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96] 무엇을 아는가



  살림하는 대로 배우고

  사랑하는 대로 배우며

  삶을 짓는 대로 배우네



  흙을 만지면서 일하는 사람은 흙말을 배웁니다. 흙을 만지작거리면서 노는 아이는 흙말을 스스로 익힙니다. 글을 쓰다 보면 글하고 얽혀서 배우고, 책을 읽다 보면 책하고 얽혀서 배워요. 사람을 사귀는 동안 사람한테서 배우고, 나무를 어루만지는 사이에 나무한테서 배웁니다. 바람을 마시면서 바람을 바라보면 바람결로 날씨도 철도 삶도 배우겠지요. ‘무엇을 아는가?’ 하고 묻는다면, 저마다 ‘사는 대로 스스로 배워서 아네!’ 하고 말할 만하구나 싶습니다. 2016.3.27.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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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93] 아버지 이웃



  아이를 가르치려고

  아이랑 나란히 배우면서

  아이한테서 새로 배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모두 아이와 함께 늘 새롭게 배운다는 마음이 되면 즐거운 살림살이를 꽃피우리라 느껴요. 아이한테만 가르칠 수 있는 일이란 없다고 느낍니다. 아이한테 어느 한 가지를 보여주거나 가르칠 적마다 어버이 스스로 모든 일을 새롭게 바라보면서 새롭게 가다듬고 새롭게 즐기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글씨를 가르치든 밥짓기나 살림하기를 가르치든 어버이 스스로 이 모두를 새로 배우는 마음결이 될 적에 비로소 가르치거나 알려줄 수 있다고 느껴요. 2016.3.18.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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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20. 수레에 타고 안 타고 



  “나는 수레 안 탈래. 달릴래.” “나는 수레 타야지. 보라야, 누나는 수레 탄다!” 두 아이는 똑같이 놀고 싶을 때가 있으나, 서로 다르게 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두 아이는 나란히 있고 싶을 때가 있으나, 저마다 달리 있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러렴. 너희 하고픈 대로 하렴. 수레에 타면 수레에 타는 대로 재미있고, 두 다리로 콩콩콩 달리면 달리는 대로 재미있으니까요. 큰아이는 수레에 타서 집으로 가고, 작은아이는 아버지 곁에서 함께 수레를 밀고 끌면서 집으로 갑니다. 2016.3.15.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사진말/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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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6-03-16 11:29   좋아요 0 | URL
언제 이렇게 다자랐을까 예뻐라

숲노래 2016-03-16 13:05   좋아요 0 | URL
하루가 다르게 자라서,
며칠쯤 지난 사진을 돌아보면
벌써 쑥쑥 자란 티가 물씬 나요 @.@
 

[시로 읽는 책 292] 어릴 적에



  즐겁게 논 어린 날이

  기쁘게 일하는 어른으로

  그리고 사랑 짓는 살림으로



  어릴 적에 보낸 나날은 마음과 몸에 깊이 남는구나 싶습니다. 어릴 적에 누린 삶은 어른이 된 뒤에도 고스란히 남아서 ‘어른으로 누리는 내 삶과 살림’을 튼튼하게 버티어 주는구나 싶습니다. 내 어린 날은 내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요, 어른인 내 하루는 아이들한테 앞으로 물려줄 길인 셈이라고 할까요. 바로 오늘 이곳에서 어떻게 하루를 짓는가에 따라서 새로운 하루가 열릴 수 있다고 언제나 새삼스레 느낍니다. 2016.3.15.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노래/삶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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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19. 내가 단추 누를게


  버스를 타면 언제나 놀이가 됩니다. 아니, 버스를 타지 않고 택시를 타도 놀이가 되고, 기차를 타도 놀이가 돼요. 걸어서 다녀도 놀이가 되고, 자전거를 타도 놀이가 되지요.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모든 몸짓을 놀이처럼 즐길 수 있어요. 마을에서 읍내로 갈 적하고 읍내에서 마을로 올 적에 단추를 한 번씩 누를 수 있습니다. 두 아이는 서로 한 번씩 단추를 누르기로 합니다. 큰아이가 읍내로 나가는 길에 누르면, 돌아오는 길에는 작은아이가 눌러요. 작은아이가 읍내로 나가는 길에 누르면, 돌아오는 길에는 큰아이가 누르지요. 단추를 언제 누를까 하고 재면서 빙글빙글 웃어요. 2016.3.13.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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