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양식 糧食


 정신의 양식이 부족하다 → 밑밥이 허술하다 / 마음이 얕다

 마을 주민의 양식이 풍족하여 → 마을사람은 먹을거리가 넉넉하여

 내 마음의 양식을 고취시킬 → 내 마음빛을 북돋울


  ‘양식(糧食)’은 “1. 생존을 위하여 필요한 사람의 먹을거리 ≒ 식량(食糧) 2. 지식이나 물질, 사상 따위의 원천이 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양식’ 같은 얼거리라면 ‘-의’를 털고서 ‘낟·낟알’이나 ‘먹다·먹는것·먹을거리·먹을것’으로 고쳐씁니다. ‘밥·열매·주전부리’나 ‘잡다·잡아먹다·집어먹다’로 고쳐써도 되고요. ㅅㄴㄹ



무엇을 읽든 간에 모두 성장의 양식이 된다

→ 무엇을 읽든 모두 마음밥이다

→ 무엇을 읽든 모두 살림빛이다

→ 무엇을 읽든 모두 밑밥이다

→ 무엇을 읽든 모두 북돋아 준다

《대학인,그들은 대학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가와이 에이지로/이은미 옮김, 유원, 2003) 23쪽


내가 자라면 모든 이들의 양식이 되어야지

→ 나는 자라서 모두한테 밥이 되어야지

→ 나는 모두한테 법이 되어야지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류시화 엮음, 오래된미래, 2005) 26쪽


저는 그것을 인생의 큰 양식으로 삼고 있습니다

→ 저는 이를 삶에서 큰 마음밥으로 삼습니다

→ 저는 이를 삶에서 큰 밑거름으로 삼습니다

→ 저는 이를 삶을 이루는 큰 바탕으로 삼습니다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강상중/김수희 옮김,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16) 8쪽


반드시 인생의 양식이 될 거예요

→ 반드시 살림밥이 됩니다

《가면 여고생 하나코 1》(오다 료/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9) 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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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에의


 자유에의 선언 → 나래 외침 / 날개 밝힘

 기존 질서를 전복하는 미래에의 향수 → 굴레를 엎는 앞길을 그린다

 과거에의 집착보다 미래의 희망으로 살고 있다 → 어제에 매이기보다 모레를 바라보며 산다


  ‘-에 + -의’는 일본말씨입니다. ‘-에의’를 통째로 덜어냅니다. 때로는 뒷말과 묶어 “-를 하다”나 ‘-하다’ 꼴로 손질합니다. “도시에의 동경”이라면 뒷말과 묶을 적에 ‘서울사랑·서울바라기’로 손질할 수 있어요. “삶에의 의지”는 ‘삶뜻’이나 “살려는 뜻”이나 “살려는 마음”으로 손질하고요. ㅅㄴㄹ



테오에의 편지 한 귀절이다

→ 테오 글월 한 자락이다

→ 테오한테 쓴 글자락이다

→ 테오한테 쓴 글발이다

《반 고흐》(이일, 열화당, 1975) 30쪽


자식 기르는 것을 안전한 농사로 생각한 예전 사람들의 생각도 딱하지만, 노후의 불안을 금전에의 악착 같은 집착으로 메꾸려는 것도 민망하다 못해 측은하다

→ 근심없는 논밭짓기마냥 아이를 돌본 예전 사람도 딱하지만, 늘그막이 걱정스러워 돈에 악착같이 매달려 메꾸려는 짓도 창피하다 못해 불쌍하다

→ 걱정없는 논밭짓기처럼 아이를 돌본 예전 사람도 딱하지만, 나중을 걱정하며 돈을 악착같이 붙들려고 메꾸려는 짓도 창피하다 못해 딱하다

《혼자 부르는 합창》(박완서, 진문출판사, 1977) 117쪽


만년에 차츰 사회주의에의 관심을 보였음

→ 늘그막에 차츰 두레길을 눈여겨보았음

→ 늙어서 차츰 두레나라에 마음을 두었음

→ 끝삶에 차츰 아울꽃에 눈을 떴음

→ 끝자락에 차츰 한누리를 알아감

《그렇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크로드 아브리느/한덕치 옮김, 한샘출판사, 1980) 21쪽


일본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아 안전 도피에의 꿈이 깨져 버렸다

→ 일본 무자맥배가 물밑벼락을 쏘아 잘 벗어나려는 꿈이 깨져버렸다

→ 일본 물밑배가 물밑살을 쏴 안 다치고 떠나려는 꿈이 깨져버렸다

《보도사진의 이론과 실제》(이명동, 해뜸, 1988) 104쪽


인간에게 있어서 모방에의 즐거움이 늘상 제한된 것인데 반해

→ 사람은 즐겁게 따라하는 길이 늘 가로막히지만

→ 우리는 즐겁게 흉내를 내다가도 으레 막히지만

《자유인을 위한 책읽기》(모티머 아들러/최영호 옮김, 청하, 1988) 머리말


어떻게든 여기를 떠나서 살고 싶다는 도시에의 동경, 바로 그것이었다

→ 어떻게든 여기를 떠나서 살고 싶다는 서울사랑이다

→ 어떻게든 여기를 떠나서 살고 싶다는 서울바라기이다

→ 어떻게든 여기를 떠나서 살고 싶다는 서울노래이다

《처음처럼》(편집부, 내일을여는책) 5호(1998.1∼2) 151쪽


베아트릭스의 마음에서 마음으로 메아리치고 있던 것, 그것은 자연에의 동경과 공포였다

→ 베아트릭스는 숲을 그리면서도 두려웠다

→ 베아트릭스를 숲을 바라면서도 무서웠다

《토토로의 숲을 찾다》(요코가와 세쯔코/전홍규 옮김, 이후, 2000) 46쪽


한때 그가 꾸었을 지금도 꾸고 있을지 모르는 예술가에의 꿈을 생각해 본다

→ 한때 그가 꾸었을 아직도 꿀는지 모르는 꽃바치가 되려던 길을 생각해 본다

→ 한때 또는 아직도 꿀는지 모르는 빛잡이가 되고픈 길을 생각해 본다

《따뜻한 뿌리》(서숙, 녹색평론사, 2003) 20쪽


회한의 눈물과 삶에의 의지

→ 미어진 눈물과 살려는 마음

→ 구슬픈 눈물과 살려는 뜻

→ 쓰린 눈물과 살고픈 생각

《시대를 울린 여자, 최옥란 평전》(김용출, seoul post, 2003) 16쪽


나는 완벽한 소설에의 꿈보다 완벽한 편지에의 꿈을 가지고 있다

→ 나는 글꽃을 잘 쓰기보다 글월을 잘 쓰고 싶다

→ 나는 이야기보다 글월을 잘 쓰고 싶다

《발바닥 내 발바닥》(김곰치, 녹색평론사, 2005) 262쪽


좋은 시에의 초대!

→ 아름노래로 모심!

→ 사랑노래로 간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류시화 엮음, 오래된미래, 2005) 책날개


그날 그 자유에의 유혹

→ 그날 그 날개로 끌림

→ 그날 그렇게 끌린 나래

《황색예수》(김정환, 문학과지성사, 2018)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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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거론 擧論


 더 이상 거론의 여지가 없는 문제이다 → 더는 다룰 까닭이 없는 일이다

 회의에서 거론된 문제를 해결하다 → 모임에서 다룬 일를 풀다

 여러 사람에 의해 거론되었다 → 여러 사람이 다루었다 / 여러 사람이 말하였다

 다시 거론한다는 것은 → 다시 들춘다는 얘기는 / 다시 따진다는 말은

 다시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 다시 들고 나온 셈이다 / 다시 들고 나왔다


  ‘거론(擧論)’은 “어떤 사항을 논제로 삼아 제기하거나 논의함”을 가리킨다고 해요. ‘논의(論議)’는 “어떤 문제에 대하여 서로 의견을 내어 토의함”을 가리키고, ‘토의(討議)’는 “어떤 문제에 대하여 검토하고 협의함”을 가리키며, ‘협의(協議)’는 “여러 사람이 모여 서로 의논함”을 가리키고, ‘의논(議論)’은 “어떤 일에 대하여 서로 의견을 주고받음”을 가리킨다고 해요. 이래저래 빙글빙골 도는데, 어떤 일을 놓고 ‘말·말씀’이나 ‘이야기·얘기·수다·읊다’를 나타낸다고 할 만합니다. 어떤 일을 놓고 말하거나 이야기할 적에는 ‘다루다·건드리다·꺼내다·밝히다’나 ‘따지다·짚다·놓다·여기다’로 고쳐쓰고, ‘들다·들추다·들먹이다·들려주다’나 ‘나오다·나누다·듣다’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살피다·살펴보다·돌아보다’나 ‘선·마당·모임·자리’나 ‘어울리다·오가다·주고받다·흥정’으로 고쳐써도 되어요. ㅅㄴㄹ



축소나 폐지를 거론할 이유가 없기 때문

→ 덜거나 빼자고 할 까닭이 없기 때문

→ 줄이거나 없애자고 말할 까닭이 없기에

→ 깎거나 치우자고 들먹일 일이 없으니

《비급 좌파》(김규항, 야간비행, 2001) 89쪽


어떤 입으로 천국을 거론하고 있는 걸까나

→ 어떤 입으로 하늘나라를 읊었을까나

→ 어떤 입으로 하늘나라를 들먹였을까나

→ 어떤 입으로 하늘나라를 말했을까나

《낙원까지 조금만 더 3》(이마 이치코/이은주 옮김, 시공사, 2004) 7쪽


자신들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더 가깝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 저희 이름이 나오면서 더 가깝게 느끼는 듯하다

→ 저희 이름을 들으면서 더 가깝게 느끼는 듯하다

《안녕, 하세요!》(이상봉, 공간 루, 2012) 67쪽


재일교포 법적 지위 문제 등은 거론조차 안 했어요

→ 일본한겨레 높낮이 얘기는 한 마디조차 안 했어요

→ 일본한겨레 살림길은 들추지도 않았어요

→ 일본한겨레가 살아온 길은 들먹이지도 않았어요

→ 일본한겨레 삶자락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어요

→ 일본한겨레 삶길은 다루지도 않았어요

《한국 현대사의 민낯》(김상웅·장동석, 철수와영희, 2015) 84쪽


앞으로 더 거론하겠지만

→ 앞으로 더 밝히겠지만

→ 앞으로 더 다루겠지만

→ 앞으로 더 말하겠지만

→ 앞으로 더 들겠지만

《수학의 수학》(김민형·김태경, 은행나무, 2016) 25쪽


자신을 백금과 나란히 거론하는 말을 들었다

→ 저를 백금과 나란히 다루는 말을 들었다

→ 저를 백금과 나란히 놓는 말을 들었다

→ 저를 백금과 나란히 여기는 말을 들었다

《플랜던 농업학교의 돼지》(미야자와 겐지/차주연 옮김, 달팽이, 2016) 52쪽


교습의 문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자주 거론되는 이야기를 해명하고 넘어갑시다

→ 가르치기를 다루기 앞서 자주 짚는 이야기를 밝히고 넘어갑시다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시모어 번스타인·앤드루 하비/장호연 옮김, 마음산책, 2017) 219쪽


만화를 거론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 그림꽃을 다룬 일을 본 적이 없다

→ 그림꽃은 들추지 않았다

→ 그림꽃은 얘기하지 않았다

《민중만화》(장진영, 정음서원, 2020) 103쪽


다채로운 배역의 라이브러리를 거론하면서 유의할 점은

→ 여러모로 구실하는 꾸러미를 들면서 살필 곳은

→ 온갖 몫을 한다고 들려주면서 헤아릴 대목은

→ 두루 맡는다고 이야기하면서 눈여겨볼 일은

《묘사하는 마음》(김혜리, 마음산책, 2022)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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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11 : 흰 백사장



흰 백사장

→ 흰모래밭

→ 모래밭


백사장(白沙場) : 강가나 바닷가의 흰모래가 깔려 있는 곳 ≒ 백모래밭



  모래빛이 희기에 ‘흰모래밭’입니다. ‘흰모래벌’이나 ‘하얀모래밭·하얀모래벌’이라 할 만합니다. 이 보기글은 “흰 백사장”이라 적으니 겹말입니다. 우리말 ‘희다’를 모르거나 한자말 ‘백사장’이 어떤 결인지 안 살핀 탓입니다. 처음부터 우리말로 수수하게 ‘모래밭’이라 나타낼 줄 안다면 ‘흰 + 모래밭’이나 ‘검 + 모래밭’처럼 말을 엮어요. 게다가 “동해 바다”부터 겹말입니다. ‘동해 = 동녘(동쪽) 바다’입니다. ‘동해’라고만 하거나, ‘샛바다·새녘바다’라 나타낼 노릇입니다. ㅅㄴㄹ



동해 바다 작은 섬 갯바위의 흰 백사장

→ 샛바다 작은섬 갯바위 흰모래밭

→ 새녘바다 작은섬 갯바위 모래밭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류시화 엮음, 오래된미래, 2005)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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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10 : 돌다 회전



돌고 있는 원자들처럼 끝없이 회전할 테니

→ 도는 알갱이처럼 끝없이 돌 테니


돌다 : 1. 물체가 일정한 축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면서 움직이다 2. 일정한 범위 안에서 차례로 거쳐 가며 전전하다 3. 기능이나 체제가 제대로 작용하다 4. 돈이나 물자 따위가 유통되다 5. 기억이나 생각이 얼른 떠오르지 아니하다 6. 눈이나 머리 따위가 정신을 차릴 수 없도록 아찔하여지다 7. (속되게) 정신에 이상이 생기다 8. 어떤 기운이나 빛이 겉으로 나타나다 9. 눈물이나 침 따위가 생기다 10. 술이나 약의 기운이 몸속에 퍼지다 11. 소문이나 돌림병 따위가 퍼지다 12. 방향을 바꾸다 13. 생각이나 노선을 바꾸다 14. 근무지나 직책 따위를 옮겨 다니다 15. 무엇의 주위를 원을 그리면서 움직이다 16. 어떤 장소의 가장자리를 따라 움직이다 17. 가까운 길을 두고 멀리 비켜 가다 19. 어떤 곳을 거쳐 지나가다 20. 길을 끼고 방향을 바꾸다 21. 일정한 범위 안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다 22. 볼일로 이곳저곳을 다니다 23. 차례차례 다니다

회전(回轉/廻轉) : 1. 어떤 것을 축으로 물체 자체가 빙빙 돎 ≒ 전회(轉回) 2. 한 점이나 축 또는 어떤 물체를 중심으로 하여 그 둘레를 빙빙 돎 3. 방향을 바꾸어 움직임



  돌기에 ‘돌다’라 합니다. 동그라미를 그리듯, 동글동글 움직이니까 ‘돌다’입니다. 둘레를 둥그렇게 움직일 적에는 ‘두르다’입니다. 이러한 말결을 헤아린다면, 구태여 한자말 ‘회전’을 쓸 일이 없습니다. 때로는 ‘돌다’라 하면 되고, 때로는 ‘빙빙·빙글·빙그레’라 하면 되어요. ㅅㄴㄹ



별들을 바라보라. 성운들이 네 안에서 돌고 있는 원자들처럼 끝없이 회전할 테니

→ 별을 바라보라. 별구름이 네 몸에서 도는 알갱이처럼 끝없이 돌 테니

→ 별을 바라보라. 별밭이 네 몸속에서 도는 알빛처럼 끝없이 돌 테니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류시화 엮음, 오래된미래, 2005) 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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