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배려 2023.7.22.



여름이라면

푹푹 찌는 더운바람을

겨울이니까

꽝꽝 추운 얼음바람을


처음이라면

알기 쉽게 살림말을

익숙하니까

마음 지을 숲빛글을


너를 바라보는 마음이

나를 마주하는 눈으로

서로 기울이는 생각이

함께 나아가는 노래로


돌보고 돌아보면서 동무

보듬고 살펴보면서 이웃

가꾸고 헤아리면서 함께

일구고 토닥이면서 같이


ㅅㄴㄹ


눈을 기울이니 마음을 기울입니다. 눈이 가니 마음이 갑니다. 눈으로 돌아볼 줄 알기에,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어요. 그리고, 눈이 아닌 마음으로 오롯이 다가가면서 사랑으로 포근히 품게 마련입니다. 겉으로만 보려 하면 겉모습에 얽매이고, 속으로 스미려 하기에 마음빛을 알아차려요.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쓰는” 일을 ‘배려(配慮)’라는 한자말로 나타내는데, 우리말로는 ‘마음쓰기’입니다. 마음을 따뜻하게 쓸 줄 알기에 ‘마음빛’이 밝고, 마음을 넉넉하게 쓰려 하기에 ‘마음그릇’이 깊어요. 혼자 움켜쥐려 하니 ‘마음밭’이 얕고, 두루 나누려 하니 ‘마음꽃’이 활짝 피어요. 어떤 하루를 그리는지 생각해 봐요. 우리 마음을 어떻게 가다듬으면서 펴려 하는지 곰곰이 헤아려 봐요. 돌아볼 줄 알면서 마음이 그윽합니다. 살펴볼 줄 알면서 마음이 가득합니다. 헤아리거나 토닥일 줄 알면서 마음이 넓어요. 마음은 바다 같기에 끝없이 길어올릴 만하고, 마음은 바람 같아서 가없이 푸르면서 맑아요. 이 마음을 눈빛에 실어서 띄웁니다. 이 마음을 손길에 담아서 내밉니다. 이 마음을 노래로 얹어 들려줍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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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 치료 2023.6.22.



풀이 없는 곳은

숨결이 싹트지 않기에

메마르고 비틀거리다가

온통 죽어가는 진구렁


풀에 나무에 벌레에

새에 나비에 개구리에

비구름 흐르는 곳은

스스로 살리는 숲터


고픈 배를 풀어주는 나물

아픈 몸을 풀어내는 들풀

시든 땅을 푸르게 덮으며

모든 빛을 일으키는 풀꽃


빗물 머금은 풀잎 맑고

햇빛 담은 풀포기 밝고

바람 품은 풀은 새롭고

별빛 보는 풀마다 곱고


아픈 데가 있으면 부드러이 다스릴 노릇입니다. 앓아누운 사람은 따뜻하거나 포근하게 달래면서 북돋아야 훌훌 털고서 일어날 수 있어요. ‘치료(治療)’는 “다스려서 낫게 하다”를 뜻한다지요. 우리말로 하자면 ‘다스리다’요, ‘다루다’입니다. ‘다독이다’이고, ‘달래다’입니다. 찬찬히 가기에 ‘다가가다’이고, 부드러이 서기에 ‘다가서다’입니다. 억지로 다그치면 고단하고 힘겨워요. 마구 닦달하면, 다 낫다가도 다시 아플 테지요. 햇빛을 담으면서 달랩니다. 별빛을 닮듯 다독입니다. 푸르게 우거진 숲에서 피어나는 푸른 숨결로 다가가듯 마음을 다하여 품습니다. 느긋하게 돌아보면서 낫습니다. 넉넉하게 보살피면서 씻어내요. 빗물이 맑고 가볍게 내리면서 온누리를 달래듯, 아픈 이웃과 동무와 한집안을 가만가만 맑고 밝은 마음으로 쓰다듬습니다. 풀꽃이 들과 숲을 살짝살짝 덮으면서 환하게 보듬듯, 앓는 사람이 스스로 일어서도록 나긋나긋 돕고 어깨를 겯습니다. 든든하게 가꿉니다. 튼튼하게 일굽니다. 말끔하게 몸을 추스르는 누구나 즐겁게 노래하고 이야기를 하는 이곳은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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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 생명



고추꽃 하얗게 피고 지니

고추송이 푸르다가 빨갛게

까마중꽃 희게 피고 지니

까마중알 푸르다가 까맣게


어미새가 바람을 타며

가볍게 하늘빛 머금으니

새끼새는 물끄러미 보다가

문득 둥지에서 톡 뛰네


거미는 파랗게 집짓고

맹꽁이는 풀밭이 집이고

멧돼지는 풀숲서 잠자고

해파리는 바다서 하늘하늘


손바닥에 놓은 씨앗을

마당가에 심는다

열 해 뒤에는 작은나무로

쉰 해 지나면 우람나무로


ㅅㄴㄹ


우리는 사람으로서 살아서 숨을 쉽니다. 사람 곁에는 풀과 나무가 푸르게 숨을 쉬면서 모든 목숨붙이를 살찌웁니다. 바다에서도 물결이 일렁이면서 뭇숨결을 살리는 기운이 뻗어요. 뭍에서 모든 목숨붙이가 누리는 물은 바로 바다에서 하늘로 올라 구름을 이루다가 뿌리는 비예요. 바다에서는 바다숨결이 살고, 뭍에서는 뭍숨결이 사는데, 둘은 터전이 다를 뿐 나란한 물을 머금는다고 여길 만해요. 빗물은 맑게 빛나요. 우리가 싱그럽게 살아갈 적에는 눈망울이 빛나요. 푸나무는 꽃을 피우면서 씨앗을 맺어서 새롭게 숨결을 잇고, 사람은 아기를 낳아 아이로 돌보면서 숨길을 잇습니다. 우리는 이 숨결, 한자말로 일컬으면 ‘생명(生命)’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스스로 아름답게 사랑일까요? 살아가는 바탕이란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을 기울여 봐요. 이 삶을 즐겁게 나누는 길은 무엇일까요? 목으로 마시는 숨이기에 ‘목숨’입니다. 숨을 잇는 빛나는 삶이라서 ‘숨빛’입니다. 어디에서 비롯하고 어디로 가는 살림살이일까요. 이 푸른별에는 어떤 숨붙이가 어우러질까요. 온숨결을 돌아보기를 바라요. 온빛을 고이 품으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을 나서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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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안 쓰는 말 . 노력 2023.7.14.



두 손 모아 바라고

한 손 뻗어 거들지

온마음으로 같이하고

한몸처럼 어우러진다


네가 흘리는 땀은

송이송이 반짝이는 꽃

내가 쏟아낸 땀은

방울방울 춤추는 노래


애쓰고 힘쓰고 마음써도

우르르 무너질 수 있어

있는 힘껏 해보아도

부딪쳐 넘어질 수 있어


하루에 한 걸음을

오늘은 새 걸음을

느긋이 차분히 조금씩

푸르게 단출히 나로서


ㅅㄴㄹ


온힘을 다하는데 둘레에서 안 알아볼 수 있습니다. 온마음을 기울이는데 곁에서도 못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애써 흘린 땀을 옆에서 헤아리지 않는다면 서운할 만합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힘쓰고 마음을 쏟은 하루란, 언제나 우리 삶에 즐겁고 넉넉하게 깃들게 마련입니다. ‘노력(努力)’은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하여 애를 씀”을 뜻한다지요. 우리말로는 ‘애쓰다·힘쓰다’이고, ‘마음쓰다’처럼 나타내어도 어울려요. 있는 힘껏 해봐요. 부딪히고 마주할 적마다 어쩐지 넘어지거나 흔들리더라도 다시 해봐요. 처음부터 우리 땀방울이 열매를 맺을 때가 있을 테고, 오래오래 나아가더라도 아무런 보람이 안 보일 때가 있어요. 하던 일을 문득 멈추고 하늘을 볼까요. 발밑에 돋은 풀꽃을 들여다봐요. 구름은 가만히 흐르고, 들풀은 차분히 꽃송이를 피웁니다. 온누리 어디에도 스스로 마음을 바치고 사랑을 담으면서 기쁘게 살림을 짓는 숨결이 넘실거립니다. 구름조각처럼 다시 한 발짝을 내딛어 봅니다. 풀잎하고 나뭇잎하고 동무하면서 새삼스레 두 발짝을 디뎌 봅니다. 푸르게 나아가는 발걸음마다 새로 기운이 돋습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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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안 쓰는 말 . 태도 2023.6.16.



내 차림새가 나쁘다지만

차림새가 좋아도 싫잖아?

내 매무새가 거북하다면

매무새가 고우면 반갑니?


옷을 가리는 눈길이라면

속을 들여다보지 않더라

겉을 따지는 몸짓이라면

마음을 바라보지 않더군


허울좋은 글씨 말씨에

홀랑 사로잡히네

겉발림 솜씨 마음씨에

쉽게 홀려버리고


졸리면 하품을 해

힘들면 일찍 쉬자

꾸미거나 감추지 말고

하루를 사랑으로 살자


ㅅㄴㄹ


마음을 곱게 다스리기에 ‘마음씨’라 하고, 몸을 곱게 다스리기에 ‘몸씨’라 합니다.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는 ‘마음새’라 하니, 몸을 어떻게 쓰느냐는 ‘몸새’라 할 만한데, 이보다는 ‘몸놀림·몸빛·몸차림’으로 나타냅니다. 한자말 ‘태도(態度)’는 “1. 몸의 동작이나 몸을 거두는 모양새 2. 어떤 사물이나 상황 따위를 대하는 자세”를 가리킨다고 해요. ‘모양새(模樣-)’는 “겉으로 보이는 모양의 상태”를 가리키고, ‘자세(姿勢)’는 “몸을 움직이거나 가누는 모양”을 가리킵니다. 뜻을 곰곰이 살피면 ‘태도’나 ‘자세’는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가리켜요. 이는 ‘몸짓’입니다. ‘몸놀림·몸그림·매무새’로 손보거나 ‘모습·몰골·꼴·꼬라지’라는 낱말로 손질할 만합니다. ‘버릇·-살이·삶·결·빛’이나 ‘손짓·아웅·움직이다·일삼다’나 ‘짓·-질·척·체’로 손질하고, ‘틈·품·티’나 ‘숨·숨결·숨길·씨’로도 손질합니다. 몸을 쓸 적에는 ‘보이’지요. 몸으로 ‘하(하다)’고, 이리저리 ‘굴(굴다)’어요. 몸을 쓰기에 여러모로 ‘나타나’거나 ‘나타내’는데, 가만히 ‘드러나’거나 ‘드러내’기도 합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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