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자는 마르타 1
타카오 진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8.22.

넌 어느 나라 사람?


《먹고 자는 마르타 1》

 타카오 진구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6.4.30.



  《먹고 자는 마르타 1》(타카오 진구/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6)를 읽고서 헤아리니, 이 그림꽃책은 우리말로 다섯걸음까지 나오고 그칩니다. 일본에서는 열넉걸음으로 매듭을 짓고, 뒷이야기가 여섯걸음 더 있습니다. 모두 스무걸음으로 ‘일본을 사랑하는 포르투갈 아가씨’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나라에서 ‘이 나라를 사랑하는 이웃사람’이 있어요. 이분들은 이녁이 사랑하는 나라에서 태어난 글이며 책이며 숨결이며 숲이며 마을이며 살림을 찬찬히 바라보면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이러면서 이녁이 나고자란 나라에서 누린 글이며 책이며 숨결이며 숲이며 마을이며 살림을 가만히 엮습니다. 둘이 어우러질 길을 즐거이 찾아나서요.


  흔히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묻습니다. 또 “어느 고장 사람”인지 물어요. “어느 마을 사람”인가까지 묻기도 하고, “몇 살인 사람”마저 물어요. 어느 나라나 고장이나 마을에서 나고자라면서 몇 살을 누리는 대목을 살펴야 그이가 이웃이거나 동무인가를 알 만할까요? 이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은 제 나라를 바탕으로 이웃나라를 들여다봅니다. 이웃나라를 모르는 사람은 어쩌면 이웃나라뿐 아니라 제 나라조차 어떤 숨결이요 숲인지 모르곤 합니다.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가요? 어떤 손길로 하루를 짓는가요? 어떤 낱말을 골라서 생각을 가다듬고 마음을 기울이는가요?


  “우리나라 사람”이라지만 정작 “우리말다운 우리말”을 제대로 보거나 익히거나 살피면서 마음을 가꾸고 생각날개를 펴면서 이야기밭을 일구는 사람은 뜻밖에 드뭅니다. 우리는 어느 나라 사람이요, 어느 별 사람이며, 어느 보금자리에서 누구랑 살아가는 사람일까요?


ㅅㄴㄹ


“언니, 외국인이야?” “응, 포르투갈이라는 나라에서 왔어.” “거짓말. 영어도 안 쓰면서.” “일본어를 공부했거든.” “미끼 안 끼웠어?” “끼웠지. 바칼라우.” “아하하하, 그게 뭐야?” (24쪽)


‘배고픔을 잊기 위해서는 잠을 자는 게 최고지만, 아무래도 한계인 듯합니다.’ (31쪽)


‘근처에 맛있는 빵집이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게다가 이 가게는 식빵의 가장자리를 싸게 팝니다.’ (43쪽)


‘껍질, 버리긴 아까운데. ‘아깝다’라는 말은 참 울림이 좋아.’ (45쪽)


‘일본의 여름은 포르투갈보다 훨씬 덥습니다. 매미 울음소리도 포르투갈보다 커서 깜짝 놀랐습니다. 벌레가 우는 소리에서 정취를 느끼는 일본인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유학생 친구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왠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처럼 바람이 없는 조용한 밤에,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53쪽)


“‘먹고 자는 마르타’! 딱 좋네! 느긋한 먹보인 아가씨에게 어울리는 이름이야! 우리 증손자한테도 아가씨처럼 멋진 이름을 붙여 주고 싶구먼!” (98쪽)


#くーねるまるた 

#高尾じん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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