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란 뭘까? - 쓰기에서 죽기까지 막간 1
유진목 지음 / 난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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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8.31.

까칠읽기 93


《재능이란 뭘까?》

 유진목

 난다

 2025.4.5.



  누가 나더러 “그대는 무슨 재주가 있습니까?” 하고 묻는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나한테 재주가 있다고 느낀 적은 아예 없고 “재주가 없는 몸도 재주라면 재주가 있습니다.” 하고 여쭈었다.


  어릴적에 나무타기를 즐겼지만 나무를 훌륭히 타지는 못 했다. 나비나 잠자리를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었지만 여러 동무처럼 손가락마다 나비랑 잠자리를 열이고 스물이고 끼우지 않았다. 나는 한 마리만 잡고서 한나절 바라보면 즐거웠다. 두바퀴도 영 못 굴려서 으레 곤두박고 자빠지며 온몸에 피가 철철 흘렀는데, 끈덕지게 타고 또 달리면서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 노릇을 두바퀴로 했다.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엮는 길을 걷지만, 말더듬이에 혀짤배기라는 몸을 타고난 터라 그야말로 죽도록 용을 써서 말소리를 내려고 했다. 그런데 죽도록 용을 쓰노라니, 이 나라 글바치가 얼마나 말글을 엉성하게 치레하면서 겉멋에 사로잡힐 뿐 아니라, 모든 글을 일부러 어렵게 중국말과 일본말과 미국말을 섞어서 ‘여느사람’을 괴롭히는지 알아볼 수 있더라.


  《재능이란 뭘까?》를 읽었다. 글쓴이는 스스로 어떤 재주가 있다고 여기려나? 글을 팔아서 책을 내는 재주라든지, 살핌이(심사위원)라는 자리를 얻어서 다른 글바치가 보람(상)을 받을 만한지 가리는 재주라든지, 짝맺기(연애)를 즐기는 재주라든지, 온갖 재주가 있을 만하다. 다만, 재주를 따지거나 헤아리거나 짚으려는 글은 언제라도 덧없다고 느낀다. 뭣하러 재주를 돌아봐야 할까? 삶을 바라보면 될 텐데.


  어떤 엄마아빠도 ‘애낳는 재주’나 ‘아이돌봄 재주’를 타고나지 않는다. 그저 사랑으로 짝을 맺어서 아기를 낳아서 함께 살아가는 동안 살림길에 눈을 뜨면서 스스로 삶을 가꿀 뿐이다. 이른바 재주는 ‘자격증·졸업장’과 같으니, 아예 거들떠볼 까닭이 없다. 오직 손끝과 발길과 눈빛을 헤아리면 된다. 우리가 손끝으로 오늘 무엇을 빚는지 보면 되고, 발길이 닿는 곳에서 어떻게 하루를 짓는지 살피면 되고, 눈빛을 어떻게 펴면서 스스로 배우고 익히며 노래하는지 들려주면 된다.


  맞거나 틀리는 길은 없고, 옳거나 바른 길도 없다. 다 다르게 살아가는 길이다. 밉거나 싫다는 마음을 씨앗으로 심으니 언제나 밉거나 싫은 일을 스스로 맞이한다. 좋거나 재미나다는 마음을 씨앗으로 심으니 오히려 안 좋거나 따분한 일을 스스로 일으킨다. 삶은 그저 길이다. 길은 재주가 아닌 ‘손씨(솜씨)’이다. 손씨란, 잘하는 길이 아니라, 저마다 손으로 다듬고 가꾸고 일구어 가는 삶에 따라 다 다르게 반짝이는 오늘 하루일 뿐이다.


ㅍㄹㄴ


집마다 사람이 살고 있지만 정작 사람이 보이면 당혹스럽다. 더군다나 벌거벗은 사람을 보는 것은 더욱 그렇다. 집에서 저 사람은 저렇게 있구나. (58쪽)


다행히도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동안에는 살아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는다. 그게 너무 달콤하다. (72쪽)


나는 깃발에 아빠를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쓴다. 그리고 광장으로 가서 깃발을 높이 들고 서 있다. 그러면 나와 같은 사람들이 하나둘 깃발 아래로 모여든다. (90쪽)


9월에는 부산지방법원에서 이혼을 확정받았다.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리다 짧은 질의에 대답하니 그걸로 끝이었다. 그날 밤에는 갑자기 울음이 터져 소리내 울었다. (107쪽)


+


《재능이란 뭘까?》(유진목, 난다, 2025)


세상에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대답이다. 나의 세상에는 대답이 없다

→ 온누리에 없는 하나라면 맞글이다. 내가 사는 곳은 대꾸가 없다

→ 둘레에 없는 하나라면 맞말씀이다. 내가 사는 곳은 대척이 없다

8쪽


이 책은 매일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다

→ 이 책은 늘 새롭게 여는 이야기이다

→ 이 책은 오늘을 새로 여는 이야기이다

→ 하루를 여는 이야기로 이 책을 쓴다

9쪽


각자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도록 하자

→ 저마다 즐거운 길을 생각하자

→ 스스로 즐거울 길을 생각하자

12쪽


여행은 그렇게 시작한다

→ 그렇게 나들이를 한다

→ 그렇게 마실을 간다

13쪽


나는 글을 쓰기 위해서 내 모든 힘을 다해 여행을 간다

→ 나는 글을 쓰려고 온힘을 다해 나들이를 간다

→ 나는 글을 쓰고 싶어서 온힘을 다해 멀리 간다

14쪽


한때 내 전부였던 것들을 잊으려고 이 글을 쓰는 중이다

→ 한때 모두였던 삶을 잊으려고 이 글을 쓴다

→ 한때 그저 다이던 삶을 잊으려고 글을 쓴다

18쪽


시야가 좁고 편협했다

→ 눈이 좁다

→ 눈길이 좁다

→ 좁게 본다

→ 좁다

→ 비좁다

20쪽


다음 달의 내가 월세를 벌어 내지 않을까

→ 다음달은 다음대로 달삯을 내지 않을까

→ 다음달은 그때대로 달삯을 내지 않을까

21쪽


내가 쓰는 글들이 더이상 궁금해지지 않은 것은 언제부터인지 생각해 보는 중이다

→ 언제부터 내가 쓰는 글이 더는 안 궁금한지 헤아려 본다

→ 언제부터 내 글이 더는 안 궁금한지 곱씹어 본다

24쪽


밤 사이 쓴 글을 타이핑하고 고쳐쓴다

→ 밤에 쓴 글을 옮기고 고쳐쓴다

29쪽


대출금을 모두 갚아서

→ 빌린돈을 모두 갚아서

→ 빚을 모두 갚아서

32쪽


다음 차시가 되면 과제를 주고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 다음에는 쓸거리를 알리고 맞추어 본다

→ 다음에는 할거리를 알리고서 묻고 알려준다

34쪽


무엇을 글에 쓰지 않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 무엇을 글에 쓰지 않는지 이야기한다

34쪽


매일 다른 글을 써야 한다고 나에게 주지시킨다

→ 날마다 글을 달리 써야 한다고 되새긴다

→ 늘 글을 새로 써야 한다고 곱새긴다

46쪽


카메라는 무언가를 바라본다

→ 찰칵이는 무엇을 바라본다

→ 빛틀은 무엇을 바라본다

54쪽


최근에 나는 많은 것과 작별했다

→ 요즘 나는 여러 가지를 보냈다

→ 요새 나는 숱한 일을 놓았다

59쪽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 더위가 넘실거리면

→ 불볕더위이면

61쪽


그 열패감을 견디는 게 몹시 힘들었다

→ 부끄러워 견디기가 몹시 힘들었다

→ 창피해서 견디기가 몹시 힘들었다

79쪽


글은 나를 통해 나온다

→ 글은 나를 거쳐 나온다

→ 글은 나한테서 나온다

→ 글은 내 손으로 나온다

93쪽


산문을 쓰자면 내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

→ 삶글을 쓰자면 삶을 들여다본다

→ 줄글을 쓰자면 삶을 들여다본다

→ 긴글을 쓰자면 삶을 들여다본다

100쪽


나는 그래서 쓴다. 지금도 그래서 쓰고 있다

→ 그래서 쓴다. 그래서 오늘도 쓴다

→ 그래서 쓰고, 오늘도 쓴다

10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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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바로티, 김호중 (스페셜 에디션)
김호중 지음, 스토리베리 구성 / 스튜디오오드리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8.31.

까칠읽기 94


《트바로티, 김호중》

 김호중

 바이포엠/스튜디어오드리

 2020.8.14.첫/2020.8.28.40벌



  2024년 5월 9일, 김호중 씨는 술에 절었어도 부릉부릉 몰면서 비틀비틀 달리다가 다른 쇳덩이를 쿵 들이받고서 달아났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 갖은 뒤틀린 짓을 일삼으며 달아나려 했고, 돈은 돈대로 벌려고 노래잔치는 그냥 밀어붙이려고 했다. 김호중 씨는 ‘여느 술집’이 아닌 ‘텐프로’를 드나든 줄 드러났고, 긴긴 길을 거쳐서 2025년 5월 15일에 ‘30달 사슬살이’가 나온다. 그런데 2025년 8월 18일에 ‘민영교도소 소망교도소’로 옮겨갔단다.


  김호중 씨는 처음부터 ‘착하게’ 살면서 노래꾼이라는 자리에 선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못되게’ 구렁텅이를 뒹굴다가 여러 길잡이가 이끌어 준 보람으로 목소리를 살리는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지. 타고난 목소리가 있기에 못된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올 길이 있었다고 여길 만하지만, 이름·돈을 거머쥐고 나서 ‘참마음’을 가꾸지는 못 했구나 싶다.


  술에 절어 부릉부릉 모는 사람은 ‘어쩌다가 한 벌 걸릴’ 뿐이다. 이들이 ‘딱 하루 술을 마신 채 몬 일’이란 아예 없다시피 하다. 그동안 안 걸렸을 뿐이고, 여태 둘레에서 쉬쉬하면서 이이를 안 나무라고 안 꾸짖고 안 타일렀겠지.


  그나저나 고작 서른 달로 ‘새사람’이 될 수 있을까? 믿기는 어렵다고 본다. 여러모로 보면, 나라지기를 비롯해서 숱한 나라일꾼이라는 무리도 ‘술지랄(음주운전)’이 잦다. 모든 술지랄은 ‘한칼(원스트라이크아웃)’로 쳐내야지 싶다. 술지랄을 한 사람은 주먹질(폭력·학폭)을 일삼은 놈하고 마찬가지로 그냥 잘라낼 노릇이다. 이들은 서울에서 쫓아내어 시골로 보내야 맞다. 시골이 막놈(범죄자)을 받는 곳은 아니되, 이런 막짓놈을 따로 모으는 시골마을을 마련해서, 이들은 ‘사슬살이’를 한 만큼 ‘× 시골살이’를 시켜서, 손수 심고 가꾸고 거두어 먹고사는 나날을 온몸으로 겪도록 할 일이라고 본다. 김호중 같은 이라면 시골살이 60달을 하면서 손수짓기를 배워야 한다. 이러한 길을 거친 뒤에라야 다시 글을 쓰건 노래를 하건 벼슬을 얻건 하도록 열어 놓으면, 이 나라에 망나니가 하나둘 사라질 만하리라.


  그런데 《트바로티, 김호중》이라는 책이 2020년 8월에 나왔고, 보름이 안 되어 40벌을 찍었더라. 얼마나 팔아먹었나 모르겠으나, 2025년 9월에 이르도록 멀쩡히 잘만 파는 듯하다. 나는 1500원을 주고서 헌책으로 사보았다. 우리나라는 여러모로 대단하다.


ㅍㄹㄴ


― 다시 살아볼 순간을 선택할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나요?

: 없습니다. 항상 현재에 충실하게 살고 싶기도 하고,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22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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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수련의


 수련의 결과를 보여준다 → 가다듬은 대로 보여준다

 수련의 성과는 별도로 → 갈닦은 열매는 따로 / 벼린 보람은 따로


  ‘수련(修鍊/修練)’은 “1. 인격, 기술, 학문 따위를 닦아서 단련함 ≒ 연수 2. [가톨릭] 수도회에 입회하여, 착의식을 거쳐 수도 서원을 할 때까지의 몇 년간의 훈련. 이 훈련을 거쳐 수도 서원을 해야만 완전한 수도사나 수녀가 된다”처럼 풀이합니다. ‘수련 + -의’ 얼개라면 ‘-의’를 덜면서 ‘가다듬다·다듬다·다스리다·추스르다’나 ‘갈고닦다·갈닦다·닦다·닦음질·담금질’로 다듬습니다. ‘마음닦기·마음짓기·몸닦기’나 ‘벼리다·익히다’로 다듬고, ‘파다·쌓다’나 ‘길·섶쓸개·쓴맛닦기·장작쓸개’로 다듬어도 어울려요. ㅍㄹㄴ



인생은 수련의 연속인가 보다. 운동도, 식이조절도

→ 삶은 가다듬길인가 보다. 달리기도, 군살덜기도

→ 삶은 갈고닦기인가 보다. 움직이기도, 몸가꿈도

《탯줄은 끊은 지 오래인데》(김정, 호밀밭, 2025) 61쪽


수련의 양은 나도 지지 않아

→ 나도 지지 않게 갈닦았어

→ 나도 엄청나게 갈고닦았어

→ 나도 실컷 담금질했어

《드래곤볼 슈퍼 24》(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25) 1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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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개념 槪念


 개념을 이해하다 → 뜻을 알다 / 얼개를 헤아리다

 사회에 대한 개념이 생긴다 → 삶터를 알 수 있다 / 터전을 읽는다

 돈에 대한 개념이 없다 → 돈을 잘 모른다

 개념을 규정하다 → 뜻을 밝히다

 미(美)의 개념을 정의하다 → 아름다움을 밝히다 / 아름다움을 풀이하다


  ‘개념(槪念)’은 “1.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 2. [사회] 사회 과학 분야에서, 구체적인 사회적 사실들에서 귀납하여 일반화한 추상적인 사람들의 생각. 예를 들어 사람들이 많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을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때,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개념이 생기게 된다 3. [철학]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된 요소를 뽑아내어 종합하여서 얻은 하나의 보편적인 관념. 언어로 표현되며, 일반적으로 판단에 의하여 얻어지는 것이나 판단을 성립시키기도 한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뜻·결·생각’으로 풀어낼 만한데, ‘얼개·얼거리·짜임·짜임새·짜임결’로 풀어내어도 어울립니다. ‘길·길눈·길꽃’이나 ‘글읽기·글읽눈·글읽꽃’으로 풀고, ‘꾸밈새·꾸밈결’이나 ‘넋·얼·느끼다’로 풀어 봅니다. ‘마음·마음길·마음밭·마음빛’이나 ‘말·말뜻·글뜻·얘기·이야기’로 풀 수 있어요. ‘밑·밑동·밑감·밑거리·밑길·밑뜻’이나 ‘밑바탕·밑절미·밑꽃·밑틀·밑판’이나 ‘바탕·보다·빛·뼈대·줄거리·줄기’로 풀지요. ‘틀·틀거리·판’이나 ‘알다·앎꽃·앎빛’으로 풀어냅니다. ‘읽다·헤아리다·밝히다·풀이하다’나 ‘삶읽기·삶눈·살림눈’으로 풀고요. ‘소·소리·숨·숨결·숨빛’이나 ‘씨·씨말·씨앗말·씨알·씨앗’으로 풀어도 됩니다. ㅍㄹㄴ



단세포적 부분 개념이 아니라

→ 낱낱이 아니라

→ 낱을 보기보다는

→ 그냥 생각하지 않고

《박정희의 유산》(김재홍, 푸른숲, 1998) 355쪽


불법주차라는 개념은 이 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 마구댄다는 생각은 이 나라에는 없다

→ 막선다는 말은 이 나라에는 있지 않다

《그대는 이 나라를 사랑하는가》(사기사와 메구무/김석희 옮김, 자유포럼, 1999) 117쪽


‘특례’라는 단어에 포함되는 특혜가 사라지고 평준화만 고려된 개념

→ ‘따로’라는 낱말에 깃든 덤이 사라지고 고르게만 살핀 길

→ ‘꽃덤’이라는 말에 담긴 덤이 사라지고 똑같이 헤아린 길

《나는 공돌이》(전창훈, 참솔, 2004) 145쪽


비록 자연조건이 ‘우리’와 반대되는 개념의 존재는 아니라 할지라도

→ 비록 해바람비가 ‘우리’와 다르지 않다 할지라도

→ 비록 들내숲이 ‘우리’와 거꾸로가 아니라 할지라도

《나를 찾아서》(하일지, 민음사, 2006) 223쪽


인도 정부는 비폭력이란 개념을 지향해 왔습니다

→ 인도는 맨손이란 길을 걸어 왔습니다

→ 인도는 맨몸이란 삶을 바라보며 왔습니다

→ 인도는 참고요란 빛을 보며 걸었습니다

《시대의 양심 20인 세상의 진실을 말하다》(데이비드 바사미언/강주헌 옮김, 시대의창, 2006) 145쪽


평생직장의 개념 속에서 큰 어려움없이 살아갈 수 있었다

→ 온삶일터란 생각으로 그리 어렵잖게 살아갈 수 있었다

→ 온일터로 여기며 퍽 어렵잖게 살아갈 수 있었다

《중년의 사회학》(정성호, 살림, 2006) 84쪽


창작이라는 개념은 아직도 고상한 아우라를 듬뿍 뒤집어쓰고 있다

→ 지음이라고 하면 아직도 곱상한 빛을 듬뿍 뒤집어쓴다

《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정재승·진중권, 웅진지식하우스, 2009) 48쪽


하지만 우리나라의 비정규직은 일의 형태라기보다는 착취의 개념이지요

→ 그렇지만 우리나라 틈새자리는 일자리라기보다는 우려내기이지요

→ 그러나 우리나라 틈일자리는 일자리라기보다는 빼앗는 얼개이지요

→ 그런데 우리나라 사잇자리는 일자리라기보다는 벗겨먹는 굴레이지요

《실패로부터 배운다는 것》(심상정, 웅진지식하우스, 2013) 118쪽


이야기 없이 어떻게 에너지, 분자, 지질층, 상관관계 같은 새로운 개념들을 소개할 수가 있겠는가

→ 이야기 없이 어떻게 기운, 톨, 땅빛, 서로얽힘 같은 새로운 길을 들려줄 수가 있겠는가

《양자우연성》(니콜라스 지생/이해웅·이순칠 옮김, 승산, 2015) 50쪽


인류 역사상 최초의 시인이 탄생한 것은 인간이 최초로 개념을 발견한 그 순간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 사람이 살며 처음으로 노래님이 태어난 때는 사람이 처음으로 생각을 찾아낸 그때라고

《낙타는 십 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허만하, 최측의농간, 2016) 232쪽


젊은 나이에 이러한 개념을 설명하는 기념비적인 논문을 썼다

→ 젊은 나이에 이러한 뜻을 밝히는 엄청난 글을 썼다

→ 젊은 나이에 이러한 길을 다루는 놀라운 글자락을 썼다

→ 젊은 나이에 이러한 밑동을 따지는 훌륭한 글월을 썼다

→ 젊은 나이에 이러한 바탕을 얘기하는 대단한 글을 썼다

《양자역학 7일 만에 끝내기》(후쿠에 준/목선희 옮김, 살림Friends, 2016) 74쪽


식물이 처음 만들어내는 진정한 의미의 새 이파리는 새로운 개념이다

→ 푸나무가 내놓는 잎은 그야말로 새롭다

→ 풀과 나무에 돋는 잎은 참으로 새롭다

《랩걸》(호프 자런/김희정 옮김, 알마, 2017) 96쪽


이야기라는 속성 자체가 시제의 개념이 있고

→ 이야기에는 이미 때가 깃들고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이동진, 예담, 2017) 125쪽


저작권 개념이 없는 출판사가

→ 그림몫 생각이 없는 펴냄터가

→ 그림삯을 생각 않던 펴낸곳이

→ 지음몫을 아예 모른 펴는곳이

《한국 순정만화 작가 사전》(조영주, 파사주, 2018) 46쪽


동물복지에 대한 개념을 가진 사람이

→ 짐승살림을 아는 사람이

→ 짐승길을 헤아리는 사람이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하재영, 창비, 2018) 98쪽


다시 본래의 독립영화 개념으로 돌아가서

→ 다시 작은그림 얘기를 하자면

→ 혼그림 이야기를 다시 하자면

《창작수업》(변영주, 창비, 2018) 17쪽


말하자면 홈스테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 말하자면 집밤하고 비슷한 얼개로

→ 말하자면 집에서 묵는다 할 수 있어

《북한 여행 회화》(김준연·채유담, 온다프레스, 2019) 63쪽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는 종합적 환경을 아우르는 적극적인 개념으로 그 뜻이 넓어지고 있어요

→ 조용히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아우르는 말로 뜻을 넓혀요

→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터를 두루 헤아리는 말로 뜻을 넓혀요

→ 조용히 살아갈 수 있는 자리를 모두 살피는 말로 뜻을 넓혀요

《선생님, 평화가 뭐예요?》(배성호·김규정, 철수와영희, 2019) 18쪽


감정이입은 소설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개념이다

→ 마음읽기는 지음글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다

→ 마음담기는 꾸밈글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다

→ 마음쓰기는 글을 지을 때 빠지지 않는 말이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김탁환, 해냄, 2020) 169쪽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에서 산림욕이라고 부르는 개념이 서구에서도 대중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 요즘에는 중국과 일본에서 숲씻이라고 하는 길이 하늬녘에서도 눈길을 끈다

《야생의 위로》(에마 미첼/신소희 옮김, 푸른숲, 2020) 17쪽


평소 흔하게 보던 것의 개념을 바꿔 보고 싶었다고 할까

→ 흔하게 보던 틀을 바꿔 보고 싶다고 할까

→ 늘 보던 모습을 바꿔 보고 싶다고 할까

《매일 휴일 3》(신조 케이고/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 69쪽


어떤 개념이 줄어든다는 건 사람들이 그걸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잖아요

→ 어떤 뜻이 줄어든다면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잖아요

→ 어떤 밑감이 줄어든다면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잖아요

《왜 우리는 차별과 혐오에 지배당하는가?》(이라영과 여섯 사람, 철수와영희, 2024)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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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부산물 副産物


 경제 발전의 부산물 → 돈살림 뒷밥 / 돈벌이에 덩달아

 환경 오염은 공업화의 부산물이다 → 뚝딱터가 늘면서 들숲이 망가진다


  ‘부산물(副産物)’은 “1. 주산물의 생산 과정에서 더불어 생기는 물건 2. 어떤 일을 할 때에 부수적으로 생기는 일이나 현상”이라고 합니다. ‘검불·검부러기’나 ‘고물·떡고물·보숭이’로 손질합니다. ‘보풀·부풀·보푸라기·부푸러기·부스러기’나 ‘대팻밥·뒷밥·톱밥’으로 손질하고, ‘남기다·남다·나머지’나 ‘더·더더·더하다’로 손질하지요. ‘덤·덤덤·덩달아’나 ‘덧·덧거리·덧감·덧달다·덧붙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때문·말미암다·머금다’나 ‘몫·모가치·밥’으로 손질하고요. ‘지스러기·지저깨비·지푸라기·짚풀’로 손질하며, ‘찌꺼기·찌끄러기·찌끄레기·찌끼’나 ‘티·티끌’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덕분에 나는 녀석이 먹고 남긴 부산물을 살펴볼 수 있었다

→ 그래서 나는 녀석이 먹고 남긴 것을 살펴볼 수 있었다

→ 그래서 나는 녀석이 먹고 무엇을 남겼나 살필 수 있었다

→ 그래서 나는 녀석이 먹은 찌꺼기를 살펴볼 수 있었다

→ 그래서 나는 녀석이 먹은 찌끄러기를 살펴볼 수 있었다

《귀소 본능》(베른트 하인리히/이경아 옮김, 더숲, 2017) 262쪽


저는 이 모든 게 부산물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 저는 이 모두가 고물이라고 여겨요

→ 저는 이 모두가 부스러기라고 봐요

→ 저는 임 모두가 뒷밥이라고 느껴요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이동진, 예담, 2017) 91쪽


냉소란 대체로 일종의 부산물이며

→ 비웃음이란 으레 덤이며

→ 비웃음이란 흔히 찌꺼기이며

→ 찬웃음이란 거의 나머지이며

→ 찬웃음이란 이른바 열매이며

《동무론》(김영민, 최측의농간, 2018) 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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