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33 : 가족 내 문제 치부 -기 사안


가족 내 문제로 치부하기 마련인 사안에서

→ 집안일로 여기게 마련이어서

→ 집에서 풀 일로 삼게 마련이어서

《이상한 정상가족》(김희경, 동아시아, 2017) 224쪽


“가족 내 문제로 치부하기”는 무늬한글인 일본말씨입니다. “하기 마련”은 “하게 마련”으로 바로잡습니다. 한자말 ‘사안’을 ‘문제’라는 다른 한자말로 풀이하는 국립국어원 낱말책입니다. ‘사안·문제’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은 ‘일’로 손볼 만합니다. 그래서 이 보기글은 “집안일로 여기게 마련이어서”나 “집일로 삼게 마련이어서”나 “집에서 풀 일로 보게 마련이어서”쯤으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ㅍㄹㄴ


가족(家族) :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내(內) : 일정한 범위의 안

문제(問題) : 1. 해답을 요구하는 물음 2. 논쟁, 논의, 연구 따위의 대상이 되는 것 3. 해결하기 어렵거나 난처한 대상. 또는 그런 일 4. 귀찮은 일이나 말썽 5. 어떤 사물과 관련되는 일

치부(置簿) : 1. 금전이나 물건 따위가 들어오고 나감을 기록함 2. 마음속으로 그러하다고 보거나 여김

사안(事案) : 법률이나 규정 따위에서 문제가 되는 일이나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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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232 : 의자 쿠션들 있 -되게 했


의자에 쿠션들이 놓여 있고, 가마가 준비되게 했다

→ 걸상에 폭신이가 있고, 가마를 마련했다

→ 걸상에 푹신이가 있고, 가마를 댔다

《빈둥빈둥 투닉스 왕》(미라 로베/조경수 옮김, 시공주니어, 2001) 12쪽


걸치듯 앉는 곳이기에 ‘걸상’입니다. 폭신하거나 푹신하게 놓는 자리라서 ‘폭신이·푹신이’요, 수수하게 ‘깔개’입니다. “준비되게 했다”는 일본옮김말씨입니다. ‘마련했다’나 ‘댔다’나 ‘불렀다’나 ‘챙겼다’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의자(椅子) : 사람이 걸터앉는 데 쓰는 기구. 보통 뒤에 등받이가 있고 종류가 다양하다 ≒ 교상·교의

쿠션(cushion) : 1. 의자나 소파, 탈것의 좌석 따위에 편히 앉도록 솜, 스펀지, 용수철 따위를 넣어 탄력이 생기게 한 부분 2. 솜이나 스펀지 따위를 넣어 푹신푹신하게 만든 등 받침

준비(準備) : 미리 마련하여 갖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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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254 : 촌 동네의 생활 정도 지루 준비 -의


촌 동네의 생활을 하품이 날정도로 지루해하는 동안 준비 없어 어른의 길목에 들어섰다

→ 시골살이는 하품이 날 만큼 따분했고 어느새 어른이란 길목에 들어선다

→ 하품이 날 만큼 심심한 시골에서 살다가 문득 어른이란 길목이다

→ 하품이 나도록 지겨운 시골에서 보내다가 덜컥 어른이란 길목이다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류예지, 꿈꾸는인생, 2022) 4쪽


시골살이가 하품이 날 까닭이 없습니다. 시골에서는 시골이라는 빛을 누릴 노릇이고, 서울에서는 서울이라는 길을 누리면 되어요. 시골하고 서울을 빗대니 시골은 심심하다고 잘못 여기게 마련입니다. 거꾸로 서울은 왜 시골처럼 들숲메바다가 너르지 않느냐고 하소연하면 서울길을 잃고 헤매겠지요. 스스로 마음을 기울이면서 생각이라는 씨앗을 가꾸지 않으니 덜컥 나이만 듭니다. 스스로 마음을 쏟으면서 생각이라는 빛살을 지피니 어느새 어른이라는 길목입니다. 마음이 없으니 따분하고, 마음이 있으니 지겨울 턱이 없습니다. 마음이 있으니 반짝이고, 마음이 없으니 고단합니다. ㅍㄹㄴ


촌(村) : 1. 도시에서 떨어져 있는 지역. 주로 도시보다 인구수가 적고 인공적인 개발이 덜 돼 자연을 접하기가 쉬운 곳을 이른다 = 시골 2. 도시로 떠나온 사람이 고향을 이르는 말 = 마을 3. 주로 시골에서, 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

동네(洞-) : 자기가 사는 집의 근처(<洞內)

생활(生活) : 1. 사람이나 동물이 일정한 환경에서 활동하며 살아감 2. 생계나 살림을 꾸려 나감 3. 조직체에서 그 구성원으로 활동함 4. 어떤 행위를 하며 살아감. 또는 그런 상태

정도(程度) : 1. 사물의 성질이나 가치를 양부(良否), 우열 따위에서 본 분량이나 수준 2. 알맞은 한도 3. 그만큼가량의 분량

지루하다(支離-) :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같은 상태가 오래 계속되어 따분하고 싫증이 나다

준비(準備) : 미리 마련하여 갖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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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255 : 피부를 가진 종종 뺨 위의


새하얀 피부를 가진 탓에 종종 뺨 위의 주근깨가 도드라져 보였다

→ 새하얀 살결이라서 뺨에 난 주근깨가 곧잘 도드라진다

→ 살빛이 하얀 탓에 주근깨가 도드라지기도 한다

→ 하얀살이라서 주근깨가 돋보이기 일쑤이다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류예지, 꿈꾸는인생, 2022) 30쪽


“하얀 피부를 가지다”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는 살갗이나 눈이나 팔다리를 ‘가지지’ 않습니다. “하얀 살갗이다”나 “살갗이 하얗다”라 해야 합니다. “까만 눈을 가지다”가 아닌 “눈이 까맣다”라 해야 하고요. 주근깨는 “뺨 위”가 아닌 “뺨에” 납니다. 뺨에 난 주근깨가 곧잘 도드라질 만합니다. 그런데 주근깨는 얼굴이나 뺨에 나니 “종종 뺨 위의 주근깨가 도드라져 보였다” 같은 대목은 “주근깨가 도드라지기도 한다”나 “주근깨가 돋보이기 일쑤이다”로 손질합니다. ㅍㄹㄴ


피부(皮膚) : [수의] 척추동물의 몸을 싸고 있는 조직. 신체 보호, 체온 조절, 배설, 피부 호흡 따위의 기능을 한다

종종(種種) : [명사] 모양이나 성질이 다른 여러 가지 [부사] = 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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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빛과 볕 (2025.11.22.)

― 부산 〈책과 아이들〉



  책이름은 어떻게 붙이든 안 대수롭지만, 더 들여다보면, 책이름이 바로 줄거리입니다. 어떻게 책이름으로 갈피를 잡느냐에 따라서 풀잇길이 바뀌게 마련입니다. 여태껏 숱한 굴레가 있고, 아직 곳곳에 굴레가 가득하되, 예나 이제나 어질게 지은 숱한 아름집과 아름살림부터 살펴서 풀어내고 보여주고 들려줄 수 있어야지요. 이러면서 어떤 굴레집이 남았는지 짚을 수 있어야 할 텐데 싶습니다.

 

  흔히 “생명은 소중하다”라든지 “흑인은 소중하다” 같은 목소리를 내는데, 이 목소리는 안 나쁘되, 거꾸로 ‘피해자의식 강요’로 기울면서 미움씨를 심더군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라든지 “꽃이 사람보다 아름답다”도 언제나 거꾸로 ‘다른 한쪽을 깎아내리는 미움씨’로 기우뚱해요. 정 목소리(구호)를 내려고 한다면, “우리는 모두 숨결(생명)이야”라든지 “우리는 모두 아름답다(소중)”처럼 사랑씨를 심는 말빛을 헤아릴 노릇이에요.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자칫 “어른은 안 지켜도 되는가?”처럼 거꾸로 치달을 수 있기에 “아이를 사랑하고, 어른으로 어깨동무하자”처럼 말씨앗을 가다듬어 봅니다.


  부산 〈책과 아이들〉에서 2025년 ‘내가 쓰는 내 사전’ 마무리모임을 꾸립니다. 오늘은 ‘빛’과 ‘볕’ 두 낱말을 짚으면서 ‘햇살·햇빛·햇볕’이 어떻게 다르면서 ‘빛·빚·비·빚다’가 맞물리는지 들려줍니다. 햇살은 때(시간)를 알리고, 햇빛은 몸(모습)을 밝히고, 햇볕은 숨(살림)을 북돋웁니다. 없기에 비고, 비기에 빚을 질 테지만, 비었기에 비(빗물)와 씨(흙)를 손수 비벼서 빚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예방교육·예방주사’가 아닌, 또한 ‘목소리(명분·교훈)’가 아닌, 아이어른이 함께 살림을 짓고, 밥을 짓고, 흙을 돌보는 하루를 모든 배움터가 조촐히 펴면 넉넉합니다. 없애자고 목소리를 외칠수록 못 없애요. 스스로 보금자리부터 사랑하며 살림을 짓는 하루를 아이랑 손잡으면서 펼 적에, 어느새 모든 부스러기를 치울 수 있습니다. 모든 응어리는 차분히 풀 수 있습니다.


  불(부아)을 내면, 불기둥이 솟아서 막힌 데를 뚫거나 바꿀 수 있어요. 그러나 불(화火)을 자꾸 내면 어느새 버릇이 되거나 길들면서 ‘틈새뚫기’가 아닌 ‘불질하기’를 되풀이하더군요. 불질(화)을 어쩌다 살짝 낼 수 있되, 이 불씨를 가만히 잠재우고서 햇빛이나 별빛이나 꽃빛처럼 서로 밝히는 빛살이며 함께 살리는 햇볕으로 나아가야지 싶어요. 둘레(사회)가 따뜻(다정)하든 안 따뜻하든 말이지요. 저놈이 안 따뜻하다고 저놈을 탓하거나 손가락질할 까닭이 없어요. 너랑 내가 따뜻하게 한집안을 일구면서 한마을을 가꾸고 한별(지구)을 품으면 늘 느긋합니다.


ㅍㄹㄴ


《작은삶》(숲하루, 스토리닷, 2025.11.30.)

《부엌의 드래곤 3》(시마다 리리·미요시 후루마치/윤선미 옮김, 소미미디어, 2023.8.23.)

《부엌의 드래곤 4》(시마다 리리·미요시 후루마치/윤선미 옮김, 소미미디어, 2023.12.20.)

#台所のドラゴン #縞田理理 #みよしふるまち

《애벌레를 위하여》(이상권 글·오정택 그림, 창비, 2005.10.31.첫/2007.10.20.2벌)

《압록강은 흐른다(외)》(이미륵/정규화 옮김, 범우사, 1989.3.20.첫/1993.7.30.3벌)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파블로 네루다박병규 옮김, 민음사, 2008.3.5.첫/2011.5.2.4벌)

《간디 자서전》(M.K.간디/함석헌 옮김, 한길사, 1983.12.10.첫/2015.1.15.3판28벌)

《감동을 주는 부모 되기》(이호철, 보리, 2009.1.5.첫/2013.7.15.4벌)

《최초의 인간 루시》(도날드 요한슨·메이틀랜드 에디/이충호 옮김, 푸른숲, 1996.7.1.첫/1996.7.30.2벌)

《길 위의 소년》(페터 헤르틀링 글·페터 크노르 그림/문성원 옮김, 소년한길, 2002.2.15.첫/2002.9.20.2벌)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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