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들
태린 피셔 지음, 서나연 옮김 / 미래와사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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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세스에게 다른 아내들이 있는 걸 알고도 그와 결혼해 목요일에만 세스를 차지할 수 있는 써스데이는

남편의 다른 두 아내들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면서 그동안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는데...


요즘 세상에 뜬금없이 일부다처제가 등장하니 좀 황당스러운데 이 책의 주인공 써스데이는 스스로 

일부다처제의 늪에 빠져 들어간다. 목요일에만 남편과 함께 할 수 있어 써스데이라 부르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써스데이는 세스를 만날 당시 그가 유부남인 걸 알면서도 그와 헤어지지 못하고 결국

세스를 이혼시키고 결혼에 골인한다. 여기까지는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문제는 세스가 전처는 물론

써스데이 이후 추가로 아내를 얻었다는 점이다. 전처와 이혼한 게 전처가 아이를 갖기를 원하지 않아

써스데이와 아이를 갖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애를 목적으로 이혼을 했으면 전처와도 깔끔하게 정리를

해야 하는데 여전히 전처와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써스데이가 불임이 되자 똑같은 이유로 새로운

여자를 만나고 있으니 정말 간 큰 남자가 아닐 수 없었다. 미국 유타주의 모르몬교도들 중에 아직도 

일부다처제가 비공식적으로 행해지고 있다고 하는데 더 이해가 안 되는 건 뻔히 남편이 그러고 다니는

걸 그냥 용납하고 사는 써스데이의 태도였다. 남편에게 목요일만 배정받고 살던 삶에 만족한 채 지내던

써스데이도 세스와의 이런 삶에 조금씩 불만이 쌓이면서 다른 아내들은 과연 어떤 삶을 사는 어떤 

여자들일까 온라인으로 찾아보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평온했던(?) 삶은 혼돈 속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자신 대신 세스의 아이를 가진 해나에게 몰래 접근해 그녀와 친해지면서 세스와 해나의 관계를 엿보는데

해나의 몸에 폭행의 흔적이 있자 젠틀한 줄로만 알았던 세스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된다. 점점 세스와의

관계가 삐걱대던 써스데이는 해나에 이어 전처인 레이첼에게도 데이트앱으로 남자인 척 접근해서

불륜을 유도하는데, 해나에 대한 써스데이의 과도한 걱정은 결국 세스와의 마찰로 이어지고 써스데이가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하게 되면서 그동안 써스데이의 관점에서 전개되던 사건들을 재평가해야 하는

혼란 상태에 빠지게 된다. 세 명의 아내를 둔 남편이라는 기본 설정 자체가 좀 현실감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써스데이가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도대체 뭐가 진실인지 헷갈리기 시작하는데 혼돈

상태에서도 써스데이는 자신이 미친 게 아님을 증명하려고 동분서주한다. 다시 이들 사이에 엎치락

뒤지락 진실게임이 이어지고 드러나는 진실 앞에 그 누구도 웃을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마저

충격적으로 마무리를 한다. 파격적인 설정으로 호기심을 자극했던 얘기는 결국 진실을 찾아가는 힘겨운

과정을 거치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는데 써스데이란 주인공 자체가 좀 이해가 안 되는 캐릭터이긴

했지만 심리스릴러로서의 아기자기한 재미와 반전의 묘미는 충분히 보여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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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미술관 - 잠들기 전 이불 속 설레는 미술관 산책
이원율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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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다양한 컨셉의 미술책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대부분 미술 전문가들이 쓴 미술 

교양서인 반면 이 책은 미술 비전공자인 해럴드 경제 기자가 쓴 책이라 오히려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는

더 잘 맞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브런치북 8회 대상 수상작이라고 하는데 아마 브런치를 하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미술 입문자를 위한 생애 첫 예술책을 지향하는 것 같았다. 물론 내겐 생애

첫 미술책은 아니지만 미술에 입문하던 새내기(?) 시절의 설레는 맘으로 과연 어떤 흥미진진한 얘기들을

담고 있을지 기대하면서 책장을 펼쳤다.


총 19명의 대가들과 그들의 작품, 그리고 인생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등장인물들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들로 시작해 독자들을 주목시키는 데는 일가견이 있었다. 첫 주자인 레오나르도 다치빈의 '최후의

만찬'과 관련해선 다빈치가 그 시대 백종원이라는 좀 황당한 화두를 던지는데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작업했던 2년 9개월 동안 엄청 먹고 마시면서 그림에 들어갈 음식을 추렸고 실제 요리사가 되고 싶었다는

몰랐던 얘기를 알 수 있었다. 카라바조는 직전에 읽었던 '미술의 마음'에서도 조현병 등을 앓았던 게

아닌가 추정했는데 이 책에선 '다윗과 골리앗'에 모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동안 참회하는 심정으로 골리앗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었다는 얘기는 알고 있었지만 다윗의

얼굴에 순수하고 젋은 시절의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니 새로운 정보였다. 저자가 미술에 관한 글을

쓰겠다고 마음 먹게 한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관련해선 그녀의 정체가 

무엇인지 전에 읽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진주 귀고리 소녀'를 언급하며 흥미로운 추론을 들려준다.


이런 책에선 대부분 서양의 화가들을 다루는데 이 책에선 최북과 이중섭을 다뤄 국내 미술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자기 눈을 찌른 광인 최북은 조선의 반 고흐로 칭했고, 최근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에도

포함되 화제가 된 이중섭은 파란만장하고 애달픈 가족사를 들려준다. 세계 미술계의 최고 스타로 우뚝

선 모나리자의 도난 사건이나 나쁜 남자의 끝판왕 폴 고갱의 이기적인 삶, 고흐가 자신의 첫 작품으로

'감자 먹는 사람들'을 꼽은 얘기 등 미술 입문자들이 미술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만들 흥미로운 얘기들로

가득했다. 끝부분에는 속사정 특집으로 고흐가 자살한 것인지, 타살된 것인지, 페르메이르의 위작으로

나치 2인자 헤르만 괴링을 속인 사기꾼 한 판 메이헤런의 활약상과 뛰어난 예술작품을 보고 정신적

충동을 일으키는 스탕달 신드롬까지 미술과 얽힌 여러 얘기들로 마무리한다. 마치 어릴 때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처럼 흡입력 강한 얘기들로 미술의 매력을 맛보게 해준 책이었는데 스토리텔링의

힘이 미술에 있어서도 강력함을 새삼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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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마음 - 심리학, 미술관에 가다
윤현희 지음 / 지와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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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술작품도 인간인 화가가 그리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화가의 마음이 반영될 수밖에 없고 그러기에

미술작품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심리학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미술작품과 

심리학을 함께 다룬 책들을 적지 않게 만났었는데 '미술관에서 만난 심리학' 같은 책들이 대표적이고

미술작품으로 심리 치유를 추구하는 '그림의 힘'이나 '그림에 마음을 놓다' 같은 책들도 떠오른다. 

앞에 언급한 책들이 미술작품들을 소재로 활용한 측면이 좀 더 큰 데 비해 이 책은 미술작품들을 중심에

두고 심리학을 가져다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는 데 좀 더 집중하고 있는데 총 15명의 화가들을 빛의 

역사라는 공통된 키워드로 분석한다.  


이 책에선 카라바조를 필두로 총 5부로 나눠 각 부당 세 명씩의 화가를 배치하고 있는데 초반부에는

비교적 친숙한 화가들이 등장하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낯선 화가들로 채워졌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처럼 천재와 광인의 이중생활을 했던 카라바조는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다니다 보니 참수형에 대한

공포가 작품에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저자는 그가 조현병 등 정신과적 장애를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유럽 여행 갔을 때 젊은 시절의 자화상을 봤던 렘브란트는 평생에 걸쳐 자화상을 남겼는데 

평생 자신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했다고 볼 수 있고, 요하네스 페르메이르는 섬세한 묘사로 일상을 

그려냈는데 자기 정체성을 담은 사적 공간에 주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바로크 시대의 화가들을

거쳐 윌리엄 터너, 클로드 모네, 제임스 휘슬러의 낭만주의 화가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색채를 활용

하는 방식은 이전 화가들과는 좀 달랐다. 특히 휘슬러는 얼마 전에 봤던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여름'의   

7월을 장식하는 그림들로 만났었는데 그림과 제목만 알다가 이 책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들으니 훨씬 더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3부에는 우리에겐 아직은 좀 낯선 북유럽 화가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전에 읽었던 '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이라는 책에서 만난 빌헬름 히메르스회 등을 다시 만나 북유럽 특유의 정서들이 담긴 작품들과 그

지역 사람들의 성향이 어떻게 작품 속에 발현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4부에선 현대인의 우울과

불안을 주제로 프레더릭 차일드 하삼과 존 슬로안, 에드워드 호퍼를 다루는데 앞선 두 명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 좀 생소했고 그나마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들을 휘슬러가 7월을 담당했던 시화집에서

6월 담당으로 만났던 게 어색함을 줄일 수 있었다. 마지막 5부에서도 마크 로스크, 사이 트웜블리, 

제임스 터렐의 초면이라 할 수 있는 작가들과 만났는데 나름 미술책을 많이 봤다고 생각됨에도 여전히 

낯선 화가와 그림들이 많아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15명 이상의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

세계를 심리학의 관점에서 저자의 꼼꼼한 분석으로 다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는데, 새롭게

알게 된 화가와 작품들은 물론 기존에 알던 화가와 작품들도 놓쳤던 부분들을 풍성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재발견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역시 미술작품들은 어떤 관점에서 접근하느냐에 따라 안 보이던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음을 제대로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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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스트림 - 반복되는 문제의 핵심을 꿰뚫는 힘
댄 히스 지음, 박선령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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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히스의 책은 그의 형 칩 히스와 공저인 '스위치'를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이 책은 그가 독자적으로

내놓은 책이라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상류라는 의미의 '업스트림'을 제목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좀 뜬금없는 측면이 있었는데, 띠지에 적혀 있는 것처럼 '문제는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하는 것'으로 현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다운스트림(하류)이 아닌 문제의 근원이 있는 업스트림

(상류)으로 가서 문제 자체를 예방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특별히 저자의 '한국의 독자들에게'라는 글로 시작하는 이 책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지 말고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거나, 그 문제로 인한 피해를 체계적으로 줄이는' 업스트림 활동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면서 구체적으로 업스트림 활동을 위한 7가지 행동 전략을 제시한다. 먼저 우리가

똑같은 문제에 계속 시달리는 이유로 문제 불감증, 주인의식 부재, 터널링 증후군의 세 가지를 든다.

NFL 선수들이 만성적인 부상에 시달리는 거나 시카고 공립 고등학교 졸업률에 큰 변화를 보인 이유는

모두 그냥 당연하게 여긴 것들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면서였고, 소아과 의사들이 카시트 의무화를

주장하게 된 것도 어린이 사망 1위 원인이 자동차란 사실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여행

전문 웹사이트 익스피디아가 콜센터 통화량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도 바로 어느 

팀도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는데 문제 불감증과 주인의식 부재는 여러 사례들을 

통해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터널링 증후군'은 터널에 있는 것처럼 좁은 시야를 갖게 되는 걸 말하는데

우리가 단기적이고 반응적으로 사고하게 만든다. 


이렇게 반복되는 문제의 원인을 진단한 후 본격적으로 업스트림으로 나아가기 위한 7가지 행동 전략을

제시하는데, '꼭 필요한 사람을 모집해 문제의 심각성을 각인시키기', '문제를 유발하는 구조를 재설계

하기',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렛대를 찾기', '위험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데이터를 의심하기',

'코브라 효과를 경계하기', '비용 문제 해결하기'였다. 그 일에 적합한 인물들을 결속시키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시스템을 잘 설계하며, 문제에 개입할 적절한 지점을 찾아내고,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며, 허깨비

승리와 부작용을 방지하고, 자금 흐름을 살피며 예방 자금을 지불할 사람을 찾는 게 이 책에서 말하는

업스트림으로 가기 위한 핵심 전략들이었다. 각 전략과 관련한 여러 실제 사례들을 풍부하게 소개해

설득력을 높이고 있는데, 경보시스템과 관련해 한국에서 갑상선암이 급증한 사례도 소개하고 있어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동안 발등에 떨어진 불만 끄기 급급했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는데, 문제의 근원이 있는 업스트림으로 가서 문제를 발본색원 하도록 그 이유와 방법론들을 다양한

실제 사례들을 통해 제대로 가르쳐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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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도시 - 공간의 쓸모와 그 아름다움에 관하여
이규빈 지음 / 샘터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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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집값 폭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망연자실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집에 대한 욕망과 관심이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올초에 간신히 이사를 하면서 집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게 되어 TV에서 하는

각종 집 관련 프로그램들을 즐겨보곤 했는데 집 이외에도 각종 건축물들은 인류의 문명을 집약하고 

있어 늘 주목을 받아왔고 여행에 있어서도 주요한 볼거리를 차지하고 있다. 올초에도 '도시의 깊이'란

책을 통해서 건축가의 시선으로 세계 곳곳의 다양한 건축물들의 의미를 새롭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었는데 이 책도 건축가인 저자가 일본, 중국, 미국, 브라질, 프랑스의 인상적인 건축물들을 직접

찾아가서 보고 건축가의 관점에서 느낀 바를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흥미로운 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건축물들을 대부분 출장 중에 시간을 내서 찾아가봤다는 점이다.

해외출장 중에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지만 시간이 나도 대부분은 유명 관광지를 찾기 마련인데 직업병인

건지 자신이 보고 싶던 건축물들을 찾아다니는 저자나 이렇게 대놓고 출장 중에 딴짓(?)을 하고 책을 

써도 뭐라 하지 않은 회사(승효상 건축가 사무실)나 모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업무

관련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원래 목적인 출장에 지장이 없는 한 허용해주는 것 같은데 이렇게 해외에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저자가 부러웠다. 건축가도 해외 출장 갈 일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는데 가까운 일본, 중국부터 미국을 물론 머나먼 브라질까지 다녀온 경험담을 늘어놓은다.

사실 이 책을 펴기 전까지는 누구나 다 알 만한 유명 관광지의 건축물들이 소개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역시 전문가가 관심을 가지는 건축물들은 좀 달랐다.


먼저 가까운 일본에선 두께 12mm의 스테인리스 강판으로 가파른 지붕 경사를 자랑하는(?) 미우미우 

아오야마라는 건물을 필두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립식 구조물(기능적인 이유로 세워진 구조물)인

스카이트리, 배를 닮은 요코하마 페리 터미널, 책을 팔지 않는(?) 츠타야 서점 등 개성 있는 건축물들이

등장했다. 중국의 건축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는데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만든 자하 하디드가

만든 갤럭시 소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박태환이 금메달을 땄던 워터큐브, 난징 대학살의 추모의

공간이자 슬픔의 건축인 난징 대학살 기념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받은 왕수의

닝보 역사박물관 등이 소개되었다. 두 나라 모두 고전적인 건축물들이 아닌 최신 건축물들이 다뤄져

나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미국에서는 9. 11. 테러 이후 만들어진 추모공원 및 기념관, 미국에서 가장 높은 프리덤타워, 세계무역

센터 교통허브 등이 등장해 9. 11. 테러의 상흔을 치유하는 공간의 의미를 엿볼 수 있었다. 브라질이

등장하는 건 정말 의외였는데 상파울루 미술관에 이어 쿠리치바라는 처음 알게 된 도시까지 등장한다.

이곳은 전 세계 건축, 도시, 교통, 행정가들의 참조 도시라 불릴 정도로 BRT와 대중교통 시스템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서울시 등의 간선급행버스체계도 여기서 벤치마킹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출장 중에 짬을 내어 건축적으로 의미가 있는 건물들을 둘러본 이야기를 들러준 후 마지막으로 프랑스는

휴가로 간 건축물 탐방기가 소개된다. 프랑스하면 파리의 에펠탑을 필두로 여러 유명 건축물들이 

떠오르지만 저자는 당연히 그런 대중적인 곳들이 아닌 라 투레트 수도원, 생폴 드 모졸 수도원, 세낭크

수도원, 르 토로네 수도원 등 처음 들어보는 곳들을 6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누빈다. 유럽여행을

6일 동안 다녀오는 것도 좀 아까운데 저런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곳들만 찾아가는 여정이 신기했는데

건축가의 입장에선 나름의 의미들이 있는 건축물들이었다. 이렇게 저자의 안내에 따라 건축물 여행을

다녀오고 나니 역시 건축가가 보는 눈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 그동안 잘 몰랐던 건축물들에

얽힌 의미와 가치를 흥미진진한 여행기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언제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한 건축물들도 기회가 되면 한 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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