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네 이야기 17
유키 스에나가 지음, 모에 타카마사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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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11.1.

책으로 삶읽기 1206


《아카네 이야기 17》

 스에나가 유키 글

 모우에 타카마사 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6.10.25.



《아카네 이야기 17》(스에나가 유키·모우에 타카마사/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6)을 읽었다. 길을 잃은 줄거리는 아예 길을 팽개친 듯하다. ‘이야기’라고 할 적에는, 꽃길만 다루지 않는다. 이야기이니, 꽃길 곁에 가싯길을 나란히 둔다. 가싯길은 나쁘지 않다. 꽃길은 좋기만 하지 않다. 피어난 꽃은 반드시 져야 한다. 꽃이 시들지 않으면 씨앗을 못 맺으니, 이듬해에는 모두 죽는다. 피어난 꽃은 알맞게 흩날리다가 흙으로 돌아갈 노릇이요, 긴긴 겨울에 고이 잠드는 나날을 보내고서 새롭게 싹트는 철을 맞이한다. 물결이 치면서 오르내리듯, 모든 삶에는 왼오른이 나란하다. 왼길은 가싯길이고 오른길은 꽃길이다. 우리는 두 갈래를 나란히 거닐면서 암수라고 하는 두빛도 고르게 품는다.


《아카네 이야기 17》을 펴니, 대놓고 ‘이야기 없는 이름팔이’로 그친다. 아카네라는 아이가 그냥그냥 잘되고 잘팔리고 잘하는 줄거리만 짜서 보여주려고 한다면, 뭣하러 프랑스에 가고, 뭣하러 일본으로 돌아오는가. 일본이든 우리나라이든 마찬가지이다. 삶이라는 길을 손수 가다듬고 추스르고 다독이는 나날을 길게 보내기에 비로소 ‘삶·살림·사랑’을 하나로 잇고 엮어서 ‘사람·사이·새’라고 하는 길을 이야기로 구슬처럼 남기고 나누게 마련이다.


다른 그림꽃 《드래곤 볼》을 보면, 주먹다짐 한 판을 여러 자락으로 길게 늘어뜨려 보여줄 뿐 아니라, 손오공을 비롯한 모두가 어떻게 몸마음을 다스리고 갈고닦고 추스르는지 낱낱이 보여준다. 얼핏 너무 길게 늘어뜨리는 듯 보이지만, 이렇게 ‘밑바닥’을 보여주어야 비로소 ‘이야기’가 싹튼다. 밑바닥이 없이 어떤 삶이 있겠는가? 밑바닥이 없는데 무슨 이야기가 있는가? 밑바닥을 슥 건너뛰면, 가시밭과 돌밭에서 가시와 돌을 하나하나 고르고 솎는 긴긴 나날을 슥 가로지르면, 아무런 이야기가 없이 ‘뽕(국뽕·일뽕)’에 사로잡혀서 흐물거릴 뿐이다.


ㅍㄹㄴ


“3년 동안 고마웠어, 프랑스. 돌아왔다! 도쿄!” 65쪽


“하나도 안 대단해 보이는데.” “뭐? 그보다 왜 그렇게 시비조야? 이래봬도 네 선배라고! 듣고 있어?” 75쪽


“어지간히 사로잡혀 계시군요. 시구마의 기예에.” 182쪽


#あかね? #末永裕樹 #馬上鷹? www.shonenjump.com/j/rensai/akane.html


+


이유가 있어서 지금은 취재를 일절 안 받고 있어요

→ 뜻이 있어서 요즘은 아예 만나지 않아요

→ 까닭이 있어서 요새는 이야기하지 않아요

38쪽


홈스테이 할 곳도 정해졌다

→ 머물 곳도 찾았다

→ 지낼 곳도 잡았다

→ 잠자리도 두었다

49쪽


당장의 목표는 다른 데 있어요

→ 바로 보는 곳은 달라요

→ 바로 할 일은 달라요

→ 눈앞일은 달라요

→ 눈앞은 다른 데를 봐요

113쪽


이 완급은 자막을 달고서는 도저히 불가능하겠지

→ 글씨를 달고서는 이렇게 다독일 수 없겠지

→ 글을 달고서는 이처럼 노늘 수 없겠지

→ 덧글로는 이처럼 둘러맞출 수 없겠지

12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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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교의 별 3
와야마 야마 지음, 현승희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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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11.1.

책으로 삶읽기 1204


《여학교의 별 3》

 와야마 야마

 현승희 옮김

 문학동네

 2023.5.25.



《여학교의 별 3》(와야마 야마/현승희 옮김, 문학동네, 2023)을 돌아본다. 푸른순이 사이에서 길잡이 노릇을 하며 맞닥뜨리는 새로운 나날은 보이지 않는다. 이미 몸뚱이는 ‘다 큰 어른’이 되었으나, ‘다 큰 어른’으로서 어떻게 마음을 돌보고 몸을 가꾸면서 삶을 일구는 오늘을 사랑하느냐 하는 줄거리도 보이지 않는다. 푸른순이를 이끄는 사람들도 ‘다 큰 어른’인 듯 보이기는 하되, 날마다 새롭게 배우면서 걸어가는 매무새나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 쳇바퀴인 아이들과 어른들이 마지못해서 똑같은 곳에 날마다 모여서 어떻게든 하루를 버티려고 하면서 용케 찾아내거나 빚어내는 자그마한 소꿉놀이를 들려준다고도 할 텐데, 썩 소꿉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소꿉’이란 ‘살림’으로 나아가려고 ‘놀이’를 하면서 ‘일’을 가만히 익히는 ‘길’인데, 《여학교의 별》에는 내내 ‘소꿉흉내’와 ‘어른흉내’와 ‘놀이흉내’에서 멈추는 줄거리이다. 오늘날 배움터와 일터가 하나같이 흉내일 뿐, 삶도 살림도 사랑도 없는 사이인 줄 드러내는 우스개라고 여긴다면, 이 그림꽃이 아주 나쁘지는 않으나, 이런 얼거리로 석걸음도 넉걸음도 똑같이 흐르니, 이다음을 잇는 다섯걸음이나 여섯걸음이 나와도 내내 쳇바퀴로 그칠 듯하다.


ㅍㄹㄴ


“학 접을 때는 조용해지지 않니?” “일본인의 마음이야.” “뭔가 마음이 정화돼.” 29쪽


‘문제를 낼 때의 나, 채점할 때의 내 생각도 좀 해라. 아, 그렇지. 시험이 끝나면 학부모 면담도 있지. 학부모 면담, 좀 하기 싫다. 아니, 아니야. 하기 싫다고 생각하면 안 돼. 아니 근데 너무 하기 싫다.’ 86쪽


#女の園の星 #和山やま


+


누군가가 데리러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 누가 데리러 온 듯해

→ 누가 데리러 왔나 싶어

→ 누가 데리러 왔나

→ 누가 데리러 오셨나

8쪽


여기로 피난을 왔다 뭐 그런 거죠

→ 여기로 달아났다 뭐 그렇죠

→ 여기로 내뺐다 뭐 그 말이죠

19쪽


내게 이 시간은 살짝 숨을 돌릴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다

→ 나는 이때에 살짝 숨을 돌린다

→ 나는 이무렵에 살짝 숨을 고른다

→ 나는 이 틈에 살짝 쉴 수 있다

→ 나는 이럴 때 살짝 쉰다

→ 나는 이동안 살짝 느긋하다

→ 나는 이제 살짝 홀가분하다

80쪽


교내 밖으로 반출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너무 없어

→ 밖으로 가져가지 않았는데 짬이 너무 없어

→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는데 너무 바빠

8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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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3011 : -진 -의 -았 좋았을 것


돌에 새겨진 한자의 뜻을 몰랐다면 좋았을 것이다

→ 돌에 새긴 한자뜻을 모르면 나았으리라

→ 돌에 새긴 한자를 모르면 나았을 텐데

《돌에 새긴 나라》(홍종의, 봄날의곰, 2026) 67쪽


내가 아닌 남이 했다고 여기기에 “돌에 새겨진”처럼 옮김말씨를 쓰기도 하지만, 남이 했어도 “돌에 새긴”처럼 적으면 됩니다. 이때에는 “(누가) 돌에 새긴”으로 헤아립니다. 군말 ‘-의’하고 ‘것’은 털어냅니다. “몰랐다면 좋았을 것이다”는 “모르면 나았으리라”나 “모르면 나았을 텐데”로 손봅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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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3010 : -의 -ㅁ -의 -ㅁ 생각


재년 오빠의 배곯음이 바로 작은오빠의 배곯음과 같다고 생각했으니까

→ 재년 오빠가 배곯으면 작은오빠가 배곯는다고 여기니까

→ 재년 오빠가 배곯으면 작은오빠도 배곯는다고 느끼니까

→ 배곯는 재년 오빠는 배곯는 작은오빠와 같다고 보니까

《돌에 새긴 나라》(홍종의, 봄날의곰, 2026) 28쪽


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가 더한 ‘-의 + -ㅁ’ 꼴인 “오빠의 배곯음”입니다. 이 보기글은 “오빠가 + 배곯으면”으로 손질합니다. “배곯는 + 오빠는”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과 같다고 생각했으니까”에서는 ‘생각’이 아닌 ‘여기다·느끼다·보다’로 손질해야 어울립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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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86 : 단유 문제 정신없 시간


내가 단유 문제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 내가 젖떼기로 허둥지둥 보내는 동안

→ 내가 젖끊기로 바삐 보내는 동안

→ 내가 젖막이로 덤벙대는 동안

《네가 처음 엄마라고 부른 날》(홀링, 북극곰, 2021) 84쪽


젖을 끊을 적에는 ‘젖끊기’라 하면 됩니다. 젖을 떼기에 ‘젖떼기’라 합니다. 젖을 막으려니 ‘젖막이’처럼 나타낼 만합니다. 처음으로 아기한테 젖을 물린 뒤에 바야흐로 젖을 그만 물리려고 하니 여러모로 바쁠 수 있습니다. 참으로 허둥지둥하거나 덤벙댈 테고요. 일본말씨인 “정신없는 + 시간을 보내는”은 “허둥지둥 + 보내는”처럼 손질하면서 ‘시간’을 털어냅니다. ㅍㄹㄴ


단유(斷乳) : [한의] 약 따위를 써서 젖이 나오는 것을 멎게 하는 일

문제(問題) : 1. 해답을 요구하는 물음 2. 논쟁, 논의, 연구 따위의 대상이 되는 것 3. 해결하기 어렵거나 난처한 대상. 또는 그런 일 4. 귀찮은 일이나 말썽 5. 어떤 사물과 관련되는 일

정신없다(精神-) : 1. 무엇에 놀라거나 경황이 없어 앞뒤를 생각하거나 사리를 분별할 여유가 없다 2. 몹시 바쁘다

시간(時間) : 1.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 2. = 시각(時刻) 3. 어떤 행동을 할 틈 4. 어떤 일을 하기로 정하여진 동안 5. 때의 흐름 6. [물리] 지구의 자전 주기를 재서 얻은 단위 7. [불교] 색(色)과 심(心)이 합한 경계 8. [심리] 전후(前後), 동시(同時), 계속의 장단(長短)에 관한 의식(意識) 9. [철학] 과거로부터 현재와 미래로 무한히 연속되는 것 10. [북한어] [언어] ‘시제(時制)’의 북한어 11. 하루의 24분의 1이 되는 동안을 세는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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