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신봉 信奉


 계율의 신봉 → 가르침 섬김 / 가르침 모심

 그의 그 이론에 대한 신봉은 신앙과도 같았다 → 그는 그 길을 믿듯 따랐다

 그 사실의 신봉과 관련한 자신의 태도를 양보할 기미가 없었다 → 그렇게 믿는 마음을 물러설 듯하지 않다

 자유를 신봉하다 → 날개를 받들다

 곧이곧대로 신봉하고 있는 것도 → 곧이곧대로 우러르니 


  ‘신봉(信奉)’은 “사상이나 학설, 교리 따위를 옳다고 믿고 받듦”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높이다·올리다·올려놓다·우러르다’나 ‘따르다·따름질·떠받들다·받들다’로 손질합니다. ‘모시다·섬기다·하도’나 ‘믿다·믿음·믿음길’로 손질하지요. ‘절·절하다·절길·절빛·절꽃’이나 ‘작은절·쪽절·큰절’로 손질해도 되고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신봉’을 셋 더 싣지만 싹 털어냅니다. ㅍㄹㄴ



신봉(信封) : 편지를 넣는 데 쓰는 종이봉투 = 편지봉투

신봉(神鳳) : 중국에서, 영묘한 징조로 여기는 봉황을 이르는 말

신봉(新峯) : [지명] 함경북도 회령군과 부령군 사이에 있는 산봉우리. 높이는 1,145미터



네 신봉자들한테 눈총받기 싫은 것뿐이야

→ 널 따르는 이들 눈총이 싫을 뿐이야

→ 널 모시는 이들 눈총을 받기 싫어

→ 널 믿는 이가 쏘아보기 싫을 뿐이야

《나미다코 님이 말하는 대로 1》(야마모토 룬룬/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4) 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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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문장 紋章


 하나의 문장처럼 새겨서 → 무슨 집무늬처럼 새겨서

 그 집안의 문장이다 → 그 집안 무늬꽃이다


  ‘문장(紋章)’은 “국가나 단체 또는 집안 따위를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하는 상징적인 표지(標識). 도안한 그림이나 문자로 되어 있다”처럼 풀이합니다. ‘그림·그림꽃’이나 ‘그림꽃씨·그림노래·그림빛’으로 손봅니다. ‘무늬·나라무늬’나 ‘무늬꽃·무늬빛’으로 손볼 만해요. ‘무늬글·무늬글씨’나 ‘집그림·집무늬·집안무늬·집꽃’으로 손보아도 돼요. ㅍㄹㄴ



은행잎 문장이 변형된 것으로 보인다

→ 부챗잎 무늬를 바꾸었다고 본다

→ 부챗잎 그림을 손보았다고 본다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이나가키 히데히로/조홍민 옮김, 글항아리, 2017) 241쪽


자애의 눈물 문장이야

→ 사랑눈물 그림꽃이야

→ 너른눈물 집꽃이야

《나미다코 님이 말하는 대로 1》(야마모토 룬룬/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4)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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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다 오감 톡톡! 인성 그림책 3
구스타 에리코 지음, 이노 가즈요시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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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5.

그림책시렁 1684


《세다》

 구스타 에리코 글

 이노 가즈요시 그림

 김숙 옮김

 북뱅크

 2018.7.20.



  우리말 ‘세다’는 여러 길을 그립니다. 다만, 어쩐지 갈수록 이 수수한 우리말을 잊는 사람이 부쩍 늡니다. 책이름에 붙기는 하지만, 어린책을 쓰거나 옮기는 이도, 어른책을 쓰거나 옮기는 이도, 우리말 ‘세다’가 아닌 한자말 ‘강하다(强-·剛-)’라든지 ‘계산(計算)’이라든지 ‘백발(白髮)’을 즐기더군요. 《세다》를 읽고서 여러모로 일본스럽다고 느꼈고, 이만 한 줄거리라면 우리 나름대로 새롭게 그릴 수 있을 텐데 싶습니다. 툭탁거리는 아이들 모습이 아니라, 어깨동무하면서 살림짓기를 바라보는 길을 그리면 빛나겠지요. 싸우고 나서 더 가깝게 지낸다고도 합니다만, 아이는 워낙 안 싸우는 숨빛입니다. 둘레 어버이와 어른이 자꾸 싸우고 다투고 치고받고 겨루고 견주고 맞서느라, 아이도 어느새 물들다 못해 찌들기까지 합니다. 예나 이제나 아이들 입에서 막말이 튀어나온다면, 바로 우리 스스로 어른답지 않아서 막말을 으레 쓰는 탓입니다. 머리에 난 혹을 셀 수도 있고, 누가 힘센지 따지고 싶을 수 있겠지요. 그런데 다 바보짓입니다. 들꽃을 셀 수 있고, 비바람에도 의젓한 풀줄기를 헤아릴 수 있으며, 참으로 기운센 사람은 마음으로 밝고 별빛으로 하얗게 빛나는 길인 줄 눈여겨볼 수 있습니다.


#楠田枝里子 #飯野和好 #かぞえる #五感のえほん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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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다코 님이 말하는 대로 1
야마모토 룬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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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2.5.

만화책시렁 721


《나미다코 님이 말하는 대로 1》

 야마모토 룬룬

 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4.7.25.



  바라지 않는데 이루는 일은 없다지요. 모든 길은 바라는 대로 이룬다지요. “난 이런 삶은 안 바랐는데?” 하고 되물을 만한 일이 숱하다지만, 곰곰이 보면 우리가 문득문득 뱉거나 흘린 말 한 마디가 고스란히 돌아옵니다. 언뜻 밝힌 대로, 얼핏 말한 대로, 얼결에 내비친 대로, 어느 날 우리 삶으로 나타납니다. 《나미다코 님이 말하는 대로 1》를 읽고서 한참 묵힌 뒤에 두걸음을 읽었습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삶을 들려주고 싶은지, 그래서 이 길이 무엇이라고 여기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서커스의 딸 올가》하고는 조금 다른 결 같으나, 서로 나란히 맞물리는 굴레살이를 보여주네 싶기도 합니다. 어떤 굴레이든 남이 씌우지 않습니다. 모두 스스로 맞아들이는 굴레요 사슬이요 차꼬요 짐입니다. 언제나 스스로 벗고 털고 씻고 풀면서 나아가는 하루입니다. 온나라가 돈으로 얽혀서 썩었다고 여기지만, 정작 썩은 고리를 못 풀거나 안 풀기 일쑤입니다. 벼슬자리에 없을 적에는 나무라지만, 막상 벼슬자리를 쥐면 똑같이 젖어들거 입을 다물거든요. 이를테면 예전에는 ‘코인’으로 말밥에 오르다가 2025년에는 ‘현지 누나’로 말밥에 오른 김남국 같은 부스러기가 한둘이 아닙니다. 몸통도 몸통이지만 꼬리도 꼬리입니다. 몸통과 꼬리와 팔다리는 다 똑같습니다.


ㅍㄹㄴ


‘곁에 있는 것만으로 햇볕을 쬐는 듯한 기분이 들어.’ (17쪽)


“왜 자신을 뻔히 위험에 빠트리는 짓을 하시는 겁니까? 모쪼록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말아 주십사 말씀드렸는데.” (198쪽)


#山本ルンルン #?子さまの言う通り


+


《나미다코 님이 말하는 대로 1》(야마모토 룬룬/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4)


괜찮아. 자신감을 가져

→ 걱정 마. 기운차려

→ 고개들어. 기운내

20쪽


성격도 음울하고 고아원 출신이라

→ 구김살에 꽃돌봄집 아이라

→ 처지는데다 돌봄집내기라

20쪽


감정비라면 이미 충분히 받았습니다

→ 가린값이라면 이미 잘 받았습니다

→ 살핀삯이라면 넉넉히 받았습니다

21쪽


자애의 눈물 문장이야

→ 사랑눈물 그림꽃이야

→ 너른눈물 집꽃이야

25쪽


경호견들에겐 아직 인정받지 못한 것 같지만

→ 지킴개는 아직 안 받아들인 듯하지만

→ 섬김개는 아직 안 맞아들인 듯하지만

→ 돌봄개는 아직 못미더운 듯하지만

31


무슨 점술회를 열고 있다는

→ 무슨 무꾸리를 연다는

→ 무슨 앞길모임을 연다는

→ 무슨 앞꽃모임을 연다는

62


지나친 과대평가세요

→ 지나친 말씀이세요

→ 지나친 추킴말이세요

→ 지나친 높임말이세요

71


얼마에 강매하고 있는 건가

→ 얼마에 팔아치우는가

→ 얼마에 떠미는가

→ 얼마에 내맡기는가

→ 얼마에 억지씌우는가

101


네 신봉자들한테 눈총받기 싫은 것뿐이야

→ 널 따르는 이들 눈총이 싫을 뿐이야

→ 널 모시는 이들 눈총을 받기 싫어

→ 널 믿는 이가 쏘아보기 싫을 뿐이야

10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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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놀며 노래하며 (2024.12.9.)

― 서울 〈메종인디아 트래블앤북스〉



  미워하는 마음에는 사랑이 깃들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피어나는 마음은 ‘더’나 ‘덜’이 없이 그저 품는 숨결이라고 느낍니다. 곰곰이 보면 “더 사랑하”거나 “덜 사랑하”는 일이란 없어요. 사랑은 높낮이나 크기나 부피나 값이 아닌 “오롯이 빛”이니, 사랑하는 사람은 스스로 반짝이는 별입니다.


  사랑을 하는데 괴롭거나 힘들거나 지친다면, ‘이름만 사랑’일 뿐 막상 ‘좋아하는 마음’이게 마련입니다. 누구를 좋아하면, 반드시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탓에, 좋고 나쁘고 밉고 싫은 갖은 하루가 넘나듭니다. 그래서 사랑은 따로 가꾸는 길이 아닌, 마음을 가꿀 수 있으며, 사랑은 날개돋이처럼 스스로 새롭게 피어나는 꽃이면서, ‘사랑흉내·사랑시늉’인 ‘좋아함’이라서 “더 좋아하”려고 애쓰느라 정작 스스로 갉는다고 느껴요.


  서울 〈메종인디아〉에서 빛꽃마당을 조촐히 엽니다. 갓 태어난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를 기리는 자리입니다. 책에 싣거나 미처 못 실은 빛꽃을 크고작게 꾸려서 책시렁에 놓고, 빛꾸러미(사진첩)로 책자리에 둡니다. 큰그림은 바라보고, 작은그림은 넘겨보는 얼개입니다.


  놀며 노래하는 마음이라면 글길이 글꽃이면서 길꽃입니다. 노래하며 노는 몸짓이라면 숨길이 숨꽃이면서 살림꽃입니다. 어디서나 밤하늘은 별잔치일 노릇이지만, 나라지기와 나라일꾼인 벼슬아치는 밤하늘과 낮하늘을 망가뜨려요. 들숲메바다도 망가뜨리고 마을도 망가뜨리지요. 어울림길을 빼앗기다가 잊은 사람은 잿더미(아파트단지)가 마치 대단한 보금자리인 듯 여기지만, 잿더미란 굴레예요.


  푸른살림을 짓는 사람이라면 푸른말을 씁니다. 잿살이를 하는 사람은 잿말을 써요. 얄궂거나 사납거나 모진 말씨를 느끼는 사람은 얄궂말씨를 안 씁니다. 막말이건 구지레말이건, 막말씨가 어떻게 퍼지는지 안 느끼기에 함부로 쓰지요. 조그마한 곳부터 깨닫거나 눈뜬다면 스스로 사랑하는 말씨를 씁니다. 조그마한 곳이라 지나치거나 등돌릴 적에는, 안 깨닫거나 눈을 안 뜨니 그냥그냥 길든 채 뒹굴어요.


  요즘 같은 때에는 잔소리(신문·방송·유튜브)를 다 접고서, 오롯이 들숲바다와 책과 어린이 얼굴을 마주하면서 앞길을 꿈씨앗과 사랑씨앗으로 심고 가꾸는 길을 생각할 하루이지 싶어요. 언제나 설레고 두근거리면서 반갑게 마주할 이야기를 곁에서 길어올릴 노릇이라고 봅니다. 마을책집은 들꽃내음을 따라서 마실하는 책터입니다. 작은책집은 들꽃씨와 숲나무씨를 심고 나누는 이음터입니다. 노래하는 너랑 놀이하는 나랑 만나서, 노을빛으로 높바람을 일으키면서 춤가락을 노늡니다.


ㅍㄹㄴ


《여름빛 오사카와 교토 겨울빛 나가노》(문혜정, 세나북스, 2024.11.27.)

《한 번쯤 일본 워킹홀리데이》(고나현·김윤정·원주희·김지향·김희진, 세나북스, 2021.6.28.)

《글쓰는 여자의 공간》(타니아 슐리/남기철 옮김, 이봄, 2016.1.28.첫/2020.9.10.고침)

#Wo Frauen ihre Bucher schreiben #TaniaSchlie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인도 호흡 명상》(박지명·이정훈, 하남출판사, 2016.2.29.)

《딸아이의 언어생활탐구》(박진명, 호밀밭, 2020.10.9.)

《처벌 뒤에 남는 것들》(임수희, 오월의봄, 2019.12.20.)

《엄마, 나는 걸을게요》(곽현, 가지출판사, 2017.11.15.)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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