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고온다습



 계절풍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하다 → 철바람 탓에 후텁지근하다

 고온다습한 공기가 지속해서 유입되어 → 따뜻끈적 바람이 꾸준히 들어와

 여름철의 고온다습한 기후 극복하기 → 여름철 후더운 날씨 견디기


고온다습 : x

고온(高溫) : 높은 온도

다습(多濕) : 습기가 많음



  따로 낱말책에 없으나, 일본을 거쳐서 들어온 ‘고온다습’이라는 말씨가 있습니다. ‘고온 + 다습’일 테니, 우리말로는 “따뜻하고 축축하다·따뜻하고 끈적하다”라 하면 됩니다. 단출하게 ‘따뜻축축·따뜻끈적’이라 할 만하지요. 예부터 우리 나름대로 쓰던 ‘후덥다’하고 ‘후덥지근·후텁지근’ 같은 낱말도 있습니다. ㅅㄴㄹ



섬은 고온다습한 환경에 태풍도 잦아서 집의 노후화가 빨라

→ 섬은 후텁지근하고 큰바람도 잦아서 집이 빨리 낡아

→ 섬은 후덥고 돌개바람도 잦아서 집이 빨리 삭아

《머리 자르러 왔습니다 1》(타카하시 신/정은 옮김, 대원씨아이, 2021) 29쪽


그게 일단 일본 기후는 고온다습하니까, 녹슬기 쉬운 조건이긴 해요

→ 아무래도 일본 날씨는 따뜻축축하니까, 슬기에 쉽긴 해요

→ 다만 일본은 후덥지근하니까, 쇠곰팡이 쉽게 끼긴 해요

《칸무리 씨의 시계공방 4》(히와타리 린/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2) 4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10.

오늘말. 툭하면


하던 대로 그냥 하면서 버릇이 생깁니다. 이제까지 똑같았다면 오늘부터 길을 틀면서 매무새를 추스를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살림결이 아닌, 언제나 즐겁게 일구는 살림새를 헤아리면서 차근차근 걸어갑니다. 곧잘 울타리를 세우는 사람이 있고, 노상 이런저런 타령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 툭하면 말없이 바꾼다거나 걸핏하면 이쪽에 달라붙다가 저쪽에 들러붙기도 하는군요. 마음에 안 든다면 흔히 마주치는 이 몸놀림이 성가실 만합니다. 굳이 다른 사람 모습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면 가만가만 젖어드는 햇볕으로 하루를 물들일 만합니다. 어느 쪽이든 삶입니다. 어느 걸음이든 살림입니다. 다 같을 수 없고, 늘 그대로 나아가지는 않습니다. 또 하는구나 싶으나 새삼스레 갈아치웁니다. 거듭 일삼는구나 싶지만 문득 다독입니다. 봄볕에 웃음을 짓는 꽃송이처럼 살자고 생각합니다. 겨울이면 눈밭을 품에 안는 들숲처럼 오늘을 돌보자고 생각합니다. 손에 익은 일만 하지 않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일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입니다. 아직 몸에 배지 않았어도 반갑게 맞이합니다. 자꾸 넘어져도 꾸준히 일어나서 느긋느긋 달랩니다.


ㅅㄴㄹ


버릇·길·하다·움직이다·살림새·살림길·살림결·삶결·삶틀·삶길·살림·삶·살다·걸핏하면·툭하면·제꺽하면·심심하면·곧잘·다시·꼬박·거듭·또·으레·자꾸·잦다·자주·흔하다·그냥·그대로·물들다·길들다·뿌리내리다·절다·젖다·배다·낯익다·익다·익숙하다·일삼다·붙다·달라붙다·들러붙다·노상·늘·언제나·아무 때나·같다·똑같다·모습·매무새·몸놀림·이골·-질·짓·타령·얼개·울·울타리·틀·품 ← 습관, 습관화, 습관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10.

오늘말. 새다


바로바로 하는 날이 있습니다. 신나는 마음에 놀이가락을 펴며 훨훨 나래를 펴는 날이 있어요. 둘레에서는 바람꽃이지만 어쩐지 주눅이 드는 터라, 널노래도 널가락도 안 일어나는 날이 있습니다. 바람은 어디에도 찾아갑니다. 해도 날마다 오르면서 온누리를 비춥니다. 즐겁거나 서운한 일이 쫓고 쫓기듯 하루하루 춤을 추면서 일어나고, 크거나 작은 일이 나오거나 나가듯 언제나 출렁입니다. 김이 새는 일이라면 좀 따분합니다. 바람이 빠지는 바퀴는 구르기 어렵습니다. 꾸벅꾸벅 조는 사람이 많다면 재미없다는 뜻일 텐데, 이 자리를 녹이고 풀어서 새롭게 날 만한 이야기를 펴 봐요. 누가 북돋아야 할 오늘이 아닌, 스스로 바로꽃으로 피는 오늘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따지거나 캐묻는들 실마리가 안 나올 수 있어요. 여러 날 걸리거나, 힘이 안 붙을 수 있는데, 스스로 알아보고 찾으면서 날개가락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구름이 걷힐 때까지 기다려도 되고, 지쳐서 달아날 만하고, 쪼그라들다가 드러누워도 됩니다. 우리 몸이 얼핏 닳을는지 몰라도, 우리 넋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직 안 보인다지만, 자취를 감춘 적 없어요. 새롭게 이름을 붙이며 눈을 뜹니다.


ㅅㄴㄹ


날개가락·날가락·나래가락·널가락·널노래·놀가락·놀이가락·바로·바로바로·바로노래·바로가락·바람꽃·바로길·바로꽃·바로부르다·바로짓다 ← 즉흥곡, 즉흥연주, 라이브, 생음악


이름붙다·걸리다·나붙다·붙다·오르다·올라가다·쫓기다·쫓다·알아보다·잡다·찾다·찾아가다·찾아나서다·찾아다니다·찾아보다·캐다·캐묻다 ← 수배(手配), 지명수배


마르다·깡마르다·닳다·사라지다·스러지다·슬다·없다·안 보이다·자취를 감추다·녹다·걷히다·날다·조리다·졸다·밭다·쪼그라들다·간곳없다·온데간데없다·달아나다·내빼다·나오다·나가다·빠지다·빼다·빠져나오다·새다·뜨다·숨다 ← 증발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3.16.


《공격 사회》

 정주진 글, 철수와영희, 2024.2.10.



부산에서 새벽을 맞이하며 《아름다운 까마귀 나라》를 읽다가 놀란다. “이제 권정생 님 꽃글을 읽으라고 둘레에 여쭙기가 힘들겠구나!” 싶더라. 2000년이나 2010년 무렵만 해도 투박한 시골빛이 흐른다고 여겼는데, 2024년에 이르러 다시 읽자니 ‘어린이한테 좀 어려운 한자말’이 제법 있고, 일본말씨마저 자주 쓰셨다. 요새 이런 말씨를 누구나 쓰지 않느냐고 할 수 있겠지. 참말로 요새 어린이책이나 어른책 모두 ‘앞으로 물려줄 빛나는 말글’은 잘 안 보인다. 동광동3가 ‘몽베르모텔’에서 나온다. 87 부산버스를 타고서 고갯길(산복도로)을 굽이굽이 누빈다. 마을책집 〈글밭〉을 거쳐 〈카프카의 밤〉에 닿는다. 《우리말꽃》을 곁에 놓고서 책수다를 편다. 《공격 사회》는 삿대질로 싸우고 갈라치기를 하는 오늘날 민낯을 그리려고 하지만, 막상 한복판으로 들어서지는 않는다. 누가 누구를 치거나 때리는 삿대말을 하는가를 짚기보다는 ‘이쪽이 옳은데 엉뚱히 손가락질을 받는다’는 얼거리가 짙다. 글님부터 이미 옳고그름을 ‘가르’니 아쉽다. 두 목소리를 함께 따지면서 함께 고치고 새롭게 손잡을 길을 그려야 맞지 않을까? ‘대학강의’를 하는 분들은 ‘서울 눈길’에 갇히기 일쑤이다. 서울은 그만 쳐다보아야 길을 열 텐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3.15.


《담론》

 신영복 글, 돌베개, 2015.4.20.



밤을 지새우고서 새벽에 길을 나선다. 시골하늘을 마음에 그득히 담고서 고흥읍으로 나가서 순천을 거쳐 부산으로 달린다. 노래를 쓰고 꽃글(동화)을 쓴다. 붓을 쥐고 손으로 종이에 적는다. 부산 사상에 내려 버스로 보수동으로 옮기고, 〈남신서적〉하고 〈파도책방〉에 들른다. 일찍 길손채에 깃들어 짐을 풀고 씻고 쉬다가 저녁부터 밤늦도록 ‘말꽃수다’를 펴고 듣고 누린다. 둘레에서 적잖은 분들이 《담론》이 ‘좋다’고 하셨으나 여태 들이지 않았다. ‘얘기’나 ‘말’이라 않고 ‘談論’이라 쓸 까닭이 없으니까.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낱말’을 가려서 써야 하고, 섣불리 영어나 한자나 라틴말을 안 섞을 노릇이다. 미국사람이라면 미국말을 써야지. 중국사람이라면 중국말을 써야지. 일본사람이라면 일본말을 써야지. 그대는 어느 터전에서 나고자라서 어떤 해바람비를 맞아들이면서 어떤 들숲바다한테서 숨결을 얻는 사람인가? ‘마음’을 ‘말’로 담고, 이 말을 그려서 ‘글’이다. ‘마음·말’과 ‘글·그림’이란 얼개를 글바치부터 둘레에 제대로 알려야, “꿈을 그리고, 사랑을 생각에 심는 말씨·글씨”를 나눌 만하다. 신영복 님은 나쁜글을 쓰지 않았다. 그저 중국물에 너무 사로잡힌 채 일본물까지 젖었을 뿐이다.


담론(談論) :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논의함

논의(論意) : 논하는 말이나 글의 뜻이나 의도

논하다(論-) : 1. 의견이나 이론을 조리 있게 말하다 ≒ 논지하다 2. 옳고 그름 따위를 따져 말하다

의견(意見) : 어떤 대상에 대하여 가지는 생각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