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10.


《세계 명작 동화를 둘러싼 40년의 여행》

 이케다 마사요시 글/황진희·심수정 옮김, ㅁ, 2022.12.24.



다시 시골버스가 다니는 쇠날이다. 고흥읍으로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시골버스에서 하루글과 노래를 쓴다. 앞으로 서울이건 시골이건 쇠(자가용)를 내려놓을 할매할배가 부쩍 늘 텐데, 시골버스를 언제 어디에서나 느긋이 탈 겨를을 늘려야 맞지 않을까. 시골버스가 안 다니는 쉼날에는 택시조차 뜸하다. 그나저나 이제는 시골이건 서울이건 ‘버스회사 보조금’이 어마어마한 줄 아는데, 도움돈(보조금)을 받으면서 말없이 안 다니는 이런 짓을 일삼으면서도 멀쩡하니까, 이런 얼거리인 나라(지방자치체)는 썩을 수밖에 없고, 고인물로 죽어가게 마련이다. 《세계 명작 동화를 둘러싼 40년의 여행》을 조금씩 읽는다. 이웃나라 글지기가 여민 글은 뜻있다고 느끼되, 옮김말은 너무 아쉽다. 우리나라는 옮김삯(번역료)이 터무니없이 낮은 터라, 허둥지둥 더 많이 옮기려고 달음박질을 해야 하니까 어쩔 길이 없다고 핑계를 댈 수 있다. 그런데 옮김일을 좀 한 ‘어른’부터 ‘낮은 옮김삯’을 손사래치면서 ‘글지음삯’하고 나란히 받도록 목소리를 내어 바꿔야 맞지 않을까? 옮김삯이 낮은 줄 누가 모를까. 책을 새로 찍을 적마다 옮긴이한테도 글삯을 치러야 마땅한 줄 모른다면, 펴냄터를 꾸리지 말아야 하는 줄 제대로 알려야 맞지 않겠는가.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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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11.


《오! 한강 : 상 - 해방과 전쟁(1945년~1959년)》

 김세영 글·허영만 그림, 가디언, 2025.2.17.



아침길을 나선다. 작은아이가 배웅을 한다. 오늘 집에서 받을 셈틀을 잘 다스리기를 바라고, 집일과 집살림도 건사하라고 얘기한다. 부산에 닿아 〈비온후〉로 걸어가는데, 작은아이가 쪽글을 보낸다. 셈틀을 새로 받아서 맞춤(설정)을 하는 일을 하나도 모르겠단다. 모를 만하지. 부산과 고흥 사이에서 2시간 30분 남짓 쪽글이 오간다. 작은아이는 “아버지, 너무 힘들어! 셈틀 안 쓸래!” 하고 지치려고 한다. “여태 애썼는걸. 조금만 더 해봐. 거의 끝이 보여.” 살살 달랜다. 드디어 마쳤고, 두 아이는 새로 받은 셈틀을 기쁘게 누린다. 《오! 한강 : 상 - 해방과 전쟁(1945년~1959년)》이 새옷을 입고 나왔네. 허영만이 나라(군사독재)한테서 귀염받아서 낸 꾸러미를 굳이 자꾸 새옷으로 판갈이를 해서 내야 할는지 아리송하다. 그렇게 ‘민주화유공자예우법’을 소리높이면서 왜 ‘군사독재부역자처벌’에는 솜방망이조차 없이 헤벌레일까? 붓장난으로 돈·이름·힘을 거머쥔 무리는 말장난으로 돈·이름·힘을 휘어잡은 무리를 추켜세워야 하니까 어물쩍 봐주는 듯싶다. 나라(정부)일 적에는 참소리·참길·참일을 하는 이를 밟고서 거짓소리·거짓길·거짓일을 하는 무리가 오순도순 뒷돈을 돌라먹기를 해야 하는 판인지 아리송하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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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양가적


 양가적인 감정의 원인은 → 두마음이 생기는 까닭은 / 마음이 엇갈리는 까닭은

 양가적 선택의 고민에 빠져 있는 → 둘 사이에서 무엇을 고를지 걱정인

 양가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다 → 엇갈린 두 얼굴을 선보이다


  ‘양가적’은 낱말책에 없는데 ‘兩價的 ’처럼 쓰지 싶어요. 그런데 ‘양가(兩價)’란 한자말도 낱말책에 없어요. 일본 낱말책에서도 찾기 어렵습니다. 누가 이런 한자말을 지었는지 모르나, ‘두·둘·두빛·두동지다·두동강·두조각’이나 ‘두마음·두생각·두가름·두갈래·두느낌’으로 고쳐씁니다. ‘엇갈리다·어긋나다·어그러지다’로 고쳐쓰고요. “둘 사이·앞뒤 다르다·말과 삶이 다르다·다른말삶”이나 ‘이런저런·이래저래·이랬다저랬다’로 고쳐쓰고, ‘흔들리다·뒤죽박죽·갈팡질팡’으로 고쳐쓸 만해요. ‘나풀거리다·나불거리다·기울다’나 ‘뒤뚱거리다·떨어지다·벌어지다’로 고쳐씁니다. ‘망설이다·서성이다·얼쩡거리다’나 ‘엉거주춤·오락가락·주춤거리다’나 ‘틀리다·틀어지다·휘청’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뭐 저런 개차반 같은 녀석이 있어?” 하는 양가적인 감정에 시달릴 수 있음

→ “뭐 저런 개밥 같은 녀석이 있어?” 하는 두 가지 생각에 시달릴 수 있음

→ “뭐 저런 개똥 같은 녀석이 있어?” 하는 이런저런 생각에 시달릴 수 있음

→ “뭐 저런 개 같은 녀석이 있어?” 하는 이 생각 저 생각에 시달릴 수 있음

→ “뭐 저런 몹쓸 녀석이 있어?” 하는 두마음에 시달릴 수 있음

→ “뭐 저런 더러운 녀석이 있어?” 하는 엇갈린 생각에 시달릴 수 있음

《열정시대》(참여연대 기획/김진아와 아홉 사람, 양철북, 2009) 14쪽


생각하면 할수록 빚지고 있는 듯하면서도 왠지 얄미운, 양가적인 감정을 품게 된다

→ 생각하면 할수록 빚지는 듯하면서도 왠지 얄미운, 두마음을 품는다

→ 생각하면 할수록 빚지는 듯하면서도 왠지 얄미운, 엇갈린 마음이 된다

→ 생각하면 할수록 빚지는 듯하면서도 왠지 얄미운, 흔들리는 마음이 된다

《당신에게 말을 건다,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김영건, 알마, 2017) 35쪽


그 양가적인 감정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서재에 대한 집착이 생겨났는지도 모르겠다

→ 그 두 마음 사이에서 시나브로 책터에 얽매였는지도 모르겠다

→ 그 엇갈린 마음 사이에서 저절로 책칸에 끌려들었는지도 모르겠다

→ 그 뒤죽박죽인 마음 사이에서 어느새 책마루에 사로잡혔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서재》(김윤관, 제철소, 2017) 88쪽


그가 내게 분명히 양가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 그가 내게 틀림없이 두모습을 보이는 줄을 헤아릴 때

→ 그가 나한테 아무래도 두동지게 구니

→ 그가 나한테 이래저래 엇갈린 모습을 보이니

→ 그가 나한테 여러모로 어긋난 모습이니

《밈 : 언어가 사라진 세상》(앨리너 그래이든/황근하 옮김, 겊은숲, 2017) 200쪽


요새 뮤지컬을 자주 번역하면서 양가적인 감정을 느낀다

→ 요새 춤노래를 자주 옮기면서 두 마음이다

→ 요새 판노래를 자주 옮기면서 둘을 느낀다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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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경력 經歷


 경력이 있다 → 일살림이 있다

 경력이 짧다 → 자취가 짧다

 경력을 쌓다 → 걸음을 쌓다

 편집장의 경력을 가진 사람 → 엮음빛으로 일한 사람

 농사꾼 경력의 과거가 남긴 → 논밭을 일군 어제가 남긴


  ‘경력(經歷)’은 “1. 여러 가지 일을 겪어 지내 옴 ≒ 열력·월력 2. 겪어 지내 온 여러 가지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일자취·일걸음·일바탕’이나 ‘길자취·길너울’ 같은 말을 지을 수 있습니다. 수수하게 ‘자국·자취·발자국·발자취·발걸음·걸음·걸음새·걸음꽃·걸어온길’이라 할 만하고요. 일을 해온 깜냥을 밝힌다면 ‘하다·있다·지내다’나 ‘일·일구다·일살림·일솜씨’라 하면 됩니다. ‘가다·나아가다·거치다·뚜벅’이나 ‘바·날·지난날·해적이’라 할 만하고, ‘여태·오늘까지·이때껏’이나 ‘삶·삶길·살림길·제 이야기’라 해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경력’을 둘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경력(經力) : [불교] 경문(經文)이 지니고 있는 공덕의 힘 ≒ 경힘

경력(經歷) : 1. [역사] 고려 충선왕 때에, 문하부(門下府)에 잠깐 둔 벼슬 2. 고려 시대에, 삼군도총제부에 속한 사품 또는 오품 벼슬 3. [역사] 고려 시대에, 경력사의 으뜸 벼슬. 인원은 삼품이나 사품의 벼슬아치 1명이었다 4. [역사] 조선 시대에, 각 부(府)에서 실제적인 사무를 맡아보던 종사품 벼슬



전문적인 경력도 없고, 학력은 낮은데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 일을 딱히 한 적도 없고 적게 배웠는데 집안을 맡아야 하는

→ 잘하는 일도 없고 배움끈은 짧은데 살림을 꾸려야 하는

→ 잘하는 일도 없고 배움끈은 짧은데 살림을 도맡아야 하는

→ 솜씨도 없고 배움꾼은 짧은데 돈을 벌어야 하는

→ 일솜씨도 없고 배움끈은 짧은데 돈을 벌어 살림해야 하는

《부서진 미래》(김순천, 삶이보이는창, 2006) 18쪽


경력단절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 걸음멎이를 하는 까닭이 된다

→ 일을 멈추는 탓이 된다

《키다리아저씨의 약속》(정몽준, 미다스북스, 2012) 108쪽


맑스의 경력은 검열에 대한 글을 쓰면서 시작되었지만, 그 글도 검열로 출판이 금지되었다

→ 맑스는 억눌리는 글부터 썼는데, 이 글도 억눌려서 펴낼 수 없었다

→ 맑스는 가위질 이야기부터 썼는데, 이 글도 잘려서 내놓을 수 없었다

《공부하는 혁명가》(체 게바라/한형식 옮김, 오월의봄, 2013) 32쪽


솔로 경력은 물론 처녀 경력도 33년이라는 걸 알면

→ 혼자로뿐 아니라 아가씨로도 서른세 해인 줄 알면

→ 혼살이뿐 아니라 못 사귄 지 서른세 해인 줄 알면

→ 짝이 없을 뿐 아니라 어느새 서른세 해인 줄 알면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 1》(후지무라 마리/송수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3) 8쪽


육아 경력 10년 차. 놀이동산, 키즈카페, 미술관, 박물관

→ 아이돌봄 열 해째. 놀이터, 아이찻집, 그림터, 옛살림터

→ 아이랑 열 해째. 놀이터, 어린이찻집, 그림터, 옛살림터

《엄마도 행복한 놀이터》(이소영·이유진, 오마이북, 2017) 22쪽


경력을 비롯해 개인 정보는 일절 불명

→ 걸음을 비롯해 하루는 하나도 모름

→ 발자취를 비롯해 혼살림은 수수께끼

→ 나날을 비롯해 삶은 다 아리송

《마메 코디 2》(미야베 사치/이수지 옮김, 소미미디어, 2018) 76쪽


경력을 인정해 주지 않아 최저 시급을 벗어나기 어렵고요

→ 해온 일을 안 받아주어 밑겨를삯을 벗어나기 어렵고요

→ 걸어온길을 안 받아들여 밑삯을 벗어나기 어렵고요

《선생님, 노동법이 뭐예요?》(이수정·홍윤표, 철수와영희, 2023) 106쪽


경력 페이지 늘리는 재미를 얼마나 좋아했냐면

→ 길자취 늘리기를 얼마나 재미나게 했냐면

→ 걸음꽃을 늘리며 얼마나 좋아했냐면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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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호사 豪奢


 호사를 누리다 → 배부르다 / 잘먹다 / 떵떵거리다

 호사를 부리다 → 흥청망청 / 돈잔치 부리다

 분수에 넘치는 호사를 부린다는 건 → 주제에 넘친다면 / 주제모르고 호강한다면


  ‘호사(豪奢)’는 “호화롭게 사치함. 또는 그런 사치 ≒ 분사”를 가리킨다지요. ‘멋·멋길·멋꽃·멋살림’이나 ‘뉘·호강’으로 손질합니다. ‘달달하다·달콤하다·단꿈·봄꿈·사랑꿈’이나 ‘배불리·배부르다·등 따습고 배부르다’로 손질하고, ‘돈지랄·돈잔치·헤프다’나 ‘흔전만전·흥청망청·떵떵거리다’로 손질해요. ‘걱정없다·근심없다·좋다’나 ‘잘살다·잘먹다·잘 있다·잘 지내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넉넉하다·넘치다·들어차다’나 ‘가득하다·건하다·그득하다·흐드러지다’로 손질해도 되어요. ‘지나치다·차고 넘치다·흘러넘치다’나 ‘탕·팡·팡팡·펑·펑펑·퐁·퐁퐁·펑펑 쓰다’로도 손질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호사’를 다섯 가지 더 실으나 몽땅 털어냅니다. ㅍㄹㄴ



호사(好士) : 훌륭한 사람

호사(好事) : 1. 좋은 일 2. 일을 벌이기를 좋아함

호사(好詞) : 좋은 글귀나 시가

호사(胡使) : 예전에, 중국 청나라에서 오던 사절 = 호차

호사(豪士) : 호기롭고 날랜 사람



호령하며 권세부리며 호사한 글방에서 멍든 세상 구경하면서

→ 을러대며 거머쥐며 돈지랄 글칸에서 멍든 나라 구경하면서

→ 으르렁 뽐내며 배부장나리 글집에서 멍든 삶터 구경하면서

《님은 이렇게 오더이다》(김명식, 학민사, 1989) 102쪽


저녁 식사에 약간의 호사를 부리는 것이 허락되어 있다

→ 저녁자리에 살짝 멋을 부려도 된다

→ 저녁밥을 조금 넉넉히 즐겨도 좋다

→ 저녁을 꽤 배불리 먹어도 봐준다

《책이 모인 모서리 여섯 책방 이야기》(소심한책방·손목서가·고스트북스·달팽이책방·유어마인드·동아서점 쓰고 펴냄, 2019) 8쪽


평생 꿈도 못 꿀 호사다

→ 꿈도 못 꿀 호강이다

→ 꿈도 못 꿀 봄꿈이다

→ 꿈도 못 꾸도록 넘친다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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