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306 : 훌륭한 서평이 되 요건을 갖춰


훌륭한 서평이 되려면 몇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 느낌글을 잘 쓰려면 몇 가지를 짚어야 한다

→ 책얘기를 잘 쓰려면 몇 가지를 알아야 한다

《책, 읽는 재미 말고》(조경국, 유유, 2025) 145쪽


우리는 어느 글이나 책을 읽으면서 훌륭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훌륭한 글”이나 “훌륭한 책”은 따로 없어요. 훌륭하다고 느끼거나 여길 뿐, 그저 글과 책입니다. 책을 읽고서 느낌글을 쓰거나 책얘기를 남기려 할 적에는 “훌륭한 서평이 되”도록 애써야 하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가 쓰는 글이 훌륭히 세워야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잘’ 쓰면 됩니다만, ‘잘’이라는 마음도 내려놓고서 “느낌글을 쓰려는 길”이면 넉넉해요. 따로 갖추려고 하기보다는 차근차근 짚으면 됩니다. 꼭 갖추려고 힘쓰기보다는 차분히 이모저모 알아가면 느긋합니다. 훌륭한 책을 읽기에 훌륭한 글이 태어나지 않습니다. 어느 책을 읽든 스스로 배우고 눈을 반짝이기에, 어느새 이 삶을 글로 담을 수 있습니다. 삶을 담은 글 한 자락으로 서로서로 새록새록 빛나는 오늘을 이야기합니다. ㅍㄹㄴ


서평(書評) : 책의 내용에 대한 평

요건(要件) : 1. 긴요한 일이나 안건 2. 필요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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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307 : -은 -의 -게 했


걱정은 프리다의 마음을 무겁게 했어

→ 프리다는 걱정 탓에 마음이 무거워

→ 프리다는 걱정으로 마음이 무거워

《걱정 유리병》(루 존·제니 블룸필드/엄혜숙 옮김, 미래엔아이세움, 2023) 2쪽


일본옮김말씨인 “걱정은 + 프리다의 마음을 + 무겁게 했어”입니다. “프리다는 + 걱정으로 + 마음이 무거워”로 바로잡습니다. “프리다는 걱정하느라 마음이 무거워”라든지 “프리다는 걱정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로 바로잡을 수 있어요. ‘걱정은’이 아닌 ‘프리다는’을 임자말로 삼을 노릇입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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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308 : 초록빛 완두콩


동그란 초록빛 완두콩이 이리저리

→ 푸른빛 동글콩이 이리저리

→ 동그란 풋콩이 이리저리

《걱정 유리병》(루 존·제니 블룸필드/엄혜숙 옮김, 미래엔아이세움, 2023) 79쪽


우리말은 ‘풀빛’입니다. ‘푸른빛’이라고도 합니다. 푸른빛이 도는 콩은 ‘푸른콩’이나 ‘풋콩’이라 합니다. 풀빛으로 동그랗기에 ‘동글콩’이라고도 합니다. “동그란 초록빛 완두콩”은 “푸른빛 동글콩”이나 “동그란 풋콩”으로 바로잡습니다. 한자말 ‘완두’는 이미 ‘콩(豆)’이라는 한자가 붙으니, ‘완두콩’은 잘못 쓰는 겹말이기도 합니다. ㅍㄹㄴ


초록(草綠) : 1. 파랑과 노랑의 중간색. 또는 그런 색의 물감 = 초록색 2. 파랑과 노랑의 중간 빛 = 초록빛

완두콩(豌豆-) : 완두의 열매. 초여름에 열리며 식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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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는 건 뭘까?
사이하테 타히 지음, 아라이 료지 그림, 정수윤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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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7.

그림책시렁 1690


《아름답다는 건 뭘까?》

 사이하테 타히 글

 아라이 료지 그림

 정수윤 옮김

 문학동네

 2025.10.21.



  《아름답다는 건 뭘까?》를 보면, 책 뒤쪽에 “세계적인 그림책의 거장 아라이 료지”라 글씨를 새기는군요. 너무 낯간지럽습니다. 아니 참으로 창피합니다. 우리는 ‘거장’이 남기는 그림책을 아이한테 읽혀야 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어린이는 ‘거장’이라는 낡은 일본한자말을 굳이 듣거나 외워야 하지 않습니다. ‘세계적인’이라든지 ‘-의’를 끼워넣은 “그림책의 거장” 같은 말씨를 손볼 줄 알아야, 비로소 아이곁에서 이야기꽃을 지피는 어른일 테지요. 예나 이제나 앞으로나 ‘멀거니 구경하는’ 데에서는 아름빛을 못 봅니다. 아름빛이란 구경거리가 아니거든요. 손수 심고 가꾸고 돌보고 생각하면서 몸소 뛰고 달리고 걷고 서고 쉬고 자는 수수한 하루이기에 아름답습니다. 아름빛은 먼발치에 없어요. 아름빛은 누구한테나 곁에 있습니다. 속으로 품고서 아름드리로 펼쳐서 포근히 안는 풀꽃나무하고 나란히 눈뜨는 아름빛이에요. 그림책 첫머리에 “푸르른 바다”라 나오지만 ‘푸르른’은 틀린말씨입니다. 더구나 바다를 파랗게 그리고서 ‘푸른바다’라 하면 아주 틀립니다. ‘파란바다’로 바로잡을 노릇입니다. 책이름도 우리말씨로 “무엇이 아름다울까?”로 손볼 수 있기를 빕니다. ‘것’은 함부로 쓰는 낱말이 아닙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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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유리병 아이세움 그림책
루 존 지음, 제니 블룸필드 그림, 엄혜숙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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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7.

그림책시렁 1688


《걱정 유리병》

 루 존 글

 제니 블룸필드 그림

 엄혜숙 옮김

 미래엔아이세움

 2023.1.5.



  걱정을 하기에 걱정이 늘고, 걱정을 안 하려고 하니까 걱정이 불어납니다. ‘걱정하기 = 걱정쌓기’일 뿐 아니라, ‘걱정않기 = 걱정곱’인 얼개입니다. “안 해야지!” 하는 마음일 적에 오히려 “안 하려는 쪽”을 더 마음에 두느라, 정작 안 하려는 쪽에 기울면서 풍덩 빠져요. 《걱정 유리병》은 아이가 걱정바다를 누비는 나날을 물끄러미 지켜보는 할머니가 빙그레 웃으면서 “걱정하지 마” 같은 말이 아닌 “자, 이렇게 놀아 볼까? 나(할머니)는 이렇게 논단다.” 하고 부드러이 어울리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아주 마땅히 할머니도 아이 나이였을 무렵, 또 아이를 낳은 젊은엄마일 무렵, 또 아이가 큰 아줌마일 무렵, ‘근심걱정’을 놓고서 한참 씨름했을 만합니다. 걱정을 안 하려고 해도 자꾸자꾸 쌓이는 이 걱정더미를 어찌해야 하나 외려 걱정꾸러기가 되기도 했을 테지요. 이제 할머니는 아이곁에서 ‘새말’과 ‘새길’과 ‘새하루’를 속삭입니다. 아이 또래는 할머니처럼 말하지 못 해요. 또래는 “그냥 하면 되지, 왜 못 해?” 하고 느끼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어진 한어버이(한어미·한아비)로 설 수 있습니다. ‘할머니’란 이름에서 ‘할’은 워낙 ‘하늘’을 담는 낱말인 ‘한’입니다.


#The Worry Jar #LouJohn #JennyBloomfield 


ㅍㄹㄴ


《걱정 유리병》(루 존·제니 블룸필드/엄혜숙 옮김, 미래엔아이세움, 2023)


매일매일 걱정을 했어

→ 늘 걱정을 했어

→ 날마다 걱정을 했어

2쪽


걱정은 프리다의 마음을 무겁게 했어

→ 프리다는 걱정 탓에 마음이 무거워

→ 프리다는 걱정으로 마음이 무거워

2쪽


챙겨야 할 것을 혹시나 잊었을까 봐

→ 챙겨야 하는데 문득 잊었을까 봐

→ 챙겨야 하는데 잊었을까 봐

5쪽


동그란 초록빛 완두콩이 이리저리

→ 푸른빛 동글콩이 이리저리

→ 동그란 풋콩이 이리저리

9쪽


잔잔한 푸른 물 아래 상어가 숨어 있을까 봐

→ 잔잔한 파란물에 상어가 숨었을까 봐

→ 잔잔히 파란 물밑에 상어가 있을까 봐

12쪽


걱정은 하면 할수록 우리 마음을 더 무겁게 한단다

→ 걱정은 하면 할수록 우리 마음이 더 무겁단다

18쪽


날씨가 변덕을 부릴지도 모르잖아

→ 날씨가 바뀔지도 모르잖아

→ 날씨가 널뛸지도 모르잖아

→ 날씨가 춤출지도 모르잖아

2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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