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24.


《데즈카 오사무의 붓다》

 데즈카 오사무 그림·하타 슈헤이 글/정상교 옮김, 바다출판사, 2020.7.30.



아침 열한 시 시골버스를 탄다. 시골아이 하나가 소리를 크게 틀고서 손전화를 들여다본다. 이 아이한테 소리를 끄라고 두 판 얘기했으나 아랑곳하지 않는다. 마음을 끄기로 한다. 시끄럽게 굴면서 멋대로인 아이는 스스로 갉아먹는 셈이고, 이 아이 어버이도 똑같다. 스스로 어떤 숨결이요 사랑인 줄 모르기에 마구잡이로 구르면서 죽음수렁으로 달린다. 오늘은 작은아이하고 노래꽃수다(시창작교실)를 다녀왔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서 쉬는데, 마을에서 풀죽임물을 잔뜩 뿌린다. 한밤까지 뿌린다. 미친나라이다. 우두머리 몇몇만 미치지 않았다. 그들만 미칠 수 있겠는가. 속속들이 미쳤으니 뿌리부터 우듬지까지 미칠밖에. 《데즈카 오사무의 붓다》를 장만할까 말까 여러 해 망설이다가 장만하기는 했되, 헛웃음이 나왔다. 책을 이렇게 허술하고 허접하게 내도 될까? “간추린 붓다”가 아닌 “테즈카 오사무 붓다”를 읽으면 된다. 한글판으로 안 옮김 “테즈카 오사무 아름책”이 수두룩하다. 간추려서 얇고 작은 책에 값을 비싸게 매기지 말고, 아직 이 땅에 안 알려진 속깊은 이야기를 차곡차곡 알리고 나누는 길에 뜻과 힘을 쓰기를 바란다. 이웃나라 일본은 ‘돈 되는 책’보다 ‘삶터를 밝히는 밑책(기초자료)’부터 차근차근 다져 왔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