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28.


《하프와 공작새》

 장준영 글, 눌민, 2017.4.28.



아침에 고흥 도양읍 마을책집 〈더바구니〉로 간다. ‘고흥작가 책전시’를 하기로 했다. 숲노래 씨가 고흥에서 살아가며 쓴 책을 주섬주섬 챙겼고, ‘빛깔노래’ 열두 자락을 천에 옮겨적는다. 고흥읍을 거쳐 살짝 저잣마실을 하고서 15시 30분 시골버스로 봉서마을에서 내려 들길을 걷는다. 집에 닿으니 “오늘 일산 할아버지가 몸을 벗었다”는 얘기를 들려준다. 이제 홀가분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미움도 불길도 아닌, 오직 환하게 웃음짓는 날개몸으로 피어나시기를 바란다. 부랴부랴 길을 알아보니 이튿날 이른아침에 순천-용산 칙폭길이 있다. 새벽택시를 타고서 일산으로 건너가야겠구나. 《하프와 공작새》를 읽었다. 몇 해 앞서 읽고서 한켠에 쌓았다. ‘미얀마 현대 정치 일흔 해’를 두 낱말로 뭉뚱그릴 수 있다고 하는데, 글바치(교수·작가)는 수수한 사람들 일흔 해 살림살이는 눈여겨보지 않기 일쑤이다. 벼슬꾼이나 우두머리가 이러쿵저러쿵 찧고 빻은 발자취는 뭐가 대수로울까? 벼슬판을 쳐다보느라 정작 삶·살림·사랑·숲은 등지더라. ‘미얀마 숲살림 일흔 해’라든지 ‘미얀마에서 아이돌보기’ 같은 줄거리로 삶빛을 들여다본다면, 서로 이바지하리라. 그러니까 “우리 숲 이야기”에 “우리 아이돌봄 수다”부터 쓸 일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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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27.


《도쿄의 편집》

 스가쓰케 마사노부 글/현선 옮김, 항해, 2022.12.12.



어제는 두바퀴를 쉬엄쉬엄 달리면서 바람하고 바다하고 숲을 느꼈고, 오늘은 쉬멍쉬멍 보내면서 하루를 돌아본다.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새삼스레 쉬고, 늦은낮에 슬슬 두바퀴를 달려 면소재지를 다녀온다. 올 한가위는 마을이 조용하다. 쉼날이 길어 멀리 놀러간 집이 많을까? 부릉대는 소리가 사라지니 온통 풀벌레노래이다. 《도쿄의 편집》을 되새겨 본다. ‘팔리는 책’은 으레 ‘서울(수도·도시)’을 다룬다. “시골에서 엮다”라든지 “시골빛 엮음새” 같은 책은 태어나기부터 어렵고, 태어난들 눈여겨보지 않는구나 싶다. 왜 오늘날 사람들은 시골수다를 안 읽거나 멀리할까 하고 돌아보니, 이제는 아예 시골을 모르니 ‘모르는 이야기에 다가설 마음이 없겠구나’ 싶더라. 고흥이나 보성이나 장흥 같은 시골에서도 시골수다를 안 읽는다. 순천이나 여서쯤 되는 작은고장도 시골수다를 안 읽는다. 광주나 부산쯤 되면 서울바라기가 짙고, 인천이나 수원은 서울이 가까워 처음부터 고개를 홱 돌린다. 그런데 시골에서 논밭을 짓지 않으면 서울은 다 무너지는걸. 시골에 들숲바다가 드넓으면서 풀꽃나무가 푸른숨결을 베풀어야 누구나 바람을 마시는걸. 《도쿄의 편집》은 나쁜책은 아니되 겉멋스럽거나 겉치레스러운 대목이 짙어 아쉬웠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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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26.


《부엌의 드래곤 2》

 시마다 리리 글·미요시 후루마치 그림/윤선미 옮김, 소미미디어, 2023.2.16.



여수남초등학교로 ‘글노래(문해력 증진 수업)’를 펴러 가는 날. 고흥에서 새벽부터 달렸고, 시외버스를 타고 여천에서 내린 뒤, 두바퀴로 바닷가길을 달려 본다. 갈수록 길에 사람이 안 보인다. 요새는 ‘걷다 = 운동’으로 여겨 버릇한다. 일하거나 배우러 걸어가거나, 저잣마실을 하러 걸어가는 사람이 몹시 드물다. 새로 벼슬꾼(장관)을 맡는 유인촌 씨는 두바퀴를 달린다는데, 다른 벼슬꾼(정치인·공무원·의원)도 두다리나 두바퀴로 일터를 오가야 ‘마을을 보고 느끼고 만나고 알’지 않을까? 새 벼슬꾼을 나무라도 좋으나, 두바퀴부터 달릴 노릇이다. 하루일을 마치고서 늦은낮에 집으로 돌아오니 온몸이 묵직하다. 한나절을 드러누워 끙끙거리면서 몸에 기운을 끌어올린다. 《부엌의 드래곤 2∼3》을 읽고서 아이들한테 건넨다. 2021년 첫걸음이 나오고 이태 만에 둘째랑 셋째가 나란히 나왔다. 설마 첫걸음만 나오고 끝이랴 싶었기에 고맙다. 넉걸음도 곧 한글판으로 옮겨 주기를 빈다. 어른도 어린이도 《부엌의 드래곤》처럼 생각을 밝히고 마음을 틔우는 줄거리를 다루는 책을 곁에 놓을 적에 스스로 피어나리라 본다. 어떤 책이든 우리를 살찌울 테지만, 아름책을 눈여겨보고 사랑할 줄 안다면, 왼손과 오른손을 모두어 어깨동무한다.


#台所のドラゴン #縞田理理 #みよしふるまち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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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25.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 새 이야기》

 김성현 글·사진, 철수와영희, 2023.9.1.



읍내 나래터(우체국)에 들른다. 고흥교육회의에 간다. 고흥이란 고장이 밝게 앞날을 맞이하자면 배움판(교육계)을 바꾸고 북돋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예전부터 있었으나, 고흥군수나 벼슬꾼(공무원)은 시큰둥하다. 그들이 ‘안 시큰둥’했으면 진작부터 ‘대학교·대기업에 시골아이 올려보내기’ 따위를 안 했겠지. 그런데 좀 보자. 안 걷는 사람들이 어떤 배움길(교육정책)을 말할까? 조금이나마 걷고 시골버스를 타는 어린이·푸름이는 ‘집밖·학교밖’에서 어떤 ‘꼬락서니 민낯’일까? ‘어른 아닌 꼰대’가 읊는 구정말(욕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꼰대 아닌 어른’을 살피면서 꽃말을 마음에 꿈으로 그리려는 아이들을 문득 만난다. 부릉길(찻길)을 걷어낼 일이다. 거님길에 숲길에 들길을 되찾을 일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 새 이야기》를 읽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는 ‘지식’이 아닌 ‘들숲바다’를 들려주고 보여주고 함께할 노릇이다. 우리 누구나 스스로 숲인 줄 깨달을 일이다. 새바라기를 하고 별바라기를 하고 비바라기를 할 적에 마음빛을 알아보리라. 그런데 글쓴이 이야기 여러 대목이 아쉽다. ‘생물학·과학’이라는 잣대가 아닌, 독수리 마음으로 독수리를 보아야 독수리하고 동무하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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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24.


《데즈카 오사무의 붓다》

 데즈카 오사무 그림·하타 슈헤이 글/정상교 옮김, 바다출판사, 2020.7.30.



아침 열한 시 시골버스를 탄다. 시골아이 하나가 소리를 크게 틀고서 손전화를 들여다본다. 이 아이한테 소리를 끄라고 두 판 얘기했으나 아랑곳하지 않는다. 마음을 끄기로 한다. 시끄럽게 굴면서 멋대로인 아이는 스스로 갉아먹는 셈이고, 이 아이 어버이도 똑같다. 스스로 어떤 숨결이요 사랑인 줄 모르기에 마구잡이로 구르면서 죽음수렁으로 달린다. 오늘은 작은아이하고 노래꽃수다(시창작교실)를 다녀왔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서 쉬는데, 마을에서 풀죽임물을 잔뜩 뿌린다. 한밤까지 뿌린다. 미친나라이다. 우두머리 몇몇만 미치지 않았다. 그들만 미칠 수 있겠는가. 속속들이 미쳤으니 뿌리부터 우듬지까지 미칠밖에. 《데즈카 오사무의 붓다》를 장만할까 말까 여러 해 망설이다가 장만하기는 했되, 헛웃음이 나왔다. 책을 이렇게 허술하고 허접하게 내도 될까? “간추린 붓다”가 아닌 “테즈카 오사무 붓다”를 읽으면 된다. 한글판으로 안 옮김 “테즈카 오사무 아름책”이 수두룩하다. 간추려서 얇고 작은 책에 값을 비싸게 매기지 말고, 아직 이 땅에 안 알려진 속깊은 이야기를 차곡차곡 알리고 나누는 길에 뜻과 힘을 쓰기를 바란다. 이웃나라 일본은 ‘돈 되는 책’보다 ‘삶터를 밝히는 밑책(기초자료)’부터 차근차근 다져 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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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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