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27.


《도쿄의 편집》

 스가쓰케 마사노부 글/현선 옮김, 항해, 2022.12.12.



어제는 두바퀴를 쉬엄쉬엄 달리면서 바람하고 바다하고 숲을 느꼈고, 오늘은 쉬멍쉬멍 보내면서 하루를 돌아본다.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새삼스레 쉬고, 늦은낮에 슬슬 두바퀴를 달려 면소재지를 다녀온다. 올 한가위는 마을이 조용하다. 쉼날이 길어 멀리 놀러간 집이 많을까? 부릉대는 소리가 사라지니 온통 풀벌레노래이다. 《도쿄의 편집》을 되새겨 본다. ‘팔리는 책’은 으레 ‘서울(수도·도시)’을 다룬다. “시골에서 엮다”라든지 “시골빛 엮음새” 같은 책은 태어나기부터 어렵고, 태어난들 눈여겨보지 않는구나 싶다. 왜 오늘날 사람들은 시골수다를 안 읽거나 멀리할까 하고 돌아보니, 이제는 아예 시골을 모르니 ‘모르는 이야기에 다가설 마음이 없겠구나’ 싶더라. 고흥이나 보성이나 장흥 같은 시골에서도 시골수다를 안 읽는다. 순천이나 여서쯤 되는 작은고장도 시골수다를 안 읽는다. 광주나 부산쯤 되면 서울바라기가 짙고, 인천이나 수원은 서울이 가까워 처음부터 고개를 홱 돌린다. 그런데 시골에서 논밭을 짓지 않으면 서울은 다 무너지는걸. 시골에 들숲바다가 드넓으면서 풀꽃나무가 푸른숨결을 베풀어야 누구나 바람을 마시는걸. 《도쿄의 편집》은 나쁜책은 아니되 겉멋스럽거나 겉치레스러운 대목이 짙어 아쉬웠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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