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 곳곳에 있는 대표 산나물들에 대한 정보를 총망라한 책

우리 산 우리 산나물
오현식 지음 / 소동 / 2022년 3월

작년에 이사를 하면서 집에 작은 텃밭(?)이 생겼는데 거기서 여러 식물들이 크는 모습을 보는 재미에

빠졌었다. 물론 내가 식물들을 직접 키우는 건 아니지만 한 번씩 나가서 보면 꽃도 피고 열매도 맺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그동안 잘 몰랐던 식물들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이 책은 우리 산 곳곳에 자라고 있는 산나물들에 대한 백과사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산나물들에 대한 정보를 수록하고 있는데 이름은 친숙한 산나물도 적지 않았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산나물들이 대부분이었다. 

먼저 산나물의 형태와 구조에 대한 기본 지식을 알려주는데 잎, 꽃, 뿌리, 열매 모양에 따라 여러 

산나물들을 분류할 수 있었다. 사실 실제 산나물들을 보고 분류를 제대로 하려면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암튼 가나다순으로 산나물들이 차례차례 등장하는데 생생한 사진으로 산나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개미취부터 시작하는데 ~취라는 산나물이 이후에도 계속 등장해 산나물에

'취'가 돌림자처럼 사용되는 것 같았다. 그나마 친숙한 산나물은 고사리였는데 무려 고생대부터 살아

왔으니 그 생명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작년에 텃밭에서 고추도 좀 수확을 했는데 이 책에

나오는 고추나무는 우리가 아는 고추와는 다른 녀석이었다. 가끔 식당에서 먹는 곤드레밥의 주인공

곤드레나 동아시아의 대표 종 중 하나인 곰취, 꽃이 예쁜 금낭화 등 다양한 산나물 등의 향연이 펼쳐진다.

산나물에서 약초들을 빼놓으면 섭섭한데 더덕, 도라지 등 우리에게 친숙한 약초들도 곳곳에 포진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산종이라는 두메부추, 차로도 많이 마시는 둥글레, 꽃이 예뻐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비비추 등 이 책을 통해 여러 산나물들이 그들 나름의 삶을 우리가 잘 모르는 곳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잘 알게 되었다. 흔히 나무들이 우거진 숲에서 산나물들이 잘 자랄 거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나무들 때문에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산나물에게는 더 불리한 환경이 될 수도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정말 다양한 산나물들을 이 책을 통해 접했는데 사실 산에 가서 보면 뭐가 뭔지 구분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도 꽃이나 열매가 생기면 어느 정도 구분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냥 잎과 줄기만 봐서는 비슷비슷한 게 너무 많아 도대체 어떻게 구분을 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특히

독초도 적지 않은데 저자 수준의 전문가가 아니면 식용으로 하는 건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저자처럼 산나물에 애정이 있어야 산나물들을 구분해내고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전국 곳곳에 산을 다니며 산나물을 찾아낸 저자의 열정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았다. 산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다음에 산에 가게 되면 산나물들을 예전과는 달리 유심히 살펴볼 것 같다. 혹시라도 이 책에서

배운 산나물을 발견하는 기쁨을 맛보게 될 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