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무루바카 - 잠자는 바보
이시구로 마사카즈 지음, 윤보라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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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6.10.

만화책시렁 829


《네무루바카》

 이시구로 마사카즈

 윤보라 옮김

 문학동네

 2025.8.29.



  우리는 모두 바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보’는 나쁜말이지 않습니다. ‘밥보’이던 말에서 ㅂ이 빠진 낱말입니다. 밥만 먹으면서 일할 줄 모른다고 여겨서 ‘밥보’이고, 밥보는 ‘애벌레’를 사람한테 빗대는 이름입니다. 애벌레는 잎갉이만 하거든요. 그러나 잎갉이만 하는 애벌레는 머잖아 밥먹기를 멈추고서 고치를 틀어서 긴꿈으로 접어들어서 날개돋이를 합니다. 나비가 될 애벌레입니다. 모름지기 모든 바보는 날개돋이를 하는 나비마냥, 사랑에 눈뜨면서 철들 어른으로 나아가려는 길입니다. 《네무루바카》는 온갖 바보가 얼마나 바보스러운지 보여주는 얼거리입니다. 이 가운데 일찍 날개돋이를 하는 바보가 있고, 늦도록 날개돋이를 미루는 바보가 있어요. 그러나 다 걱정없어요. 바쁘게 움직이는 틈새에도 하늘과 나무를 바라보면서 하루를 지낼 수 있으면 됩니다. 하루아침에 몽땅 이루려고 서두르지 않으면 됩니다. 고치를 튼 애벌레는 서두를 까닭이 없습니다. 서둘러 나오려고 하면 으레 죽거나 날개가 삐뚤거나 몸이 다 거듭나지 못 해요. 차근차근 꿈을 그려서 천천히 거듭나야 할 바보(애벌레)입니다. 이른바 ‘바보’로구나 싶은 이웃을 느긋이 지켜볼 줄 알아야 ‘어른’입니다. 오늘 어른인 모든 사람은 지난날 모두 ‘바보’였습니다.


ㅍㄹㄴ


“너무 솔직한 사과잖아! 말을 조금은 가려서 하라고!” 119쪽


“그런 평범한 인생을 보내는 수밖에 없겠는걸!” “완전 싫은데 그 인생이라면 리얼하게 상상 가능해!” “나는 선배한테 차인 지금으로서는 차로 여행하며 내비코 의상을 다 모으는 정도밖에.” 131쪽


“나 앞으로 혼자서 우째야 돼? 선배의 신랄한 말들을 지침 삼아 살아왔는데―?” “그건 나 스스로한테 말하던 거야. 그야 나도 계속 여기서 빈둥빈둥 지내고 싶지. 근데 그러면 안 돼.” 181쪽


“말해두겠는데, 네일팁을 눈치챌 만한 남자는 없다! 남자 같은 건 헤어스타일이 바뀌어도 모르고, 여차하면 여자친구를 쌍둥이로 몰래 바꿔놔도 몰라.” 273쪽


#石黑正數 #ネムルバカ (2008)


+


《네무루바카》(이시구로 마사카즈/윤보라 옮김, 문학동네, 2025)


어떻게든 해보려고 절차탁마한단 말이야?

→ 어떻게든 해보려고 가꾼단 말이야?

→ 어떻게든 해보려고 뼈깎는단 말이야?

→ 어떻게든 해보려고 땀뺀단 말이야?

→ 어떻게든 해보려고 더 익힌단 말이야?

11


다들 같은 생각중이야

→ 다들 같아

→ 다들 같이 생각해

→ 다들 한마음이야

39쪽


괴로워. 괴로사하는 줄 알았네

→ 괴로워. 괴로워 죽을 뻔했네

40쪽


“뭐하는 거예요, 선배!” “권선징악.”

→ “뭐해요, 언니!” “앙갚음.”

→ “뭐해요, 누님!” “돌려주기.”

→ “뭐하셔요!” “참살림.”

53쪽


심기가 엄청 불편해져서

→ 엄청 거북해서

→ 엄청 갑갑해서

→ 엄청 껄끄러워서

74


기껏 대화의 장을 만들어 줬건만

→ 기껏 이야기판을 깔아 줬건만

→ 기껏 얘기할 곳을 펴 줬건만

126


‘A’라고 불리는 것 말고는 일체 불명

→ ‘ㄱ’이라는 이름 말고는 모름

→ ‘ㄱ’이라는 이름 말고는 깜깜

174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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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6.10.

숨은책 1157


《全國敎育者에게 보내는 諭示(敎育近代化의 길)》

 박정희 말

 청와대

 1967.1.24.



  새벽에 눈뜨며 배웁니다. 새벽이슬을 훑으며 배웁니다. 오늘은 어떤 새가 우리집으로 깃들려나 지켜보면서 배웁니다.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비질을 하고 집일을 하는 동안에 배웁니다. 저잣마실을 다녀오거나 나무를 쓰다듬으면서 배웁니다. 어린배움터·푸른배움터·열린배움터 같은 데에 들어가서도 배울 테지만, 이 삶 모두가 배움길입니다. 《全國敎育者에게 보내는 諭示(敎育近代化의 길》는 ‘전국대학총학장·교육감회의’에서 나라지기가 내린 말씀(유시)이라고 하는군요. 예나 이제나 푸른지붕에서는 나라말씀을 사람들한테 알리려고 애씁니다. 한자로 새까맣게 씌운 줄거리를 짚으면, ‘근대화역군’으로 키우려면 ‘입시폐단’을 없애고 ‘인문교육’을 줄여야 한다고 외칩니다. 그렇지만 예나 이제나 불바다(입시지옥)는 고스란할 뿐 아니라 더욱 깊습니다. 살림길(인문)을 가르치지 않는 탓에 재주(기술)는 쌓더라도 착하거나 참하게 어울리는 길을 잊고 잃기 일쑤입니다. 배움지기(교육감)를 우리 손으로 뽑을 수는 있지만, 막상 배움지기부터 손수짓기(자급자족)와 푸른살림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역군(役軍)’이 아닌 ‘일꾼·살림꾼’을 바라보고 품을 때라야, 스스로 살림하는 사람이어야, 함께 배워서 바꿉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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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악몽을



책을 즐기는 너라면 ‘좋은책’이 아닌 ‘책’을 읽을 노릇이야. 삶을 즐기는 너라면 ‘좋은날’이 아닌 ‘날(하루)’을 살아갈 노릇이야. 살림을 하는 너라면 ‘좋은밥·좋은옷·좋은집’이 아닌 ‘밥·옷·집’을 짓고 나누고 누릴 노릇이야. 밤에든 낮에든 좋은꿈(길몽)과 나쁜꿈(악몽)이 따로 없어. 네가 좋은꿈이나 나쁜꿈을 본다면, 네가 마음에 ‘좋음·나쁨’으로 가르는 길을 놓았다는 뜻이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바가 있기에, 이 같은 네 길이 무엇인지 또렷이 느껴서 배우라는 뜻인 꿈이란다. 그러니까 그저 꿈이야. 좋거나 나쁜 꿈이 아니라, “이렇게 가는 길”과 “저렇게 가는 길”을 맞닥뜨리는 네가 그때그때 보는 꿈이야. 넌 나쁜꿈이 싫다고 여길 수 있고, 무섭다고 여길 수 있어. 나쁜꿈을 본 탓에 하루가 찝찝하다고 여길 수 있지. 그러면 그런 네 느낌대로 “그 하루”를 살아 보렴. 네가 배울 길에 ‘찝찝·거북·괴로움·가시밭·아픔’이 있으면, 이와 같은 삶을 마음뿐 아니라 몸으로도 느끼면 된단다. 네가 몸으로 배워서 마음으로 익히면, “꿈으로 맞이하고서 마음으로 누릴 삶”을 너 스스로 가꾸어 내면서 바꾼단다. 네가 무엇을 할는지 지켜볼 길을 먼저 찾아보고서 즐겁게 눈뜰 아침으로 가는 길목에 꿈이 나타나거든. 꿈도 삶도 아플 수 없어. 꿈도 삶도 나쁠 수 없어. 바람과 물과 해와 꽃과 숲은 그저 그대로야. 섣불리 ‘좋음·나쁨’ 같은 굴레를 씌우지 말아. 그저 다 품고서 녹이면 돼. 2026.6.1.달.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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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입도 入島


 태풍으로 인하여 입도(入島)가 불가능하다 → 큰바람 탓에 갈 수 없다

 입도(入島)는 해로를 선택했다 → 바닷길로 들어갔다


  우리 낱말책에 없는 한자말 ‘입도(入島)’입니다. 일본말‘にゅうとう(入島)’를 무늬한글로 쓰는 셈입니다. 우리는 ‘가다·오다’나 ‘건너가다·건너오다’로 고쳐쓸 노릇입니다. ‘깃들다·깃두다’나 ‘내딛다·내디디다·디디다·딛다’로 고쳐쓰면 됩니다. ‘들어가다·들어서다·들어오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입도’를 셋 더 싣는데 싹 털어냅니다. ㅍㄹㄴ



입도(入道) :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기 위한 수행을 시작함

입도(立稻) : 베기 전에 논에 그냥 서 있는 벼

입도(粒度) : 1. [공업] 금속 분말을 이루는 알갱이 하나하나의 평균 지름이나 대표 지름 2. [광업] 암석을 구성하고 있는 광물 알갱이의 크기. 이에 따라 결정(結晶)을 현정질, 비현정질, 미정질, 은미정질 따위로 구분한다 3. [지구] 암석이나 퇴적물을 구성하는 주요 광물 입자의 평균적인 크기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입도(入島) 열망을 포기하는 게 다반사지만

→ 값이 마구 치솟아 섬살이를 내려놓기 일쑤이지만

→ 값이 부쩍 치솟아 섬살림을 뒤로하게 마련이지만

《섬에서 부르는 노래》(손세실리아, 강, 202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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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십이지 十二支


 십이지의 순서를 정리하면 → 열두띠를 차근차근 놓으면

 십이지의 열두 동물은 → 열두길 짐승은


  ‘십이지(十二支)’는 “1. [민속] ‘지지’를 달리 이르는 말. 그 수효가 열둘인 데서 나왔다 ≒ 십이지지·십이진 2. [불교] 범부로서의 인간의 괴로운 생존이 열두 가지 요소의 순차적인 상관 관계에 의한 것임을 설명한 것. 진리에 대해 무지(無知)한 무명(無明)을 근본 원인으로 하여 행(行), 식(識), 명색(名色), 육처(六處), 촉(觸), 수(受), 애(愛), 취(取), 유(有), 생(生), 노사(老死)가 순차적으로 있게 된다고 한다 = 십이연기”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우리말로는 ‘열두띠’라 하면 됩니다. ‘열두님·열두지기’나 ‘열두길·열두꽃·열두빛’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간절하게 빌면 꿈속의 십이지는 조종할 수 있을 거야

→ 애타게 빌면 꿈속 열두띠는 부릴 수 있어

→ 애틋이 빌면 꿈속 열두길은 움직일 수 있어

→ 꼭꼭 빌면 꿈속 열두지기는 돌릴 수 있어

《줄무늬 고양이 코우메 23》(호시노 나츠미/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4)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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