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빠르게 걸음동무 그림책 14
이자벨 미뇨스 마르틴스 글,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그림, 임은숙 옮김 / 걸음동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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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31



‘느림’도 ‘빠름’도 아닌 ‘아름다움’으로

― 느리게 빠르게

 이사벨 미노스 마르틴스 글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그림

 임은숙 옮김

 걸음동무 펴냄, 2013.2.28. 1만 원



  그림책 《느리게 빠르게》(걸음동무,2013)를 가만히 넘깁니다. 책이름 그대로 ‘느리게’하고 ‘빠르게’ 두 가지가 엇갈리는 이야기가 흐릅니다. 한 번은 “빨리빨리!”라 외치고, 다른 한 번은 “천천히!”라 외쳐요. 서둘러야 하기에 빨리빨리 하자 하고, 느긋하게 마음을 다스리자면서 천천히 하자고 해요.


  아이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두 가지 말을 듣습니다. 한쪽에서는 “빨리빨리!”를 외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천천히!”를 속삭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빨리빨리!”는 언제나 외치면서 잡아당기는 말입니다. “천천히!”는 외치지 않고 부드럽게 속삭이는 말입니다. 빨리 하지 않으면 늦는다고 하는데, 빨리 하려고 서두르다가 엎어지거나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면 외려 더 늦어지기 마련이라고 느껴요.



빨리빨리! 아침밥이 다 식겠네. 천천히! 하마터면 우유를 흘릴 뻔했어. (6∼7쪽)


천천히! 단추를 제대로 채워 입어야지. 빨리빨리! 아직 신발을 안 신었네. (8∼9쪽)




  밥상맡에서 밥을 안 먹고 딴짓을 하거나 논다면 밥이 식어요. 밥이 식으면 아무래도 맛이 덜할 수 있어요. 밥때에 밥을 안 먹으면 다른 일이나 놀이가 늦어지겠지요. 밥상도 못 치우고 다른 일놀이를 못할 수 있을 테고요.


  그렇지만 밥은 빨리 먹어서 빨리 삭히기 어려워요. 빨리 먹고 빨리 뱃속에 넣으려 하면 으레 얹히겠지요. 더군다나 빨리 먹고 빨리 치워야 한다는 생각이라면, 참말 우리는 빨리 늙고 빨리 죽어야 할 뿐입니다. ‘빨리’가 나아가는 길은 그렇거든요.


  나들이를 나와서 빨리 돌아보고 빨리 집에 돌아가야 하지 않습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갔는데 빨리빨리 움직여서 빨리빨리 다 들여다보아야 하지 않습니다. 말을 빨리 해야 하지 않습니다. 빨리 알아들어야 하지 않습니다. 빨리 배워서 빨리 학교를 마치고, 빨리 회사에 들어가서 빨리 돈을 벌어야 하지 않습니다. 일을 빨리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서, 모든 일을 빨리빨리 해치워야 하지 않아요.


  참말로 “빨리빨리!” 하고 외치다가는 눈알이 빙글빙글 돌면서 어지러워요. 빠르기를 좀 늦출 노릇이고, 부디 천천히 가기도 해야 합니다. 아니, 때와 자리에 알맞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해요.


  꽃은 빨리 피지 않아요. 나무는 빨리 자라지 않아요. 봄은 빨리 오지 않아요. 겨울이 빨리 되어야 하지 않아요. 비가 빨리 내려야 하지 않아요. 해가 빨리 떠야 하지 않아요. 모두 제 결에 맞추어 제대로, 제자리에서, 제 기운이 나도록 흐를 때에 아름다워요.



천천히! 붓으로 색칠할 때는 살살 해야 해. 빨리빨리! 어서 마무리해. 물감이 말라야 하니까. (14쪽)


빨리빨리! 다른 애들이 차례를 기다리잖아. 천천히! 그러다 점심을 다 흘리겠어. (16∼17쪽)




  누군가는 글을 빨리 쓰거나 그림을 빨리 그립니다. 누군가는 글을 천천히 쓰거나 그림을 천천히 그립니다. 빨리 그리는 그림이기에 훌륭할까요? 천천히 그리는 그림이기에 한결 나을까요?


  아이더러 어른처럼 빨리 걸으라 할 수 없어요. 새내기더러 모든 일을 빨리빨리 해치우라고 다그칠 수 없어요. 부엌칼을 처음 쥐면서 살림을 배우려 하는 아이더러 칼질을 빨리 하라고 말할 수 없어요. 비질이나 걸레질을 처음 익히려 하는 아이한테는 참말 비질도 걸레질도 천천히 하라고, 느긋하게 하라고, 제대로 하라고, 손에 오롯이 익을 때까지 가만히 하라고 이야기할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삶은 ‘즐겁게’ 누리려는 나날이에요. 우리 살림은 ‘아름답게’ 가꾸려는 나날이지요. 그림책 《느리게 빠르게》는 바로 이 대목을 넌지시 일깨웁니다. 느리게도 빠르게도 아닌, 바로 우리 삶자락에 맞추어 아름답고 즐겁게 나아갈 길을 스스로 찾아보자고 이야기해요.


  더 빨리 달리기에 훌륭하지 않아요. 하하하 웃음을 지으면서 달리기에 재미있어요. 더 빨리 자라야 어른스럽지 않아요. 슬기롭고 상냥하면서 참다운 숨결을 온몸으로 익히고 배우면서 사랑스러운 넋을 가꿀 줄 알아야 어른스럽지요.


  다그치지도 말고 늑장부리지도 말아야지 싶어요. 아침저녁으로 해가 뜨고 지듯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면 꽃이 피어나듯이, 차근차근 알맞는 삶결을 헤아리면서 즐겁게 짓는 살림살이를 바라볼 수 있어야지 싶어요. ‘느림’도 ‘빠름’도 아닌 ‘아름다움’으로 나아갈 적에 우리 삶이 환하면서 기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2016.2.25.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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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많은 달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91
루이스 슬로보드킨 그림, 제임스 서버 글, 황경주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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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29



“꽃을 잘라도 그 자리에 또 새 꽃이 피잖아”

― 아주아주 많은 달

 제임스 서버 글

 루이스 슬로보드킨 그림

 황경주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1998.1.30. 7500원



  보름달이 뜹니다. 이 달 참으로 곱네 하고 노래하면서 올려다봅니다. 여느 달에 뜨는 보름달도 밝지만, 설날이 지난 뒤에 찾아오는 보름달은 그야말로 밝습니다. 여느 달에 보름달이 뜨면 시골마을 밤하늘을 가득 채우는 뭇별도 제법 볼 수 있는데, 한 해에 두 차례 큰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다른 별이 잘 안 보입니다. 참말로 ‘큰보름달’이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올 큰보름에는 저녁에 빗방울이 듣고 밤에 구름이 잔뜩 끼었는데에도, 큰보름달빛은 구름까지 꿰뚫고 환하게 퍼집니다.



왕이 공주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져다 주마. 갖고 싶은 게 있느냐?” 공주가 대답했습니다. “달을 갖고 싶어요. 달을 가질 수만 있다면 곧 나을 것 같아요.” (6쪽)



  제임스 서버 님이 글을 쓰고, 루이스 슬로보드킨 님이 그린을 그린 《아주아주 많은 달》(시공주니어,1998)을 읽습니다. 1943년에 처음 나온 그림책이라 하니, 1998년에 한국말로 나왔어도 무척 오래된 이야기책이에요. 지구별 여러 나라에서는 일흔 해 넘게 사랑받는 그림책이요, 한국에서도 스무 해 가까이 사랑받는 그림책입니다. 마침 달빛이 고운 큰보름날이기에 《아주아주 많은 달》을 더 재미나게 들여다봅니다.



“달은 48만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사옵니다. 달은 동전처럼 둥글고 납작하며, 석면으로 되어 있고, 크기가 이 나라의 절반만 하옵니다. 더군다나, 하늘에 꼭 붙어 있사옵니다. 그러므로 누구도 달을 구해 올 수는 없사옵니다.” 왕은 이번에도 불같이 화를 내며 공중 수학자를 멀리 보내 버렸어요. (18쪽)




  이 그림책 《아주아주 많은 달》에는 여러 사람이 나옵니다. 먼저 공주님이 나오고, 임금님이 나옵니다. 공주님은 어느 날 갑자기 몸을 앓아요. 왜 앓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임금님은 이녁 딸아이가 걱정스러워서 ‘부디 몸이 낫기를 바라’요. 딸아이가 몸이 나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 주겠노라 말합니다.


  몸을 앓던 공주님은 아버지(임금님) 말을 듣고는 불쑥 한 마디를 해요. “달을 갖고 싶어요.”


  하하하. 얼마나 사랑스러운 딸아이인가 하고 새삼스레 생각합니다. 달을 갖고 싶니? 그럼 달을 따 주지. 해를 갖고 싶니? 그럼 해를 따 주어야지. 아마 온누리 모든 아버지 어머니는 ‘눈에 넣어도 아플 수 없는’ 아이들 꿈을 모두 오롯이 이루어 주려고 온힘을 다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리하여, 임금님은 임금님답게(?) 신하를 부릅니다. 아무래도 시골지기 아닌 임금님이니까요, 손수 달을 따러 가지는 않고 신하를 불러서 심부름을 맡길 테지요.


  그런데, 임금님이 거느리는 신하들은 임금님이 맡기려는 온갖 심부름을 여태 다 해냈지만, ‘달 따기’만큼은 안 되겠다고 손사래를 칩니다. 이 신하도 저 학자도 저 사람도 모두 고개를 젓습니다.



“제가 곧 달을 가져다 드릴게요. 그런데 공주님, 공주님은 달이 얼마나 크다고 생각하세요?” “내 엄지손톱보다 조금 작아. 내가 달을 향해 엄지손톱을 대 보면 딱 가려지거든.” 공주가 대답했어요. “그러면 달은 얼마나 멀리 있나요?” “내 방 창문 밖에 있는 큰 나무만큼도 높이 있지 않아. 어떤 때는 나뭇가지 꼭대기에 달이 걸려 있기도 하니까.” (24쪽)




  슬픔에 잠기기도 하고, 부아가 나기도 하는 임금님입니다. 그렇다고 임금님 스스로 뾰족한 수를 내지도 못합니다. 이럴 때야말로 임금님이 슬기를 뽐내어 달을 따올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임금님은 커다란 걸상에 앉아서 푸념을 늘어놓을 뿐입니다.


  이때 궁전 어릿광대가 임금님 곁으로 찾아가서 근심걱정을 들어 주어요. 그러더니 문득 임금님한테 여쭈어요. 공주님이 달을 갖고 싶다 한다면 바로 공주님한테 여쭈어서 ‘달이 어디에 있’고 ‘달이 어느 만큼 큰가’ 하는 대목을 이야기로 들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지요.


  번뜩이는 좋은 생각을 내놓은 어릿광대는 어려운 수수께끼를 풀어냅니다. 공주님은 ‘달’이 창밖에 있다고 말해요. 어릿광대는 공주님한테 슬쩍 한 가지를 더 여쭈기도 했어요. ‘달은 무엇으로 이루어졌느냐’고 여쭈지요. 이때에 공주님은 어릿광대한테 ‘달’은 마땅이 ‘금’으로 이루어졌으리라 하고 말해요.



“말씀해 주세요, 레노어 공주님. 공주님의 목에 달리 걸려 있는데, 어떻게 하늘에서 또 달이 빛날 수 있죠?” 공주는 어릿광대를 바라보고 웃었습니다. “그건 간단하지, 이 바보야. 이를 빼면 그 자리에 새 이가 나잖아, 안 그래?” 궁중 어릿광대가 말했습니다. “물론이죠. 유니콘이 숲에서 뿔을 잃어 버려도 이마 한가운데에서 새 뿔이 자라죠.” “맞아, 궁중 정원사가 정원에 있는 꽃을 잘라도 그 자리에 또 새 꽃이 피잖아.” (42∼44쪽)




  그림책 《아주아주 많은 달》을 읽으면서 가만히 생각에 잠깁니다. 달은 하늘에도 있고, 우리 마음에도 있습니다. 내가 오늘 이곳에서 보는 달이 있고, 이웃님이 저 먼 다른 고장에서 보는 달이 있습니다. 밤에 아이들하고 나들이를 다니면, 아이들은 달이 우리를 따라온다면서 웃습니다. 아이들이 저마다 바라보는 달이 있고, 내가 따로 바라보는 달이 있어요.


  어릿광대가 달을 하나 따서 공주님한테 선물로 드렸으면, 다른 곳에서 새롭게 뜨는 달이 또 있어요. 공주님은 “꽃을 잘라도 그 자리에 또 새 꽃이 피잖아(44쪽).” 하고 이야기하면서 새근새근 잠이 듭니다. 공주님이 바란 것은 ‘달’이면서 ‘이야기를 나눌 동무’였구나 하고 느낍니다. 임금님이든 신하이든 학자이든 누구이든, 공주님을 알뜰히 섬기거나 돌보려는 마음에서 그치지 말고, 살가운 말벗이요 삶벗으로 여길 수 있다면, 공주님은 한결 튼튼하고 씩씩하면서 슬기롭게 자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모두 이와 같으리라 느껴요. 아이들은 어버이 사랑을 바라요. 어떤 대단한 선물이나 금은보화가 아니라, 따사로이 어루만지는 사랑스러운 손길을 바라요. 진수성찬이 아니라 즐겁게 함께 먹는 밥 한 그릇을 바라요. 수많은 책이나 학원이나 교육이 아니라 기쁨으로 살림을 짓는 너그러운 마음결을 바라요.


  꽃송이가 잘려도 다시 새로운 꽃이 돋아나듯이, 우리 마음에도 언제나 새롭게 꿈이 자라리라 봅니다. 힘들거나 고단한 하루가 지나가면, 앞으로 기쁘면서 넉넉한 새 하루가 찾아오리라 봅니다. 큰보름달을 바라보면서 가만히 춤을 춥니다. 밤새 아이들 이불깃을 여미면서 오늘 하루도 즐거운 살림살이를 이루자고 다짐합니다. 2016.2.23.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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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핀 꽃 국민서관 그림동화 174
존아노 로슨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 국민서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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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28



걸음을 멈추고 들꽃을 바라보는 기쁨

― 거리에 핀 꽃

 존아노 로슨 기획

 시드니 스미스 그림

 국민서관 펴냄, 2015.8.31. 1만 원



  길을 가다가 꽃을 봅니다. 꽃씨는 가볍게 바람을 타고 날다가 이곳에 저곳에 살며시 깃듭니다. 시멘트나 아스팔트를 아주 빈틈없이 깔아서 길바닥을 메웠다 하더라도, 아주 자그마한 틈이 있으면 꽃씨는 이곳에 기쁜 마음으로 내려앉습니다.


  자동차가 싱싱 달리는 찻길이어도, 구석지거나 응달진 자리여도, 전봇대 옆이나 가게 앞이라도, 꽃씨는 해바라기를 꿈꾸면서 고요히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올립니다. 작은 들꽃이 피어나면 이 들꽃을 바라보면서 “어머, 이곳에 이렇게 고운 꽃이 피었네!” 하면서 웃는 사람이 있습니다. 작은 들꽃이 피어나면 이 들꽃을 냉큼 뽑으면서 “뭐야, 언제 여기에 이런 잡초가 다 돋았어!” 하면서 골을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축구장 같은 너른 잔디밭에 들꽃이 필 수 있을까요? 축구장 한쪽에 민들레나 질경이가 돋아서 꽃을 피우면 잔디관리사는 어떤 마음이 될까요? 축구 선수는 공을 차다가 들꽃을 바라볼 수 있을까요? 경기장에 모인 사람들은 축구장 한쪽에 핀 꽃을 바라볼 틈이 있을까요? 이름난 선수 등번호를 좇는 사진기는 축구장 구석진 곳에 조용히 돋은 들꽃한테 눈길을 맞출 수 있을까요?


  존아노 로슨 님이 기획하고, 시드니 스미스 님이 그림을 빚은 《거리에 핀 꽃》(국민서관,2015)을 읽습니다. 이 그림책에는 아무 말이 흐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수많은 말이 고요히 흐릅니다. 빨간 옷을 입은 아이는 아버지 손을 잡고 나들이를 가요. 빨간 옷 아이는 아버지랑 길을 걷다가 자꾸 걸음을 멈추어요. 왜 멈추느냐 하면 들꽃을 보기 때문이에요.


  ‘빨강아이’는 어느새 ‘들꽃아이’가 됩니다. 한손 가득 들꽃을 쥐어요. 들꽃을 눈으로만 보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들꽃아이’는 굳이 꽃을 꺾어서 그러모읍니다. 이 아이는 왜 들꽃을 꺾어서 모을까요?


  아버지하고 이 골목 저 거리를 걷던 어느 때부터 들꽃아이는 손에 잔뜩 그러모은 들꽃을 하나씩 내려놓습니다. 어디에 내려놓는가 하면, 공원 긴 걸상에 드러누워서 자는 아저씨, 어쩌면 한뎃잠이일 수 있는데, 이 아저씨 발치에 들꽃을 놓아요. 공원 한쪽에서 숨을 거둔 참새 곁에도 들꽃을 놓지요.





  아이는 집으로 돌아와서 어머니 품에 안길 적에 ‘어머니 몰래’ 어머니 귓등에도 들꽃을 살짝 꽂습니다. 어머니는 무슨 꽃내음이 나네 하고 두리번거리다가 문득 알아채고는 빙긋 웃어요. 들꽃아이는 동생한테도 들꽃을 나누어 줍니다. 그러니까, 이 아이가 ‘골목마실’을 누리는 길이란 ‘꽃마실’인 셈이요, 이 꽃마실을 누리면서 만나는 어여쁜 들꽃이 수많은 이웃과 살붙이한테 새롭게 다가가서 기쁨을 퍼뜨려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로구나 싶어요.


  그림책 《거리에 핀 꽃》은 ‘거리에 핀 꽃’이 ‘마음에 피는 꽃’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골목에 핀 꽃’이 ‘사랑으로 피는 꽃’으로 다시 태어나는 숨결을 보여줍니다. ‘온누리에 피는 꽃’이 언제 어디에서나 ‘기쁨으로 피는 꽃’이네 하는 모습을 알려주어요.


  자, 우리도 문득 걸음을 멈추어 볼까요? 우리도 자동차에서 내려 볼까요? 우리도 작은 들꽃 곁에 쪼그려앉아서 가만히 들꽃을 바라보면 어떨까요? 삽차도 밀차도 모두 멈추고 이 골목에 저 숲에 그 바닷가에 나긋나긋 춤추는 상냥한 들꽃을 함께 바라보면 어떨까요? 우리 마음속에 꽃이 필 적에 이 땅에 사랑이 함께 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마음속에 피어나는 꽃을 곱게 마주할 수 있을 적에 서로서로 아끼고 돕는 어깨동무를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16.2.21.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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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물고기와 흰수염고래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글, 그림 |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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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25



엉뚱하게 넘겨짚으니 서로 다투네

― 무지개 물고기와 흰수염고래

 마르쿠스 피스터 글·그림

 지혜연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1999.9.1. 12000원



  마르쿠스 피스터 님이 빚은 “무지개 물고기 이야기” 그림책 가운데 하나인 《무지개 물고기와 흰수염고래》(시공주니어,1999)를 읽습니다. 무지개 물고기를 둘러싼 바닷마을 이야기 가운데 《무지개 물고기와 흰수염고래》에는 고래가 나옵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고래를 몹시 좋아합니다. 곁님도 나도 고래를 좋아해요. 이러다 보니 고래가 깃든 그림책을 더 눈여겨보고, 고래가 하는 몸짓을 가만히 그려 보곤 합니다.



어느 날 점잖아 보이는 늙은 고래 한 마리가 바위 옆을 지나다가 아예 그곳에 눌러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맛있는 크릴이 아주 많은 곳이라 더 바랄 게 없었거든요. 게다가 반짝이는 물고기들에 둘러싸여 지낸다는 것은 큰 기쁨이었습니다. (6쪽)



  무지개 물고기를 비롯한 온갖 물고기는 무척 조용하면서 아늑한 바닷마을에서 살아요. 먹이도 넉넉하고 물살도 알맞으며 물결도 포근하지요. 그야말로 날마다 더없이 즐거운 삶이라고 할 만합니다. 물고기는 저마다 서로서로 아끼고 돕는 하루를 누려요.


  어느 날 흰수염고래가 이 바닷마을로 찾아와요. 고래는 늘 먼 바닷길을 헤엄쳐서 다니잖아요. 무지개 물고기가 동무들하고 사는 바닷마을도 지나가겠지요. 그런데 무지개 물고기가 사는 바닷마을에 있는 물고기는 흰수염고래를 무서워합니다. 엄청나게 큰 덩치인 고래이니 겉보기로도 무섭고, 엄청나게 큰 덩치에 엄청나게 큰 눈으로 저희(여느 물고기)를 빤히 쳐다보니 더욱 무섭습니다.


  더욱이 고래는 작은 물고기가 서로 속삭이는 말을 알아듣지 못해요. 소리가 너무 작으니까요. 작은 물고기는 커다란 고래가 읊는 말을 못 알아듣지요. 소리가 너무 크니까요. 그러고 보면 그렇잖습니까. 사람은 개미가 주고받는 말을 못 알아듣고, 개미도 사람이 주고받는 말을 못 알아들어요. 서로 소릿결(음역대)이 다르니까요.




어느 날, 고래는 반짝이는 물고기 떼에 바싹 붙어 헤엄쳤습니다. 더럭 겁이 난 톱니 지느러미 물고기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조심해! 못된 고래가 우리를 잡으러 왔다!” 그 소리를 듣자 고래는 무척 마음이 상했습니다. (12쪽)



  흰수염고래가 무지개 물고기가 사는 바닷마을에 머물더라도 먹이는 그리 줄지 않습니다. 여느 물고기는 그다지 걱정스럽지 않습니다. 다만, 흰수염고래가 자꾸 저희를 쳐다보니 거북합니다. 이러던 어느 날 무서움을 많이 타는 톱니 지느러미 물고기가 큰 소리로 ‘못된 고래’라며 덜컥 외치고, 고래는 이 소리를 듣습니다. 고래로서는 작은 물고기마다 하나씩 붙은 반짝이는 비늘이 고와서 이 비늘을 보면서 ‘아름다운 모습이 좋은 나머지’ 이 바닷마을에 오래 머무를 생각이었다는데, 그만 마음이 다쳐요.


  아무래도 덩치가 너무 다르니, 서로 말을 못 섞은 탓이겠지요. 고래도 여느 물고기한테 말을 제대로 걸지 않거나 못 했고, 여느 물고기도 고래한테 말을 제대로 걸지 않거나 못 했어요. 서로 어떤 마음인가를 주고받지 않았어요. 서로 어떤 생각인가를 똑똑히 밝히지 못 했어요. 이러면서 괜히 한쪽은 무서워서 덜덜 떨고, 괜히 한쪽은 터무니없는 미움을 사서 마음이 다칩니다.



무지개 물고기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우리 얘기 좀 해요. 우리가 싸우는 바람에 얼마나 문제가 심각해졌는지 아세요? 크릴이 놀라 모당쳐서 모두가 굶게 됐잖아요.” (21쪽)




  다툼이나 싸움은 서로 마음이나 생각을 모르기 때문에 생기지 싶어요. 서로 다른 마음이거나 생각이기에 다투거나 싸운다고도 하지만, 마음이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서로 어떤 마음이요 생각인가를 똑똑히 모르기에 그만 ‘엉뚱하게 짚으면서 사이가 벌어지’는구나 싶어요.


  마음을 닫으니까 다투지요. 마음을 열지 않으니까 싸우지요. 생각을 털어놓지 않으니까 다툼이 불거지지요. 생각을 홀가분하게 주고받지 못한 나머지 싸움이 벌어지지요.


  고래는 고래대로 으르렁거립니다. 여느 물고기는 여느 물고기대로 고래를 나쁘게만 바라봅니다. 둘은 서로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막상 둘은 서로 아무것도 괴롭히거나 못살게 굴지 않았는데, 지레 넘겨짚은 탓에 사이가 벌어지고 말아요.


  그림책 《무지개 물고기와 흰수염고래》를 보면, ‘무지개 물고기’가 씩씩하게 흰수염고래한테 다가섭니다. 다른 물고기는 모두 벌벌 떨면서 숨지만, 무지개 물고기는 커다란 고래를 무서워하지 않기로 합니다. 왜 서로 다투면서 조용하고 아늑한 바닷마을이 무시무시하고 메마른 곳으로 바뀌고 말았는지를 알아보아야겠다고 여겨요. 얼른 이 일을 풀고 예전처럼 아름다운 마을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해요.



무지개 물고기와 친구들은 새로 사귄 거대한 흰수염고래의 보호를 받으며, 크릴이 많이 모여 있을 만한 새로운 터전을 찾아나섰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들 무엇 때문에 그런 끔찍한 싸움을 벌였는지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25쪽)




  지레 어림한 대목은 말 몇 마디로 쉽게 풀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서로서로 어떤 속마음인가를 모르는 채 지레 어림하기만 했으니까요. 속마음을 알고 난 뒤에는 서로 부끄럽기 마련이에요. 사이좋게 지낼 동무라면 섣불리 넘겨짚지 말아야겠다고 느끼리라 생각해요. 즐겁게 가꾸는 삶을 바란다면 함부로 넘겨짚지 말아야 하는구나 하고 깨달으리라 생각해요.


  참말 그렇습니다. 서로 동무가 되려면 허물이 없는 사이가 되어야 해요. 어른과 아이 사이에서도 서로 스스럼없이 마음을 여는 사이가 될 때에 즐겁습니다. 두 어버이도 서로 아끼는 따사로운 마음이 되어 이야기꽃을 피워야 오순도순 기쁜 나날을 이루겠지요.


  전쟁무기나 군대를 앞세워 으르렁거려 보아야 조금도 평화로울 수 없어요. 어깨동무를 할 때에 평화롭고, 손을 맞잡고 웃을 수 있어야 평화로울 수 있어요. 고개를 돌리기만 해서는 하나도 평화롭지 않아요. 얼굴을 마주보면서 마음을 홀가분히 털어놓고 생각을 주고받아야 평화로운 살림이에요.


  삶도 살림도 사랑도 온통 고운 무지개빛으로 가꾸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챡 《무지개 물고기와 흰수염고래》를 찬찬히 읽습니다. 말 한 마디를 잘못 꺼내면서 그야말로 미워하는 사이가 될 수 있고, 말 한 마디를 허물없이 나누면서 더없이 믿음직한 사이가 될 수 있어요. 마음을 상냥하게 담아서 나누는 말은 언제나 꽃이 되어 새롭게 피어납니다. 2016.2.18.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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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피에게 장화가 생겼어요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1
셜리 휴즈 글 그림, 조숙은 옮김 / 보림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27



봄비를 참방참방 ‘비놀이’로 맞이한다

― 앨피에게 장화가 생겼어요

 셜리 휴즈 글·그림

 조숙은 옮김

 보림 펴냄, 2002.9.16. 7500원



  아이들은 날마다 쑥쑥 큽니다. 참말 날마다 쑥쑥 커요. 늘 아이들하고 지내면서도 아이들이 자라는 결을 느낍니다. 어떻게 느끼냐고요? 아이들 옷을 입히고 벗기고 빨래하고 개고 하다 보면 저절로 알지요.


  어느새 큰아이 옷이 큰아이한테 작아서 작은아이한테 물려줍니다. 어느새 작은아이 옷이 작은아이한테 작아서, 아이들 이모네 동생한테 보내기도 하고, 상자에 차곡차곡 담아서 광에 놓기도 해요.


  그런데 신은 좀처럼 알아채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발이 커서 신이 꽉 낄 적에도 “신이 작아요” 하는 말을 먼저 들려주지 않아요. 어버이가 잘 살피면서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우리 집 두 아이 장화가 어느새 아이들한테 작습니다. 좀 늦게 알아챕니다. 아이들이 장화에 빗물이 스민다고 말하고 나서야 장화를 살피다가 ‘아차, 장화가 아이들한테 작잖아. 미처 몰랐네!’ 하고 깨닫습니다. 이렇게 장화가 작으니 발에 눌려서 찢어지겠지요.



앨피는 애니 로즈라는 동생이 있어요. 앨피의 발은 꽤 커요. 애니 로즈의 발은 조금 작고요. 발바닥은 둘 다 말랑말랑, 분홍빛이에요. 앨피는 애니 로즈랑 발가락을 세면서 놀기도 해요. (3쪽)



  셜리 휴즈 님 그림책 《앨피에게 장화가 생겼어요》(보림,2002)를 새삼스레 꺼내어 펼쳐 봅니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퍽 어립니다. 큰아이 ‘앨피’는 아직 혼자 신발 끈을 매지 못합니다. 얼추 대여섯 살 즈음이지 싶어요. 두 아이는 서로 사이좋게 어울립니다. 두 아이는 집에서나 밖에서나 무척 개구지게 놉니다. 두 아이는 서로 돌보고 가르치는 동무가 되면서 놀아요. 두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활짝 웃어요.



밖에 나갈 때면, 애니 로즈는 빨간 구두를 신고 앨피는 낡은 갈색 구두를 신어요. 엄마는 앨피가 신발 신는 걸 도와주곤 하지요. 앨피가 아직 신발 끈을 잘 못 매거든요. (6쪽)




  아이들 장화를 새로 장만합니다. 아이들 큰아버지한테 말을 여쭈어 선물로 사 달라고 조릅니다. 아이들 큰아버지는 기꺼이 새 장화를 장만해 줍니다. 두 아이는 빨강하고 분홍으로 새 장화를 얻습니다. 작은아이는 검정 장화를 얻고 싶었으나 검정 장화를 시골 읍내에서는 팔지 않습니다. 작은아이는 검정 다음으로 마음에 든다고 하는 분홍 장화를 고르기로 합니다.


  자, 새 장화를 얻었으니 이제 할 놀이는 바로 ‘첨벙첨벙 걷기’일 테지요? 비야 오렴, 눈아 오렴, 두 아이는 날마다 노래합니다. 장화를 신고 놀 수 있는 날씨가 되기를 빕니다.


  아이들 바람을 들었기 때문일까요? 설을 지나며 포근하던 날씨가 갑자기 얼어붙으면서 전남 고흥에 새삼스레 눈발이 날립니다. 다만, 이 눈은 쌓이지 않습니다. 그저 바람 따라 휘휘 날리는 싸락눈입니다. 눈이 멎고는 비가 옵니다. 비는 이틀 남짓 시원하게 내립니다. 어느 날은 찬비가 내리고, 어느 날은 포근한 비가 내립니다. 새로 얻은 장화를 기쁘게 신고 개구지게 뛰어노는 날씨가 찾아옵니다.



엄마는 앨피에게 반들반들 윤이 나는 노란 새 장화를 사 주었어요. 앨피가 진흙탕을 질퍽질퍽, 웅덩이를 철벅철벅 지나다닐 때 신게요. 앨피는 정말 신이 났어요. 장화가 든 상자를 집까지 혼자 들고 왔다니까요. (15쪽)




  그림책 《앨피에게 장화가 생겼어요》를 읽으면, 먼저 큰아이가 새 장화를 얻습니다. 큰아이 앨피는 기쁘게 얻은 새 장화를 신고 온 집안을 쿵쿵 밟으면서 돌아다닙니다. 참말 온누리 모든 아이는 이와 같이 놀아요. 그림책 아이뿐 아니라 우리 집 아이들도 이렇습니다. 나도 어린 날에 이렇게 놀았고, 곁님도 이렇게 놀았을 테며, 할머니 할아버지도 이녁 어릴 적에 새 신을 얻은 날에 이렇게 노셨을 테지요.


  큰아이한테 새 신(장화)이 생기면 작은아이는 어떤 마음일까요? 작은아이도 새 신을 얻고 싶겠지요. 작은아이도 언니처럼 새 신을 발에 꿰고 온 집안을 쿵쿵 울리면서 걷고 싶겠지요. 그리고 두 아이는 함께 웅덩이를 찾아다니면서 첨벙첨벙 물을 튀기고 싶을 테고요.


  《앨피에게 장화가 생겼어요》는 아이들이 장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매우 살갑게 그립니다. 이러면서 이 아이들을 지켜보는 어버이 눈길을 더없이 부드러우면서 포근하게 그려요. 웅덩이놀이를 하고픈 앨피를 데리고 공원으로 즐거이 가는 아버지를 그리고, 왼신과 오른신을 아직 가누지 못하는 앨피가 제 짝을 잘 가눌 수 있도록 글씨를 곱게 적어 주는 어머니를 그려요.



엄마는 앨피의 장화 한 짝에 ‘오’, 다른 짝에 ‘왼’이라고 검정색으로 크게 썼어요. 앨피가 오른발, 왼발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요. ‘오’는 오른발, ‘왼’은 왼발이에요. 장화에 쓴 글자는 점점 지워졌고 장화는 낡아 반들거리지도 않아요. 하지만 앨피는 이제 오른발, 왼발을 제대로 찾아 신게 되었어요. (29쪽)




  문득 돌아보면, 어른들은 눈이 오면 눈 때문에 길이 막힌다고 아우성입니다. 어른들은 비가 오면 비 때문에 길이 막힌다고 북새통입니다. 어른들은 아침저녁으로 일터를 오가니까 이 길이 막히거나 어수선한 일을 반기지 않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한번 달리 생각하고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요.


  어른도 얼마든지 눈놀이랑 비놀이를 할 만합니다. 어른도 아이처럼 목이 긴 신을 척 꿰고는 웅덩이를 거침없이 참방참방 걸을 수 있습니다. 웅덩이 한복판을 살금살금 춤추듯이 걸을 수 있어요. 웅덩이를 영차 하고 뛰어넘을 수 있지요. 이렇게도 놀고 저렇게도 놀아요. 아이들이 놀 적에 다른 사람 눈치를 살피지 않듯이, 어른들도 비나 눈이 오는 날 일터를 오가는 길에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말고 노래와 웃음으로 기쁘게 이 길을 걸을 수 있어요.


  조던 매터라는 분이 선보인 사진책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을 보면, 비가 오는 날 빨간 옷에 빨간 우산에 빨간 신 차림새로 폴짝 날아오르는 모습이 나옵니다. 이 차림새로 비놀이를 즐기는 분은 어른입니다. 다만, 이 사진책은 모델을 써서 꾸민 모습이지만,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재미나게 새로운 비놀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삶을 기쁨으로 바라보면 모두 언제나 놀이가 되니까요. 2016.2.17.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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