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노래 삶노래 94. 서울마실



아버지는 서울에

으레 혼자서

일하러 마실을 간다.


“나도 데려가요.”

“넌 여기서 놀아.”

쳇 쳇 쳇

같이 가고 싶어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면

서울에 같이 가면


거기에서는

전철에서 뛰어도 안 돼

버스에서 큰소리로 노래해도 안 돼

길에서 신나게 달려도 안 돼


‘안 돼’투성이

서울서는 얌전만 떨어야 한다.



2015.6.19.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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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93. 아침을 연다



새벽마다 우리 집에

휘파람새 검은등지빠귀 찾아와

어서 일어나렴

함께 놀자

고즈넉하며 우렁차게 부른다.


햇살이 차츰 퍼지고

햇볕이 따뜻하다.


풀잎마다 이슬이 앉았구나.

나무는 간밤에 무슨 꿈 꾸었나.

곁에 다가가서 귀를 기울인다.


물 한 잔 마시고

기지개 켜며

아침을 연다.



2015.6.19.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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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92. 나무 밑



해가 뜨거우면

나무 밑에 앉아요.


나무는 그늘을 주고

바람을 데려오고

잎사귀로 노래해요.


나무 둘레 풀밭에서

큰 돌 들추면

개미하고 콩벌레하고

깜짝 놀라서 허둥지둥.


한참 동안

벌레 보며 놀면

“얘, 밥 먹자.” 하고

나를 부르는 소리.



2015.6.19.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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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91. 유월꽃



치자꽃 활짝 피었어

보았니?


마삭줄꽃이 울타리에 주루룩 돋네

보았어?


하늘타리꽃이 나풀거리는구나

보았지?


밤꽃내음 가득한 마을에

올망졸망 새하얀

유월꽃이 가만가만

바람 따라 빛난다.



2015.6.19.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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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90. 아버지 손을 잡고



낮잠 폭 든 동생은

마루로 들어오는 바람 쐬며

색색 코를 골고


나는 아버지 손을 잡고

읍내로 마실 나옵니다.


따가운 햇볕 받으며 걷다가

막대기 달린 소시지빵 먹고

통통 통통 가볍게

하늘 날듯이 걸어서


감자랑 고구마랑 양파랑

과자랑 고기랑 우유랑

이모저모 골라서 장만합니다.


이제 버스역으로 와서

우리 마을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놀아요.



2015.5.28.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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