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올게 : 바닷마을 다이어리 9 - 완결 바닷마을 다이어리 9
요시다 아키미 지음,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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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533


《바닷마을 다이어리 9 다녀올게》

 요시다 아키미

 이정원 옮김

 애니북스

 2019.4.30.



‘그 사람과의 시간도 내가 선택한 길이었다. 후회는 없다.’ (66쪽)


“배고플 때 밥을 먹을 수 있다니 멋진 일이야. 행복이란 이런 게 아닐까. 살아 있다는 건 그 자체로 행운이야.” (117쪽)


‘난 어디든 갈 수 있다. 저 끝 어디라도, 아무리 먼 곳이라도.’ (177쪽)



《바닷마을 다이어리 9 다녀올게》(요시다 아키미/조은하 옮김, 애니북스, 2019)를 읽었다. 이렇게 끝맺는구나. 다 다르게 태어나서 다 다르게 살다가 다 다른 길을 걷고서 다 다른 집으로 돌아가겠지. 그런데 다 다르게 태어났다지만 다 다른 마음은 어느새 한곳에서 만난다. 다 다르게 사는 길도 어느덧 한곳에서 마주한다. 다 다른 집도 시나브로 한자리로 흐른다. 우리는 서로 다르기에 만날 수 있고, 서로 다르지만 마음속에서는 고요히 하나로 흐르는 빛줄기가 있어서 이야기를 엮을 수 있지 싶다. 2009년에 첫걸음이 나왔으니 열 해 만에 아홉걸음으로 맺은 셈인데, 줄거리를 꽤 질질 끌었다. 질질 안 끌고서 수수한 삶자락 이야기에 제대로 파고들어서 깊이 파헤쳤다면 사뭇 달랐으리라 본다. 여기 갔다가 저기 갔다가 하면서 아홉걸음이 되었는데, 자잘한 군말을 털고 다섯걸음쯤으로 마무르고서 ‘그다음(번외편)’을 따로 그리는 길이 한결 나았겠다고 느낀다. 뒷걸음으로 갈수록 ‘판을 벌린 자잘한 얘기를 마무리하려고 억지 쓴 대목’이 너무 티가 나더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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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1.16.


《교사, 읽고 쓰다》

 이오덕김수업교육연구소, 삶말, 2019.7.20.



교사로 일하는 이웃님이 ‘선생님’이란 말씨를 어떻게 해야 좋겠느냐고 곧잘 물으신다. 이때에 그 말씨는 안 쓰는 쪽이 가장 좋다고 이야기하다가 ‘길잡이’라는 낱말이 떠올랐고 ‘교사·선생님’ 같은 말씨보다는 아이들하고 사이좋게 배우고 가르치는 길에 ‘길잡이’가 되면 좋겠다고, ‘이슬떨이’가 되어도 좋겠다고 여쭈었다. 이러던 어느 날 ‘샘님’이랑 경상도 말씨가 귀에 꽂혔고 ‘샘물 같은 님’이란 뜻으로 새롭게 쓰면 더없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교사, 읽고 쓰다》는 초등학교에서 교사란 자리에 서는 어른들이 스스로 돌아보는 이야기를 다룬다. 직업교사로 스무 해나 서른 해를 보냈다고 해서 참말로 교사 노릇을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으면서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지 않느냐고 스스로 묻는다. 누구나 마찬가지일 텐데, 잘못하는 사람도 잘하는 사람도 없을 테지. 모두 새롭게 마주하면서 하나씩 배워서 차근차근 걸어가겠지. 우리는 모두 길동무이다. 서로 길동무이니 때로는 길잡이가 되고, 때로는 도움을 받는다. 네가 힘들기에 너를 업고 갈 수 있다. 내가 힘들기에 나를 업어 주면서 갈 수 있겠지. 교사란 길을 먼저 가려는 사람 아닐까? 씩씩하게 모든 길을 새로 마련할 적에 교사이지 않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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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1.15.


《피카몬 3》

 쿠보노우치 에이사쿠·그림/김은영 옮김, 서울문화사, 2013.11.30.



“서울로 올라간다”는 위아래를 가르는 말씨이다. 곰곰이 보면 ‘중국을 섬기던 이 나라 임금’은 ‘진상(進上)’이란 말을 썼고, 이 나라에서는 임금 곁에서 ‘진상’을 했다. 사람을 밟고 선 임금 무리가 없던 무렵에는 ‘올라간다·올리다’를 섣불리 쓰지 않았다. 계급이며 질서를 세우기에 ‘올리고·내리고’라든지 ‘올라가다·내려가다’를 쓴다. 길든 말씨이자 굴레이면서 터전이다. 생각해 보자. 북녘에서 보면 “평양에서 서울로 내려가다”일까? “백두산에서 한라산으로 내려가다”일까? 그저 ‘가다’요 ‘오다’일 뿐이다. 어릴 적을 떠올리면 “할아버지한테 세배 올려야지.” 하고 어머니가 얘기하면 할아버지는 “뭘 ‘올린다’고 하니, 그냥 ‘하면’ 되지.” 하고 말씨를 고쳐 주곤 했다. 만화책 《피카몬 3》을 읽었다. 웃음꽃을 그리고 싶은 젊은이 둘을 보여준다. 둘은 툭탁거리기도 하고 오르락내리락하기도 하지만 어느새 길을 찾는다. 누가 위도 앞도 아니요, 아래도 뒤도 아닌, 사이좋게 걷고 어깨동무하는 삶일 적에 더없이 환한 웃음꽃이 되는 줄 알아차린다. 나는 언제나 서울로 가고 인천으로 가고 부산으로 간다. 그리고 숲으로 간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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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서울은 위 시골은 아래 : 아이들을 이끌고 서울마실을 하노라면, 아이들은 언제나 ‘낯설고 어려운 말씨’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무슨 뜻이냐고 물어본다. 버스나 전철에서, 또 마을쉼터나 열린터소에서, 어른들이 붙이거나 쓰는 말씨를 ‘쉽고 바른 말씨’로 고쳐도 좋겠지만, 이보다는 ‘어린이가 바로 알아들을 만한 눈높이로 헤아리는 마음’이기를 바란다. ‘쉽게 쓰기’에 앞서 ‘어린이 눈높이로 어깨동무하는 마음’이 먼저라고 느낀다. 이런 마음이 될 적에 비로소 “서울로 올라간다”나 “시골로 내려간다” 같은 말씨를 걷어내겠지. 이런 말씨는 “인천에서 서울로 올라간다”나 “서울에서인천으로 내려간다”처럼도, “고흥 읍내에서 마을로 내려간다”나 “마을에서 고흥 읍내로 올라간다”처럼 터무니없이 퍼지기도 한다. 우리는 오르락내리락하지 않는다. 서로 갈 뿐이요 함께 만날 뿐이다. 2012.2.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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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니스 6
오시미 슈조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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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532


《해피니스 6》

 오시미 슈조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9.10.25.



“이거 봐. 나한테 기대니까 괜찮지?” (73쪽)


“아직 아무런 단서가 없어. 하지만, 현관은 늘 잠가 두지 않아. 언제든 마코토가 돌아와서 들어올 수 있도록.” (121쪽)


“하지만 틀렸어. 그 아이는 지금도 분명, 어딘가에서 필사적으로 살고 있을 거야. 내멋대로 마코토가 불행하다고, 결론지어선 안 돼.” (130쪽)



《해피니스 6》(오시미 슈조/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9)을 찌릿찌릿 읽는다. 즐겁게 살고 싶으나 즐겁게 살지 못한 아이들이 어느새 어른이 되고도 하루하루 즐거움하고 동떨어진 채 지내는 모습을 차분히 그린다. 왜 숱한 어버이는 아이들이 한창 웃고 뛰노는 그무렵에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같은 틀을 세워야 했을까. 그저 그 나이를 그 푸릇푸릇한 눈빛 그대로 살도록 하면 될 노릇 아닐까. 꼭 학교를 가야 한다든지, 성적이 어느 만큼 나와야 한다든지, 또래하고 어울리다가 마음에 드는 짝을 제때 찾아서 살림을 이뤄야 한다든지, 이런 틀을 세울 까닭은 하나도 없다. 대학교에 꼭 가야 하지도 않고, 일자리를 빨리 알아봐야 하지도 않는다. 오늘 하루를 웃을 수 있으면 되고, 하루를 누린 이야기를 도란도란 들려주고 들을 수 있으면 된다. ‘남들처럼’ 살아야 하지 않는다. 모든 아이는 ‘다 다른 아이 삶결이며 삶길에 맞게 스스로 누리도록’ 이끌고 도우며 손을 내밀면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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