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이 바뀐다
춘천마실을 한 뒤에 양평을 거쳐 서울로 들어서는데, 어제오늘 처음 겪는 일이 이어집니다. 순천에서 용산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기차를 처음 탔고, 춘천에서 이야기꽃을 펴는데 경북 구미에서 날아오신 이웃님을 놀라우면서 반가이 만났으며, 양평에 있는 이쁜 마을책방에서 네 시간 가까이 넉넉히 이야기를 하며 새삼스러웠고, 일요일에 전라남도로 돌아가는 기차표가 몽땅 팔려 선자리마저 끊을 수 없는 줄 처음으로 보았으며, 용문역에서 서울로 가는 기차를 처음 탔는데, 청량리에서 내려 전철로 갈아타는 길도 처음이라 헤맸는데 전철삯이 안 찍혔고, 전철삯이 안 찍혔어도 허둥대지 않고 역무실에 들어가서 느긋하게 표삯을 잘 치렀으며, 신촌역까지 전철을 내려 길손집을 찾을 적에 그저 가만히 있었으나 길손집지기가 먼저 5000원을 에누리해 주었고 …… 여러 일을 겪으며 생각을 기울여 봅니다. 하루가 다르게 참 많이 사회살이가 바뀌는데, 이것이든 저것이든 아무리 많이 바뀌어 참으로 낯설다 하더라도 서두르거나 놀라거나 허둥대지 않는다면 모든 일은 술술 풀리기 마련이구나 싶어요. 재미있습니다. 2018.1.21.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