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시스터즈 3
쿠마쿠라 다카토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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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스한 말 한 마디로 살아나는 이웃
 [만화책 즐겨읽기 69] 쿠마쿠라 다카토시, 《샤먼 시스터즈 (3)》



 사람이 사람다이 살아가려면 사랑을 주고받아야 합니다. 사람이 사람다이 살아가지 못한다면 사랑을 주고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돈은 주고받지만 사랑은 주고받지 못하는 삶일 때에는 메마르거나 슬프거나 딱합니다. 이름이나 힘(권력)은 주고받거나 휘두르지만 사랑은 주고받지 않는 삶일 적에는 딱딱하거나 안쓰럽거나 고단합니다.

 한창 무르익는 가을날 가을비가 내렸습니다. 가을비가 내리면서 가을바람 퍽 스산합니다. 한가위를 이레째 지나니 보름달은 반달이 됩니다. 반달이 뜬 밤하늘인데 마당은 아직 환합니다. 한가위와 설날 앞뒤 반달이나 초승달은 몹시 밝아 온누리에 고운 빛살을 뿌립니다.

 별이 총총 떴습니다. 반짝이는 별을 올려다봅니다. 텃밭 가장자리에 서서 쉬를 눕니다. 밤오줌을 누는 텃밭 맞은편에는 개똥벌레가 조용히 앉아서 쉽니다. 깊은 밤이건만 한낮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풀벌레가 노래합니다. 나도 옆지기도 아이들도 하루 내내 풀벌레 노랫소리를 맞아들이며 살아갑니다. 내 마음을 살찌우거나 차분히 다스리는 소리라 한다면, 봄에는 멧새 소리요 여름에는 개구리 소리요 가을에는 풀벌레 소리로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낍니다. 한 해 내내 노상 똑같은 자동차 소리나 텔레비전 소리나 손전화 소리는 내 마음을 조금도 살찌우지 않을 뿐더러 내 마음을 하나도 차분히 다스리지 못합니다.


- “할아버지는 쫓기가 어렵다고 하셨는데, 사실은 쉽게 퇴치할 수 있었던 거 아닐까?” “글쎄, 그 인형들 입장에서는 간단한 게 아닐지도 모르지. 할아버지는 저쪽의 존재까지도 배려하셔서 그러신 거야. 사람들 몰래 공양해 버리면 우리들은 좋을지 모르지만, 그 인형들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상황을 알리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 (26∼27쪽)
- “하지만 크든 작든, 특이한 상황이나 배경은 무언가를 케사랑파사랑이나 텐사라바사라로 변화시킨단다. 사람들은 배경을 보지 않고 사건 자체만 보지. 하지만 배경을 빼놓고 무리하게 판단하면 오해가 생기는 법이다.” (143쪽)



 사람은 사랑을 주고받아야 사람다이 살아간다지만, 사랑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내가 들려줄 말 한 마디에 사랑이 깃들기 마련입니다. 내가 듣는 말 한 마디에 사랑이 담기곤 합니다. 머나먼 남쪽 나라나 멀디먼 북쪽 나라에 있는 사랑이 아닙니다. 내 목숨부터 내 어버이 사랑이 만나 이루어집니다. 나와 마주하는 사람들 목숨 또한 이녁 어버이 사랑이 만나 이루어집니다. 서로서로 어떤 삶이요 어떤 꿈이요 어떤 빛인가를 살포시 헤아릴 때에, 비로소 내가 이제껏 받은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아챕니다. 다 함께 어떤 눈빛이요 어떤 눈길이요 어떤 눈썰미인가를 가만히 돌아볼 때에, 바야흐로 내가 여태껏 건넨 사랑이 어떠한가를 깨닫습니다.

 동냥하는 사람한테 백만 원을 선물해야 사랑이 아닙니다. 어린이가 동냥하는 사람한테 백 원을 선물한대서 사랑이 아니라 하지 않습니다.

 책을 백만 권쯤 읽어야 무언가 대단한 지식을 얻지 않습니다. 십만 권이나 만 권이나 천 권쯤 책을 읽어야 무언가 깊은 생각을 얻지 않아요. 책을 한 권이나 열 권을 읽든, 또는 책을 아예 읽지 못하든, 내가 하루하루를 어찌 받아들이면서 곰삭이는가에 따라 깊거나 너른 사랑을 얻습니다.


- “그래도 상관없어. 그래도 (고양이) 미케는 내게 소중한 존재니까.” “……. 미케는 이미 마을로 내려갔어. 쳇. 부럽군.” (58쪽)
- “백성들의 귀중한 휴일. 하지만 그건 대부분 사람들이 농사를 지었을 때 이야기고, 최근에는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게 되었지.” (165쪽)



 두 아이와 함께 살아가면서 언제나 느낍니다만, 두 아이는 저희 어버이한테서 뭔가 대단한 선물을 받아야 좋아하지 않습니다. 두 아이는 저희 어버이가 살며시 웃는 낯빛으로도 몹시 좋아합니다. 살그머니 안아서 등을 토닥여도 좋아합니다. 무릎에 앉혀도 좋아합니다. 손을 잡고 멧길을 오르내려도 좋아합니다. 저녁나절 함께 마당에 나와 달이나 별을 올려다보아도 좋아합니다. 텃밭에서 함께 풀을 뽑아도 좋아하고, 같이 고추를 따거나 오이를 따도 좋아해요.

 아이들하고 마실을 할 때에 시골버스를 탄대서 아이들이 서운해 하지 않습니다. 자가용 없는 우리 살림입니다만, 누군가 자동차를 태워 준대서 아이들이 즐거이 여기지 않습니다. 몇 천 원짜리 얼음과자를 얻어먹어야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백 원짜리 얼음과자로도 좋아합니다.

 따스한 어버이 품을 좋아하는 아이들입니다. 포근한 어버이 손길을 좋아하는 아이들입니다. 넉넉한 어버이 가슴을 좋아하는 아이들입니다. 시원스레 열린 어버이 마음밭을 좋아하는 아이들입니다.

 돌이켜보면, 어른과 어른 사이에서도 따스한 품과 포근한 손길과 넉넉한 가슴과 시원스레 열린 마음밭만큼 좋은 벗이 없어요. 돈 많은 벗이 좋을까요. 이름 거룩한 스승이 좋을까요. 대단하다는 힘을 휘두르는 피붙이가 좋을까요.

 가을에는 가을을 실컷 누려야 좋습니다. 겨울에는 겨울을 마음껏 맞이해야 좋습니다. 봄에는 봄을 껴안고, 여름에는 여름을 바라보아야 좋아요. 우리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 그대로 사랑스러우면서 반갑습니다. 내 옆지기는 내 옆지기 그대로 아름다우면서 고맙습니다.


- “이런 별것 아닌 일에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더라고. 미즈키. 너무 걱정하지 마. 앞으론 점점 좋아질 거야. 아직 초등학생이잖아. 나도 옆에서 응원해 줄게! 알았지?” (93쪽)


 쿠마쿠라 다카토시 님 《샤먼 시스터즈》(대원씨아이,2004) 3권을 읽습니다. 셋째 권에서는 따스한 말 한 마디로 살아나는 이웃을 이야기합니다. 내 이웃은 내가 들려주는 따스한 말 한 마디로 살아나는데, 나 또한 내 이웃한테서 듣는 따스한 말 한 마디로 살아납니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닙니다. 서로 따숩게 얼싸안으면서 포근히 보듬는 작고 가녀린 손길로 사랑을 이룹니다.

 지식은 사랑을 이루지 않습니다. 지식은 지식입니다. 돈은 사랑을 빚지 않습니다. 돈은 돈입니다. 널따란 아파트는 사랑을 길어올리지 않습니다. 널따란 아파트는 널따란 아파트예요.

 이런저런 복지 정책이나 교육 정책이나 건설 정책이 선대서 이 나라 사람들한테 사랑을 나눌 수 없습니다. 정책은 정책일 뿐이에요. 아무런 정책이 없더라도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으면 넉넉합니다. 어떠한 정책 하나 내놓거나 마련하지 못하더라도 착하게 사랑하면서 고운 사랑길을 걸을 수 있으면 돼요.


- “너에게 이미 충분히 봉사했으니, 다음은 또 다른 사람에게 행운을 주겠지. 너도, 즐거웠던 기억은 잊지 말거라.” (149쪽)
- “지금은 신들조차도 거의 불러 주시지 않게 되었으니……. 그래도 이 근처는 아직 괜찮습니다. 인간 세상에서도 우리들을 기억해 주시는 분이 계시니까요.” “그런 사람이 없으면 올 수 없는 거야?” “그렇죠. 그건 아가씨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아가씨가 여기를 떠났을 때 여기에서 아가씨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다면.” (173∼174쪽)



 무언가 대단하다 싶은 줄거리나 고빗사위가 있어야 재미난 만화책이 아닙니다. 삶을 제대로 바라보면서 알뜰히 담아낼 때에 차분히 들여다보는 만화책입니다. 김수정 님 〈아기공룡 둘리〉나 김동화 님 〈요정 핑크〉나 이진주 님 〈달려라 하니〉는 딱히 대단하다 싶은 줄거리나 고빗사위가 없는 만화입니다. 그렇지만 이 만화들은 오래도록 널리 사랑받아요. 왜냐하면, 삶을 옳게 바라보며 착하게 사랑하는 사람들 손길을 따숩게 그리거든요.

 《샤먼 시스터즈》 또한 1권부터 3권에 이르기까지 ‘착한 사랑 따순 손길’을 차분히 그립니다. 눈부신 줄거리가 없고 돋보이는 사람(주인공)이 없습니다. 차분한 삶이고 수수한 사람들입니다. 그저 말 한 마디 따뜻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나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순도순 어울리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누구나 따뜻한 피가 흐르는 목숨으로 살아갑니다. (4344.9.20.불.ㅎㄲㅅㄱ)


― 샤먼 시스터즈 3 (쿠마쿠라 다카토시 글·그림,문준식 옮김,대원씨아이 펴냄,2004.7.15./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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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기저귀와 천기저귀


 종이기저귀를 썼다면, 두 아이를 돌보며 살아오는 동안 똥이불이나 똥바지나 똥기저귀를 빨래하느라 온몸과 두 손에 똥내가 밸 일은 없으리라 느낀다. 천기저귀를 쓰기 때문에 날마다 몇 차례씩 똥을 만지작거리면서 내 몸뚱이와 손에는 아이들 똥내가 짙게 밴다. 종이기저귀를 썼다면, 종이기저귀 값을 걱정하고 종이기저귀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겠지. 천기저귀를 쓰기 때문에 오줌을 누면 금세 알아채고 똥을 눌 때에도 곧바로 느낀다. 아이 낯빛으로도 알고 기저귀 모양새와 빛깔을 보고도 안다.

 둘째 오줌기저귀를 갈기 무섭게 둘째는 똥을 뽀지직뽀지직 하고 눈다. 참 시원하게 눈다. 시원하게 눈 만큼 푸지게 쏟아진다. 백날을 조금 지난 둘째는 벌써 10킬로그램이 넘기에 무릎에 눕히기만 해도 무릎이 저리거나 팔이 힘들다. 첫째를 낳은 뒤 얻은 흔들걸상에 둘째를 가끔 눕히면서 무릎과 팔을 쉬는데, 바로 이 흔들걸상에 눕혀서 기저귀를 갈 때에 똥을 누었다.

 흔들걸상을 빨래한 지 얼마 안 되었다. 또 빨아야 한다. 아무렴, 똥이 질펀하게 흐르는 흔들걸상에 누가 앉을 수 있는가. 마침 방바닥에 불을 넣는 가을비 흩뿌리는 썰렁한 날씨이기에, 따순물을 틀어 똥빨래를 한다. 오늘은 음성 할머니 태어나신 날이라 낮에 할머니 댁에 다녀오며 인사를 했다. 그래서 둘째를 옆지기하고 갈마들며 안고 읍내를 다니느라 팔이 몹시 저리다. 똥빨래를 하며 이 저린 팔이 후들후들 떨린다. 그래도 따순물을 쓸 수 있어서 빨래는 잘 된다. 즐거이 마치고 방 한켠에 옷걸이에 걸어서 넌다. 가을비 흩뿌리지만, 틈틈이 두어 장씩 오줌기저귀를 빨아 널기에 차근차근 마른다. 이 똥기저귀도 저녁에 잠자리에 들 무렵 다 마르겠지. 잠자리에 들 무렵에는 이동안 쌓인 오줌기저귀를 빨아서 밤새 마르도록 하고. (4344.9.19.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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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9-20 01:49   좋아요 0 | URL
주로 눈팅하고 추천만 눌렀는데 오늘은 댓글을 남기네요.
천기저귀를 쓰고 손수 빨래하시는 아빠는 참 드문데 참 좋은 아빠십니다!^^

숲노래 2011-09-20 03:43   좋아요 0 | URL
손빨래나 천기저귀는 하나도 대단한 일이 아닌데,
이 일조차 맞아들이지 못하면서 살아가기에
다른 삶자락을 헤아리지 못하는 분이 많아요.
아이를 생각하면서 내 삶을 생각하는 길이 열리거든요.

hnine 2011-09-20 05:00   좋아요 0 | URL
해본 사람으로서 정말 대단하십니다.
퇴근해서 욕실에 쭈그리고 앉아 아이 기저귀 손빨래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나면 머리가 핑 돌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저는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어요. 그래도 해보았으니 벼리아버님의 이런 글에 공감이라도 할 수 있네요.
둘째가 벌써 10kg을 넘어섰군요! 와, 우량아인걸요? ^^

숲노래 2011-09-20 05:26   좋아요 0 | URL
젖을 얼마 안 먹는데,
아이 체질이 금세 커지는가 봐요.
아니면, 알맞게 먹으며 알맞게 받아들이는 몸인지 모르고요.

회사원으로 지내는 삶일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종이기저귀를 써야 해요.
그렇다고 집일을 하는 사람한테
천기저귀 쓰라고 함부로 말할 수 없어요.

아이를 사랑하면서
이 아이가 앞으로 '어버이가 제대로 사랑하지 못해'
다른 병치레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돈을 버는 바깥일'을 줄이거나 그만두면서
아이들 어린 나날 세 해, 곧 서른여섯 달을
아이한테 고스란히 바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천기저귀를 쓸 수 있어요.

어머니이든 아버지이든,
서로 돕거나 서로 나누거나
하루 스물네 시간을
아이한테 바쳐야 비로소 천기저귀를 쓰는 보람이 있구나 싶어요.

그래서, 저희 식구는
종이기저귀 쓰는 사람을 나쁘게 여기지 않아요.
종이기저귀를 쓸 만큼 너무 바쁘거나 힘들게 사는구나 하고 느껴요.

감은빛 2011-09-20 13:20   좋아요 0 | URL
이 글 읽으면서 새록새록 옛 기억이 떠오릅니다.

첫째아이 때는 제법 오랫동안 천 기저귀를 썼어요.
한동안 육아휴직을 받아서 여유가 있었고,
복직 후에도 밤늦게까지 똥기저귀, 오줌기저귀를 빨았습니다.
솔직히 손빨래하고, 삶은 후에 빨랫대에 널고나면 새벽 한두시쯤이어서,
무척 피곤했지만, 그래도 우리 아기를 위한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했었어요.

그런데 둘째 때는 오래 못하겠더라구요.
일단 일터가 바뀌면서 더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고,
밤늦게 기저귀를 빠느라 잠을 며칠 못잤더니,
도저히 버티지를 못하겠더라구요.

역시 자본주의 질서 안에서 돈을 벌려면
(그 전 일터는 시민단체였기에 자본주의 질서를 벗어나 있었어요.)
자본주의에 걸맞는 소비생활을 할 수 밖에 없구나 싶었어요.

늘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

숲노래 2011-09-20 14:24   좋아요 0 | URL
회사와 돈과 체력이 요즈음에는 크게 영향을 미쳐요.
그런데, 예전에는, 그러니까 종이기저귀라는 물건이 나오기 앞서는
가난한 사람도 부자인 사람도
바쁜 사람도 느긋한 사람도
모두 천기저귀만 썼어요.

그러니까, 우리들은 도시에서 여러 가지를 누리며 살아가는 동안
아이들한테는 마땅히 천기저귀를 쓰던 삶을 잊거나 버리면서
너무 힘들다는 핑계를 붙이고 말아요.

나중에 돌아보면서 힘들다 말하지만,
처음부터 '내 일터'부터
'우리 아이 기저귀를 빨아야 할 겨를을 내야 합니다' 하고 말하면서
달라지도록 힘써야 하거든요.

'내 입사조건'을 회사에 말해서
회사가 달라지도록 해야 올발라요.
이제는 회사에서 육아휴직이라든지 보육시설이라든지
이런 데에까지 마음을 쓰는데,
이렇게 마음을 쓰는 까닭은
바로 '여느 우리들이 회사에 내 입사조건과 내 노동조건'을 바랐기
때문이에요.

아무쪼록, 이제 감은빛네 아이들은 많이 잘 컸겠지요?
종이기저귀를 썼더라도
어버이 사랑을 담은 손길로 돌보았으면
아이들은 따순 사랑을 받아들이기 마련이니까요~
 


 춤꽃 어린이


 가을햇살 받으면서 마당에서 춤추는 어린이는 가을햇살 받으며 마지막 숨을 다하고 흙으로 돌아가는 가랑잎이 나풀거리는 모습하고 닮습니다. 가을햇살 따사로이 온몸으로 받으며 몸짓이 가벼운 어린이는 가을햇살 따사로이 받아먹으면서 천천히 피어나는 자그마한 멧꽃이나 들꽃이 빛나는 모습하고 매한가지입니다. 아이가 춤꽃을 피울 수 있는 데에서 어른은 삶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4344.9.19.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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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1-09-19 08:39   좋아요 0 | URL
아~ 너무 예뻐요!!!

숲노래 2011-09-19 09:05   좋아요 0 | URL
언제나 예쁘게 놀며 착한 아이랍니다~
 
Steve McCurry; The Unguarded Moment : Thirty Years of Photographs by Steve McCurry (Hardcover)
McCurry, Steve 지음 / Phaidon Inc Ltd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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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뜰한 사랑을 담는 밥그릇 같은 사진
 [잘 읽히기 기다리는 사진책 36] 스티브 맥커리(Steve McCurry), 《the unguarded moment》(PHAIDON,2009)


 수천만 대까지 팔린 사진기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수백만 대 넘게 팔린 사진기는 꽤 됩니다. 일본 니콘이나 캐논에서 만든 사진기 가운데에는 지구별 곳곳에 수백만 대가 퍼질 만큼 널리 사랑받은 사진기가 있습니다. 수백만 대 만들어진 사진기는 수백만 사람 손을 거쳐 수백만을 웃도는, 아니 수억만에 이를 사진을 빚습니다. 수억만이라는 숫자로는 헤아릴 수 없도록 어마어마하게 많다 싶을 사진이 지구별 곳곳에 있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두루 알려진 작품이 있고, 하나도 안 알려진 작품이 있습니다. 두루 알려지기는 했으나 그닥 살갑지 못하다 싶은 사진이 있을 테며, 하나도 안 알려졌으나 더없이 살가우며 애틋한 사진이 있을 테지요.

 사진기는 많습니다. 사진기를 손에 쥔 사람도 많습니다. 사진 또한 끝없이 새로 태어납니다. 그러나 이 많은 사진기로 일구는 이토록 많은 사진 가운데 사진쟁이 가슴부터 촉촉히 적시는 살뜰한 사랑 깃든 사진은 얼마나 될까 궁금합니다.

 사진기로 찍으면 사진이 만들어집니다. 어떠한 사진이든 모두 사진입니다. 그런데, 찍기는 찍었으되 사랑하는 넋을 담지 못했을 때에도 사진이라는 이름을 붙일 만한지 궁금합니다. 책을 읽기는 읽었으되 책에 서린 사랑스러운 넋을 가슴으로 삭여서 내 삶으로 받아들이지 못했을 때에도 책읽기라는 이름이 걸맞을 만한가 궁금합니다.

 밥을 먹으면 배가 부릅니다. 가공식품으로 이루어진 밥이든 손수 일군 곡식과 푸성귀로 지은 밥이든, 어떤 밥이든 먹으면 배가 부릅니다. 어찌 되든 배가 부르면 기운을 차립니다. 좋은 밥을 먹든 나쁜 밥을 먹든 배가 부르면 일어나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적잖은 사람들은 살림이 팍팍한 나머지 좋은 밥이나 나쁜 밥을 가릴 겨를이 없이 배만 채우면서 일하는지 모릅니다. 배채우기로도 벅차기에 아름다운 삶이나 따사로운 사랑이나 너그러운 믿음을 건사할 겨를이 없다 할는지 모릅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을 찍다가는 나와 내 살붙이 모두 굶어죽을까 걱정스러우니까 ‘돈벌이 되는 사진을 찍’든지 ‘돈벌이 되는 다른 일거리를 찾’든지 해야 한다고 여기곤 합니다. 이리하여, 사진길을 사진쟁이로 씩씩하게 걸어가면서 사진밭에 사진꿈을 키우려는 사람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습니다. 스티브 맥커리(Steve McCurry) 님은 《the unguarded moment》(PHAIDON,2009) 같은 사진책을 내놓습니다만, 스티브 맥커리 님이 빚는 사진으로 보이는 ‘빛깔 느낌’을 흉내내거나 따르는 사람만 많을 뿐, 정작 스티브 맥커리 님이 왜 ‘스티브 맥커리 사진 빛깔 느낌’을 선보이면서 이야기 한 자락 나누려는지까지 톺아보지 않아요.

 사진책 《the unguarded moment》는 조곤조곤 이야기합니다. 사진 하나는 밥그릇 하나와 같을 수 있을 때에 아름답다고 조곤조곤 이야기합니다. 사진 하나를 읽을 때에 밥그릇 하나를 비우며 배부를 수 있도록, 마음을 부르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조곤조곤 이야기합니다. 사진 하나를 찍을 때에 밥그릇 하나에 따순 사랑을 담아 살뜰한 밥차림이 될 수 있게끔 애쓰듯, 마음을 살찌우는 따순 사랑을 담아 살뜰한 사진넋이 꽃피어야 한다고 조곤조곤 이야기합니다.

 사진은 사랑입니다. 사진기를 손에 쥔 사람이 내 몸과 마음부터 아끼는 사랑입니다. 사진기를 손에 쥔 사람이 내 몸과 마음부터 아끼는 사랑을 밑바탕으로 깨달아, 내 이웃사람들 몸과 마음을 어떻게 보살피거나 보듬으면서 아끼는 길을 걸을 수 있을까 하고 헤아리는 사랑입니다. 사랑이 없이는 사진을 찍지 못합니다. 사랑이 없이는 밥 한 그릇 내밀지 못합니다.

 사랑을 느끼기를 꿈꾸면서 사진 한 장 찍습니다. 사랑을 느끼기를 바라면서 밥 한 그릇 소복히 담아서 내밉니다.

 무르익는 가을날, 귀뚜라미는 하루 내내 쉬지 않고 웁니다.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집 둘레 풀밭에서 들리는 풀벌레 울음소리하고 뒤섞이면서 내 몸과 마음으로 촉촉하게 젖어듭니다. 사랑스러운 울음소리요, 어여쁜 목숨결입니다. 시골자락 작은 집에서 네 식구 옹기종기 복닥이는 살림을 꾸리는 애 아빠는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같은 밥을 차리자고 생각하고, 풀벌레 울음소리와 같은 사진을 찍자고 다짐합니다. (4344.9.1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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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학교 나의 학급문고 6
이가을 지음, 임소연 그림 / 재미마주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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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을 왜 학교에 보내는가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96] 임소연·이가을, 《나머지 학교》(재미마주,2002)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다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엇인가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지내며 배울 수 없는 무엇인가를 학교에서 배울 수 있다고 여기니, 학교에 아이들을 보낸다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예나 이제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면서 ‘학교가 무엇을 가르치는가’를 미리 찬찬히 헤아리는 어버이는 퍽 드물지 않느냐 하고 느낍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맡는 교사 또한, 아이들이 집에서 배울 수 없고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무엇인가가 ‘참말 무엇인지’를 옳게 살피거나 느끼지 못하는구나 싶어요.

 학교는 교과서를 가르치거나 배우는 데가 아닙니다. 오늘날 학교는 교과서에다가 갖가지 특기적성과 외국어를 앎조각으로 집어넣는 곳이 되고 말았지만, 학교는 지식이나 정보나 특기나 직업훈련으로 뒤엉킨 곳일 수 없습니다. 학교는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마주할 이웃을 배우고 삶을 느끼며 사랑을 깨닫는 가슴을 북돋우는 곳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만나는 교사는 집에서 함께 지내는 어버이와 같아야 합니다. 어버이 노릇을 하라는 교사가 아닙니다. 어버이가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몸으로 보여주고 마음으로 나누는 넋’이 무엇인가를 옳게 알아차려야 합니다. 곧, 교사는 어버이다움을 알아야 하고, 어버이는 교사다움을 알아야 합니다.

 먼 옛날부터, 그러니까 학교라는 틀이 없던 먼 옛날부터, 이 땅이건 이웃 땅이건 교사라는 사람은 따로 없었습니다. 양반집 아이들이 다니던 서당이 있었다 하고, 더 옛날에는 권력자 집안 아이들을 가르치는 시설이 있었다 하지만, 이 땅 95%가 넘는 아이들은 배움터라는 데에 발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모두 작은 집에서 작은 어버이들하고 복닥이면서 살았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와 할머니와 할아버지, 때로는 4촌과 6촌과 8촌으로 퍼지는 살붙이하고 함께 살았습니다. 어버이는 언제나 몸으로 보여주면서 가르쳤습니다. 따로 가르친다고 말할 구석 없이 몸으로 보여주며 살아냈습니다.

 집안에서 집안일을 합니다. 집밖에서 집밖일을 합니다. 지게를 만들어 멧자락으로 들어선 다음 나무를 하고 나서 즐거이 짊어지고 돌아옵니다. 장작에 불을 지펴 아궁이를 땝니다. 우물이나 냇가에서 물을 길어 밥을 하고 국을 끓이며 여물을 쑵니다. 비질을 하고 걸레질을 합니다. 빨래를 하고 바느질을 합니다. 누에를 치고 실을 자으며 물레를 돌리고 베틀을 밟습니다. 설거지를 하고 장과 반찬을 담그며 메주를 띄웁니다.

 사람이 살아가자면 밥·옷·집이 있어야 합니다. 예부터 여느 사람들은 배움터라는 데를 다니지 않아도 스스로 밥과 옷과 집을 마련했습니다. 예부터 여느 사람들 여느 집안에서 아이를 낳은 다음에는 누구나 ‘어버이가 아이들하고 함께 일하고 놀면서’ 삶을 가르치거나 물려주었습니다.


.. ‘골말로 오지 말고 논두렁길로 바로 올 걸 그랬나?’ 채옥이는 뛰며 생각합니다. 그러나 삼 년을 하루같이 지름길로 오지 않고 도는 골말로 다닌 건, 골말 사는 동무들과 같이 오기 위해서입니다. 채옥이가 사는 마지라오에는 초등학생이 채옥이 한 명뿐입니다 ..  (11쪽)


 오늘날 어버이 가운데 밥·옷·집을 스스로 마련할 줄 아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아예 없다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집에서 아이들하고 함께 살아갈 수 없습니다.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서 ‘직업 적성’이나 ‘특기 적성’을 알아야 합니다. 어른이나 아이나 한결같습니다. 어른은 오늘 돈을 벌어야 하고, 아이는 앞으로 돈을 벌어야 합니다. 오늘날 어른이나 아이나 내 삶을 내 손으로 일구지 못합니다. 내 삶에서 마련해야 하는 밥·옷·집을 스스로 마련할 길을 찾지 못합니다. 돈만 벌어 돈만 쓰는 삶이기 때문에, 밥·옷·집을 옳게 깨닫거나 들여다보거나 살피지 않습니다. 돈이 없으면 밥·옷·집을 어찌하지 못합니다.


.. 채옥이는 창문을 모두 활짝활짝 열었습니다. 그리고 먼저 먼지털이로 구석구석 먼지를 털고 나서 비로 쓸었습니다. 그리고 걸레를 빨아 책상과 교탁을 닦았습니다. 그렇게 한참 청소를 하고 나니 땀이 났습니다. 교실을 둘러보니 아주 깨끗했습니다. 선생님이 보셨으면 칭찬을 해 주시고 번쩍 들어안아 줬을 것입니다 ..  (26쪽)


 그림책 《나머지 학교》(재미마주,2002)를 읽습니다. 《나머지 학교》에 나오는 작은 학교 무대가 된 영월책박물관은 이제 영월에 없습니다만, 《나머지 학교》는 영월 작은 학교에 책박물관이 들어선 때이든 들어서지 않던 때이든 늘 자그마한 배움터였습니다. 이 자그마한 배움터로 다니던 아이들은 이 자그마한 배움터를 굳이 다니지 않아도 ‘살아가며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작은 멧자락 작은 집에서 작은 어버이들하고 부대끼면서 밥·옷·집을 고스란히 물려받으니까요.

 《나머지 학교》에 나오는 ‘채옥이’는 텅 빈 학교를 홀로 치웁니다. 혼자서 깔끔하게 쓸고닦습니다. 작은 몸뚱이 작은 힘으로 학교를 건사합니다. 아이가 도시락을 싸서 먹는지까지 나오지 않습니다만, 아마 아이는 쌀이랑 된장만 집에서 가져오면, 나머지 반찬거리는 멧자락이나 들판에서 뜯어서 얻을 테니까, 혼자 즐거이 낮밥을 먹으리라 봅니다. 오늘날은 집에서 누에를 치고 실을 자아 물레를 돌리며 베틀을 밟는 일이 없으니 ‘옷짓기’를 따로 하지는 못한다지만, 채옥이만 한 아이라면 바느질을 잘 하리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 아이는 뜨개질도 잘 할는지 모릅니다.

 읍내 학교에 굳이 갈 까닭이 없습니다. ‘교과서 진도’를 나가야 한다면, 이 그림책에 나오듯 아이 혼자서 ‘교과서 진도’를 나가면 됩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만큼 날마다 알맞게 익히면 됩니다.

 모든 배움은 《나머지 학교》에 나오는 채옥이가 하는 배움과 같습니다. 스스로 날마다 제때에 알맞게 익히지 못한다면, 가정교사가 붙든 손꼽히는 학교에 다니든 하나도 배울 수 없습니다. 스스로 익히려 할 때에 찬찬히 받아들이는 앎입니다.


.. 채옥이는 또 제자리로 돌아가 앉습니다. “그럼, 우리 학교는 이제 나머지 학교도 못 돼요?” 모기만 한 소리로 이렇게 말하고는 잠시 침묵이 흐릅니다. “선생님, 읍내 학교에 가고 나서는 한 번도 샛강에 못 갔어요. 혼자 공부해도 전보다 더 잘하잖아요.” ..  (39쪽)


 멧골마을이나 바다마을에 자그마한 학교가 참 많이 섰다가 사라졌습니다. 이제 시골 ‘면내’ 학교는 송두리째 사라질 판입니다. 큰도시하고 가까운 시골 읍내나 면내라면 이곳 학교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테지만, 큰도시는커녕 작은도시하고도 먼 시골 읍내와 면내에서는 중학교나 고등학교마저 문을 닫을 판입니다.

 그러면, 생각해야 합니다. 시골 읍내나 면내에서 학교가 문을 닫는 일은 슬플까요. 시골 읍내와 면내에 학교가 남아야 할까요. 학교가 남아야 한다면 어떤 학교가 남아야 할까요. 멧골자락 멧골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요. 멧골자락 멧골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앞으로 어디에서 무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멧골자락을 떠나 도시로 가야 하나요, 멧골자락에 예쁘게 남아서 예쁘게 살아야 하나요. 바다마을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앞으로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다에서 고기를 잡거나 밭을 일구는 아이로 살아야 하나요, 읍내나 시내로 나가서 회사원이나 공무원이 되어야 하나요. 오늘날 시골학교에서조차 흙일이나 바다일을 다문 한 가지라도 가르치기는 하는지요. 도시학교에서는 아이들한테 밥하기·옷짓기·빨래하기·쓸고닦기·집돌보기·아이보기 같은 집일 가운데 무엇을 얼마나 가르치는지요.

 그림책 《나머지 학교》를 덮습니다. 나머지 학교인 시골마을 작은 학교들은 “나머지 학교도 못 되”는 길을 걷습니다. 이 길이 슬픈 길인지 슬프지 않은 길인지는 모릅니다. 우리 집 두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우리 시골마을 작은 학교는 아예 사라지고 없을 테니까, 퍽 먼 읍내까지 학교를 다녀야 할 텐데, 구태여 시골마을에서 읍내까지 먼길을 나서도록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읍내에 있는 조금 큰, 그러니까 시골에서는 조금 크고 도시로 치면 아주 작은 학교를 우리 집 두 시골아이가 다녀야 할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시골아이가 읍내나 시내 학교를 다니며 무엇을 배우거나 보거나 느낄까 궁금합니다. 밭을 돌보고 나무를 아끼며 바다와 멧자락과 흙을 사랑하는 길을 읍내나 시내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웃을 아끼거나 동무를 사랑할 줄 아는 마음결을 읍내나 시내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이들을 왜 학교에 보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4344.9.19.달.ㅎㄲㅅㄱ)


― 나머지 학교 (임소연 그림,이가을 글,재미마주 펴냄,2002.5.6./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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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9-19 15:28   좋아요 0 | URL
네, 교사가 부모님 같아야 하죠.
하지만 우리 사회의 교육 제도나 학사 행정을 보면
교사가 부모님같을 수 없는 압박감(또는 스트레스)이 절로 들게 되어 있어 안타까와요.

정말 세상이 핑핑 돌아가네요. ㅠ

숲노래 2011-09-19 16:13   좋아요 0 | URL
이 그림책에서는 '작은 시골학교' 아이는 '굳이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스스로 잘 배우는 착한 아이'로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꼭 학교에 다녀야 하는 틀'에 아이를 끼워맞추는 줄거리로 마무리를 짓고 말아요.

시골 아이 삶을 헤아리면서 마무리라든지 줄거리를 더 잘 짰다면, 더없이 좋았으리라 생각했어요.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제 여느 사람들은 '기계 아닌 손으로 빨래하기'를 생각하지 못해요. 이런 만큼, 예방주사가 왜 몸을 병원균한테서 예방해 주지 못하는가를 생각하지 못하고, 학교가 아이들한테 아무것도 가르치지 못하는 줄을 생각하지 못하고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