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즈키네 사 형제 12
후지사와 시즈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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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0.24.

책으로 삶읽기 1067


《유즈키네 사 형제 12》

 후지사와 시즈키

 박소현 옮김

 학산문화사

 2024.8.25.



《유즈키네 사 형제 12》(후지사와 시즈키/박소현 옮김, 학산문화사, 2024)을 읽었다. 요즈음 보기드물게 ‘사내’가 잔뜩 나오는 그림꽃이다. 요 몇 해 사이에는 글에도 그림에도 그림꽃에도 ‘가시내’만 잔뜩 나오기 일쑤이다. 그동안 가시내는 꽃사람(주인공)이 아니기 일쑤였다면서, 요즈음 글판·그림판은 꽃사람뿐 아니라 옆사람(조연)과 나그네(단역)까지 몽땅 가시내로 채우곤 한다. 그런데 여태까지 엉성하거나 엉터리인 글판·그림판은 ‘순이돌이가 어깨동무하는 길’을 못 그리거나 안 그리면서 찍어누른 굴레이다. ‘돌이를 죄다 솎아내고서 순이만 있는 길’이 아름다울 수 없다. 아니, 돌이밭도 죽음밭이요, 순이밭도 죽음밭이다. 나란히 살림을 짓고 나누는 사랑길을 그릴 때에 아름집과 아름마을과 아름누리를 이룬다. 이런 얼거리로 보면 《유즈키네 사 형제》는 뭇사람이 고루 나온다. 어린이도 푸름이도 젊은이도 할매할배도 순이돌이도 골고루 하나씩 몫을 맡으면서 ‘함께살기’를 보여준다고 할 만하다. 꼰대(가부장권력)도 페미니즘도 둘 다 놓치거나 등지는 대목은 ‘함께살기’라고 느낀다. 꼰대와 페미니즘은 ‘혼자 잘먹고 잘놀고 잘살기’라는 굴레를 굳이 뒤집어쓰려고 한다고 느낀다. 여성해방이라는 이름으로 새길을 열 첫무렵에는 틀림없이 ‘함께살기’를 외친 줄 아는데, 갈수록 이쪽도 저쪽도 ‘우리끼리만’이라는 담벼락을 세운다. 담을 허물어야 아이가 태어나고 자란다. 담을 쌓기에 아이를 등질 뿐 아니라, 요즈음처럼 노키즈존이라든지 입시지옥이 판친다. 아이는 엄마씨만으로 못 태어난다. 아빠씨만으로도 못 태어나지, 두 씨가 한빛을 이룰 적에 태어나는 아이가 무엇을 가르치는지 돌아봐야 한다. 혼놀이 아닌 함놀이를 바라보며 나아가려는 빛을 그려야 비로소 여성해방과 남성해방을 이루어 ‘사람길’을 짓게 마련이다.


ㅍㄹㄴ


“결국 방구석 호랑이라는 말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드러내면 거부당할까 봐 두렵다는 뜻이잖아요.” (30쪽)


“분명 인간이 하는 일 전부를 혼자서 매듭지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까지 타인을 탓하시면 자기 인생의 키를 스스로 잡을 생각이 아예 없는 것처럼 보여요.” (45쪽)


아이들은 깨달았다. 사람은 나이를 먹었다고 모두 어른이 되는 건 아니라고. 그리고 생각했다. 나중에 커서 저런 어른은 되지 말자라고. (53쪽)


‘사람도 동물도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누군가의 대신이 아니라 유일무이한 존재다.’ (150쪽)


#柚木さんちの四兄弟 #藤澤志月


+


집에 지뢰가 있으면 힘들지

→ 집에 꽝이 있으면 힘들지

→ 집에 똥이 있으면 힘들지

→ 집에 벼락이 있으면 힘들지

13


야생 조류는 아니야

→ 들새는 아니야

→ 멧새는 아니야

67


내 동생 가쿠의 훌륭함을 단숨에 간파했어

→ 동생 가쿠가 훌륭한 줄 곧장 꿰뚫었어

→ 동생 가쿠가 훌륭한 줄 바로 읽었어

71


어엿한 성조가 되길 바라는 마음과

→ 어엿이 어른새 되길 바라는 마음과

→ 어엿이 어미새 되길 바라는 마음과

133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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