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6. 나무그늘 놀이터 2013.7.19.

 


  마당에 제법 큰 나무 한 그루 있어, 아침과 낮에 그늘을 한껏 누리면서 놀 수 있다. 마당 다른 한쪽에 나무 한 그루 씩씩하게 커서 줄기와 가지를 높이높이 뻗으면, 해가 차츰 기우는 흐름에 따라 평상을 그리로 옮겨 하루 내내 그늘을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는, 평상을 아예 하나 더 마련할 수 있겠지. 나무그늘이 푸르니 한여름 한낮에도 마당에서 논다. 나무그늘이 시원하니 한여름 한낮에도 마당에서 일할 만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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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큰나무와 함께 (2013.7.19.)

 


  나무그늘 평상에서 아이들과 그림을 그리며 생각한다. 우리 시골집은 어떻게 즐거운 보금자리가 되는가. 음, 아무래도 이렇게 고운 그늘 드리우는 후박나무 있고, 온갖 풀이 돋으며, 나비와 벌이 찾아들고, 모기떼도 한쪽에 있고, 이럭저럭 함께 어우러져서 즐겁겠지. 별과 꽃이 쏟아지는 하늘을 먼저 그린다. 그런 다음 후박나무 줄기와 가지를 그린다. 차근차근 잎사귀를 넣는다. 사랑열매가 빗물처럼 떨어지는 줄기를 따라 무지개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며 바탕빛을 넣고, 아래쪽에 글씨를 넣는다. 그림을 마무리지으며 가만히 돌아보니, 그림에 넣는 글씨는 바로 아이들 한글 가르치는 글이 되겠구나 싶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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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7-21 09:20   좋아요 0 | URL
그림을 올리고 보니, 날짜를 잘못 적었다.
7월 19일에 그린 그림인데, 종이에 7월 18일이라 적었네... @.@

appletreeje 2013-07-21 10:23   좋아요 0 | URL
그림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하나 하나 따라가며 보니까 더욱 즐겁습니다.^^
세번 째 그림에서 아~참 예쁘다! (별무리와 나무에 입히기 시작한 초록 나뭇잎들
노란 꽃들, 그리고 나비들의 예쁜 색깔에 감탄을.. )하다가
무지개 하늘에 달과 해, 무성한 나뭇잎들, 따스하고 폭신한 땅이 모두 하나가 된,
'나무가 서 있는 아름다운 보금자리' 그림에 절로 마음이 환해지네요~
좋은 그림 보면서, 참 행복한 아침입니다~.

파란놀 2013-07-21 18:59   좋아요 0 | URL
누구나 즐겁게 그림을 그리면서 놀면
참 아름다우리라 생각해요.

무슨 파니 무슨 기법이니 따질 까닭 없잖아요.
화가 되느니 만화가 되느니 예술가 되느니 하는 그림 아닌
우리 스스로 삶 즐기는 그림
다 함께 신나게 그리며
서로서로 선물하면 얼마아 예쁠까 싶어요~

Nussbaum 2013-07-21 15:04   좋아요 0 | URL
첫번째 그림에 빛이 들어오니 더 싱그러운 느낌이 듭니다.
그림 옆에 적어둔 ㅎㄲㅅㄱ 요건 "함께살기" 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이겠지요? ㅎ

보고 있으니 밝고 명랑한 느낌이 듭니다.
잘 보고 갑니다. ^^

파란놀 2013-07-21 18:59   좋아요 0 | URL
일부러 그러지는 않았는데
후박나무 그늘에서 그리다 보니
나뭇잎 사이사이
예쁜 빛이 잘 들어오더라구요.

아주 고맙게
'사진'도 잘 찍었어요 ^^
 

[아버지 그림놀이] 작은 그림에 (2013.7.19.)

 


  자그마한 종이 하나를 펼친다. 오늘도 누군가한테 선물할 그림을 그려 본다. 그림 선물이란 무엇일까. 내가 나한테 그려서 스스로 즐길 그림이 될 때에 비로소 다른 이웃한테 선물할 그림이 될 테지. 그러면, 내가 시골집에서 무엇을 누리는가 하고 돌아본다. 옳지. 범나비 깨어난 초피나무가 있네. 별 넷 파랗게 그린 다음, 초피잎을 그린다. 초피잎 밑에 노란 꽃송이 그린다. 여름꽃을 그리려 했는데 민들레꽃이 된다. 여름에 웬 민들레인가 싶지만, 민들레는 여름이나 가을에도 다시 꽃을 피울 수 있으니까, 슬쩍 넘어간다. 글씨를 넣고 해와 달을 그린 뒤, 바탕빛을 담고는 끝. 우리 집 벽에 붙이고 싶지만, 우리 집 벽에 붙이고 싶으니 선물하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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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21 10:43   좋아요 0 | URL
초피나무 열매같은, 파랗고 예쁜 별이 달려있는
깨끗하고 맑은 마음...고운 음악처럼 가득 담긴 그림이네요!
선물 받으신 분도, 함께살기님 마음처럼 기쁘고 즐거이 매일매일
맑고 즐겁게 바라보실 듯 해요.^^

파란놀 2013-07-21 19:00   좋아요 0 | URL
ㅋㅋ 이 그림을 누가 선물로 받을까 곰곰이 헤아려 봅니다 ^^;;
 
나의 오늘 3
하시바 마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256

 


따스히 바라보는 눈길
― 나의 오늘 3
 하시바 마오 글·그림,이상은 옮김
 시리얼 펴냄,2013.6.25./7000원

 


  해가 기운 뒤 살몃살몃 부는 바람은 한여름 더위를 식힙니다. 저녁바람에 밤개구리 노랫소리 묻어 스며듭니다. 마을에서 항공방제를 하고 난 뒤 며칠 동안 개구리 노랫소리 몽땅 사라졌는데, 이레 지내고 열흘쯤 되면서 이럭저럭 밤개구리 노래를 듣습니다. 농약무더기에서도 살아남아 개구리 된 올챙이 있었을까요. 농약 맞고 여러 날 골골대다가 기운을 되찾은 개구리일까요.


  동이 트는 새벽부터 온 마을에 하얀 빛이 퍼집니다. 멧봉우리 너머로 해가 고개를 내밀면 온 들판과 숲에 따스한 기운 감돕니다. 여름에는 아침부터 후끈후끈하지만, 이 기운을 받아 풀과 나무는 한결 푸르게 자랍니다.


  가만히 보면, 추운 겨울에는 모두 겨울잠을 잡니다. 더운 여름에는 모두 씩씩하게 자랍니다. 풀과 나무뿐 아니라, 짐승과 사람 모두 해와 함께 자라고 해와 함께 살아요. 해가 있기에 겨울에도 숨을 쉬고, 해가 있어 봄가을이 한껏 해맑게 빛납니다.


- ‘그래. 내 이름도 몰랐구나. 그런데 어떻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지?’ (15쪽)
-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 “오가와 군은 형제가 많나요?” “여동생 둘이랑 남동생 하나.” “아아, 4남매구나. 봄에 이 공원에서, 오가와 군이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는 걸 봤어요. 즐거운 얼굴로 사이좋게 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고 있었는데, 그때 아이들을 바라보던 오가와 군의 눈이 너무 예쁘고 다정하고 인상적이라,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23∼25쪽)

 

 


  시멘트우리에 가두면, 돼지도 소도 닭도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살만 피둥피둥 찌웁니다. 햇살을 받고 크는 돼지나 소나 닭은 튼튼하게 자랍니다. 살점과 힘살이 알맞게 큽니다. 오늘날 공장처럼 꾸리는 돼지우리나 닭우리를 보며 걱정스러운 말을 하고야 마는데, 더 살핀다면 사람 사는 집에서도 똑같습니다. 짐승들을 햇볕 안 들어오는 시멘트우리에 가두면 이 짐승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면서 시름시름 앓듯, 사람도 햇볕 안 들어오는 시멘트집에 모신 채 영양소만 먹이면, 튼튼하게 자라지 못하고 자꾸 시름시름 앓아요.


  아이도 어른도 햇살을 쬐며 일하거나 놀아야 합니다. 아이도 어른도 햇볕을 살갗으로 듬뿍 받으면서 하루를 누려야 합니다. 사람들은 기쁘게 해님과 인사하면서 길을 걸어야지요. 사람들은 즐겁게 해노래 부르면서 삶을 일구어야지요.


  한낮에 형광등 켜는 건물 안쪽에서 하는 일이 사람들 삶을 얼마나 살찌울는지 잘 모르겠어요. 땅속 깊이 파헤쳐서 땅밑으로 다니는 전철길이 사람들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될는지 잘 모르겠어요.


  아이들이 대학바라기 때문에 새벽부터 밤까지 햇살 한 조각 못 받고 살아야 한다면, 아이들은 아이다움을 잃어요. 어른들이 돈벌이 때문에 새벽부터 밤까지 햇볕 한 줌 못 쬐고 기계부품처럼 일만 해야 한다면, 어른들은 어른다움을 잃어요.


  풀은 햇볕을 먹으며 풀답게 큽니다. 나무는 햇살을 받으며 나무답게 자랍니다. 제비도 까마귀도, 메뚜기도 방아깨비도, 개구리도 뱀도, 저마다 해님과 인사하며 하루를 누리기에 즐겁게 씩씩하게 하루를 누릴 수 있어요.


-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둘째 여동생이 태어났다. 갓 태어난 여동생을 처음 봤을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순수한 마음이 되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학교가 끝나자마자 곧장 집으로 뛰어가서, 그저 물끄러미 어린 여동생을 바라봤다.’ (29쪽)

 

 


  하시바 마오 님 만화책 《나의 오늘》(시리얼,2013) 셋째 권을 읽습니다. 만화책 《나의 오늘》에 나오는 아이들은 서로서로 따스한 눈길이 됩니다. 마음으로 따스하게 다가서고, 마음으로 따스하게 손을 잡습니다. 마음을 담아 따숩게 손길을 내밀고, 마음을 받아 따순 손길이 됩니다.


  이 아이들은 어떤 사람이 될 때에 아름다울까요? 입시성적 잘 받아 몇몇 이름난 대학교에 들어가면 아름다운 어른이 될까요? 연봉 잘 받는 공공기관이나 회사에 들어가서 서류를 만지작거릴 때에 아름다운 어른이 될까요?


  아이들은 서로서로 아끼는 마음을 키우면서 시나브로 어른이 됩니다. 곧, 한 사람으로 우뚝 섭니다. 아이들은 서로서로 보살피고 돌보는 손길과 눈길을 북돋우면서 천천히 빛납니다. 푸른 나날에 푸른 빛이 되고, 푸른 삶을 푸른 이야기로 물들입니다.


- 불확실한 봄을 따라 흔들흔들 흔들리며 화음을 이룬다. (148쪽)
- “저기, 내 꿈은, 유카랑 평∼생 있는 거야.” “흠.” “평생이라는 건, 1년 후에도,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라는 뜻이야. 알겠어?” “음, 대충.” (179∼180쪽)

 

 


  아이들이 직업훈련 받지 않기를 빌어요. 아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기를 빌어요. 아이들이 직업을 얻어 돈만 버는 기계 부속품이 되지 말고, 아이들이 저마다 이녁 꿈을 키우는 일자리를 스스로 찾을 수 있기를 빌어요.


  꿈이 있을 때에 삶이 있어요. 삶이 있을 때에 사랑이 있어요. 사랑이 있을 때에 믿음이 자라고, 믿음이 자라면서 이야기가 샘솟습니다.


  꿈이 없으면 삶이 없고, 삶이 없으면 사랑이 깃들지 못해요. 사랑이 깃들지 못하니 믿음이란 간곳없으며, 이런 곳에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어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삶에서 내 손으로 스스로 일구어 나누는 이야기입니다. 책에서 배우는 꿈이 아니라, 내 삶을 내 마음 북돋아 찬찬히 돌보면서 가꾸는 꿈입니다. 따스히 바라보는 눈길에서 사랑이 싹틉니다. 4346.7.2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만화책 즐겨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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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하루하루 무럭무럭 자라며

아이들 바라보며 누리는 이야기

새로 샘솟습니다.

 

오늘밤

아이들 재우다가 문득

꿈속에서

'시골아이'라는 이름 하나

새롭게 붙여서

무언가

천천히 천천히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옛날에는 다들 가던 길이었을 텐데

오늘날에는 다들 안 가는구나 싶은 길이라

그저 혼자 씩씩하고 즐겁게

걸어가며

게시판을 하나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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