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빚이란 그렇다 : 빚이란 ‘갚아야 할 돈’일까. 어느 모로 보면 그렇다. 그렇지만 빚이란 ‘갚아야 할 돈’이기 앞서 ‘우리가 즐겁게 쓰려고 고맙게 받는 돈’이요, 빚을 내주는 쪽도 ‘즐겁게 쓰이도록 기꺼이 내놓는 돈’이었지 싶다. 그러지 않고서야 ‘빚·빛’ 두 마디가 이렇게 닮은꼴로 다른 낱말일 수 없겠지. 빛이 되는 빚이었는데, 그만 우리 스스로 이 결을 잊는 바람에 이 마음까지 잃었지 싶다. 주는 쪽도 받는 쪽도 스스럼없이 누리며 나누고, 앞으로 새롭게 돌려주도록 하는 돈이나 손길이기에 빚이요 빛일 테지. 그래서 빚은 다그쳐서 받지 않는다고 했다. 빚을 줄 적에는 아낌없이 내준다고 했다. 주는 쪽도 빛이 되고 받는 쪽도 빛이 되기에 빚이라고 하는 것을 서로 짊어져 왔으리라. 2019.10.1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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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 2017년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이란 책을 쓴 적 있다. 이 책에 붙인 이름 “살림 짓는 즐거움”이 무엇인가 하면 “성평등으로 가는 즐거움”이요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즐거움”이란 뜻. 굳이 딱딱한 한자말이나 영어를 쓰고 싶지는 않았기에 “살림 짓는”이란 말을 살며시 넣었다. 그렇지 않은가? 이름이란 우리가 사랑으로 살아가며 붙일 적에 싱그러이 살아나잖은가? “아기 똥기저귀를 손빨래하는 아저씨”라 해도 넉넉히 ‘페미니즘’을 나타낼 만하다. “가시내는 바지, 사내는 치마 누리는 즐거움”이라 해도 재미나게 ‘페미니즘’을 드러낼 만하다. 틀을 깨면 새말이 깨어난다. 틀을 그대로 품으면 새말이 깨어나지 않기도 하지만, 우리 마음에는 ‘죽은말’만 감돌아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왜, 김국환 아저씨도 노래하지 않았는가, “우리도 접시를 깨자” 하고. 깨야 깨어난다. 깨지 않고서 깨달을 수 없다. 깨뜨리기에 비로소 깨친다. 참사랑을 가리는 모든 낡은 말씨를 와장창 깨부수고 아름답게 피어날 사랑으로 새말을 짓자. 2019.10.1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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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 내가 쓰는 사전에 ‘페미니즘’이란 낱말을 어떻게 풀이해서 실으면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보니 실마리가 매우 쉽게 나온다. 이 영어를 쓰네 마네 하고 가를 까닭은 없다. 길을 보여주면 된다. 새로운 길을 즐겁게 나아가며 스스로 꽃이 되는 생각을 북돋울 말씨를 보여주면 넉넉하다. 2019.10.14. ㅅㄴㄹ


[숲노래 사전] 페미니즘 → 어깨동무. 어깨사랑. 어깨살림. 참사랑. 참살림. 꽃사랑. 꽃살림. 함께 일하기. 함께 애쓰기. 같이 놀기. 같이 힘내기. 서로 손잡기. 곱게 하나되기. 즐겁게 하나되기. 마음동무. 사랑동무. 살림. 같이 짓는 살림. 같이 짓는 삶. 다같이 가꾸는 삶. 다함께 가꾸는 살림. 서로 아끼는 하루. 서로서로 돌보는 길. 서로사랑. 참다운 사랑. 사랑. 페미니즘이란, 가시내랑 사내가 참다이 살림을 사랑하는 슬기로운 사이가 되기를 바라는 뜻을 나타내기에, 이 결 그대로 ‘참사랑’이나 ‘참살림’ 같은 말로 담아낼 수 있다. (femi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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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랑 : ‘페미니즘’이 영어라서 거북하다는 분은 으레 ‘성평등’이나 ‘남녀평등·여남평등’이나 ‘여성주의’ 같은 한자말로 풀어서 쓴다. 그렇지만 영어라서 거북하면 한국말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페미니즘이 나아가는 길을 헤아리면 뜻밖에 한결 쉬우면서 무척 곱게 우리 꿈을 나타낼 말을 찾을 만하지 않을까? 가시내도 사내도 곱게 꽃이 되어 살림을 가꾸자는 뜻으로 ‘꽃살림’이나 ‘꽃사랑’ 같은 말을 그려 볼 수 있다. 꽃에 그다지 빗대고 싶지 않다면 ‘참·참되다·참되다·참하다’를 생각할 만하다. 페미니즘이란, 가시내랑 사내가 참다이 살림을 사랑하는 슬기로운 사이가 되기를 바라는 뜻을 나타내지 싶다. 그러니 이 결 그대로 ‘참사랑’이나 ‘참살림’ 같은 말로 담아내어도 좋다. ‘웰빙 = 참살림’이 될 수도 있는데, ‘페미니즘 = 참살림’이 될 수도 있다. 2019.10.1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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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쿵저러쿵 : 그대들은 어느 사람을 놓고서 도마에 올려 이러쿵저러쿵하는데, 그대들이 그대 스스로 아닌 남을 놓고서 이러쿵저러쿵할 수 있을까? 이는 거꾸로 보아도 매한가지이다. 나는 어느 누구를 놓고도 아무 말을 할 수 없다. 누가 뭘 잘하는지 못하는지 따질 수 없다. 오직 내 눈으로 비치는 모습만 읽는다. 그래서 누가 허울이나 탈이나 껍데기를 쓰고 움직인다면, 그이 허울이나 탈이나 껍데기를 읽을 뿐이다. 누가 속내나 속빛을 감추면서 움직인다면 이런 감춤질을 읽을 뿐이다. 누가 활짝 웃으면 활짝 웃네 하는 모습을 읽을 뿐이다. 너도 나도 스스로 볼 수 있는 눈썰미하고 눈빛하고 눈길로 읽을 뿐이다. 나를 놓고서 이러쿵저러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이는 그이 눈높이에서 그렇게 읽고 그렇게 이러쿵저러쿵하겠지. 그러니 이는 오로지 그대 ‘삶에서 겪은 그대 생각’일 뿐, 그대가 읽은 내 모습은 ‘내가 스스로 짓는 삶길’이 아니다. 2019.9.3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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