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14.


집에서 키우는 짐승을 놓고 ‘집짐승’이라 하고, 이를 한자말로는 ‘가축’이라고도 합니다. 지난날에는 ‘집짐승’이면 되었으나, 나날이 삶터가 달라지며 새말을 지어서 써야 했어요. 이 흐름을 맞추어 한자말로는 ‘애완동물’이라 했는데 한국말로는 새말을 안 지었어요. 이다음으로는 ‘반려동물’이란 새말을 새삶에 맞추어 짓지요. 그렇다면 한국말로는 무어라 하면 어울릴까요? 귀엽게 여긴다면 ‘귀염짐승’이라 할 만하고, 곁에서 같이 살아간다면 ‘곁짐승’이라 할 만해요. 꽃이라면 ‘곁꽃’이랄 수 있어요. 사람은 ‘곁님’이고요. 동무나 벗은 ‘곁벗’이라 하면 되겠지요. 일본에서는 풀이름을 얄궂게 붙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며느리밑씻개·며느리배꼽’ 같은 이름인데요, 이는 일본에서 가시내(며느리)를 나쁜 눈길로 보면서 지은 이름이며, 일제강점기에 식물학을 하던 이들이 이 이름을 뜬금없이 들여와서 퍼졌어요. 이 나라에서 쓰던 이름은 ‘삵’을 닮아 날카롭다는 뜻으로 ‘사광이아재비·사광이풀’입니다. 잎하고 줄기 가시가 많으니 ‘가시덩굴여뀌·참가시덩굴여뀌’라 해도 됩니다. ㅅㄴㄹ


곁님 ← 배우자, 아내, 남편, 부인(夫人), 와이프, 동반자, 동거인, 반려자, 자기(自己), 애인

곁꽃 ← 반려식물, 원예식물, 관상식물, 애인

곁짐승 ← 반려동물

곁벗·곁짝 ← 반려(伴侶), 반려자, 동반자, 반려동물, 반려식물, 소울메이트, 절친

귀염짐승 ← 애완동물

집짐승 ← 가축

사광이아재비·가시덩굴여뀌 ← 며느리밑씻개

사광이풀·참가시덩굴여뀌 ← 며느리배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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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1.13.


술을 잔뜩 마신 사람을 놓고 ‘취객’이나 ‘주정뱅이’라고도 하지만, 먼먼 옛날에는 흔히 ‘고주망태’라 했어요. 오랜말도 여러모로 쓸 만하다고 생각해요. ‘토막’이나 ‘동강’은 덩이에서 잘라낸 조각 하나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반토막·두토막’이라든지 “토막이 났다·동강이 났다”고 할 적을 찬찬히 보면, 덩이가 둘로 되는 모습을 나타내곤 해요. 이런 쓰임새를 본다면, ‘반’이라고 하는 한자를 ‘토막·동강’으로도 담아낼 자리가 있겠구나 싶어요. 이를테면 ‘토막값·동강값’을 쓸 수 있어요. 둘레에서는 푸름이가 ‘사춘기’를 겪는다든지, 푸름이랑 어린이가 ‘반항기’를 치른다든지 말합니다만, 썩 내키지 않습니다. 그 물결치는 나이를 제대로 못 담는 말이지 싶고, 사납게 몰아세우는구나 싶어요. 한창 꽃피는 철이라면 ‘꽃철·꽃나이철’이나 ‘봄철·푸른날’이라 할 만합니다. 꽃피는 철에 찾아드는 까칠한 바람이라면, 꽃샘추위처럼 ‘꽃샘철·잎샘철’처럼 나타내어도 좋아요. 잘하는 사람을 시샘해서 괴롭히는 이들이 있어요. 이런 짓을 ‘방해공작·혼란작전’이라는데 ‘흔들기’이거나 ‘딴지·어깃장·헤살질’이라 할 만해요. ㅅㄴㄹ


고주망태 ← 취객, 주정뱅이

토막값·동강값 ← 반값

꽃철·꽃나이철·봄·봄나이·봄철·푸른꽃나이·푸른날 ← 사춘기

꽃샘철·봄샘철·잎샘철 ← 반항기

흔들기·딴죽·딴지·어깃장·헤살질·어지럽히기·가탈질·까탈질 ← 방해공작, 혼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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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꼬불꼬불 옛이야기 2
서정오 지음 / 보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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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03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서정오 글

 한지희 그림

 보리

 1997.4.25.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는 누구나 마음껏 말할 수 있을까요? 힘이나 이름이나 돈이 없는 사람이 하는 말이든, 힘이나 이름이나 돈이 있는 사람이 하는 말이든, 위아래를 가르지 않고서 담아내는 판이 있을까요? 몇몇 사람 목소리만 불거지는 나라는 아닐까요? 주먹힘이나 이름힘이나 돈힘을 거머쥔 이들 목소리만 외곬로 틀어대어 우리 귀를 길들이려는 판은 아닐까요? 옛날 옛적 임금님 으르렁이 사납게 몰아치던 때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느 목소리나 시골 목소리는 숨통을 못 트지는 않을까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는 임금님 말만 따라야 하던 지난날 모습을 그립니다. 여느 사람은 목소리를 낼 힘이 없던, 여느 사람은 스스로 하고픈 대로 할 수 없이 억눌리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옛이야기라고만 하기는 어려워요. 요즈음도 ‘있는 이’나 ‘거머쥔 이’ 목소리가 드세거든요. 더욱이 어린이 목소리는 어른 목소리에 눌리거나 밀리곤 합니다. 앞으로 이런 힘판을 누가 바꾸어 낼 만할까요. 너른 이야기판으로 나아가는 길은 언제 열 만할까요. 어깨동무하는 노래판을, 사랑스레 오가는 수다판을, 알뜰살뜰 살림을 여미는 놀이판을 언제쯤 지어낼 만할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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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심기 킨더랜드 픽처북스 14
신보름 지음 / 킨더랜드(킨더주니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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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04


《콩 심기》

 신보름

 킨더랜드

 2018.8.15.



  콩을 심어 콩을 거둡니다. 볍씨를 심어 벼를 거둡니다. 들깨를 뿌려 들깨를 거두고, 부추씨를 뿌려 부추를 거두어요. 우리가 심거나 뿌리는 씨는 우리가 일구어서 누리고 싶은 숨결입니다. 그래서 말이나 글에도 ‘씨’를 붙여서 말씨나 글씨라고 해요. 우리 마음에 심는 말씨로 오늘 하루가 새롭습니다. 또박또박 반듯반듯 그리는 글씨로 오늘 살림이 피어납니다. 《콩 심기》는 콩을 심는 살림을 조곤조곤 밝혀요. 우리가 디디는 땅마다 어떤 손길이 깃들어 어떤 살림이 자라나서 푸짐한가 하는 실마리를 풀어냅니다. 먼저 여기에 씨앗이 있어요. 갈무리한 씨콩이 있습니다. 씨콩을 흙에 묻는 손길이 있어요. 해님을 바라고 비님을 부르며 바람님을 반기는 눈길이 나란히 흘러요. 그리고 새랑 벌레가 찾아들며 지렁이가 땅밑에서 춤을 춥니다. 사람이 땅을 갈지 않아도 두더지가 땅밑에 있는 흙을 살살 건드려요. 들풀이 돋고 들풀이 피며 벌나비가 찾아와요. 콩꽃이 피면 벌나비에 개미에 바람에 따라 꽃가루가 퍼지고, 어느덧 콩알이 굵는 철이 다가옵니다. 우리는 다같이 흙을 지어요. 흙살림을 이루고, 흙노래를 부릅니다. 흙벗을 만나고, 흙빛을 먹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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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7.


《코럴-손바닥 안의 바다 3》

 TONO 글·그림/한나리 옮김, 시공사, 2013.7.10.



때를 놓친 만화책을 뒤늦게 알아보기 일쑤이다. 만화책만 그러할까. 모든 책을 그때그때 알아보지는 못한다. 책을 숱하게 읽는 사람이더라도 놓치는 책은 있기 마련이요, 책을 뜸하게 읽는 사람이라면 모르고 못 만나는 책이 매우 많겠지. 늘 느끼는데, 우리 마음에 들어맞는 책을 만나고 싶으면 스스로 책집마실을 하거나, 손수 누리책집에서 ‘새로 나온 책’을 하나하나 살펴야 한다. 그런데 만화책을 알려주는 기자나 비평가란 없으니, 만화책을 그때그때 안 놓치려면 언제나 스스로 샅샅이 알아보아야 한다. 《코럴-손바닥 안의 바다》를 세걸음째 읽으며 생각한다. 2013년 그해에 아이들하고 살림놀이를 하느라 매우 복닥이던 나날이니 놓치거나 미룬 만화책이 참 많았다. 《코럴》도 이 가운데 하나였을 테지. 바다에서 살아가는 숨결, 이 가운데 인어를 다루는 만화는 웬만하면 다 챙기려 하는데, 바다님을 담아내는 만화에는 남다른 빛이 흐르기 마련이다. 머리나 재주로는 그릴 수 없는, 마음으로 바다를 읽고 느껴서 사랑하는 그림이 된다고 할까. 저 바다에 찰랑이는 노래가 있다. 이 뭍에 넘실대는 춤이 있다. 저 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있다. 이 가슴에 초롱이는 눈망울이 있다. 우리는 다같이 모여서 새롭게 퍼지는 씨앗 한 톨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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