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숲마실, 숲노래 책마실


마을을 푸르게 가꾸는 씨앗이 이곳에 (2019.9.19.)

― 전북 익산 〈그림책방 씨앗〉

전북 익산시 서동로 8길 50-1

https://www.instagram.com/picturebookshop_seed



  홍성으로 이야기꽃을 펴러 가는 길에 익산에 들릅니다. 고흥에서 홍성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가 알아보다가, 홍성역을 지나가는 기차가 익산에서 서울로 떠나는 줄 알아차립니다. 다만 고흥에서는 순천버스나루를 거치고 순천기차나루로 가야 하며, 이곳에서 익산까지 기차를 달린 뒤에 갈아타야 합니다. 익산에서 기차를 갈아타는 김에 새롭게 문을 연 〈그림책방 씨앗〉을 찾아가려 합니다.


  익산은 어떤 고장일까요. 이 고장은 어떻게 따사로우면서 얼마나 아늑한 삶자리일까요. 고장멋을 느끼려면 골골샅샅 걸어 보아야지 싶습니다. 마을맛을 알려면 고샅이며 골목을 누벼 보아야지 싶습니다. 기차나루부터 마을책집까지 걸어갈까 하고 어림하는데, 살짝 먼 듯합니다. 얼마쯤 걷다가 시내버스를 타고 가는 길을 알아봅니다. 손전화 길그림을 켜고 버스를 어디서 타는가를 알아보지만 아리송합니다. 이럴 바에는 그냥 택시를 타면 낫겠구나 싶으나, 익산 버스를 꼭 타 보자는 생각으로 한참 걸은 끝에 〈그림책방 씨앗〉 가까이 가는 버스를 타는 곳을 찾아냅니다.


  미리 살핀 길그림으로는 800미터가 못 되게 걷는다고 했으나 꽤 걷습니다. 걷고 또 걸으며 생각합니다. ‘걷다 보면 반갑게 눈앞에 나타나겠지.’ 드디어 파란 빛깔 책집 간판을 봅니다. 빨래집하고 중국집이 옆에 나란히 있는 책집입니다. 아파트 어귀에 바로 책집이 있네요. 책집 건너쪽 아파트에 사는 분들은 코앞에 이처럼 이쁜 책쉼터가 있으니 즐겁겠구나 싶습니다. 책집 유리창에 적힌 두 줄을 되뇌고서 들어갑니다.


오늘 만난 그림책 씨앗이 모두의 마음에

어여쁘게 꽃 피우기를 바랍니다


  익산 〈그림책방 씨앗〉은 바로 이렇게 그림책으로 씨앗이 되어 마음에 꽃으로 피우는 이야기를 퍼뜨리려고 하는 터전일 테지요. 마을에서 이웃으로 사는 분들이 사뿐사뿐, 마을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아이들이 가뿐가뿐, 익산으로 나들이를 온 분들이 홀가분히 찾아오리라 생각합니다.


  짐을 한켠에 내려놓고서 책시렁을 돌아봅니다. 책낯이 환히 드러나는 그림책을, 책등으로 이름을 헤아리는 그림책을, 또 빨간 빛깔로 옷을 입은 다 다른 그림책을 하나하나 살핍니다.


  꾸러미로 나온 《100년 동안 우리 마을은 어떻게 변했을까》(엘렌 라세르 글·질 보노토 그림/이지원 옮김, 풀과바람, 2018)를 집어듭니다. 지구별 뭇나라는 참으로 백 해 사이에 엄청나게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백 해가 더 흐르면 또 엄청나게 달라질 만하지 싶습니다. 온통 숲이던 곳을 마을로 바꾸어 오늘에 이르다가, 나무를 밀어내고 건물만 가득하더니, 다시 나무를 맞아들이면서 푸른 쉼터를 늘리는 마을이에요. 아마 앞으로는 커다란 도시도 한결 푸른 빛깔로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시멘트나 아스팔트로만 도시를 이루지 않습니다.


  어니스트 톰슨 시튼 님 이야기를 다룬 《커럼포의 왕 로보》(윌리엄 그릴/박중서 옮김, 찰리북, 2016)를 넘깁니다. 늑대 로보는 ‘사냥꾼 시튼’을 ‘숲사랑이 시튼’으로 돌려놓았다고 합니다. 로보라는 늑대를 만난 때부터 늑대를 ‘사냥감’이 아닌 ‘숲을 의젓하게 지키는 일꾼’인 줄 알아차렸다지요.


  글은 누가 쓸까요? 손이 있는 사람만 쓸까요? 손이 없어도, 또 입이나 다리가 없다 해도,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요? 《수상한 나무들이 보낸 편지》(베르나데트 푸르키에 글·세실 감비니 그림/권예리 옮김, 바다는기다란섬, 2018)에 담긴 온갖 나무는 수수께끼투성이일 수 있고, 다 다르면서 아름다운 나무일 수 있습니다. 꿈나라에서 볼 수 있는 나무가 있을 테고, 우리 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나무가 있을 테지요.


  가만히 생각하면, 우리 사람은 나무하고 글을 주고받을 수 있고, 마음으로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사람은 풀이며 꽃을 비롯해서 구름이며 바람하고도 마음으로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어요. 파리나 모기하고도, 새나 풀벌레하고도, 고래나 코끼리하고도, 여우나 곰하고도 얼마든지 마음으로 생각을 주고받을 만합니다.


  우리가 숲하고 바다랑 마음으로 생각을 주고받을 줄 안다면 온누리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사람 사이에서도 ‘소통·의사소통’을 잘 해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그렇다면 사람하고 사람 사이뿐 아니라, 사람하고 숲 사이도, 사람하고 흙 사이도, 사람하고 냇물 사이도, 사람하고 비구름 사이도 마음으로 생각을 나누는 길을 슬기로이 열 노릇이지 싶어요.


  아이를 돌보는 어른이나 어버이라면 마땅히 아이한테 “넌 어떻게 생각하니?” 하고 물어봅니다. 지구라는 별에서 서로 상냥하게 어우러지려는 뜻을 품는 사람이라면 잠자리나 나비한테도, 들꽃이나 들풀한테도, 나긋나긋 “넌 어떻게 생각해?” 하고 물어보면서 이야기를 들을 일이지 싶어요.


  그림책으로 알뜰한 〈그림책방 씨앗〉 책집지기님은 아이들한테 그림책을 구성지게 읽어 주시지 싶습니다. 책집 안쪽에는 모임을 꾸릴 수 있고, 아기가 기어다닐 수 있는 아늑한 칸이 따로 있습니다. 어린이끼리 모여서 조잘조잘 그림책 수다를 할 수 있습니다. 어른끼리 모여서 재잘재잘 그림책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아직 아이가 없더라도, 또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더라도, 그림책을 다같이 누리면 좋겠습니다. 그림책은 아기나 아이만 보는 책이 아닌, 0살인 아기부터 누구나 즐거이 누리면서 마음을 북돋우는 이야기꾸러미인걸요.


  아기하고 할아버지가 책동무가 되도록 잇는 그림책입니다. 어린이도 푸름이도 곱게 한자리에서 어울리도록 잇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을 둔 보금자리에서 씨앗이 자랍니다. 그림책을 소리내어 읽고 나누는 마을에서 아름드리숲이 피어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리는 숲노래(최종규).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2019년까지 쓴 책으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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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곤두박춤 (2019.4.6.)

― 인천 배다리 〈아벨서점〉

인천 동구 금곡로 5-1

032.766.9523



  동시를 이야기하는 자리를 〈아벨서점〉 시다락방에서 꾸리기로 했습니다. 사뿐히 인천마실을 하는데, 헌책집 〈아벨서점〉 셈대 한켠에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반대’ 알림글이 있습니다. 인천시가 또 뭔 일을 꾸미는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왜 이렇게들 커다란 발전소를 세우려고 목돈을 쏟아부을 생각일까요? 집집마다 햇볕을 모으는 판을 올려도 되고, 고속도로에 지붕을 씌워 햇볕을 모아도 됩니다. 찻길 지붕에 햇볕판을 놓는 일은 좋다고 하지만 법을 다루는 기관이 달라서 말을 맞추기 어려우리라는 얘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하라고, 삶터를 아름답게 가꾸는 길을 찾으라고 공무원이라는 벼슬자리를 두지 않을까요?


  두멧시골에 조용히 깃들다가 읍내로만 나와도 먼지구름을 봅니다. 시외버스를 타고 여러 도시를 찾아가거나 고속도로를 달릴 적에도 먼지구름을 만납니다. 오늘날 이 나라에서 이 먼지구름 말고 커다란 골칫거리가 또 무엇일까요? 전기를 더 많이 얻는 길을 찾기도 해야겠다고 하더라도 먼지구름부터 풀면서, 또 먼지구름을 늘리지 않거나 줄이는 길을 찾을 노릇일 텐데요.


  빠듯하게 인천에 닿았기에 애써 책집에 깃들어도 책을 들출 짬이 없습니다. 그래도 1분이란 쪽틈을 내어 《over the hills and far away》(Alan Marks, North-South books, 1994)에 《the BFG》(Roald Dahl, puffin books, 1982)에 《the Giraffe and the Pelly and Me》(Roald Dahl, puffin books, 1985)를 골라듭니다. 한글로 나온 로알드 달 님 동화책을 읽긴 했습니다만, 옮김말이 더없이 엉성한 터라, 로알드 달 님쯤 되는 동화책이라면 영어로 적힌 책도 두 벌쯤 장만해 놓을 생각입니다.


  참말로 결이 다르더군요. 로알드 달 님은 어린이가 읽을 수 있도록, 아니 ‘어린이부터 읽을’ 수 있도록 영어를 쉽게 썼습니다. 이와 달리 한글판은 ‘어린이조차 읽기 까다롭’도록 옮김말이 엉성하고 번역 말씨에 일본 말씨가 춤을 춥니다. 왜 이다지도 말씨 하나를 못 추스를까요. 매캐한 먼지구름이 춤을 추는 고장에서 벼슬아치 노릇을 하는 분들도 자꾸 막삽질로만 흐르고, 책마을에서 아이들한테 이야기로 씨앗을 심는 일을 할 어른들도 책에 담는 말씨가 몹시 엉성하고 …….


  헌책집 〈아벨서점〉 책지기님이 부디 기운을 내시기를 바라는 뜻으로 노래꽃 한 자락을 새로 씁니다. 연필로 정갈히 옮겨서 가만히 건넵니다. 날아오르고 싶기에 신나게 곤두박질을 칩니다. ㅅㄴㄹ


곤두박질 (숲노래)


별비가 내려

밤하늘을 죽죽 지르는

빛줄기가 꽃처럼

자꾸자꾸 떨어져


무화과가랑잎이 퍼석

후박가랑잎이 투툭

동백가랑잎이 타탁

살짝 놀래키며 춤춰


곤두박듯 하다가

확 솟구치고

옆으로 재게 날더니

빙그르르 돈다


제비떼 멋지다

날갯짓이 저렇구나

하늘에 무지개 그리듯

곤두박춤잔치야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사전을 쓰는 사람.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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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무슨 책을 읽을까 (2019.6.8.) 

― 인천 배다리 〈삼성서림〉

인천 동구 금곡로 9-1

032.762.1424.



  책을 놓고서 언제나 한 가지입니다. 무슨 책을 읽을까입니다. 그러나 무슨 책을 읽을까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무슨 책을 읽어 무슨 생각을 할는지, 또 무슨 삶으로 나아가려는 몸짓이 될는지, 또 무슨 슬기를 스스로 길어올려 무슨 사랑이 되도록 스스로 일어서려는 하루가 될는지로 차근차근 잇습니다.


  눈에 뜨이는 책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널리 알려지거나 많이 읽히는 책을 우리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눈에는 뜨이되 속이 비었다면? 널리 알려졌으나 알맹이가 허술하다면? 많이 읽힌다지만 숲을 노래하는 사랑이 하나도 없다면?


  고등학교를 다니며 〈삼성서림〉을 처음 만나던 때부터 느꼈는데, 이곳에는 예전이나 요즘이나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이 한켠에 곱상히 있습니다. 한창 읽히는 그림책도 있고, 제법 묵은 그림책도 있습니다. 어떤 그림책이든 반갑게 들여다보면서 살살 쓰다듬습니다. 1980년대 첫머리에 ‘백제’ 출판사에서 꾸러미로 낸 그림책이 ‘문선사’로 옮겨서 다시 나온 적 있어요. 헌책집에서 이 그림책을 만날 적마다 얼마나 새삼스러운지 몰라요. 《암소 브코트라》(프링거 요한네슨/김훈 옮김, 문선사, 1984)를 펼칩니다. 투박하면서 살가운 그림결입니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문화수준은 당시의 유럽 제민족 사이에서 아주 높았고, 건국 수백년의 12세기 후반부터는 자기 국어를 사용하는 대학이 세워졌는데, 그것은 유럽 문화사상 하나의 빛나는 금자탑이었던 것입니다. (그림책 풀이글)


  이 그림책 곁에 《작은 동물 세 마리》(마가릿 와이즈 브라운/양평 옮김, 문선사, 1984)가 있습니다. 이 그림책도 투박하면서 살갑습니다. 그래요, 이렇게 이야기로 꽃을 피우니 아름다이 그림책이지 싶습니다. 이러한 그림책은 아기부터 할머니까지 나란히 둘러앉아 읽을 만합니다.


  옛이야기 숨결이 그림책에서 새롭게 흐른다고 할 만합니다. 옛날 옛적부터 온 집안이 조그마한 칸에 둘러앉아서 이야기밥을 먹었어요. 그림책이란 이야기밥 같다고 느껴요. 요즘은 너무 어른스러운 그림책이 많은 듯합니다. 아무래도 어른으로서 서울살이가 팍팍하거나 고단한 나머지 빈자리가 넉넉한 그림책으로 마음을 달래려 하네 싶은데, 팍팍하거나 고단한 나날을 어른스러운 줄거리나 흐름으로만 담기보다는, 앞으로 새롭게 가꾸고 싶은 꿈까지 헤아리면서 아이들한테 빛이라는 씨앗을 심도록 더 다스린다면 좋겠어요.


  그림책 《암소 브코트라》나 《작은 동물 세 마리》가 왜 아름다울 뿐 아니라 두고두고 읽힐 만할까요? 아주 투박하게 이야기를 엮거든요. 아주 투박한 이야기를 듣고 들려주면서 어느새 즐거운 기운이 솟거든요.


  조그마한 《밤과 낮 사이의 기나긴 독백》(L.린저/홍경호 옮김, 삼중당, 1975)을 눈여겨보다가 《니진스키의 고백》(바슬라브 니진스키/이덕희 옮김, 문예출판사, 1975)이란 책을 슬쩍 집어드는데, 책 귀퉁이에 ‘책은 만인의 것, 부광서림, 부산대 신정문 앞, T96-4030, 항상 감사합니다’라 적힌 팔림띠가 있습니다. 아. 1970년대 끝자락에 부산 한켠에 있던 책집에 꽂혔다가 ‘팔리지 못한’ 채 어느 창고에 묵혔던 책이 곳곳을 돌고 돌아서 인천까지 온 셈입니다.


  팔리지 못한 책은 반품이란 길을 지나서 으레 종이쓰레기터(폐지처리장)로 갑니다. 그곳에서 새로운 종이로 다시 태어나는 길을 가기도 할 테고, 그곳에 갔다가 고마운 손길을 타고서 새로 숨을 더 잇는 길을 가기도 합니다. 헌책집이란 책에 새숨을 불어넣어서 ‘넌 아직 더 읽을 값이 있단다’ 하고 속삭이는 살림터라고 느껴요. ‘넌 앞으로 더 빛날 수 있단다’ 하고 귀띔하는 보금자리이기도 하겠지요.


  무슨 책을 읽으면 즐거울까요? 빛나는 책을 읽으면 즐겁겠지요. 무슨 책을 읽으며 마음이 빛날까요? 사랑을 꿈꾸는 슬기로운 사람들 살림살이를 숲바람으로 노래하는 책을 읽기에 우리 마음이 빛나겠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사전을 쓰는 사람.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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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펴내는 <동화읽는 어른> 11월호에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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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이야기꽃

일곱걸음 ― 살림하는 누구나 새로 짓네



  ‘마수’라는 말을 얼추 마흔 해쯤 앞서 처음 들었다고 떠올립니다. 어머니 손을 잡고 저잣거리를 다녀올 적이면, 길장사를 하는 아주머니나 할머니나 아저씨가 으레 이런 말을 썼어요. 제가 스스로 ‘마수(또는 마수걸이)’ 같은 말을 쓸 일이 딱히 없어도 둘레에서 익히 들었습니다.


  스무 해쯤 앞서 책마을 일꾼으로 지내던 무렵, 길에 판을 깔고서 책을 파는 일을 꽤 했습니다. 이즈음 첫 손님한테 처음으로 책을 팔고 나면 혼잣말처럼 “이제 마수를 했으니 잘되겠네요.” 하고 읊는데, 이웃에서 함께 책판을 깔고 장사를 하던 분이 이 말을 듣고는 저더러 “참, 사람들이 안 쓰는 말을 다 쓰네요?” 하고 이야기하더군요.


  살짝 놀랐어요. ‘사람들이 안 쓰는 말’이라고 하니까요. 저로서는 어릴 적부터 저잣거리 마실을 다녀오며 으레 들었기에 저절로 몸에 배어 가만히 흘러나온 말씨였습니다. 이 말을 살려서 쓰자는 뜻이 아니었어요. 이웃님은 “요새 누가 ‘마수’ 같은 말을 써요? 다들 ‘개시(開市)’라고 하지요.” 하고 덧붙입니다.


  그러나 저는 외려 ‘개시’가 무슨 말인지 알쏭했습니다. 이러다가 생각했지요. ‘마수’나 ‘마수걸이’란 말을 모르면 모를 수 있고, 이런 말을 못 쓸 수 있어요. 이때에는 스스로 새말을 지을 만합니다. 이를테면 ‘처음 팔다 = 처음 + 팔다’인 셈이니 ‘첫팔이’라 해도 어울려요.


말을 배운다고 할 적에는 삶을 배웁니다.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은 우리가 짓는 모든 삶을 나타내요. 그래서 삶을 모르면 이 삶을 나타낼 말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모릅니다 … 삶을 배우려고 말을 배우는 몸짓이 된다면, 삶을 하나하나 우리 것으로 녹이는 동안에 이러한 삶을 나타낼 말을 우리가 저마다 슬기롭고 사랑스럽게 하나하나 새로 지을 줄 아는 마음으로 거듭날 만해요.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 2019) 8쪽


  아이를 여럿 낳은 어버이가 있다면, ‘첫째 둘째 셋째 막내’처럼 부르기도 하지만, ‘맏이’나 ‘맏아들·맏딸’ 같은 이름을 쓰기도 합니다. 오랜 말씨는 ‘맏-’을 앞에 붙입니다. 그런데 이 말씨를 안 쓰고 ‘장자’나 ‘장남·장녀’를 쓰는 분이 제법 있어요. 어쩌면 ‘맏-’을 붙인 한국말을 들은 적이 없거나 배운 적이 없을 수 있어요. 이때에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새말을 지어서 쓸 만해요. ‘첫아이’라든지 ‘첫아들·첫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於此彼)’라는 한자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낱말이 한자말이건 아니건 꽤 오래 썼는데, 이제는 더 쓰지 않습니다. 한자말이라서 안 쓰지 않습니다. ‘어차피’란 말을 곱게 내려놓기로 하면서 제 말밭을 새롭게 넓힐 수 있더군요.


 어차피 늦는데 → 아무튼 늦는데 / 그래 늦는데 / 그냥 늦는데

 어차피 오래 못 간다 → 그리 오래 못 간다 / 그닥 오래 못 간다

 어차피 안 좋아해 → 암튼 안 좋아해 / 뭐, 안 좋아해

 어차피 한다면 → 어쨌든 한다면 / 꼭 한다면 / 반드시 한다면


  어느 낱말이나 말씨이든 그 사람 마음을 나타내고, 그 사람이 살아온 자취를 드러냅니다. 더 좋거나 나쁜 낱말이나 말씨는 없다고 느껴요. 다만 하나를 엿볼 수 있어요. 어떤 일이나 느낌이나 마음이나 생각을 나타내거나 그리는 낱말은 끝없이 많습니다. 스스로 새롭게 배우면서 한 걸음씩 뚜벅뚜벅 나아가려 한다면, 어릴 적부터 둘레에서 두루 들은 갖가지 말씨를 우리 것으로 녹여서 새삼스레 살려쓰는 길을 스스로 찾아낼 만하구나 싶어요.


  요즈막에는 ‘가성비 갑’이란 말씨를 곧잘 듣지만, 저는 ‘좋다·훌륭하다·멋지다·으뜸·뛰어나다·빼어나다·꼭두·더할 나위 없다·첫손가락’ 같은 말씨를 씁니다. ‘주체적’으로 하거나 ‘자발적’으로 한다고 말하는 분이 있지만, 저는 ‘스스로’ 하거나 ‘시키지 않아도’ 하거나 ‘소매를 걷어붙이며’ 한다고 말합니다. ‘치밀·정교·정밀·완벽·용의주도’라 말하는 분이 있다면, 저는 ‘빈틈없다’라 말을 하고, ‘미비·미진·부족·소홀’이라 말하는 분이 있으면, 저는 ‘빈틈있다’라 말을 해요.


  아직 여느 사전에는 ‘빈틈있다’란 낱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빈틈이 없는 일 못지않게 빈틈이 있는 일이 있어요. 스스럼없이 ‘빈틈 + 있다 = 빈틈있다’ 같은 얼개로 말을 지어서 씁니다.


  ‘소스’라 하기보다는 ‘양념’이라 하는데, 양념은 물이랑 가루로 가를 만하니 ‘양념물·양념가루’란 말을 지어서 씁니다. 우리 집 아이들이 ‘샐러드’란 영어를 못 알아듣기에 ‘풀버무리’ 같은 말을 지어서 썼습니다. 향긋한 냄새가 좋은 풀을 ‘허브’라 하지만, 이 영어도 아이들이 못 알아듣기에 “향긋한 풀 = 향긋 + 풀”이란 얼개대로 ‘향긋풀’이란 말을 새로 지어 봅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어느 이웃님이 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칠 적마다 몹시 힘들다고 하소연하셔서 ‘사회’라고 하는 일본 한자말을 어린이가 알아들을 수 있기를 바라며 ‘삶터·터전·터·삶자리’ 같은 말씨를 골고루 살펴서 쓰면 어떻겠느냐고 여쭈었습니다.


  ‘빈틈없다·빈틈있다’처럼 짝을 지어 말을 쓰면 어울리기에 ‘티없다·티있다’처럼 짝을 짓고, ‘쓸모없다·쓸모있다’나 ‘값없다·값있다’처럼 짝을 지어 봅니다. 아이들이 미끄럼틀에서 미끄럼만 타지 않고 거꾸로 오르는 놀이를 즐기니 ‘미끄럼틀’이란 이름이 안 어울리겠다고 여긴다는 이웃님한테는 ‘비탈틀’ 같은 새 이름을 지어서 쓰면 되겠다고 여쭈었어요. ‘비탈틀’이면 위에서는 미끄러져 내려오고, 밑에서는 엉금엉금 타고 오르는 놀이틀이 될 테니까요.


 넙죽절·납작절·넙죽 엎드리다·납작 엎드리다 ← 석고대죄

 나들길 ← 출입구·출입로·통행로

 골골샅샅 ← 방방곡곡·전국적·전역(全域)·범사회적


  모든 말은 어린이 눈높이로 가다듬어서 쓰면 즐거울 뿐 아니라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석고대죄’ 같은 말을 알아들을 여덟 살 어린이가 있을까요? “넙죽 절을 하다”를 단출히 엮어 ‘넙죽절’이라 하고, 이렇게 지은 뜻을 들려주면 넉넉하지 싶어요. 어른으로서는 아무렇지 않게 쓰는 ‘출입구’나 ‘통행로’라지만 바로 이런 말씨를 어려워하는 어린이가 많아요. 나가고(나) 들어오는(들) 길목이란 뜻으로 ‘나들길’이나 ‘나들목’이라 하면 이내 고개를 끄덕일 만하겠지요. ‘골골샅샅’은 처음에는 낯설다고 여길 수 있지만 ‘골골 + 샅샅’이란 낱말이라고, ‘골’은 ‘멧골·골짜기·고을’ 같은 이름을 줄인 글씨요, ‘샅샅’은 “샅샅이 뒤진다”고 할 적에 쓰는 말이라고 넌지시 짚어 주면 ‘골골샅샅’을 재미나게 쓸 수 있어요. 아마 ‘샅샅골골’처럼 뒤집어서 쓰기도 하겠지요.


  나라를 크게 흔드는 드센 바람이 지나갈 적에 흔히들 ‘물폭탄’을 퍼붓는 ‘태풍’이라고 말하지만, ‘돌개바람’이나 ‘회오리바람’이 베푸는 비를 폭탄에 빗대는 일은 썩 안 어울리지 싶어요. 구름이 우리한테 폭탄을 퍼부어서 괴롭힐 뜻은 아니겠지요? 그저 비가 많이 내릴 뿐이겠지요? 이때에 우리는 함박눈이란 말에서 귀띔을 얻어 ‘함박비’란 이름을 지을 수 있어요. 함박웃음을 짓기도 하니 ‘함박눈물’을 쏟기도 해요. 바람이 대단하게 불면 ‘함박바람’이라 해도 돼요.


아름다운 삶을 ‘꽃삶’으로, 아름답고 사랑스런 노래를 ‘꽃노래’로, 즐겁고 아름답게 하는 일을 ‘꽃일’로, 그야말로 온누리가 꽃누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말에 담아 봅니다.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 2019) 43쪽


  늦게 핀 꽃을 무어라 할까요? 아마 선듯 떠올리지 못할 분이 많으리라 생각해요. 여느 사전을 뒤적이면 한자말만 나오는데요, 늦게 핀 꽃이니 말 그대로 ‘늦꽃’이라 할 만합니다. 그리고 이 ‘늦꽃’은 늦게 꿈을 이룬 사람을 빗대는 자리인 ‘대기만성’을 나타내기에도 좋아요.


  있는 그대로 말을 하면 되고, 이 말씨를 그대로 누리면 넉넉하지 싶어요. 참으로 누구나 말을 지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살림을 짓고 삶하고 사랑을 짓거든요. 살림하는 손으로 살림말을 지어요. 살아가는 눈빛으로 삶말을 짓지요.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랑말을 지을 테고요. 생각을 짓듯 말도 그때그때 즐겁게 지으며 말꽃이며 생각꽃을 피우자는 뜻으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이란 사전을 선보였습니다. 1992년부터 하던 일을 자그만 사전 하나로 여미었습니다. 자그마치 스물여덟 해 만에 ‘말을 새로 짓는 길을 밝히는 사전’을 마무리한 셈인데, 오래 걸리지는 않았네 싶어요. 생각을 바로바로 말로 그려내는 실마리를 나누려고 하는 사전입니다. 참말 다 바로 되어요. 바로 지어서 먹으니 ‘바로밥’이고, 누리집에 ‘바로가기’가 있어요. 앞으로는 ‘사전을 뒤적여 낱말을 외우는 글살림’이 아닌, 스스로 바로바로 사랑 담은 새말을 그때그때 지어서 ‘사전에 새롭게 실릴 낱말을 펼치는 글꽃살림’으로 다같이 나아간다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사전을 쓰는 사람.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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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체리나무 냄새를 맡다 (2018.3.31.)

― 도쿄 진보초 〈古書かんたんむ〉



  벚꽃이 피는 철에 맞추어 도쿄 진보초 책집거리가 북적입니다. 도쿄로 마실을 오기 앞서는 가을에만 헌책잔치를 벌이는 줄 알았으나, 도쿄 진보초에 와서 이야기를 들으니 다달이 크고작은 책잔치가 꾸준히 있다고 하더군요. 가을은 사람들이 가장 북적이는 엄청난 책잔치라면 여느 때에는 조촐하게 다 다른 이야깃감을 마련해서 조그맣게 책잔치를 이어간다고 합니다.


  이 대목을 꽤 눈여겨볼 만하구나 싶습니다. 한국에서도 새봄에는 ‘새봄 책잔치’를, 여름에는 ‘짙푸른 책잔치’를, 가을에는 ‘넉넉한 한가위 같은 책잔치’를, 겨울에는 ‘흰눈처럼 새하얗고 포근한 책잔치’를 꾀할 만해요. ‘모시옷과 책잔치’라든지 ‘유자내음과 책잔치’라든지 ‘논개와 책잔치’라든지 ‘나비와 책잔치’처럼, 고장마다 벌이는 여러 잔치판하고 책을 맞물려서 재미난 놀이판이나 이야기판을 벌일 수 있어요.


  해마다 큼직하게 책잔치 한 판만 벌이기보다는 꾸준하게 다 다른 이야기가 철마다 새롭게 피어나도록 꾀한다면 즐겁겠네 싶습니다. 책이란, 어느 한 철에만 읽지 않을 테니까요. 철마다 다른 이야기를 읽으면서 철마다 다르게 생각을 틔우고 마음을 가꾸는 길일 테니까요.


  ‘벚꽃책잔치’가 벌어지는구나 싶은 거리는 사람이 제법 물결칩니다. 작은 잔치마당에 이만큼 물결이 치면 큰 잔치마당에서는 걸을 틈이 없겠네 싶어요. 문득 ‘誕れ60年代!’라고 하는 글씨가 곳곳에 적힌 책집 앞을 지나갑니다. 태어난 지 예순 돌이 되었다는 책집이라면 1950년대부터 있었다는 뜻일 테지요. 한국에서는 참 오래된 책집이라 할 테지만 일본에서는 ‘고작 예순 돌’이라고 여길 만합니다.


  그런데 이곳 〈古書かんたんむ〉는 책만 펼치지 않습니다. 퍽 묵은 연필도 여러 가지 내어놓습니다. 얼마나 오래된 연필일까 어림해 보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연필을 깎은 해는 모르겠으되 책집 나이 못지않게 묵은 연필이지 싶고, ‘special pencil’이라는 이름이 붙은 “globe cherry” 열 자루 꾸러미 하나를 1000엔에 장만하기로 합니다. 큼큼 냄새를 맡습니다. 아렴풋하지만 체리나무 내음이 살짝 감도는 듯합니다. 아직 안 쓴 연필이니 칼이나 연필깎이로 깎으면 오랜 체리나무 냄새가 더 나겠지요.


  300엔 값을 붙인 ‘손바닥책 천싸개’도 볼 만합니다. 연필보다 값이 눅다고 여기면서 고양이 무늬가 들어간 천싸개를 고릅니다. 살피끈도 붙었어요.


  벌레 이야기를 온누리 흐름으로 읽으려고 하는 《蟲の宇宙誌》(奧本大三郞, 集英社, 1984)는 남다른 이야기를 품었겠지요. 한국에서도 벌레나 뭇목숨 이야기를 이처럼 온누리를 아우르면서 담는다면 한결 깊고 넓을 뿐 아니라 사람살이도 새롭게 읽는 길을 트리라 봅니다.


  만화책 《エプロン おぼさん 1》(長谷川町子, 姉妹社, 1972)도 고릅니다. 일본에서는 1970년대에 나온 만화책이 그리 묵지 않았다 할 만하고, 어렵지 않게 찾아서 넘길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한국에서는 이제 1970년대 만화책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요. 1960년대나 1950년대 만화책은 엄두도 내기 어렵습니다.


  일본이 만화를 널리 읽거나 아끼기에 오랜 만화책도 쉽게 만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할 테지만, 이보다는 책을 책으로 여기는 눈길이 알뜰하기 때문이라고 말해야지 싶어요. 만화는 만화이면서 책이 됩니다. 그림은 그림이면서 책이 되지요. 사진은 사진이면서 책이 됩니다.


  한국은 아직 만화책이나 그림책이나 사진책을 책으로 깊이 마주하는 살림이 좀 얕아요. 그래도 그림책을 놓고는 마음을 기울이는 이웃님이 꽤 늘었습니다만, 만화책하고 사진책이 널리 사랑받기까지는 한참 남았지 싶어요.


  숲에 갖가지 나무가 자라면서 한결 싱그럽고 푸르다면, 책이라고 하는 마을에서는 글책이며 그림책이며 만화책이며 사진책이 두루 피어나면서 맑게 어우러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때에 비로소 책마을이요 책잔치요 책나라요 책밭이요 책읽기요 책살림이라 할 만할 테고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사전을 쓰는 사람.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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