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얼마나



아이들이 어버이를 얼마나 가르치고 일깨우려 하는가는 새삼스럽지도 않다. 배울거리가 많으니까, 배울길이 넉넉하니까, 이모저모 스스로 찾고 헤아려서 배우도록 이끌어 주지 싶다. 아이들이 온몸으로 이끌며 가르치는 하루를 돌아보다가 까무룩 잠든다. 닷새를 밖에서 지내고 엿새 만에 돌아왔다. 나무가 고양이가 바람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얼마나 어둡고 고요한 밤인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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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녔어



  잘 다니고 집으로, 그러니까 길손이 되어 찾아간 오사카에서 묵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타는 전철. 우리는 우리 걸음을 즐겁게 믿고서 한 발짝씩 뗍니다. 걸음마다 새로 배울 이야기를 품고서 씩씩하게 둘러보고 생각합니다. 말은 달라도 마음은 같아서 이야기를 할 이웃을 만나고, 말은 같아도 마음이 달라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사이란 무엇인가를 배웁니다. 잘 다녔겠지? 오늘 걸은 곳마다 누린 이야기를 차곡차곡 갈무리해 보자. 2018.6.8.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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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먹자



  대구마실을 마무리하며 고흥으로 돌아오는 길에 밖에서 뭔가 사서 먹을까 하다가 집까지 빈속으로 옵니다. 읍내에서 방울토마토하고 능금하고 고기를 장만해서 집으로 돌아오니 밥은 없으나 떡볶이가 있습니다. 큰아이 말을 들어 보니 낮에 끓여서 먹었다 하는데, 스텐냄비에 담긴 떡볶이는 아직 따뜻합니다. 고마이 집밥을 누리면서 참말로 집밥이 늘 가장 맛있고 몸이 반기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2018.4.14.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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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버린 쓰레기



  우리 눈앞에서 할머니 한 분이 쓰레기를 버립니다. 이 모습을 나란히 지켜본 큰아이가 큰소리로 말합니다. “할머니가 저기 쓰레기를 버리네! 버리면 안 되는데!” 틀림없이 이 큰소리를 우리 앞에 있는 할머니가 들었을 테지만, 할머니 손을 떠난 쓰레기는 바닥에 뒹굴고, 할머니는 이녁이 버린 쓰레기를 주울 마음이 없어 보입니다. 나는 가만히 서서 지켜봅니다. 큰아이는 앞으로 가더니 할머니가 버린 쓰레기를 줍습니다. 쓰레기 버리는 곳에 갖다 놓습니다. 큰아이가 돌아옵니다. “벼리야, 훌륭하구나. 우리는 저 할머니를 보면서 우리는 아무 곳에나 아무렇게나 버리지 않는 마음을 배울 수 있으면 돼.” “벼리는 쓰레기 함부로 안 버려.” 2018.4.13.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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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엽서를 사랑해



  일본마실을 하며 몇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첫째, 하치오지에 있는 blu room에 다녀오기. 둘째, 도쿄 진보초 ‘책거리’에서 일본 이웃님하고 이야기꽃 펼치기. 셋째, 일본 우체국에서 우리 집 아이들하고 곁님한테 우편엽서 보내기. 넷째, 이렇게 다 하고 나서 진보초 책골목에서 책을 장만하고 사진을 찍기. 다섯째, 우리 아이들한테 새롭고 재미나거나 이쁜 옷을 한 벌씩 장만해 주기. 첫째 일을 마치고서 둘째 일을 했어요. 얼마나 홀가분하면서 기쁘게 했는지 모릅니다. 게다가 보통 일반 엽서에 고작 70엔짜리 우표를 더 붙이면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날아갈 수 있다고 하네요. 우체국에 더 갈 수 있다면 더 부치고 싶었으나, 오늘은 토요일에 이튿날은 일요일입니다. 모레는 월요일이나 아침 일찍 나리타공항으로 가야 해요. 금요일 낮 세 시 반 즈음 하치오지에 있는 우체국에서 엽서를 부쳤어요.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사랑스러운 손길을 담은 우편엽서를 기쁘게 받으면서 함박웃음을 지을 날을 기다립니다. 2018.3.31.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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