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손바닥책 : 가볍게 쥐어 든든히 읽는 손바닥책. 싼값에 작고 가벼운 수수한 판짜임을 하지만, 속이 깊고 넓은 책으로, 더 많은 이들이 더 널리 누리도록 이끄는 책. 조그마한 아름책이 바로 손바닥책. 1993.4.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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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징검다리 : 우리는 서로 징검다리. 글도 쓰고 삶도 쓰고 사랑도 쓰면서 언제나 이야기를 꽃으로 쓰는 징검다리를 책 하나로 만난다. 노래하고 춤추고 웃고 우는 이야기를 별빛으로 담아낸 징검다리를 책 하나로 마주한다. 숲에서 자란 나무야, 책이 되어 주니 고맙구나. 1994.10.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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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1.1.


《토끼와 거북이》

 라 퐁테느 글·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그림/우순교 옮김, 보림, 1996.6.30.



아주 어릴 적부터 들은 이야기 가운데 “토끼와 거북이”가 있다. 이 이야기를 들을 적마다 ‘굳이 거북이가 되어야 할까?’ 싶었다. 토끼처럼 낮잠도 자고 샛밥도 먹고 해바라기도 하면서 쉬엄쉬엄 가도 즐거우리라 여겼다. 때로는 거북이처럼 한 걸음씩 씩씩하게 가되, 쉬지도 않고 서둘러 가기보다는 둘레를 가만가만 살피고 꽃내음을 맡고 나무하고 속삭이기도 하면서 느긋느긋 하루를 누리는 삶이 한결 재미난 살림길이 될 수 있으리라 여겼다. 그림책 《토끼와 거북이》를 아이들이 재미나게 들춘다. 이야기도 이야기일 테지만 그림이 해사하다. 이야기를 살리는 그림책도 틀림없이 좋은데, 이렇게 그림꽃을 활짝 피울 수 있는 손길이 참 알뜰하구나 싶다. 줄거리만 좇아가면 좀 따분하리라. 줄거리는 줄거리대로 찬찬히 엮되, 이 줄거리에 입힐 옷을 곱게 꾸민다고 할까? 수수하거나 투박한 옷도 좋은데, 수수한 옷 귀퉁이에 꽃무늬를 넣으면 얼마나 고운가? 투박한 옷 한켠에 별무늬를 새기면 얼마나 빛날까? 한길을 가는 삶도 참 뜻있다. 두길이나 세길을 가는 삶도 참 뜻깊다. 여러 가지 길을 가다가 넘어져도 좋고, 이 길 저 길 두루 다니다가 마지막에 하나를 슬그머니 골라서 폴짝폴짝 뛰어다녀도 좋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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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일각 신장판 1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김동욱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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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40


《메종 일각 1》

 타카하시 루미코

 김동욱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19.9.30.



  오른손으로 밥을 먹으면서 왼손으로 《메종 일각》 첫걸음을 쥐고서 읽다가 곁님한테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아이들더러 밥 먹으면서 책 읽지 말라면서, 으째 어버이인 그대는 그런 몸짓이느냐 하는 말을 듣고서 조용히 만화책을 내려놓았습니다. 새옷을 입은 “도레미 하우스” 또는 “메종 일각”은 삯집에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아련한 이야기를 그립니다. 삯집지기부터 무언가 수수께끼에 싸인 삶이요, 삯집사람도 저마다 수수께끼를 품은 살림입니다. 이들은 서로 어떤 길을 걷다가 오늘 이 삯집에서 이웃이나 동무로 만났을까요? 이들은 오늘 이곳을 지나 앞으로 어떠한 길을 갈까요? 이 삯집에서 뒤엉키며 웃고 노래하고 떠드는 하루를 즐길까요, 아니면 새로운 삯집이나 보금자리를 찾아서 살살 손을 저으며 떠날까요? 그야말로 밑자리라 할, 또는 마을 한켠이라 할, 그저 수수하거나 털털한 사람들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판인 《메종 일각》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수수하거나 털털한 사람들이 복닥이거나 노닥이거나 허덕이는 나날이야말로 웃음꽃하고 눈물꽃이 곱디곱게 피어난다고 하는 대목을 밝히지요. 아름다운 만화책입니다. ㅅㄴㄹ



“괜찮아요, 괜찮아. 이렇게 떠들어 줘야 모의시험을 망쳐도 핑계가 생기잖아요. 뭐든지 남 탓만 하면서 살 수 있다니, 그것도 참 행복한 거라니까.” (19쪽)


“요츠야 씨나 아케미 씨한테 바보 취급을 당하는 건 익숙해. 하지만 관리인님의, 동정 어린 시선만은 견딜 수가 없거든.” (117쪽)


‘살아 있다면 여러 결점도 눈에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죽은 사람은 무적이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이상적인 모습만이 증식을 계속한다.’ (151쪽)


“말리지 마세요! 저 자식, 술기운이라도 빌리지 않고선 아무 말도 못 한다니까요. 서, 서글픈 녀석이라고요.” (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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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9-11-03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메종일각이 다시 재간되었군요.참 재미있게 본 책인데 역시 명작은 다시 나오는군요.

숲노래 2019-11-04 05:42   좋아요 0 | URL
모두 열다섯 걸음으로 다시 나온다고 합니다.
주머니를 든든히 채워 놓아야 해요 ^^
 
커피 한 잔 더 5 - 완결
야마카와 나오토 지음, 채다인 옮김 / 세미콜론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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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34


《커피 한 잔 더 5》

 야마카와 나오토

 채다인 옮김

 세미콜론

 2012.3.23.



  바람이 따뜻하게 불면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살갗을 거쳐 들어옵니다. 바람이 차갑게 불면 몸 구석구석으로 차가운 기운이 살갗을 따라 훅훅 끼칩니다. 따뜻하거나 차가운 바람을 쐬면서 이 바람을 고스란히 먹는 살갗을 쓰다듬다가 생각합니다. 어떠한 기운이든 차근차근 스며들면서 우리 몸을 이루리라고, 이렇게 이루는 우리 몸은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른 마음이 되리라고. 따뜻한 바람이기에 따뜻한 몸이자 마음이 될 수 있고, 차가운 바람이기에 차가운 몸이요 마음이 될 수 있는데, 이 바람에 섞인 온누리 이야기를 새록새록 누린다고. 《커피 한 잔 더》는 다섯걸음으로 커피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커피 한 모금을 사이에 놓고서 온갖 사람이 얼크러지는 이야기를 다루는데, 기쁜 이야기도 슬픈 이야기도 있어요. 따뜻한 이야기도 온몸에 찬기운이 도는 이야기도 있고요. 똑같은 커피 한 모금이지만, 이 커피를 손에 쥐고 홀짝이는 마음은 다 다릅니다. 만나고 헤어지는 길도, 헤어졌다가 만나는 길도, 가없이 그리는 길도, 가슴에 맺은 멍울이며 사랑도 피었다가 스러지고 스러졌다가 피면서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최근에야 눈치 챈 게 있는데,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엄마는 서른셋이었어.” (15쪽)


“그 가게는 추억의 장소니까 가고 싶지 않아. 가고 싶으면 너 혼자서 가렴. 나는 죽고 나서 천국에 있는 아빠랑 같이 유령이 돼서 갈 테니까.” (20∼21쪽)


“아무것도 아니라면 같이 가자.” “가자니, 어디로?” “그거야 당연하지. 나 알고 있는걸.” (120쪽)


‘아아, 세상이란 멋진 거구나. 작전 같은 거 새우지 않아도 사랑과 용기가 있으면 마음은 닿는 거였다.’ (1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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