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그것밖에 못 읽는다 : 그것밖에 못 읽는다면, 그것밖에 귀를 안 열었다는 뜻이니, 이이한테 더 입을 열어 본들 더 들어갈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 굳이 입이 아프게 덧말을 하지 말 노릇이다. 그것밖에 못 읽는다면, 그래도 그것이나마 귀를 열고서 읽는다는 뜻이니, 이이로서는 그것이라도 읽도록 지켜보면 된다. 다른 이야기나 새로운 이야기나 이어지는 이야기가 수두룩하지만, 그것만 읽는 눈빛인 그이한테 구태여 다른 이야기나 새로운 이야기나 이어지는 이야기를 들추지 말자. 자칫 그이는 뒤죽박죽이 되어 그나마 그것이라도 읽은 머리가 터져 버릴 수 있다. 1994.10.1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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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 아버지라고 하는 자리는, 아버지라고 하는 숨결은, 아버지로 나아가는 길은, 몸피만 크고 나이만 많은 삶이 아닌, 상냥하면서 씩씩하고 신나는 살림이어야지 싶다. 노래할 줄 알기에 아버지일 테지. 노래로 달래고 노래로 씻고 노래로 다독이고 노래로 가꾸고 노래로 사랑하고 노래로 살아가는 길을 어질면서 참하게 이야기로 베풀 줄 알기에 아버지일 테지. 1987.12.8.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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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 어머니라고 하는 자리는, 어머니라고 하는 숨결은, 어머니로 나아가는 길은, 몸뚱이만 크고 나이만 먹는 삶이 아닌, 슬기로우면서 따뜻하고 즐거운 살림이겠구나 싶다. 웃을 줄 알기에 어머니이다. 웃음으로 달래고 웃음으로 씻고 웃음으로 다독이고 웃음으로 가꾸고 웃음으로 사랑하고 웃음으로 살아가는 길을 부드러이 이야기로 들려줄 줄 알기에 어머니이다. 1987.12.7.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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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 수수께끼를 어렵다고 여기는 이가 많지만, 수수께끼야말로 대단히 수수한 이야기이다. 어렵거나 꼬거나 감추거나 숨기거나 가리는 대목이 없이 짧고 굵게 이야기를 엮어서 수수하게 들려준다. “수수께끼야말로 수수께끼”라 하는데, ‘수수하다’하고 ‘숫-’이란 말을 마음에 그려 본다면, 오히려 이 수수께끼야말로 한결 ‘수월하게’ 풀 수 있는 실마리요 길이라 할 만하다. 그리고 수수께끼로 수수하게 묻고 맞히는 놀이란, 언제나 ‘생각꽃’이다. 생각이 꽃으로 피어나도록 수수하게 이끄는 말놀이가 바로 수수께끼이다. 2019.11.3.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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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책 : 가볍게 쥐어 든든히 읽는 손바닥책. 싼값에 작고 가벼운 수수한 판짜임을 하지만, 속이 깊고 넓은 책으로, 더 많은 이들이 더 널리 누리도록 이끄는 책. 조그마한 아름책이 바로 손바닥책. 1993.4.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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