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경력 經歷


 경력이 있다 → 일살림이 있다

 경력이 짧다 → 자취가 짧다

 경력을 쌓다 → 걸음을 쌓다

 편집장의 경력을 가진 사람 → 엮음빛으로 일한 사람

 농사꾼 경력의 과거가 남긴 → 논밭을 일군 어제가 남긴


  ‘경력(經歷)’은 “1. 여러 가지 일을 겪어 지내 옴 ≒ 열력·월력 2. 겪어 지내 온 여러 가지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일자취·일걸음·일바탕’이나 ‘길자취·길너울’ 같은 말을 지을 수 있습니다. 수수하게 ‘자국·자취·발자국·발자취·발걸음·걸음·걸음새·걸음꽃·걸어온길’이라 할 만하고요. 일을 해온 깜냥을 밝힌다면 ‘하다·있다·지내다’나 ‘일·일구다·일살림·일솜씨’라 하면 됩니다. ‘가다·나아가다·거치다·뚜벅’이나 ‘바·날·지난날·해적이’라 할 만하고, ‘여태·오늘까지·이때껏’이나 ‘삶·삶길·살림길·제 이야기’라 해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경력’을 둘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경력(經力) : [불교] 경문(經文)이 지니고 있는 공덕의 힘 ≒ 경힘

경력(經歷) : 1. [역사] 고려 충선왕 때에, 문하부(門下府)에 잠깐 둔 벼슬 2. 고려 시대에, 삼군도총제부에 속한 사품 또는 오품 벼슬 3. [역사] 고려 시대에, 경력사의 으뜸 벼슬. 인원은 삼품이나 사품의 벼슬아치 1명이었다 4. [역사] 조선 시대에, 각 부(府)에서 실제적인 사무를 맡아보던 종사품 벼슬



전문적인 경력도 없고, 학력은 낮은데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 일을 딱히 한 적도 없고 적게 배웠는데 집안을 맡아야 하는

→ 잘하는 일도 없고 배움끈은 짧은데 살림을 꾸려야 하는

→ 잘하는 일도 없고 배움끈은 짧은데 살림을 도맡아야 하는

→ 솜씨도 없고 배움꾼은 짧은데 돈을 벌어야 하는

→ 일솜씨도 없고 배움끈은 짧은데 돈을 벌어 살림해야 하는

《부서진 미래》(김순천, 삶이보이는창, 2006) 18쪽


경력단절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 걸음멎이를 하는 까닭이 된다

→ 일을 멈추는 탓이 된다

《키다리아저씨의 약속》(정몽준, 미다스북스, 2012) 108쪽


맑스의 경력은 검열에 대한 글을 쓰면서 시작되었지만, 그 글도 검열로 출판이 금지되었다

→ 맑스는 억눌리는 글부터 썼는데, 이 글도 억눌려서 펴낼 수 없었다

→ 맑스는 가위질 이야기부터 썼는데, 이 글도 잘려서 내놓을 수 없었다

《공부하는 혁명가》(체 게바라/한형식 옮김, 오월의봄, 2013) 32쪽


솔로 경력은 물론 처녀 경력도 33년이라는 걸 알면

→ 혼자로뿐 아니라 아가씨로도 서른세 해인 줄 알면

→ 혼살이뿐 아니라 못 사귄 지 서른세 해인 줄 알면

→ 짝이 없을 뿐 아니라 어느새 서른세 해인 줄 알면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 1》(후지무라 마리/송수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3) 8쪽


육아 경력 10년 차. 놀이동산, 키즈카페, 미술관, 박물관

→ 아이돌봄 열 해째. 놀이터, 아이찻집, 그림터, 옛살림터

→ 아이랑 열 해째. 놀이터, 어린이찻집, 그림터, 옛살림터

《엄마도 행복한 놀이터》(이소영·이유진, 오마이북, 2017) 22쪽


경력을 비롯해 개인 정보는 일절 불명

→ 걸음을 비롯해 하루는 하나도 모름

→ 발자취를 비롯해 혼살림은 수수께끼

→ 나날을 비롯해 삶은 다 아리송

《마메 코디 2》(미야베 사치/이수지 옮김, 소미미디어, 2018) 76쪽


경력을 인정해 주지 않아 최저 시급을 벗어나기 어렵고요

→ 해온 일을 안 받아주어 밑겨를삯을 벗어나기 어렵고요

→ 걸어온길을 안 받아들여 밑삯을 벗어나기 어렵고요

《선생님, 노동법이 뭐예요?》(이수정·홍윤표, 철수와영희, 2023) 106쪽


경력 페이지 늘리는 재미를 얼마나 좋아했냐면

→ 길자취 늘리기를 얼마나 재미나게 했냐면

→ 걸음꽃을 늘리며 얼마나 좋아했냐면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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