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 노력 2023.7.14.



두 손 모아 바라고

한 손 뻗어 거들지

온마음으로 같이하고

한몸처럼 어우러진다


네가 흘리는 땀은

송이송이 반짝이는 꽃

내가 쏟아낸 땀은

방울방울 춤추는 노래


애쓰고 힘쓰고 마음써도

우르르 무너질 수 있어

있는 힘껏 해보아도

부딪쳐 넘어질 수 있어


하루에 한 걸음을

오늘은 새 걸음을

느긋이 차분히 조금씩

푸르게 단출히 나로서


ㅅㄴㄹ


온힘을 다하는데 둘레에서 안 알아볼 수 있습니다. 온마음을 기울이는데 곁에서도 못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애써 흘린 땀을 옆에서 헤아리지 않는다면 서운할 만합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힘쓰고 마음을 쏟은 하루란, 언제나 우리 삶에 즐겁고 넉넉하게 깃들게 마련입니다. ‘노력(努力)’은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하여 애를 씀”을 뜻한다지요. 우리말로는 ‘애쓰다·힘쓰다’이고, ‘마음쓰다’처럼 나타내어도 어울려요. 있는 힘껏 해봐요. 부딪히고 마주할 적마다 어쩐지 넘어지거나 흔들리더라도 다시 해봐요. 처음부터 우리 땀방울이 열매를 맺을 때가 있을 테고, 오래오래 나아가더라도 아무런 보람이 안 보일 때가 있어요. 하던 일을 문득 멈추고 하늘을 볼까요. 발밑에 돋은 풀꽃을 들여다봐요. 구름은 가만히 흐르고, 들풀은 차분히 꽃송이를 피웁니다. 온누리 어디에도 스스로 마음을 바치고 사랑을 담으면서 기쁘게 살림을 짓는 숨결이 넘실거립니다. 구름조각처럼 다시 한 발짝을 내딛어 봅니다. 풀잎하고 나뭇잎하고 동무하면서 새삼스레 두 발짝을 디뎌 봅니다. 푸르게 나아가는 발걸음마다 새로 기운이 돋습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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