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읽기

책하루, 책과 사귀다 199 의료대란



  시골에 가뭄이 들어 마늘이 타더라도 서울에서는 모르쇠입니다. 알 턱이 없고 느끼지 않습니다. 시골에 장마가 들어 나락이 녹거나 흐물거리거나 곰팡이가 피어도 서울에서는 불구경입니다. 알 일조차 없습니다. 서울이 밤낮으로 번쩍번쩍 밝자면, 옆에 있는 인천을 비롯해서 온나라 시골에서 번쩍터(발전소)를 끝없이 돌리고, 빛줄(송전선)을 길다랗게 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느새 서로 모르고 잊고 등돌리면서 쳇바퀴로 하루를 보내는 얼거리입니다. ‘장애인 이동권’을 외치는 모임은 서울 한복판에서 목소리를 낼 뿐, 시골 할매가 엉금엉금 기며 ‘턱 높은 시골버스를 겨우 오르내리’는 삶을 들여다본 적이 없습니다. 스무 해 남짓 돌봄터(병원)에 얼씬조차 않지만 돌봄낛(건강보험료)을 꼬박꼬박 내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의료대란’이라는 허울은 돌봄일꾼(의사)이 스스로 콧대를 높이고, 둘레나 나라에서도 이들을 우러르는 진구렁으로 치닫습니다. 곰곰이 보면 “서울사람이 서울에 있는 돌봄터에 가는 일” 못잖게 “서울 바깥에서 서울 돌봄터로 먼마실 가는 일”이 잦을 수 있습니다. 전남 고흥 할매할배는 택시삯 60만 원을 들여 ‘서울 돌봄터 마실’을 합니다. 시늉뿐인 마을살림(지방자치)이니, 그들이 콧대를 높일 뿐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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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읽기

책하루, 책과 사귀다 198 보기



  아이로 자라는 동안에는 ‘아이 눈’으로 보되 ‘둘레 어른 눈’하고 ‘또래 아이 눈’을 나란히 생각했습니다. 차츰 크며 어른이라는 이름을 들을 무렵부터는 ‘어른 눈’으로 보되 ‘둘레 아이 눈’하고 ‘또래 어른 눈’을 함께 살폈어요. 바야흐로 아이를 낳아 ‘어버이’란 이름을 새로 들을 즈음부터 ‘아이 눈·어른 눈·어버이 눈’이라는 세 눈을 품는 하루로 나아가고, 삶터를 인천에서 전남 고흥으로 옮기며 ‘시골 눈·숲 눈’이라는 결을 가다듬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자리가 있어요. ‘높고낮은’ 자리가 아닌 ‘무엇을 하며 어떻게 하고 왜 하며 누구랑 하고 언제 하느냐’는 자리로 본다면, 그야말로 우리는 “우리 자리에 서는 눈으로 볼” 적에 무엇이든 스스로 느끼고 알아차려서 받아들이고 익혀 가꾸는 숨결로 빛나리라 생각합니다. 아이라면 아이답게 살며 눈빛을 반짝이면 넉넉합니다. 어른이라면 어른답게 살림하며 삶빛을 일구면 아름다워요. 어른이 할 몫은 ‘봄(보기·보다)’이라고 느낍니다. 지켜보고 살펴보고 돌아보고(돌보고) 마주보고 알아보고 찾아보고 즐겨볼 줄 아는 마음이기에 넉넉해요. 낱말책은 “아이(뒷사람)가 물려받아 읽을 책을 어른(오늘사람)이 사랑으로 여미는 살림을 말로 그린 꾸러미”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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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님 책에 이웃하기


https://tumblbug.com/_forest


서울 한켠 마을책집 <나무 곁에 서서>가 있다.

나무 곁에 아이랑 나란히 서서

푸르게 걷고 노래하는 살림을 그리는 이야기를

드디어 책으로 여민다고 한다.


기꺼이 손길을 거든다.

숲노래 씨는 42째 이웃손길로 선다.


이웃손길로 서는 분이 420을 맞이한다면

우리나라 앞날과 오늘이 아름답겠지.


숲에 서서

숲을 노래하는 목소리가 나긋나긋 퍼지면

모든 어지럽고 어수선한 부스러기는

저절로 씻기게 마련이다.


어제하고 오늘,

부산 한켠에서 '말과 숲과 노래와 놀이와 살림과 사랑이 맺는 수수께끼'를

조곤조곤 푸는 작은모임과 책수다를 잇달아 폈다.


부산 이웃님은 언제 마주해 보아도 사랑스럽다.

좀 드러누워서 등허리를 펴고서

이모저모 일손을 추스르자.


ㅅㄴㄹ


#나무곁에서서 #내가좋아하는것들숲 #내가좋아하는것들 #스토리닷

#숲노래 #우리말꽃 #책숲마실 #곳간 #카프카의밤 #부산 #부산책집 #마을책집

#안으며업힌 #여행하는낱말 #숲노래노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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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3.11. 우지끈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이웃님한테 쓴 글월을 띄우려고 읍내 나래터로 가려다가 그만두었습니다. 작은아이가 바라는 튀김닭을 곁들여 사려다가, 저녁 17시에 나가는 시골버스를 타고서는 여러모로 길이 안 맞습니다. 두바퀴를 몰아서 면소재지 나래터를 갈까 하다가 그만둡니다. 집에서 저녁을 짓자고 여기며 부산을 떠니, 큰아이가 거듭니다. 실컷 저녁을 지은 우리 둘은 한동안 쓰러지듯 멍하니 책을 읽으며 쉽니다.


  이윽고 잠자리에 누워서 몇 마디 끄적이려고 붓을 쥐지만 스르르 눈을 감고서 꿈나라로 갑니다. 온몸에서 우지끈 삐걱 덜덜덜 하고 퍼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빛다발 사이를 날아갑니다. 낯익으면서 낯선 빛다발이 쏟아지는 길인데, 이 빛길을 무어라 말하기 쉽지 않았으나, 〈컨텍트〉(1997)에 이 길을 잘 보여주었어요. 동그란 별배를 타고서 가로지르는 빛길입니다.


  한밤에 문득 눈을 뜨고서 마당에 나옵니다. 저녁에 한창 내리던 비는 어느새 멎었고, 하늘이 환하게 개는군요. 별빛이 초롱합니다. 우지끈하던 몸은 말끔합니다. 이제 새삼스레 가다듬을 하루와 말글과 꾸러미를 생각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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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3.7. 《월간 토마토》 200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대전에서 살아가는 이웃님이 선보이는 달책 《월간 토마토》가 200걸음을 맞이했습니다. 기릴 일입니다. 앞으로 500걸음으로 느긋느긋 새록새록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첫걸음을 내던 무렵부터 알기는 했으나, 받아보기(정기구독)를 한 지는 몇 해 안 됩니다. 달책 하나 건사할 살림이 못된다고 여겨 미루었는데, 다른 달책 하나를 끊고서 《월간 토마토》를 받기로 했어요.


  한참 이 달책을 받던 어느 날 ‘우리 나름대로 새말 지어서 즐겁게 쓰기’를 단출히 여미어서 띄워 보았습니다. 재미있다고 여겨 주어서, 2024년 3월까지 열 꼭지째 이어싣습니다. 얼결에 200걸음 꾸러미 한켠에 제 글자락도 깃듭니다.


  인천에서 나고자랐고, 전라남도에 뿌리를 내리지만, 정작 인천이나 전라도 어느 달책에도 글을 안 싣습니다. 인천이나 전라도에서 글을 써 달라고 여쭌 일조차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거의 없습니다. 쉰 해쯤 살면서 돌아보노라니, 어느 고장에나 ‘돌라먹기·끼리끼리’라는 담벼락이 아주 높더군요. 아이들을 도맡아 돌보면서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쓰는 글을 받으려는 곳(신문사·잡지사)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셈입니다. 이따금 고흥읍 나래터에 가서 〈광주일보〉랑 〈무등일보〉를 뒤적이는데, 그야말로 ‘그 나물에 그 밥’이라 할 만큼 ‘우덜끼리’가 대단합니다.


  낱말책을 여미는 하루이기에, ‘말에 담는 마음을 이루는 삶을 사랑으로 짓는 살림’을 늘 되새깁니다. ‘말·마음·삶·사랑·살림’에다가 ‘숲·별’에다가 ‘해바람비·풀꽃나무’를 노상 돌아봅니다. 이른바 끈(석사학위·박사학위)을 붙들 마음이 없고, 종이(자격증)를 쥘 마음이 없습니다. 온누리 모든 어린이가 말을 마음으로 빛내는 씨앗을 일구는 징검다리를 잇는 몫을 하자고 생각합니다.


  오늘밤이나 이튿날 새벽까지는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두벌글을 마저 손보려고 합니다. 꽤 많이 고쳤고 다듬고 보태었습니다. 통째로 새로쓰기를 했다고 여길 만합니다. 지난해 첫봄에 펴냄터로 넘긴 꾸러미이니, 한 해 사이에 새로 익힌 말살림을 속속들이 보태느라 품을 훅 들입니다.


  두끼째 밥을 먹고 살짝 쉰 뒤에, 또 등허리도 좀 편 다음에, 마저 힘써야지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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