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읽기



  ‘인문책’을 읽는 어른들 책모임에서 으레 ‘중·고등학교 추천도서 목록’ 같은 책을 뽑아서 읽기 마련입니다. 이 같은 책들이 나쁜 책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이 추천도서라든지 수많은 인문책은 틀림없이 좋은 책이라고 느낍니다. 다만 책과 인문으로 사회를 읽거나 사람을 읽거나 삶을 읽는다고 할 적에는, 또 사랑을 읽고 숲을 읽으며 슬기를 읽는다고 할 적에는, 좀 달리 생각해 보아야지 싶어요. 우리는 《하이디》라는 고전으로 사회와 사람과 삶과 숲과 살림을 모두 슬기롭게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플란다스의 개》라는 고전으로 사람과 삶과 그림과 꿈과 사랑을 슬기롭게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삐삐》 꾸러미로 기쁨과 놀이와 꿈과 이야기와 동무를 사랑스레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꼬마 옥이》라는 고전으로 역사와 문화와 노래와 가난과 시골과 사랑을 고이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닐스의 신기한 모험》이라든지 《마녀 배달부 키키》라든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든지 《우주 소년 아톰》이라든지 《피노키오》라든지 《메리포핀스》 꾸러미 같은 고전도 있어요. 바바라 쿠니라든지 윌리엄 스타이그라든지 닥터 수스 같은 고전도 있지요. 가만히 보면 권정생도 고전이 될 수 있어요. 김유정이나 현덕이나 현진건도 고전이 될 테지요. ‘고전’이란 서양 문학책이나 서양 인문책이 아닙니다. 오래오래 읽고 사랑하면서 아이들한테 물려줄 수 있기에 고전이에요. 아이들을 곁에 앉히고 두고두고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고전입니다. 2017.3.9.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어린이문학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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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선물



  아이를 둔 이웃님한테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풀빛,2002)라는 그림책을 선물합니다. 이 그림책은 우리 집 아이들한테 선물하려고 장만했으나, 마침 서울에서 이웃님을 만나면서 이 이웃님 집에 있는 아이가 떠올라서 기쁘게 선물합니다. 우리 집 아이한테는 나중에 새로 장만해서 선물할 생각입니다. 우리 집에 기쁘게 두면서 두고두고 읽을 만하다고 여기니 장만한 그림책이요, 우리 집에 두고두고 건사하면서 기쁜 이야기를 길어올릴 만하다고 여기니 이웃님한테 선물할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어떤 그림책을 아이들하고 읽으면 즐거울까?’ 하는 대목이 궁금한 분이 있다면 ‘이웃님한테 기쁘게 기꺼이 선물할 수 있는 그림책’인가 아닌가를 생각해 보면 되지 싶어요. 우리 집 아이한테 아무 책이나 선물할 수 없듯이, 이웃집 아이한테도 아무 책이나 선물할 수 없어요. 두고두고 좋아하면서 오래도록 사랑할 만한 ‘따사로운 선물’로 스며들겠네 싶은 느낌이 피어나는 그림책을 살피면 즐거우리라 생각해요. 2016.12.10.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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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쓰기



  우리가 저마다 일구는 삶하고 살림에는 언제나 모두 다르면서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있다고 느낍니다. 아주 남다른 어떤 일을 겪어야 이야기가 태어나서 글을 쓸 만하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우리가 저마다 늘 부대끼거나 겪거나 누리는 삶하고 살림을 스스럼없이 풀어낼 수 있으면, 이는 모두 이웃하고 즐겁게 나눌 만한 이야기가 된다고 느낍니다. 치레하거나 꾸며야 하는 이야기가 아닌, 삶을 일구면서 쓰는 이야기이면 되고, 살림을 지으면서 쓰는 이야기이면 넉넉하다고 봅니다. 말솜씨가 투박하면 투박한 대로 반갑고, 글솜씨가 수수하면 수수한 대로 즐겁습니다. 뭔가 톡톡 튀거나 남보다 도드라져 보여야 하는 말솜씨가 글솜씨가 아니라, 늘 웃음꽃으로 누리는 삶하고 살림을 꾸밈없이 담아낼 줄 아는 이웃님이 어린이문학을 펼칠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삶을 사랑으로 가꾸면서 쓰는 어린이문학이 어린이한테 마음밥이 될 만하리라 느낍니다. 살림을 사랑으로 지으면서 쓰는 어린이문학이 어린이한테 꿈을 심어 주는 씨앗 구실을 하리라 느낍니다. 2016.7.16.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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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서 오는 문학



  모든 문학은 말에서 오지 싶습니다. 이 말은 삶에서 오지 싶습니다. 이 삶은 스스로 생각을 지어서 가꾸는 살림에서 오지 싶습니다. 이 살림은 사랑스러운 손길에서 오지 싶습니다. 이 사랑스러운 손길은 새롭게 여는 하루에서 오지 싶습니다. 말에서 오는 문학이지만 말만 동떨어지지 않을 테니, 삶도 살림도 사랑도 손길도 새로움도 즐거이 헤아리면서 마음으로 품을 적에 비로소 태어날 만한 문학이지 싶습니다. 2016.7.4.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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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는 뜻



  그림책은 ‘어린이가 읽는’ 책이 아니라, ‘어린이와 함께 읽는’ 책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어린 사람 눈높이와 마음결’에 맞추어 이야기를 펼칩니다. 군더더기도 지식도 모두 덜어내어 ‘삶을 사랑하는 살림’이 어디에서 비롯하는가 하는 생각을 북돋우도록 돕거나 이끄는 책이 그림책이라고 할 만하다고 느낍니다. 다시 말하자면 ‘지식 그림책’이나 ‘과학 그림책’은 그림책 결하고 어긋나는 셈이고, 지식이나 과학이나 철학을 내세우는 그림책은 어린이 눈높이나 마음결이나 삶하고는 동떨어지기 쉽다고 느낍니다. 살아가고 사랑하며 살림하는 이야기에 재미와 웃음과 눈물과 꿈이라고 하는 노랫가락을 담는다고 할 만한 그림책이기에, 이 그림책을 언제나 아이들하고 함께 읽고 즐깁니다. 2016.5.2.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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