가도 금방 말할 수 있게 될 거야. 그러니까 지금은 송사리 생각만 하자. 만약 송사리 자체가 신기하지 않아서 자랑거리가 못 돼도, 지금까지 못 본 걸 보고, 손체프 너 자신한테 선물해 주면 돼.” (30쪽)


‘굉장하다. 이렇게 슥 하고 나아가다니. 몰랐어. 물속을 헤엄친다는 건 이렇게 기분이 좋구나.’ (118쪽)


“조금만 있으면 나아질 거야.” “조금만이 얼만큼인데?” “나도 모르지만, 하지만 언젠가, 언젠가 꼭 다정한 아빠로 돌아올 거야.” (151쪽)


“아마 직박구리일 거야. 작은 아기 새가 3마리 모두, 무사히 둥지를 떠나갔어!” (154쪽)


#松島直子

すみれファンファーレ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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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에몽 37 - 개정완전판
후지코 F. 후지오 지음, 박종윤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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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8.18.

어린이부터 읽는



《도라에몽 37》

 후지코 F.후지오

 박종윤 옮김

 대원씨아이

 1996.10.29.



  《도라에몽 37》(후지코 F.후지오/박종윤 옮김, 대원씨아이, 1996)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얼마나 자주 읽었나 돌아보면, 머리가 띵하거나 숨을 돌리고 싶을 즈음 《도라에몽》은 더없이 살뜰한 동무로 곁에 있었지 싶습니다. 마치 푸른들에 일렁이는 들풀 같은 그림꽃책이랄까요. 푸릇푸릇 돋아나며 바람 따라 살랑이는 풀물결 같습니다. 온누리 어린이가 이 그림꽃책을 좋아할 뿐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손을 떼기 어려운 까닭을 알 만해요. 그림꽃님은 온사랑을 다해서 아주 수수하면서 투박한 나날을 상냥하고 따스하게 그렸거든요.


  그림꽃책 《도라에몽》은 ‘어린이만 보는’ 책이나 ‘어린이가 보는’ 책이 아닙니다. ‘어린이부터 보는’ 책입니다. 이 대목을 살피지 못한다면 숱한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요. 모든 어린이책은 어린이부터 읽습니다. 모든 그림책도 어린이부터 읽어요. 아, 그림책은 아기부터 읽는다고 해야 걸맞겠지요.


  어린이부터 읽는 책이기에 아무 이야기나 안 담습니다. 어린이부터 읽는 책이라서 아무 말이나 안 씁니다. 어린이부터 읽는 책이기에 어린이가 스스로 꿈을 그리고 사랑을 지어 슬기롭고 상냥하면서 참하게 오늘을 뛰놀고 살아내는 길을 가마니 들려줍니다. 어린이부터 읽는 책이기에 둘레 어른한테서 사랑받는 하루를 보여주고, 스스로 앞으로 어른이 될 적에 새 아이들한테 어떻게 사랑을 새삼스레 물려주면서 함께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자락을 펴지요.


  어린이부터 읽는 책은 꾸미거나 멋부리거나 치레하지 않습니다. 어린이부터 읽는 책은 자랑하거나 뽐내거나 우쭐거리지 않습니다. 어린이부터 읽는 책은 꿈하고 사랑을 바탕으로 합니다. 어린이부터 읽는 책은 셈겨룸(시험)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어린이부터 읽는 책은 보금자리하고 마을을 숲으로 가꾸는 어진 숨빛을 담습니다. 어린이부터 읽는 책은 모든 어른이 언제나 아이다운 마음씨를 건사하는 줄 포근히 밝힙니다.


  아이가 푸른씨 나이(14살)로 접어들었대서 꽃글(동화)이나 그림책이나 그림꽃책을 더는 안 읽히려는 분이 꽤 많습니다만, 잘못 생각한 셈이에요. ‘-부터 읽는’을 제대로 모르는 터라 푸른씨한테도 어른한테도 넉넉히 마음빛이 될 숱한 책을 갈라 놓는 셈이거든요.


  ‘어른만 읽을 책’도 있기는 해야겠으나 우리 삶터에는 ‘어른만 읽는 책’이 너무 많다고 느껴요. ‘어린이를 내세워 장사하는 책’은 끔찍하게 많아요. 이제는 이런 부스러기를 치워내고서 ‘어린이부터 읽는 책’하고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책’으로 거듭날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라에몽》부터 함께 읽어 보시겠어요? ‘어린이부터 읽는’ 책이라고 얕본다면 큰코가 다칩니다.


ㅅㄴㄹ


“그렇게 재밌니? 그건 여자애들 프로잖아.”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어. 재밌는 건 똑같아.” (6쪽)


“내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낼 때마다 진구는 일만 저지르고 있어. 22세기에서 여기까지 온 보람이 없다고! 자신이 없어졌어.” (59쪽)


“키운다고? 엄마에게 들킬까 봐 숨겨 놓으면서? 밥은 어떡하고? 간식은? 용돈은?” “그렇게 따지면 어떡하라고. 너무하잖아!” “넌 너무 생각이 없어!” (115쪽)


“미래는 항상 변할 수 있어. 멍하고 있으면 똘똘이에게 빼앗길 수도 있닥.” “어떡하면 좋아!” “열심히 공부하고 운동도 해서 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거야.” “가능하다고 생각하니?” “내 생각에도 터무니없기는 해.” (134쪽)


“다른 사람 시험지를 보고 100점을 받는 것은 아주 나쁜 짓이야. 실력으로 도전해 봐. 실력으로.” “이게 나라니 믿어지지가 않아. 똘똘이 답안지를 봐야만, 내가 무사할 수 있는 거야. 너도 알고 있잖아.” “그런 행동은 절대 용서 못 해! 뭐냐, 똑같은 나라도 용서 못 해!” (147쪽)


“도전해 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르잖아! 남자라면 해보는 거야!” “난 여자야!” (181쪽)


#藤子F不二雄 #ドラえもん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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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나가의 셰프 14
카지카와 타쿠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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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8.16.

오늘 바라보는 이 길



《노부나가의 셰프 14》

 니시무라 미츠루 글

 카지카와 타쿠로 그림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6.30.



  《노부나가의 셰프 14》(니시무라 미츠루·카지카와 타쿠로/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을 읽다가 ‘바라보는 눈’을 생각합니다. 스스로 즐겁게 바라보기에 즐겁고, 스스로 슬프게 바라보기에 슬프고, 스스로 반가이 바라보기에 반갑고, 스스로 아프게 바라보기에 아픕니다. 아무 생각을 안 하고 바라보면 아무 느낌이 없어요. 마음에 어떤 생각을 놓느냐에 따라 우리 눈으로 스며드는 모습을 다 다르게 느낍니다.


  이 그림꽃책에 나오는 ‘오다 노부나가’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는 알 노릇이 없어요. 다른 사람하고 ‘다르다’는 대목을 꾸준히 짚는데, 무엇보다도 ‘못 한다’는 생각을 안 한 사람이지 싶어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먼저 생각하고, 하고 싶은 그 일을 ‘어떻게 하면 누릴’ 수 있는가 하고 이다음으로 생각합니다. ‘하려는 길을 이루도록’ 마음에 생각을 심는구나 싶어요.


  이이 둘레에서는 이런 마음그릇을 도무지 받아안지 못 하거나 벅차다고 여긴다지요. 먼먼 뒷날(오다 노부나가 눈으로 보자면)에서 찾아온 ‘꺽다리 부엌지기’는 ‘배움터에서 들은 대로 어떤 일이 벌어질는지 미리 알기’도 하지만, 스스럼없이 이 터전을 맞아들이기에 ‘할 수 없다’는 생각이 아닌 ‘함께 해보면 무엇이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설렙니다.


  언제나 이 하나예요. 오늘 바라보는 이 길을 스스로 어떻게 다스리고 싶은가 하고 생각할 노릇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오늘 하루를 짓습니다. 사랑으로 하루를 누리렵니까? 미움으로 하루를 채우렵니까? 웃고 노래하며 하루를 지으렵니까? 골을 내고 눈쌀을 찌푸리면서 하루를 보내렵니까?


ㅅㄴㄹ


“우리에게 그때까지 참고 기다리라는 거냐.” “예.” “그게 우리를 졸로 여기는 것과 어찌 다르지? 오다 님은 우리가 마음을 바꿔먹으면 어쩌시려고 그러느냐.” “한탄을 하시겠죠!” “뭐?” (60쪽)


“한 마디 더하면 내 가신으로는 뛰어난 자가 딱히 필요없어. 왜냐면, 내가 뛰어나니까. 너는 평범하다. 하지만 그것으로 족해.” (84쪽)


“조직에서 정말로 필요한 건 너처럼 충의가 있으며, 그리가 각오가 되어 있는 자다.” (85쪽)


“당신은 몰라요. 지식이 있어도 ‘지금’을 보려 하지 않죠. 아아, 그래서는 소용 없어요.” (122쪽)


“인간이 적당한 염분을 ‘맛있다’고 느끼고 ‘독소’를 쓰다고 느끼는 것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감각이기 때문입니다. ‘맛있다’는 신분의 상하와 상관없이 의미가 있어요.” (152쪽)


‘나는 농민은 학대 받는 약한 처지의 사람들이라고 믿고 있었다. 참으로 무례한 착각을 하고 있었군. 이 사람들 또한, 이 시대를 꿋꿋하게 싸우며 살아가고 있다.’ (188쪽)


#信長のシェフ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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