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윤의 삶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정재윤 지음 / 미메시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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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36


《재윤의 삶》

 정재윤

 미메시스

 2019.7.1.



  저는 요즈음 스물∼서른 살이란 나이를 살아가는 분들이 어떤 마음인지를 모릅니다. 제가 스물∼서른 살이란 나이를 살던 무렵에 저나 또래가 어떤 마음이었는가를 그때 마흔∼쉰이나 예순∼일흔 나이를 살던 분들도 몰랐겠지요. 저마다 스스로 살아가는 오늘만 바라보면서 헤아릴 테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모르는’ 일이 싫지는 않더군요. 같은 또래라 하더라도 속마음까지 못 읽기도 하거든요. 다른 터에서 다른 때를 살던 사람이라면 마땅히 모르기 마련이요, 이렇게 모르기에 ‘이야, 이처럼 다르구나!’ 하면서 새삼스럽거나 새롭게 바라보고 배우며 어깨동무할 길을 찾기도 합니다. 《재윤의 삶》을 읽으며 ‘와, 난 이런 삶을 여태 하나도 몰랐네!’ 싶습니다. 이 만화를 그린 님도 제가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모르겠지요. 그리고 이렇게 다르고 모르는 서로이기에 더 재미나게 수다를 떨 만할 테고, 한결 신나게 틀을 깨거나 울타리를 넘을 만하지 싶습니다. 저는 마흔을 훌쩍 넘은 아저씨이지만 치마를, 더욱이 깡동치마를 즐겨입거든요. 우리는 누구나 기쁘게 살아가며 즐겁게 노래하려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 생각해요. 늘 멋지게 오늘을 그리면서 춤춰요. ㅅㄴㄹ



하지만 공주 잠옷 따위를 입고 있으므로 민망해서 멀리 가지는 못한다. 태생적으로 가련한 소녀는 아니었기에 차라리 도발하는 방법을 택한다. (11쪽)


우연하게도! 우리는 가슴이 생겼다. 하지만 가슴을 그대로 드러내면 안 돼. 그러면 남들이 내가 가슴이 있다는 사실을 알잖아. 그래서 브라를 한다. 세상엔 예쁜 브라가 많지. 하지만 브라 자국이 있거나, 브라 모양이 그대로 보이면 안 된다. 그러면 남들이 내가 가슴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께. (49쪽)


굳이 굳이 애정을 찾아서 위안을 받고 싶은 작고 좁은 마음. (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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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스코어 걸 1
오시키리 렌스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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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25


《하이스코어 걸 1》

 오시키리 렌스케

 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19.8.31.



  어릴 적에 얼마나 사랑을 듬뿍 받은 나날이었는가 하고 제대로 못 떠올리곤 합니다. 참으로 사랑받는 아이로 살았으면서 어떤 사랑을 얼마나 푸짐하게 누렸는가를 곧잘 잊곤 합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어른이란 자리에 선 분들이 아이를 모질게 두들겨패면서 키웠어요. 막말도 매우 쉽게 했어요. 어린 나날이 지나가고 아이를 낳아 돌보는 오늘을 살아가며 예전을 다 잊었거니 하고 여기다가 어느 날 불쑥 어릴 적 하루가 또렷하게 떠오르더군요. 저는 열세 살까지 날마다 집에서나 마을에서나 학교에서나 늘 얻어맞으면서 컸어요. 줄잡아서 하루에 한두 시간쯤은 ‘얻어맞는 때’였습니다. 날마다 얻어맞고 컸으나 얻어맞지 않던 다른 때에는 심부름을 한다든지 놀이를 했고, 곰곰이 보니 가없는 사랑도 날마다 받았네 싶더군요. 주먹다짐하고 사랑을 나란히 받았달까요. 《하이스코어 걸》 첫걸음을 읽는데, 그야말로 미움이나 괴롭힘질로 고단한 여러 아이가 나옵니다. 아이를 미워하거나 괴롭히는 짓은 어느 나라나 매한가지였을까요? 어쩌면 ‘현대 물질 사회’에서는 어디나 이런 판일까요? 고단한 수렁에서 아이들이 서로 아끼는 마음을 조금씩 키우려고 합니다. ㅅㄴㄹ



‘여자 주제에 오락기 게임을 좋아하다니. 여자들은 전부 집에서 실뜨기나 과자 만들기, 직소 퍼즐 같은 걸 하는 줄 알았는데.’ (16쪽)


‘집에서 교양을 배우는 아가씨라면 게임기 같은 걸 사줄 리가 없나. 그러니까 밖에서 그렇게 혼자 논 거구나. 이 녀석도 나와 마찬가지로, 매일 쌓여만 가는 울분을 게임으로 발산했던 걸까?’ (82쪽)


‘오노, 재미있나 보네. 표정에는 별로 드러나지 않지만 왠지 알 것 같아.’ “오너, 너 부모님이 유원지 같은 데 데려온 적 있냐?” (도리도리) “역시나.”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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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 노이즈의 공주 2
토우메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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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520


《공전 노이즈의 공주 2》

 토우메 케이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8.31.



“어차피 뭔가를 할 거라면 가장 좋아하는 걸 전력으로 하고 싶어.” (57쪽)


“예쁘다고 생각했으면 그게 좋아. 악기는 도구야. 치기 편한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내가 사랑해야 해.” (63쪽)


“그 사람들은 잘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쳐흘러서, ‘여기에 있는 녀석들 전부 사로잡겠다’ 그런 정신력이 있어요. 저한테는 그게 압도적으로 부족해서…….” (191쪽)



《공전 노이즈의 공주 2》(토우메 케이/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을 보면 이제 공주님처럼 얌전히 있던 아이가 사람들 앞에 기타를 들고 나서는 첫밗이 나온다. 스스로 좋아해서 스스로 좋아하는 만큼 누리던 기타였으나, 첫밗으로 서는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은 ‘스스로 좋아하는 결’을 훌쩍 뛰어넘어서 ‘너도 이 가락 즐겁지 않아?’ 하고 잔뜩 부추기는 숨결을 보여준다. 얌전하기만 하던 공주님은 한풀 꺾인다. 그런 당찬 가락질은 처음 마주했을 테니까. 자, 그렇다면 첫걸음을 지나 두걸음을 맞이한 공주님은 앞으로 세걸음째에는 어떻게 거듭날까? 뒷걸음일까 제자리걸음일까, 아니면 새걸음일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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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솜나물 6 - 아빠와 아들
타가와 미 지음, 김영신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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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32


《풀솜나물 6》

 타카와 미

 김영신 옮김

 서울문화사

 2019.6.30.



  아이가 되려면 아이를 낳으면 될 노릇입니다. 아이가 되려면 나이를 잊으면 되어요. 아이가 되려면 꿈을 늘 그리면 되고, 언제나 사랑으로 하루를 맞이하면 됩니다. 매우 쉬워요. 이름이며 돈이며 힘을 내려놓으면 됩니다. 얼굴이나 몸매를 내려놓으면 누구나 아이가 됩니다. 겉치레를 뒤집어쓰면 아이가 되지 못합니다. 자, 아이가 못 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하늘나라로 가는 길을 스스로 막지요. 하늘나라란, 꿈나라이면서 사랑나라에 노래나라이고 웃음나라입니다. 이 길을 가려면 나이가 아닌 꿈이 있어야 하고, 돈이나 힘이 아닌 사랑이 있을 노릇입니다. 《풀솜나물》을 여섯걸음째 읽으며 이 만화가 다루는 힘은 바로 꿈하고 사랑 하나라는 대목을 짙게 느낍니다. 이 하나면 되지요. 아이는 어버이를 아이다운 사랑으로 마주하고, 어버이는 아이를 어버이다운 꿈으로 맞이합니다. 둘은 자리하고 나이하고 힘은 다를 테지만 마음은 같아요. 초롱초롱 밝히는 눈빛인 마음입니다. 해님처럼 별님처럼 반짝이는 마음이지요. 이밖에 둘 사이에 뭐가 더 있어야 할까요? 빛나는 마음일 적에는 무엇을 먹어도 배부르고, 어느 길을 가더라도 신바람이 납니다. ㅅㄴㄹ



“자네에 대해선 알고 있었어. 평판이 좋은 상인이라는 것도. 딸을 찾아온 걸 두세 번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시오리는 여태까지 본 적이 없는 표정으로 웃고 있었지.” (14쪽)


“누나가 토라를 생각하듯이, 그 녀석도 누나를 소중히 여긴다는 것뿐이야. 좀더 편하게 살아도 벌 안 받아. 토라키치나 누나나 각자의 길을 갈 때가 온 거야. 앞으로 그 녀석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가 분명 있을 거야. 그러면 그때 다시 도와주면 되잖아.” (154∼155쪽)


“가게의 아줌, 아주머니가 그랬어. 시로의 엄마는 시로 안에 있대.” (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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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학사 4
이리에 아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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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31


《군청학사 4》

 이리에 아키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3.31.



  모든 말은 제자리를 찾아서 갑니다. 우리가 한 말은 우리한테 오고, 너희가 한 말은 너희한테 갑니다. 모든 일은 제길을 찾아서 흐릅니다. 우리가 한 일은 우리한테 오고, 너희가 한 일은 너희한테 가요. 이 삶결을 읽거나 안다면, 우리가 할 말이나 할 일은 매우 쉬워요. 스스로 즐겁거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럽기를 바라는 말을 하고 일을 하면 되어요. 《군청학사》는 네걸음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세걸음을 건너뛰고 네걸음을 읽는데, 빠진 짝을 채울까 말까 여태 망설입니다. 그린님이 이녁 나름대로 여러모로 생각꽃이나 마음꽃을 피워서 이야기를 엮는 줄은 알겠지만, 어쩐지 가면 갈수록 고개 너머 또 고개가 나오듯이 스스로 담에 부딪혀서 이리저리 헤매는구나 싶어요. 이만 한 생각꽃이나 마음꽃을 읽으면서 즐길 만한 만화를 한국에서도 그리면 좋으련만, 아직 한국에서는 생각꽃이나 마음꽃보다는 ‘굴레에 부딪히는 학교·사회 이야기’하고 사랑타령에 치우칩니다. 사랑을 그리고 싶으면 사랑꽃을 그리면 될 텐데, 한국은 아직 꽃이 아닌 타령에 머문다고 느낍니다. 생각도 마음도 사랑도, 또 삶도 꿈도 꽃을 그리면 됩니다. 만화이니까요. ㅅㄴㄹ



“산 너머에는 즐거운 일로 가득하니까, 아픔이 아무리 날아가도 괜찮아.” (76쪽)


“엄마,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지금도 있어? 어떤 얼굴이야? 어떻게 잡았어? 날개도 달렸어? 그 난쟁이랑 친하게 지냈어? 엄마, 지금도 엄마 책상에 있어?” (82∼83쪽)


“다같이 찍은 사진 한 장만 줘.” “몇 장이라도 가져가.” “우와, 이렇게 많아? 아빠는 진짜 사진만 찍는다니까.” “아직 더 있어.” (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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