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Q 3
아마가쿠레 기도 지음, 오경화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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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24.

만화책시렁 728


《살랑살랑 Q 3》

 아마가쿠레 기도

 오경화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2.28.



  일본말 ‘이면지(裏面紙)’라 일컫는 종이는 ‘헌종이’일 수 있고, ‘되종이’나 ‘뒷종이’일 수 있습니다. 보는 눈길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이는 숨결과 길입니다. 헌종이라면 버릴 종이로 삼을 텐데, 헌종이라서 더 가볍게 이모저모 쓰고 그리는 틈이 있습니다. 이미 버리려던 종이였기에 되살리면서 ‘되종이’로 피어납니다. 앞에 다른 글그림이 찍혔지만 뒤는 하얗기에, 하얀 자리를 새롭게 채울 수 있는 ‘널리 빈’ 빛을 채울 수 있는 종이라고도 느낄 수 있어요. 《살랑살랑 Q 3》을 펴면, 갈팡질팡하지만 늘 제 길을 바라보고 나아가려는 여러 아이가 나옵니다. ‘제 길’이란, 나로서 나(저)를 보며 제대로 가려는 길입니다. 나(저)보다 낫거나 높거나 좋아 보이는 남이 늘 보이더라도, 가볍게 눈을 감고서 새로 뜨고는 기운을 차리려는 길입니다. 우리는 나를 남하고 견주거나 맞댈 까닭이 없어요. 나는 내 발걸음으로 걷고, 내 코로 숨쉬고, 내 손으로 젓가라글 쥐면 됩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은 온누리 모든 다 다른 꽃을 간질이면서 곱게 피어나는 길을 북돋웁니다. 살몃살몃 드리우는 해는 온누리 뭇숨결을 부드럽게 깨우면서 저마다 즐겁게 오늘 하루를 살아가라며 노래합니다.


ㅍㄹㄴ


“잘 들어라, 큐코. 너는 신의 심부름꾼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신의 심부름꾼의 미모와 힘은 인간이 외경심을 품게 만들기 위해 존재했던 것이다. 네가 다른 형제들과 다른 것에도 분명 의미가 있을 게야.” (75쪽)


“나는 네가 원래의 모습이 아니어도, 지금의 모습이 아니어도,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어.” (89쪽)


“자꾸 비교하는 세상이 잘못된 거지. 세상이 바뀌면 되잖아?” (148쪽)


“그래서 나는 사실, 나와 내가 아닌 세상을 바꾸고 싶어.” (149쪽)


#ゆらゆらQ #雨?ギド


+


《살랑살랑 Q 3》(아마가쿠레 기도/오경화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갑자기 대타로 들어오게 돼서

→ 갑자기 다른이로 들어와서

→ 갑자기 딴아이로 들어와서

14쪽


편히 쉬고 있어∼

→ 느긋이 쉬어!

→ 달콤히 쉬어!

→ 마음대로 있어!

→ 가붓이 있어!

39쪽


너희 집에서 퇴마 좀 해줄 수 없을까

→ 너희 집에서 좀 몰아낼 수 없을까

→ 너희 집에서 좀 내쫓을 수 없을까

43쪽


인간의 미추(美醜) 기준 따윈 신경 써본 적도 없지만

→ 사람살이 빛그늘 따윈 마음써 본 적도 없지만

→ 사람이 가르는 기쁨슬픔 따윈 마음쓴 적도 없지만

→ 사람이 따지는 삶 따윈 마음쓴 적도 없지만

59쪽


신의 심부름꾼의 미모와 힘은 인간이 외경심을 품게 만들기 위해 존재했던 것이다

→ 하늘 심부름꾼인 꽃낯과 힘이니, 사람들이 높이 여기라는 뜻이다

→ 하늘 심부름꾼 몸매와 힘이란, 사람들이 거룩히 보라는 뜻이다

75쪽


고로, 큐코 너는 이 메뉴를 소화해 줘야겠다

→ 곧, 큐코 너는 이 차림대로 해내야겠다

→ 그래서, 큐코 너는 이대로 해야겠다

99쪽


노력 위에 지금의 자신이 존재한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 내가 오늘까지 이렇게 애썼다고 보여주려고

→ 내가 여태까지 이처럼 땀흘렸다고 밝히려고

→ 그동안 애써서 오늘 내가 있다고 보여주려고

→ 이제껏 땀흘려 오늘 나를 이루었다고 밝히도록

10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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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23 : 가진 것 전부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작은 보따리가 전부예요

→ 나한테는 작은 보따리가 다예요

→ 나는 작은 보따리만 있어요

《나는 왜 여기에 있을까요?》(콘스탄체 외르벡 닐센·아킨 두자킨/정철우 옮김, 분홍고래, 2017) 13쪽


옮김말씨인 “가지다 + 것”하고 일본말씨 ‘전부’가 붙은 보기글입니다. “내가 + 가진 것이라고는”은 “나한테는”이나 “나는”으로 손봅니다. ‘전부’는 ‘다’나 ‘모두’로 손보고요. 이 보기글이라면 “나는 + 작은 보따리 + -만 + 있어요”로 고쳐쓸 만합니다. ㅍㄹㄴ


전부(全部) : 1. 어떤 대상을 이루는 낱낱을 모두 합친 것 2.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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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24 : -색 것 전부 것


파란색으로 된 것은 전부 내 것이다

→ 파랑은 모두 내 차지이다

→ 파랑은 몽땅 내 몫이다

→ 파랑은 모조리 내가 쥔다

《빨간 나라, 파란 나라》(에릭 바튀/이주영 옮김, 담푸스, 2018) 3쪽


‘것’을 잇달아 쓰면서 일본말씨 ‘전부’가 뒤엉킨 보기글입니다. “파랑은 + 모두 + 내 몫이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파랑은 + 모조리 + 내가 쥔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먼저 ‘것’을 다 털어내고서 생각할 노릇입니다. 짧게 나누는 말 한 마디에 이처럼 ‘것’을 잇달아 넣어 버릇하면서 그만 우리말씨를 잊고 잃습니다. ㅍㄹㄴ


파란색(-色) : 맑은 가을 하늘과 같이 밝고 선명한 푸른색 ≒ 청·청색

전부(全部) : 1. 어떤 대상을 이루는 낱낱을 모두 합친 것 2.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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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25 : 흥미 -드리며 나누었


흥미로웠다고 말씀드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 재미있다고 말씀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 재미있다고 말씀하며 이런저런 마음을 나누었다

《한 달의 고베》(한예리, 세나북스, 2025) 96쪽


재미있거나 신나거나 즐겁거나 반갑거나 놀랍거나 아기자기하거나 눈여겨보거나 마음이 가는 일이 있습니다. 여러모로 누리면서 말씀합니다. 말이나 말씀은 ‘하다’로 나타냅니다. ‘말씀드리다’는 틀린말씨입니다. ‘말씀하다’만으로 이미 높여서 쓰는 셈이고, “말씀을 여쭈며”나 ‘여쭈며’라 할 만합니다. “나누는 말이나 마음”을 가리키는 낱말인 ‘이야기’라서 “이야기를 나누었다”라 할 적에는 틀립니다. “이야기를 했다”나 “마음을 나누었다”로 바로잡습니다. ㅍㄹㄴ


흥미(興味) : 흥을 느끼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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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13.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 기술 문해력》

 임완수·배성호 글, 철수와영희, 2025.3.5.



쏟아지는 비를 지켜본다. 집을 나설 적에는 가라앉는다. 논두렁을 따라 옆마을로 걷는다. 고흥읍에 닿아서 부산버스를 기다리니 다시 함박비가 온다. 버스를 탈 즈음에는 비가 그친다. 부산에 닿아서 바로 마을책집 〈무사이〉부터 간다. 고즈넉이 흐르는 책빛을 품고서 연산동으로 건너간다. 길손집에 짐을 부린 뒤에 〈카프카의 밤〉으로 걸어간다. ‘말닿기 마음닿기’라는 이름으로 ‘노래쓰기(시창작)’를 누구나 즐겁고 신나게 누리는 길을 들려준다. 말이 닿아야 마음이 닿고, 마음을 담아야 말을 담는다. 마음을 귀담아들으며 잇도록 말이 태어나고, 말로 새삼스레 마음을 들려주고 듣는 사이에 하루를 돌아보는 이야기가 깨어난다.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 기술 문해력》을 읽었다. 오늘날 웬만한 ‘과학기술’은 ‘군사과학·군사기술’이다. 먼저 싸움박질에서 쓸 ‘과학기술’을 널리 펴다가, 이를 돈벌이로 옮겨서 ‘생활과학·생활기술’로 다루는 얼개이다. 이제는 배움터(학교)에서조차 ‘꾸밈꽃(AI)’을 쓰는데, 왜 어디에서 어떻게 얼마나 오래 써왔는지 짚을 수 있을까? 싸움박질(전쟁)은 나라(정부·국가)가 일으키고, 이쪽(아군)이 저놈(적군)을 쉽게 물리치려면 솜씨(과학기술)가 뛰어나야 한다. 똑똑한 놈을 목돈을 들여서 곁에 부리며 갖은 재주(과학기술)를 꽃피울 적에 ‘나라’를 맡는다는 우두머리(권력자)가 느긋하다. 우리는 ‘한겨레’이지만 먼나라가 된 북녘을 보면 된다. 북녘은 ‘솜씨·재주(과학기술)’를 어느 곳에 몽땅 쏟아붓는가? 돈과 품마저 싸움박질에 들이붓는 북녘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있는 이곳 남녘도, 일본과 중국과 러시아와 미국과 이스라엘과 프랑스와 독일과 영국도 썩 안 다르다는 뜻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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