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8.


《중급 한국어》

 문지혁 글, 민음사, 2023.3.3.



지난 쇠날(금요일 10.6.)에는 부산 〈파도책방〉에서 ‘어진꽃’이란 이름으로 이야기꽃을 폈다. ‘그냥 어른’이라고 하면 ‘철든 마음과 삶과 숨결’을 잘 알아보기 어려우리라 여겨 ‘어질다 + 꽃’으로 새말을 지었다. 페트라 켈리 님은 ‘Green Party’를 열었다. 일본에서는 이 이름을 ‘綠色黨’으로 옮겼고, 우리나라는 소리만 ‘녹색당’으로 옮겼다. 그렇지만 보라, “Green Party = 푸른잔치 + 풀꽃잔치 + 푸른노래 + 풀빛두레 + 풀살림”처럼 여러 가지로 옮겨야 알맞을 텐데? ‘정당’이란 낡아빠진 이름이 아닌, ‘두레’나 ‘모임’이나 ‘잔치’나 ‘마당’이나 ‘노래’나 ‘살림’처럼 아예 새롭게 이름을 붙일 수 있을 때라야 우리 넋이 빛나면서 우리 눈을 틔울 만하다. 《중급 한국어》에 쓴 ‘중급 한국어’는 어느 나라 말일까? 무늬는 한글이되, 알맹이는 우리말 아닌 일본말이다. “中級 韓國語”를 감춘 껍데기를 한글이라 여겨도 될까? 한글을 그저 ‘소릿값(발음기호)’로만 여기는 셈이다. 마음을 담은 말이요, 삶을 담은 마음인 줄 헤아리려 한다면, 우리말 씀씀이를 눈금(등급)이 아닌 눈빛으로 헤아리고 눈꽃으로 보듬을 수 있기를 빈다. 우리나라 글꽃(문학)은 다 짝짓기타령으로만 흐르네 하고 새삼스레 느낀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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