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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밭 꽃밭



  노랗게 꽃밭물결이 됩니다. 너른 호박밭에 소담스레 커다란 노란 꽃송이가 물결칩니다. 앞에서는 바닷바람이 불고 뒤에서는 멧바람이 붑니다. 노란 꽃은 두 바람을 기쁘게 맞으면서 햇볕을 냠냠 먹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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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12 - 환한 물결



  한가을은 마을마다 길바닥에 나락을 펼치는 나날. 아침에 나락을 펼치고 저녁에 나락을 거둔다. 이렇게 되풀이하고 되풀이하면서 바싹 말리면 이듬해에 누릴 기쁜 열매를 갈무리할 수 있다. 나락을 펼친 길바닥에는 나락내음이 번지면서 온마을을 휘감는다. 눈부신 볕을 받으면서 나락은 한결 환하고, 따사로운 숨결을 받으면서 마을은 한껏 싱그럽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사진/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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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11 - 풀덩굴 얽힌 고인돌



  풀덩굴 얽힌 고인돌을 본다. 아이들하고 때때로 이 고인돌에 찾아가서 올라타기도 하고, 가만히 귀를 대기도 하며, 이 돌에 올라앉아서 하늘바라기를 하기도 한다. 언제 누가 왜 이 자리에 이 돌을 놓았을까 하고 헤아리다가, 오늘 내가 선 곳에서 두 다리를 어떻게 디디는가를 생각한다. 밭 귀퉁이를 넓게 차지하니 성가실 수 있는 돌이지만, 달리 보면 밭 귀퉁이에 좋은 쉼터가 있는 셈이기도 하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사진/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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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10 - 읍내 가게 시나브로



  가게에 붙이는 이름은 가게를 꾸리는 사람이 품는 꿈을 드러낸다. 가게를 드나드는 사람은 가게에 붙은 이름을 한 번 올려다보면서 이 가게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둘 쌓는다. 가게에 이름을 붙인 일꾼은 가게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넌지시 드러낸다. 가게 앞을 지나가는 사람은 가게마다 다 다르게 붙는 이름을 바라보면서 이 가게에서 일하며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는 사람이 누리는 하루를 헤아린다. 고흥 읍내에 조그맣게 있는 가게 ‘시나브로’를 지나가다가 살짝 걸음을 멈춘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시골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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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9 - 꽃길 가르는 경운기



  나락이 익고 가을꽃이 한들거리는 들길을 경운기가 달린다. 탕탕탕탕 우렁찬 소리를 내는 경운기가 천천히 꽃길을 가른다. 경운기가 내는 커다란 소리는 바람노래를 잠재울 만하지만 꽃내음이나 꽃빛까지 가리지 못한다. 옛날에는 이 길을 소가 끄는 수레가 더 찬찬히 오갔을 테지. 가을길을 사람하고 함께 달렸을 소는 가을꽃을 보며 무엇을 생각했을까.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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