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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가끔·더러’ 그게 그거 아냐? (SBS뉴스플러스 人터뷰+)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른바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저는 글을 쓸 때뿐 아니라 말을 할 적에도 ‘낱말을 다 골라서 쓰’기 때문에, 이 ‘전화 인터뷰’가 글로 적힌 기사를 보면, 여느 때에 제가 글로도 말로도 쓰지 않는 말투가 나와요. 매체에서 편집을 하면서 길이를 줄이느라 이렇게 고치셨구나 싶어요. 그러니 ‘제가 안 쓰는 말투’일 뿐 아니라, ‘제가 이웃님한테 그러한 말투는 고쳐서 쓰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대목이 이 인터뷰 기사에 나오더라도 부디 너그러이 헤아려 주셔요. ^^;;;; 아무튼 이번에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펴내면서 이 사전에 어떤 뜻이나 이야기가 있는가 하는 대목을 살뜰히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덧붙여, 이 책을 사서 읽어 주신 이웃님은 재미나게 읽어 주시고, 아직 이 책을 사지 않으신 이웃님은 기쁘게 장만해서 읽어 주시면 더없이 고맙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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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25년간 국어사전만 읽었죠"…그가 찾은 해법은?

임태우 기자

2016.07.30 15:00 


스마트폰 시대, 종이책으로 된 국어사전이 나오기 어렵다는 출판 시장에 당당하게(?) 종이책 국어사전을 내놓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혼자 힘으로 25년 동안 기획하고, 자료 조사하고 원고를 썼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생기면 인터넷으로 금세 검색해서 찾는 디지털 시대에, 낡고 뒤떨어져 보이는 종이책 국어사전을 편찬한 것이죠. 그는 왜 한 권의 국어사전을 펴내려고 인생을 바쳤을까요? 우직해 보이는 그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그는 기존의 국어사전을 빠짐없이 정독했습니다. 그러던 중 문제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하나같이 뜻풀이가 어렵다는 것이었죠. 무엇보다 고질적으로 ‘돌림풀이(순환정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가령 ‘성가시다’의 뜻을 찾기 위해 국어사전을 펼쳐보면, ‘성가시다 : 자주 들볶거나 번거롭게 굴어 괴롭고 귀찮다’고 나와있죠. 그렇다면 ‘귀찮다’의 뜻풀이는 어떨까요? ‘귀찮다 : 마음에 들지 아니하고 괴롭거나 성가시다’고 돼있죠. 심지어 ‘번거롭다’의 뜻은 ‘귀찮고 짜증스럽다’라고 풀이돼있습니다. 이렇듯 기존 국어사전에는 각 낱말들의 뜻풀이가 돌림말을 하듯 맞물려 있습니다. 각 낱말의 뜻을 정확히 살펴보기 어려운 것이죠.


기존 사전에서 안타까운 대목은 더 있었습니다. 사전을 펼쳤을 때 '뜻이 같은 한자말'을 올림말로 삼아 한자말이 먼저 나오고, 쉽게 쓸 한국말은 뒤에 나오는 관행이 빈번하다는 것이었죠.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완성해 낸 사전이 바로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입니다.


SBS 취재진은 매일 쓰는 말의 어원을 찾고, 뜻을 정리해 사전으로 만든 저자 최종규 씨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기자: 기존 국어사전의 고질병인 ‘순환정의’를 피하려고 하셨다고요? 

▶최종규 씨: 네, 국어사전을 엮으면서 순환정의의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했죠.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 제목처럼 ‘비슷한말 꾸러미’부터 제대로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비슷한 말이 어떻게, 왜 비슷하면서도 다른가를 알아야 하죠. 또 비슷한 말 꾸러미 가운데 어린이도 쉽게 알아듣고 헤아릴 수 있는 ‘바탕말(기본 낱말)’을 가려내고 뽑아야 하죠. 이를 통해야만 사전 한 권을 오롯이 엮을 수가 있죠.


▷기자: 개념이 생소해서 쉽게 이해하기 어렵네요. 먼저 ‘바탕말’이란 게 대체 뭐죠?

▶최종규 씨: 국어사전을 엮을 때 낱말 뜻을 쉽게 푸는 풀이말을 ‘바탕말’이라고 하죠. 더는 풀이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장 쉬운 말이기도 해요. 이런 바탕말로 풀이해야 큰 사전을 엮을 수 있어요. 100만 가지 낱말 뜻이 담긴 사전이라 치면 적어도 5백 가지의 바탕말로써 뜻풀이를 해야죠. 그 5백 가지 바탕말은 굳이 사전에서 찾지 않고도 어렴풋이, 혹은 웬만큼 잘 아는 단어란 말이에요. 이런 바탕말을 염두에 두지 않고 뜻풀이에 나서면, 뜻이 돌고 도는 돌림풀이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자: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에서 바탕말은 어떻게 가려내죠? 기준이 있다면요.

▶최종규 씨: 아무래도 기준은 어린이죠. 어린이가 흔히 쓰는 말들, 어린이에게 우리 어른들이 가르쳐주면 바로 쉽게 배워서 그때그때 쓸 수 있는 말을 바탕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외국 사람이 한국말을 배울 때 기본적으로 익혀야 하는 말이기도 하죠. 가령 ‘먹다’나 ‘마시다’도 바탕말이 될 수 있죠. ‘먹다’, ‘마시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기자: 우리가 그런 바탕말을 제대로 찾고 이해하는 게 중요한가요?

▶최종규 씨: 그럼요. 예전에 컴퓨터를 ‘셈틀’이라고 지은 사람이 있었어요. 그때 사람들은 셈틀이라는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지도 않고, 컴퓨터가 단순히 숫자를 세는 것밖에 하지 못하는 거냐고 비판했죠. 하지만, 사전에서 ‘셈’이라는 낱말, ‘세다’라는 낱말을 찾아봤다면 그런 비판을 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세다’라는 말은 ‘생각하다’는 말과 어원이 같거든요. 숫자를 센다는 것은 나중에 뜻이 갈린 거죠. 처음에는 ‘헤아리다’와 같이 생각하는 일을 나타내는 말이었어요. 그래서 셈틀이라는 말은 생각하는 기계라는 말이 돼요. 뜻을 살펴보면 아주 잘 지은 말인데, 사전을 찾아보지 않은 채 이름을 엉터리로 지었느냐고 비판하는 게 우리 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이 책에서 다룬 바탕말 개수는 어느 정도죠?

▶최종규 씨: 사전에서 1,100가지 낱말을 다뤘고요. 그 중에서 바탕말은 300개쯤이 되지 않을까 해요. 지금 이 책을 한 권 냈지만, 앞으로 두 권쯤은 더 써야지 큰 사전을 쓰는 바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기자: 스스로 가려낸 바탕말로 사전을 엮었다는 점이 참 특별하군요. 또, 이 사전은 백과사전 식의 기존 국어사전과 구성 방식이 매우 다르더군요. 비슷한말을 묶어서 설명한 점이 눈길을 끌었어요. 왜 그렇게 하신 거죠?

▶최종규 씨: 네, 비슷한말을 264갈래로 묶어서 다뤘어요. 모든 말에는 비슷하게 어울리는 말이나 맞서는 뜻으로 쓰는 말이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말의 뜻을 제대로 모르고 사용하죠. 가령 ‘이따금’, ‘가끔’, ‘더러’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보라면 바로 떠올리기 쉽지 않죠. 이런 상태에서 낱말을 막 쓰다 보면 우리 마음도 마구잡이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비슷한 말의 정확한 쓰임새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사전을 보면서 말 한마디에 내 마음이 어떻게 담기는지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이따금: 조금 있다가 또 조금 있다가. 자주 되풀이하지는 않으나 자꾸

가끔: 얼마쯤 뜸을 들이면서 되풀이를 하는데 드물게

더러: 잦거나 드물지는 않으면서 생각날 때

때로 자주는 아니지만 드물게 (드물지만 얼마쯤 틈을 두고 일어날 때)

때때로 때에 따라서 얼마쯤 드문드문

(모둠풀이 붙임) ‘이따금’은 되풀이를 하기는 하는데 썩 자주 되풀이하지는 않을 때를 가리킵니다. 그렇다고 너무 뜸을 들이면서 드물지는 않은 모습을 가리켜요. 꾸준하기는 하지만 자주 있지도 않고 드물지도 않은 그저 그런만큼을 가리킬 때에 씁니다. ‘가끔’이나 ‘더러’도 드물게 일어나는 어떤 일을 가리키면서 씁니다. ‘이따금’은 드물면서도 자꾸 일어나는 일을 가리킨다고 할 만하며, ‘가끔’은 되풀이를 하지만 드물 적에 쓴다고 할 만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이따금 - 가끔 - 더러'를 찾아보면 다음 같은 돌림풀이가 나와요)

이따금 얼마쯤씩 있다가 가끔

가끔 시간적·공간적 간격이 얼마쯤씩 있게

더러 이따금 드물게

때로 잦지 아니하게 이따금

때때로 경우에 따라서 가끔



▷기자: 사전을 만드는 과정이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최종규 씨: 25년이나 걸렸어요. 사전을 기획하는 것만 20년, 쓰는 것만 5년이었고요. 이 시간 동안 시중에 나온 모든 사전을 읽었어요. 혼자서 모든 대학의 국어국문과 교재를 샅샅이 찾아 다 읽었죠. 절판된 책들도 헌책방에서 찾아 읽었어요. 그뿐만 아니라 스스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낱말이 언제부터 어떻게 쓰였을까 생각했죠. 이를테면 ‘밥’이라는 낱말의 어원은 어느 사전에도 쓰이지 않았어요. 이게 몇만 년 된 말인지, 몇억 년 된 말인지 모르죠. 그래서 시골에서 살면서 직접 살림을 해보면서 낱말의 어원을 생각해봤죠. ‘옛날엔 이런 상황에서 쓰였겠구나’라고 마음으로 느꼈죠. 그렇다고 마음으로 느낀 걸 함부로 사전에 쓸 수 없잖아요?다시 사전과 책, 그동안 모아온 자료들을 바탕으로 낱말의 말풀이를 했죠.


▷기자: 요즘 종이책 시장이 가뜩이나 어렵다고 하죠. 그런데도 이런 사전을 공들여 만드신 이유는 무엇이죠?

▶최종규 씨: 고등학생 때 국어사전을 통독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어요. 당시 국어 선생님도 저에게 국어사전을 빌릴 만큼 저만 국어사전을 갖고 다녔죠. 문득 ‘왜 사람들은 국어사전을 안 읽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읽기 시작했죠. 처음 읽는데 석 달, 그다음엔 한 달 걸려서 읽었어요. 국어사전엔 한자말, 일본말이 너무 많았어요. 또 외국사람 이름, 외국도시 이름이나 심지어 외국 문학책 이름도 잔뜩 실려 있었죠. 무엇보다도 한국말 풀이가 너무 엉성하고 국어사전인데 한국말을 배우기 어렵다는 느낌이 강했죠. 그래서 차라리 내가 국어사전을 만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책의 맺음말에는 ‘우리는 생각을 밝히고 가꾸고 키우고 사랑하고 나누고 북돋우고 살찌우려고 말을 하거나 글을 씁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정확한 띄어쓰기, 맞춤법, 어려운 말들을 쓰는 것이 겉으론 멋있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뜻을 모르고 사용하는 그 말들에서 마음이 온전히 전해질 수 있을까요? 커피 한잔과 함께 우리가 흔히 쓰는 말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706086&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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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자네 점집 걷는사람 시인선 1
김해자 지음 / 걷는사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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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59


《해자네 점집》

 김해자

 걷는사람

 2018.4.30.



  비닐집에서 자라는 푸성귀는 빗물이나 햇볕·햇살·햇빛이나 바람을 모릅니다. 거름이나 수돗물이나 난로는 알 수 있지만, 벌나비라든지 새나 개구리도 모르기 마련입니다. 비닐집에서 자라는 푸성귀는 구름이나 눈이나 벼락이나 별도 모르겠지요. 비닐집에서 바라볼 수 있는 만큼 바라보면서 알 테고, 이러한 숨결이 잎사귀나 줄이나 열매에 그대로 스며듭니다. 《해자네 점집》에 흐르는 이야기를 읽습니다. 시쓴이가 스스로 겪거나 부대끼는 이야기를 읽고, 시쓴이를 둘러싼 뭇사람이 저마다 치르거나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읽습니다. 못난 사람 이야기는 못난 대로 아름답습니다. 잘난 사람 이야기는 잘난 대로 곱습니다. 시집 하나를 사이에 놓고서 못나거나 잘나거나 덩실덩실 춤을 추듯 어우러집니다. 오늘 우리가 선 곳이 어디인가 하고 돌아봅니다. 오늘이 지나 모레가 찾아올 적에 어느 길을 걸으려나 하고 헤아립니다. 하늘이 온통 먼지투성이라고들 하는데, 이 땅은 어떤 결일까요? 하늘에 앞서 이 땅이 먼저 먼지투성이가 되었기에 하늘도 온통 먼지투성이 모습은 아닐까요? 우리 스스로 이 땅에 뒤덮고 만 시멘트랑 아스팔트를 걷어내지 않는다면 하늘은 더더욱 뿌연 먼지구름이 되지 않을까요? 꼬리치레도룡뇽이 살 수 없는 터라면, 사람도 살 수 없습니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날 만한 터여야 사람도 노래합니다. ㅅㄴㄹ



이래 서로 올려다보이 얼매나 좋노? 쪼매만 기들려보래이, 고마 꽃멍울이 꽃때옷 될 날이 올끼니까네, 뻘소리 치던 그 여자 어느 날은 만만한 내 이름 두 자 빌려 돌라더니, 걸어 댕기는 점집을 차리고 말았으니 그 이름하야 해자네 점집이라 카더라 (해자네 점집/47쪽)


소녀가 채 되기도 전에 나는 소녀가장, 바보 같은 장발장, 나는 빵만 훔치지는 않아, 허공을 떠도는 포개지지 않는 입술들, 절대 내 것이 될 수 없는 남의 살 내게 필요한 것은, 한 모금의 젖은 술과 함께 젖은 눈물뿐이었네. (여신의 저울/59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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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9.3.19.

《네 칸 명작 동화집》
 로익 곰 글·그림/나선희 옮김, 책빛, 2018.1.30.


고흥으로 돌아왔는데 누리그물이 끊겼다. 전화국에서 일꾼이 찾아와서 살펴보더니,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누리그물줄을 태양광발전 업자 쪽에서 몰래 끌어갔단다. 그렇게 할 수 있는가? 그래도 되는가? 시골이나 멧골에 햇볕판을 붙여서 전기를 모은다는 시설은 모두 무선인터넷으로 다룬다. 이런 시설이 시골에 들어서기 앞서 시골에서는 누리그물을 쓰기가 어렵기도 하고, 전화줄도 안 들어오기 일쑤였으나, 시골 구석구석을 마구 파헤치면서 누리그물이 쉽게 들어온다. 이 일을 문명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을 테지만, 태양광발전 시설이 기스락 산밭을 파헤쳐 들어온 뒤, 이웃마을 소우리에서는 송아지가 태어나지 않아 피해배상을 했단다. 문명을 들이는 값이란 무엇일까? 《네 칸 명작 동화집》을 읽었다. 서양에서 내려오는 옛이야기를 네 칸 그림으로 갈무리해서 엮었다. 가만가만 읽으며 ‘명작 동화’ 아닌 ‘서양 옛이야기’라 해야 옳을 텐데 싶더라. 무엇보다 네 칸 갈무리는 뜻있게 잘했구나 싶으면서, 줄거리를 밋밋하게 갈무리한 터라 매우 심심하다. 옛이야기마다 어떤 속마음을 들려주려는 살림노래인가 하는 대목은 거의 못 짚다시피 한다. 줄거리만 짧게 갈무리하는 보람은 뭘까? 이야기 아닌 줄거리만 훑으면 절뚝질이 되겠구나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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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9.3.18.

《내 마음이 우르르르 흘렀다》
 평택 아이들 104명·다섯수레 엮음, 삶말, 2018.12.5.


일산마실을 마치고 고흥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기차를 타기로 한다. 아침볕을 받으면서 수레짐을 돌돌돌 끈다. 사뿐사뿐 걸어서 능곡역에 닿는다. 한국은 어느 길을 가든 사람이 걷기에 참으로 나쁘다. 모두 자동차만 바라보는 길이다. 곁님은 무궁화 기차를 타더니 ‘비행기가 이만큼 넓으면 얼마나 좋아!’ 하고 외친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비행기 자리를 굳이 그렇게 좁게 놓아야 할까? 여객기라 하지만 어쩌면 군용기 지을 때처럼 사람을 다닥다닥 앉혀서 짐짝처럼 부리던 버릇이 고스란히 남은 셈 아닐까? 기차에서 동시 한 자락을 써서 작은아이한테 읽힌다. 이러면서 동시집 《내 마음이 우르르르 흘렀다》를 마저 읽는다. 아이들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긴 동시집에는 수수한 마음씨가 수수하게 흐르며 곱기도 하고, 어느새 어른들 쳇바퀴에 길든 모습이 길든 글월로 흐르며 쓸쓸하기도 하다. 학교라는 곳을 다니는 아이들한테서는 이 두 가지 모습이 나란히 있다. 다만 초등학교에서는 두 가지 모습이 있다 할 텐데, 중학교에만 접어들어도 수수하면서 맑은 빛은 스러지고, 쳇바퀴에 길드는 모습이 짙어 간다. 이제는 바꿔야지 싶다. 졸업장 입시지옥이 아니라, 살림을 배우고 사랑을 익히는 놀이터이자 쉼터이자 숲은 학교가 되어야지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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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린네 30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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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445


《경계의 린네 30》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9.2.25.



‘윤회의 바퀴로 직통?’ “죽을 뻔했잖아.” “지름길이다 보니…….” “오랜만에 무서웠어.” (60쪽)


“신경쓰지 마. 마미야 사쿠라. 이건 내가 낼 테니까.” “아냐. 신경쓰이는걸. 목소리는 떨리고, 입술을 피나도록 깨물고 있으니까.” (82∼83쪽)



《경계의 린네 30》(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9)을 읽다가 문득 재미있어서 한참 웃는다. 온갖 도깨비를 눈앞에서 아무리 보아도 무섭다고 여기지 않던 이들이 ‘이 땅에서 몸하고 삶을 모두 잃고 새로 태어나도록 하는 바퀴(윤회 바퀴)’에 휩쓸려 들어갈 뻔할 적에 비로소 무서웠다고 가슴을 쓸어내리네. 그래, 무서운 일이 있다면 이 몸을 입고 살아가는 이 터에서 하루아침에 목숨을 내려놓고서 떠나는 그때로구나. 죽음이 무섭다기보다 뭔가 아직 해보지 못한 채 이 땅에서 살던 일을 모두 잊어버리고 새로 태어나야 하는 길이 무섭구나. 그렇다면 오늘 하루를 어찌 살 노릇일까? 우리는 하루를 어떻게 맞이하면서 생각을 북돋울 노릇일까? 쳇바퀴를 도는 하루를 살려는가? 스스로 삶길을 짓는 꿈으로 나아가는 사랑으로 한 걸음씩 내딛으려는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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