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에 있단다



  일곱 살인 작은아이가 코앞에 놓은 손천에 손을 닦지 않고 자꾸 바지나 웃옷이나 소매에 닦으려 합니다. 일곱 살인 작은아이 곁에 앉아서 “보라야, 옷 말고 손천.” 하고 다섯 차례 이야기해 주는데, 그때그때 자꾸 잊으면서 바지나 웃옷이나 소매에 닦으려 합니다. “보라야, 네 코앞에 있는데 안 보이니?” “아니, 너무 멀어서.” “그래, 네 코앞인데도 멀다고 여기는구나. 네가 손천을 쓸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 멀다고 생각할 뿐, 바로 너하고 아주 가까운 곳에 있어.” 마음에 두지 않으면 언제나 아주 멀고, 마음에 두면 늘 함께 있겠지요. 2017.12.18.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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