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지뢰 地雷


 지뢰가 터지다 → 묻펑이 터지다 / 벼락불이 터지다

 지뢰를 밟아서 → 쾅을 밟아서 / 똥을 밟아서 / 벼락을 밟아서


  ‘지뢰(地雷)’는 “[군사] 땅속에 묻어 두고, 그 위를 사람이나 차량 따위가 지나가면 폭발하도록 만든 폭약”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땅에서 벼락이 친다는 뜻인 한자말입니다. ‘꽝·쾅’이나 ‘뻥·펑’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똥·사람똥’이나 ‘땅벼락·벼락·벼락불·벼락치다’로 옮길 만합니다. ‘묻다·묻어두다·묻은펑·묻은쾅’이나 ‘묻펑·묻쾅·밑펑·밑쾅’으로 옮겨도 되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지뢰(地?)’를 “땅이 울리는 갖가지의 소리”처럼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군사분계선에는 무려 100만 개가 넘는 지뢰가 묻혀 있어요

→ 다툼줄에는 자그마치 100만이 넘는 쾅이 묻혔어요

→ 싸움줄에는 놀랍게 100만이 넘는 펑이 묻혔어요

《선생님, 평화가 뭐예요?》(배성호·김규정, 철수와영희, 2019) 75쪽


이로 인해 해마다 지뢰 사고가 끊이지 않는답니다

→ 이 탓에 해마다 뻥 터지는 일이 안 끊인답니다

→ 이래서 해마다 쾅 터지는 일이 안 끊인답니다

《선생님, 평화가 뭐예요?》(배성호·김규정, 철수와영희, 2019) 75쪽


네 지뢰를 밟아버린 것 같군

→ 네 벼락을 밟아버린 듯하군

→ 네 밑펑을 밟아버린 듯하군

《마법사의 신부 11》(야마자키 코레/이슬 옮김, 학산문화사, 2020) 124쪽


매설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뢰에 의해서도

→ 파묻은 지 오랜 펑 때문에도

→ 묻은 지 오랜 밑펑 탓으로도

《우리가 바다에 버린 모든 것》(마이클 스타코위치/서서재 옮김, 한바랄, 2023) 117쪽


집에 지뢰가 있으면 힘들지

→ 집에 꽝이 있으면 힘들지

→ 집에 똥이 있으면 힘들지

→ 집에 벼락이 있으면 힘들지

《유즈키네 사 형제 12》(후지사와 시즈키/박소현 옮김, 학산문화사, 20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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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즈키네 사 형제 12
후지사와 시즈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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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0.24.

책으로 삶읽기 1067


《유즈키네 사 형제 12》

 후지사와 시즈키

 박소현 옮김

 학산문화사

 2024.8.25.



《유즈키네 사 형제 12》(후지사와 시즈키/박소현 옮김, 학산문화사, 2024)을 읽었다. 요즈음 보기드물게 ‘사내’가 잔뜩 나오는 그림꽃이다. 요 몇 해 사이에는 글에도 그림에도 그림꽃에도 ‘가시내’만 잔뜩 나오기 일쑤이다. 그동안 가시내는 꽃사람(주인공)이 아니기 일쑤였다면서, 요즈음 글판·그림판은 꽃사람뿐 아니라 옆사람(조연)과 나그네(단역)까지 몽땅 가시내로 채우곤 한다. 그런데 여태까지 엉성하거나 엉터리인 글판·그림판은 ‘순이돌이가 어깨동무하는 길’을 못 그리거나 안 그리면서 찍어누른 굴레이다. ‘돌이를 죄다 솎아내고서 순이만 있는 길’이 아름다울 수 없다. 아니, 돌이밭도 죽음밭이요, 순이밭도 죽음밭이다. 나란히 살림을 짓고 나누는 사랑길을 그릴 때에 아름집과 아름마을과 아름누리를 이룬다. 이런 얼거리로 보면 《유즈키네 사 형제》는 뭇사람이 고루 나온다. 어린이도 푸름이도 젊은이도 할매할배도 순이돌이도 골고루 하나씩 몫을 맡으면서 ‘함께살기’를 보여준다고 할 만하다. 꼰대(가부장권력)도 페미니즘도 둘 다 놓치거나 등지는 대목은 ‘함께살기’라고 느낀다. 꼰대와 페미니즘은 ‘혼자 잘먹고 잘놀고 잘살기’라는 굴레를 굳이 뒤집어쓰려고 한다고 느낀다. 여성해방이라는 이름으로 새길을 열 첫무렵에는 틀림없이 ‘함께살기’를 외친 줄 아는데, 갈수록 이쪽도 저쪽도 ‘우리끼리만’이라는 담벼락을 세운다. 담을 허물어야 아이가 태어나고 자란다. 담을 쌓기에 아이를 등질 뿐 아니라, 요즈음처럼 노키즈존이라든지 입시지옥이 판친다. 아이는 엄마씨만으로 못 태어난다. 아빠씨만으로도 못 태어나지, 두 씨가 한빛을 이룰 적에 태어나는 아이가 무엇을 가르치는지 돌아봐야 한다. 혼놀이 아닌 함놀이를 바라보며 나아가려는 빛을 그려야 비로소 여성해방과 남성해방을 이루어 ‘사람길’을 짓게 마련이다.


ㅍㄹㄴ


“결국 방구석 호랑이라는 말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드러내면 거부당할까 봐 두렵다는 뜻이잖아요.” (30쪽)


“분명 인간이 하는 일 전부를 혼자서 매듭지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까지 타인을 탓하시면 자기 인생의 키를 스스로 잡을 생각이 아예 없는 것처럼 보여요.” (45쪽)


아이들은 깨달았다. 사람은 나이를 먹었다고 모두 어른이 되는 건 아니라고. 그리고 생각했다. 나중에 커서 저런 어른은 되지 말자라고. (53쪽)


‘사람도 동물도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누군가의 대신이 아니라 유일무이한 존재다.’ (150쪽)


#柚木さんちの四兄弟 #藤澤志月


+


집에 지뢰가 있으면 힘들지

→ 집에 꽝이 있으면 힘들지

→ 집에 똥이 있으면 힘들지

→ 집에 벼락이 있으면 힘들지

13


야생 조류는 아니야

→ 들새는 아니야

→ 멧새는 아니야

67


내 동생 가쿠의 훌륭함을 단숨에 간파했어

→ 동생 가쿠가 훌륭한 줄 곧장 꿰뚫었어

→ 동생 가쿠가 훌륭한 줄 바로 읽었어

71


어엿한 성조가 되길 바라는 마음과

→ 어엿이 어른새 되길 바라는 마음과

→ 어엿이 어미새 되길 바라는 마음과

133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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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53 : 풍경 흥분시키 황홀


모든 풍경은 나를 흥분시키며 황홀하게 타오른다

→ 나는 모든 빛에 들뜨며 아름답게 타오른다

→ 나는 모든 모습에 설레며 눈부시게 타오른다

→ 나는 모든 그림에 떨면서 반짝반짝 타오른다

《나의 아름다운 창》(신현림, 창작과비평사, 1998) 24쪽


옮김말씨가 몰아치면서 “풍경은 + 나를 흥분시키며”처럼 잘못 쓰는 분이 흔합니다. 어떤 모습이건 빛이건 그림이건 ‘무엇시키’지 않습니다. “나는 + 모든 빛에 + 들뜨며”라든지 “나는 + 모든 모습에 + 설레며”처럼 써야 알맞습니다. 뭇빛에 들뜨기에 아름답게 타오릅니다. 뭇모습에 설레기에 눈부시게 타올라요. 하나하나 차분히 짚으면 됩니다. ㅍㄹㄴ


풍경(風景) : 1. 산이나 들, 강, 바다 따위의 자연이나 지역의 모습 = 경치 2. 어떤 정경이나 상황 3. [미술] 자연의 경치를 그린 그림 = 풍경화

흥분(興奮) : 어떤 자극을 받아 감정이 북받쳐 일어남

황홀(恍惚/慌惚) : 1. 눈이 부시어 어릿어릿할 정도로 찬란하거나 화려함 2. 어떤 사물에 마음이나 시선이 혹하여 달뜸 3. 미묘하여 헤아려 알기 어려움 4. 흐릿하여 분명하지 아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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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54 : -ㄴ 분노 있었


마음속에는 엄청난 분노가 끓고 있었으니까

→ 마음은 엄청나게 들끓었으니까

→ 마음은 엄청나게 불탔으니까

→ 마음은 엄청나게 불타올랐으니까

→ 마음은 엄청나게 치밀었으니까

《우리 엄마 강금순》(강이경·김금숙, 도토리숲, 2017) 66쪽


‘엄청나다’는 ‘엄청난’ 꼴로도 쓰되, 이 보기글처럼 “엄청난 분노가 끓고 있었으니까”처럼 쓰지는 않습니다. 이 보기글에 붙는 ‘-ㄴ’ 받침은 옮김말씨입니다. 이때에는 “엄청나게 들끓었으니까”나 “엄청나게 불탔으니까”처럼 ‘-게’로 붙여야 어울립니다. ㅍㄹㄴ


분노(憤怒/忿怒)’는 “분개하여 몹시 성을 냄. 또는 그렇게 내는 성 ≒ 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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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177 : 나의 축복받게 하소서 부분 -게 돼


‘외로운 나의 벗을 삼으니 축복받게 하소서’라는 부분에서 꼭 울게 돼서 그런다

→ ‘외로운 나랑 벗을 삼으니 기뻐하소서’에서 꼭 울어서 그런다

→ ‘외로운 나하고 벗을 삼으니 빛나소서’에서 꼭 우니 그런다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황선미, 비룡소, 2014) 12쪽


“외로운 나의 벗”은 일본말씨입니다. “축복받게 하소서라는 부분”과 “울게 돼서”는 옮김말씨입니다. “외로운 나랑 벗을”로 손보고, “기뻐하소서에서”로 ㅅ노보며, “울어서”로 손봅니다. ㅍㄹㄴ


축복(祝福) : 1. 행복을 빎. 또는 그 행복 2. [기독교] 하나님이 복을 내림

부분(部分) : 전체를 이루는 작은 범위. 또는 전체를 몇 개로 나눈 것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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