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말/사자성어] 수미일관



 저의 수미일관의 일이 아닌가 하고 → 제 한결같은 일이 아닌가 하고

 나름의 수미일관을 고수하려고 → 나름대로 한길을 지키려고

 비판의 근거가 수미일관(首尾一貫)하다 → 따지는 까닭이 한결같다

 겉보기에 수미일관하고 매끈하지만 → 겉보기에 곧고 매끈하지만


수미일관(首尾一貫) : 일 따위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함 = 시종일관



  처음부터 끝까지 곧게 흐르기에 ‘한결같다’고 합니다. 한결같으니 ‘한결같다’라 하지요. 굳이 ‘수미일관·시종일관’이라 할 까닭은 없습니다. 한결같은 모습이기에 ‘곧다’라 할 만하고 ‘고이’로 나타낼 수 있고 ‘바른길·곧은결’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수미일관성이란 것은 인간에게 친숙한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 한결같음은 사람한테 익숙한 바탕이 아니기 때문이다

→ 곧은결은 사람한테 익숙한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 바른길은 사람한테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끄러움의 깊이》(김명인, 빨간소금, 2017) 18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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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집 - 생명.평화.자연을 노래하는 글 없는 그림책 날개달린 그림책방 4
로날트 톨만.마리예 톨만 글 그림 / 여유당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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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68


《나무집》

 마리예 톨만·로날트 톨만

 여유당

 2010.6.10.



  나무는 자라면 자랄수록 줄기를 올리고 가지를 뻗을 뿐 아니라, 잎도 꽃도 더욱 눈부시게 내놓습니다. 작은 씨앗 한 톨일 무렵에는 그저 고요히 잠자는 숨결이었고, 싹이 터서 가느다란 줄기를 처음 올린 뒤에는 차츰차츰 햇볕을 머금으면서 밝은 사랑으로 깨어납니다. 나무를 가지치기해야 하지 않습니다. 나무 스스로 알맞게 가지를 쳐냅니다. 사람은 나무를 써야 할 적에 알맞게 베어서 쓰면 되어요. 나무를 쓰지 않을 적에는 나무 스스로 긴긴 나날에 걸쳐 무럭무럭 자라도록 두면 됩니다. 《나무집》은 나무에 보금자리를 마련해서 살아가는 곰 두 마리한테 찾아온 숱한 이웃을 노래하는 그림책입니다. 곰말로 노래하고, 붉두루미말로 노래하며, 코뿔소말로 노래해요. 때로는 별말로 바람말로 햇볕말로 노래합니다. 구름말이나 무지개말로도 노래하지요. 다만 사람말로는 노래하지 않는 그림책입니다. 이 그림책에 아무 말이 없다기보다 사람말로는 굳이 노래하지 않으면서 이 지구라는 터전을 가만히 보여준다고 할 만해요. 자, 잘 자란 나무를 바라보셔요. 얼마나 많은 벌레가 나무 한 그루에 깃들어 살까요? 얼마나 많은 나비하고 벌이 나무 곁에서 춤추나요? 얼마나 많은 새가 나무한테 깃들어 싱그럽게 노래하나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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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얼토당토않은 짓을 그만 겪고 싶어서 보리출판사에 사표를 던지고 나온 지 한 달.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기에 관공서를 찾아갔더니 사람을 아주 바보로 여기는 눈빛에 갖은 서류더미를 안기고, 철없는 짓(사표 던지기)을 앞으로 안 할 만한 다짐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철없는 짓을 하지 않는다는 다짐으로 바지런히 ‘구직활동’을 한다는 증거를 내놓아야 실업급여를 주겠단다. 오늘 이곳에서 그대 벼슬아치 앞에서 나나 둘레 여러 사람이 실업자일 테지만, 우리도 그대하고 같은 사람이거든? 그대들은 왜 이렇게 실업자란 이름이 살짝 붙은 이들한테 딱딱거리고 쉽게 토막말을 하고 아무렇지 않게 마음을 벅벅 긁는 말을 내뱉을까. 무슨 설문을 받는다는 자리가 있기에 ‘직업 칸’을 ‘실업자’로 적으니, 설문을 받는다며 종이를 내밀던 이들도 혀를 차며 뭔 미친놈이 다 있느냐는 눈으로 쳐다본다. 왜? 그러면 ‘가정주부’로 적어야 하나? ‘직업 = 하는 일’이고, 오늘 나는 딱히 하는 일이 없이 몸도 마음도 쉬면서 지내니 실업자이다. 실업자를 딱하다고 쳐다보는 그대들이야말로 마음이 가난하고 딱해 보인다. 2000.7.30.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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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

누가 묻더라. “다른 사람도 아닌 최종규 씨라면 도서관을 ‘도서관’이라 하면 안 되지요. 한국말로 새롭게 풀어내어 써야 하지 않습니까?“ 좀 어처구니없고 뜬금없다고 여겼다. 도서관에 새 이름을 붙이기를 바란다면, 그분 스스로 생각할 노릇 아닌가. 나는 도서관을 ‘도서관’이라 쓰면 되리라 여기니 그냥 쓸 뿐인걸. 그렇지만 이웃님 말씀이 틀리지는 않은 터라 새로 가리킬 만한 이름을 헤아리기로 했고, 이레쯤 뒤에 ‘책숲집’이란 낱말을 지었다. 책이란 숲이고, 숲이란 책이다. 그래서 ‘책숲’이라 하면 똑같은 숨결을 맞붙인 얼개인데, 둘이 똑같은 숨결이라 하더라도 이 땅에서 선보이는 빛은 다르다. 그래서 책은 책대로 숲은 숲대로 우리 삶을 이루는 슬기하고 바람을 제대로 바라보자는 뜻으로 ‘책숲 + 집’이란 얼개로 낱말을 지었다. 이렇게 하고 보니 박물관은 ‘살림숲집’이라 할 만하고, 전시관은 ‘그림숲집’이라 할 만하겠더라. 이러다가 요새는 ‘집’이란 낱말을 덜어 ‘책숲’이라고만 쓴다. “책숲 = 도서관”, “도서관 = 책숲”이지 싶다. 숲이라는 터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만한 집이자 보금터 노릇을 할 만할 테니, ‘집’이라고 붙이기보다는 ‘책숲’이라고만 해도 참 어울리겠구나 싶다. 2019.3.2.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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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마실

내가 지은 이름을 그냥 따서 쓰는 사람이 많다. 그러려니 하고 여기다가도 때때로 아쉽다. 여느 자리에서 여느 사람이 모임을 꾸린다면야 그냥 쓸 만하지만, 책을 내면서 책이름으로 붙인다든지, 공공기관에서 어떤 문화사업을 꾀하면서 그 이름을 고스란히 따간다든지 할 적에는, 좀 그 이름을 가져다가 써도 되느냐고 물을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새로 지은 이름에 내 저작권이나 특허권이 있다고 말할 생각이 아니다. 그 이름, 그 말, 그 숨결에 어린 뜻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듣고 새길 수 있도록 ‘이름풀이’나 ‘말풀이’를 더 찬찬히 해 달라고 물어볼 노릇이라고 여긴다. 왜 그러한가 하면 그 이름을 슬그머니 가져다가 쓰는 분들 가운데 그 이름하고 얽힌 참뜻이나 속뜻을 깊거나 넓게 짚어서 아우르거나 품는 사람이나 무리나 공공기관은 좀처럼 안 보이니까. 이름이 고와 보여서 가져다가 쓰려 한다면, 제발 사랑어린 눈길과 손길과 마음길로 쓰시기를 빈다. 오랫동안 “책방마실”이란 이름을 썼다가 2013년에 부산에서 보수동 헌책방골목을 기리는 책을 내며 “책빛마실”이름을 지어 보았다.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를 기리는 책을 낸 2014년에는 “책빛숲”이란 이름을 지었다. 둘레에서 ‘책방 순례’나 ‘책방 여행’이라 할 적에 나는 순례도 여행도 내키지 않아서 “책방나들이”를 썼다. 1994년 무렵이다. 그런데 이 이름을 말없이 가져다가 책에 쓴 사람이 있더라. 씁쓸하다 여기면서 2003년 즈음부터 “책방마실”이란 이름을 새로 지어서 썼다. 그런데 또 2018년 1월 즈음이던가, 광주광역시에서 “책방마실”이란 이름을 따서 쓰더라. 몰라서 말없이 썼을는지 모르고, 알면서 그냥 썼을는지 모른다. 이런 이름을 열 몇 해에 걸쳐 온갖 곳에 두루 쓰며 책도 내고 했으니 그분들은 ‘일반명사’로 여겼을 수 있겠지. 그래서 다시금 이 이름을 내려놓자고, 나는 더 쓰지 말자고 여기면서 “책숲마실”이란 이름을 지어서 썼다. 그런데 “책빛마실”이란 이름이 무척 좋아 보인다면서 순천시에서 ‘순천 도서관 소식지’에 이름을 가져다가 쓰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물어보아 주어 고맙기에 얼마든지 쓰시라고 말했다. 매우 드문 일이었는데 이름 하나가 얼마나 대수로운가를 여기는 마음이 좋아 보였다. 다만, 순천시에서도 이 이름을 가져다 쓰고 싶다 하면서 이름값을 치르지는 않더라. 아무튼 나는 “책방나들이·책방마실”을 얼결에 내 손에서 떠나보냈고, “책빛마실”은 부산에 주고 “책빛숲”은 인천에 주었다. “책숲마실”은 순천에 거저로 준 셈인데, 그러면 또 새롭게 이름을 하나 지어야겠구나 하고 느낀다. 새로지을 이름을 또 누가 가져다가 쓰고 싶다 한다면, 글쎄 그때에는 이름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고서야 주지 않겠다고 얘기해야겠지? 2018.10.19.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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