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9.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노래 밑틀·최종규 글·강우근 그림, 철수와영희, 2023.9.5.
어제 저잣마실을 다녀오는 시골버스에서 손전화를 시끄럽게 켠 어린이를 타일렀다. 이 아이는 예전에도 시골버스에서 손전화를 시끄럽게 켰기에 타이른 적 있다. 문득 돌아본다. 2022년 즈음까지는 시골버스 일꾼이 어린이·푸름이를 타일렀는데, 올해 들어서는 아예 안 쳐다본다. 고흥군 배움터 길잡이를 만나서 여쭈니 “학교에서 타일러도 안 들어요! 암말도 안 해요!” 하더라. 집에서도 배움터에서도 어른이란 이름으로 어린이·푸름이가 배울 살림새나 매무새나 말결을 안 이끌거나 안 가르치거나 안 보이는구나. 어린이를 나무랄 일이 아니라, 어른을 나무랄 노릇이다.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을 뜯어고쳐서 새로 내놓았다. 처음 낸 지 열 해가 지났다. 전남 두멧시골에서 열세 해를 살며 돌아보면, 시골말은 시골처럼 빠르게 사라지고 무너진다. 서울말도 북새통이다. 다들 숲말도 살림말도 한말(우리말)도 사랑말도 쳐다볼 틈이 없는 듯싶다. 아침에 마당에서 제비 두 마리를 보았다. 낮에 마을 앞 논자락에서 제비무리를 보았다. 9월 제비무리에 대면 1/4이다. 오늘로 열두걸음째 노래꽃수다(시창작교실)를 고흥읍에서 폈다.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이 숲에서 비롯한 줄 알아본다면, 우리 숨결이란 숲빛인 줄 알아볼 텐데. 누구나 숲넋인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