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여인숙 旅人宿


 변두리의 여인숙에 → 귀퉁이 길손채에

 여인숙의 이불 → 나그네집 이불

 여인숙에서의 노정이 시작된다 → 길손집에서 하루를 연다


  ‘여인숙(旅人宿)’은 “규모가 작고 값이 싼 여관”을 가리킨다지요. ‘곳·자는곳·집’이나 ‘자리·잠자리’로 손봅니다. ‘잠집·잠터·잘곳·잘자리·잘집·잘터’나 ‘길손집·길손채’로 손볼 만합니다. ‘나그네집·나그네채’나 ‘나들채·나들칸’으로 손보지요. ‘마실집·마실채’나 ‘손님집·손님채’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법률 제정에 의해 여인숙이 실제로 개선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길을 세워서 길손집을 참말로 손보는 일은 거의 없다

→ 틀을 세워서 길손채가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일은 거의 없다

→ 밑틀로 손님채를 조금이나마 고치는 일은 거의 없다

《코끼리를 쏘다》(조지 오웰/박경서 옮김, 실천문학사, 2003) 146쪽


머물렀던 집은 원래 여인숙이었다

→ 머물던 집은 워낙 길손집이다

《제주 북쪽》(현택훈, 21세기북스, 2021) 17쪽


여인숙이야. 민박이라기보다 레스트하우스 같은 곳

→ 나들채야. 마을집보다 쉼터 같은

→ 길손채야. 고을집보다 쉬는터 비슷한

《안녕, 아름다운 날 4》(아카네다 유키/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2)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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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 빛을 조각한 예술가, 이사무 노구치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84
에밀리 휴즈 지음,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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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9.2.

그림책시렁 1388


《달팽이, 빛을 조각한 예술가, 이사무 노구치》

 에밀리 휴즈

 윤지원 옮김

 지양어린이

 2024.1.10.



  서울을 비롯한 크고작은 고장은 밤에 불빛을 터뜨리려고 목돈을 씁니다. 밤을 맞이해도 불이 오히려 밝은 서울이 ‘멋있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리하여 이 나라는 시골에서조차 별밤을 누리기 어렵습니다. 시골에서마저 불꽃잔치를 벌인다고 시끄럽습니다. 《달팽이, 빛을 조각한 예술가, 이사무 노구치》는 ‘억지로 만들어 흩뿌리는 빛’이 아닌, 보금자리를 가만히 밝히는 작은 불빛을 바라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들려줍니다. 일본 아버지와 미국 어머니를 둔 이사무 노구치 님이라는데, 일본 아버지는 일본에서 딴사람하고 딴살림을 차렸다지요. 어머니랑 둘이 살다가 일본이 불바다로 어지러운 한복판으로 치닫는 줄 느낀 어머니가 열두 살 아이를 홀로 미국으로 보내어 스스로 배우는 길을 북돋았다지요. ‘이사무 노구치’라고 하면 어엿하게 일본이름일 테지만, 이이는 일본사람일까요? 미국사람일까요? 어느 나라 사람도 아닌, 그저 푸른별사람일까요? 우리는 ‘나라’라고 하는 이름을 언제 왜 어떻게 다루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한나라’이기 앞서 ‘한별’일 테고 ‘한숨빛’인 줄 알아봐야지 싶습니다. 별은 어디에서 보아도 별입니다. 해는 어느 나라에서 보아도 해입니다. 풀꽃나무와 나비는 어디에서 보아도 풀꽃나무에 나비입니다.


ㅍㄹㄴ


#イサムノグチ #野口勇 #IsamuNoguchi


《달팽이》(에밀리 휴즈/윤지원 옮김, 지양어린이, 2024)


그의 이름은 이사무 노구치였습니다

→ 그는 이사무 노구치였습니다

7쪽


세상을 위한 선물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 온누리에 무엇을 베풀고 싶었습니다

8쪽


전쟁의 희생자를 기리는 평화의 전당을 짓고 싶었습니다

→ 불바다 죽음을 기리는 나눔터를 짓고 싶었습니다

→ 불굿에 죽은 넋을 기리는 쉼터를 짓고 싶었습니다

10쪽


그의 외로움을 다시 떠올리게 했습니다

→ 다시 외롭습니다

→ 외롭던 날이 다시 떠오릅니다

→ 외롭던 삶이 다시 떠오릅니다

20쪽


달팽이집 안에서 이사무는 아픈 상처들과 기억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느꼈고

→ 이사무는 달팽이집에서 아픈 곳과 옛일에서 벗어난다고 느꼈고

→ 이사무는 달팽이집에서 생채기와 지난일에서 벗어난다고 느꼈고

31쪽


나무의 감촉을 느꼈습니다

→ 나무결을 느꼈습니다

→ 나무를 느꼈습니다

33쪽


이 느낌이 그를 차분하게 만들었습니다

→ 이사무는 이윽고 가라앉았습니다

→ 이사무는 이윽고 차분합니다

33쪽


히로시마의 폐허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 히로시마 잿더미를 느낍니다

34쪽


보호구역이 아니라 강제수용소였습니다

→ 돌봄터가 아니라 가둠터였습니다

→ 굴레였습니다

37쪽


달팽이 이사무는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 달팽이 이사무는 아늑합니다

→ 달팽이 이사무는 포근합니다

56쪽


캘리포니아 하늘 아래서 달빛을 받으며

→ 캘리포니아 하늘을 보고 달빛을 받으며

64쪽


빛을 발했습니다

→ 빛을 냈습니다

→ 빛이 났습니다

67쪽


달팽이 껍질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 달팽이 껍질로 들어갔습니다

69쪽


다시 나선 밖으로 걸어 나왔을 때 그는 예전의 이사무가 아니었습니다

→ 다시 빙글이 밖으로 걸어나오니 예전 이사무가 아닙니다

→ 다시 꽈배기 밖으로 걸어나오니 예전 같은 이사무가 아닙니다

70쪽


전시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보임뜰에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74쪽


노구치의 나이는 81세였습니다

→ 노구치 나이는 81살입니다

→ 노구치는 81살입니다

79쪽


오랜 숙고 끝에 그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 오래 생각하고서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 오래 살핀 끝에 그 말을 받아들입니다

7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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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가 부도칸에 가 준다면 난 죽어도 좋아 6
히라오 아우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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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2.

책으로 삶읽기 1046


《최애가 부도칸에 가 준다면 난 죽어도 좋아 6》

 히라오 아우리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0.5.31.



《최애가 부도칸에 가 준다면 난 죽어도 좋아 6》(히라오 아우리/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0)을 읽었다. ‘최애·오타쿠·지하 아이돌’이라 하는데, ‘팬·스포츠·정치·인기작가’ 같은 이름으로 바꾸어도 매한가지라고 느낀다. ‘좋아하는 님’이라면 하나부터 열까지 그저 따르면서 돈과 품과 하루를 바치듯, ‘좋아하는 님’이 들려주는 말이라면 고스란히 믿는 얼거리라고도 할 만하다. 곰곰이 보면, 먼먼 옛날 옛적부터 사람들은 ‘아이’를 사랑으로 지켜보면서 아이한테서 배울 뿐 아니라 아이한테 이야기를 들려주고 살림길을 보여주곤 했다. 이러다가 ‘임금’이 서고 ‘벼슬자리’가 높아가면서, 사람들 스스로 ‘우리 보금자리 아이어른’이 아닌 ‘먼발치 우러를 분’을 쳐다보는 굴레로 사로잡힌다. 아이가 철들며 어진 어른으로 거듭난다고 할 적에 “죽어도 좋다”고 말할 어버이나 어른은 없다. 철들며 어진 어른으로 거듭나는 아이하고 함께 사랑을 꽃피우면서 이 숨빛을 보금자리에 새롭게 심고서 들숲메에 푸르게 펼 테지.


ㅍㄹㄴ


“나는! 전부 최선을 다해 대했는데! 오타쿠가 대충 흘려듣더라고! 나를 향한 감정이 없었어!” (25쪽)


“설마 정말로 친구를 데리고 와주실 거라고는 생각을 못 해서.” ‘그 애는 대체 얼마나 신용이 없길래.’ “에리피요 씨는 제가 하는 일을 전부 이뤄 주세요. 어디에 가든 딱라와 주시고, 꼭 마법 같아요.” “널 좋아해서 그런 거잖아? 오타쿠의 행동은 그 이유가 다야.” (49쪽)


“뭐야! 또 우동 얘기만 하잖아.” “우동은 맛있으니까∼∼” (90쪽)


“굉장히 기뻤어요. 지금도, 어쩌면 처음보다 훨씬 훨씬 더 기쁠지도 몰라요.” (131쪽)


#推しが武道館いってくれたら死ぬ #平尾アウリ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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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름다운 날 4
아카네다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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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2.

책으로 삶읽기 1045


《안녕, 아름다운 날 4》

 아카네다 유키

 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2.11.15.



《안녕, 아름다운 날 4》(아카네다 유키/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2)을 돌아본다. 스스로 할 줄 모른다는 말로 스무 살을 넘어서는 젊은사내가 얼마나 헤매고 망설이는지 보여주는 줄거리라고 할 만하다. 이 젊은사내 곁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면서 보살피는 젊은가시내가 함께하는데, 둘은 어릴적부터 오래도록 함께 지내 왔다. 안 지켜보면 넘어지고, 옆에서 살펴봐도 부딪히는 모지리라 할 만한 오빠(젊은사내)라는데, 둘은 새터에서 새롭게 길을 내려고 먼먼 고장으로 떠났다. 그러나 새터와 새일과 새집에서도 갈팡질팡하기 일쑤이다. 이미 ‘아이돌보기’ 같은 일을 하는 동생인데, 언제까지 이 일을 맡아야 할까? 스무 살을 갓 넘긴 젊은사내가 하루아침에 깨닫거나 깨우치기는 어려울 수 있다지만, “철없는 나”를 바꾸려면 언제나 “집에서 집안일부터 하는 나”로 거듭날 노릇이다. 집을 사랑으로 돌보지 않는 마음이라면 하나도 안 바뀐다. 집에서 사랑으로 하나씩 배우고 익혀서 바꾸려고 할 적에 비로소 새사람으로 태어난다.


ㅍㄹㄴ


‘우는 건 늘 내 역할이었으니까. 내 역할이었는데. 어떡하지. 어떡하면.’ (10쪽)


“다음에 또 가게 한번 놀러 와. 새로운 메뉴 시작했어.” “그래, 너 있을 때 갈게.” (57쪽)


“뭐 잠시 이쪽에서 지내고 있어 봐. 느긋하게 관광이라도 하면서. 어떻게 할지는 그러고 나서 생각하면 돼. 그러는 동안에 조만간 인연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87쪽)


“이제 어린애가 아니니까 멋대로 중간에 그만둘 수 없어. 근데 아직은 되돌릴 수 있어. 농담으로 넘기면 돼.” (119쪽)


#さらば佳き日 #茜田 千


+


그러다 억하심정이라도 품을까 무서워

→ 그러다 미워할까 무서워

→ 그러다 싫어할까 무서워

61쪽


여인숙이야. 민박이라기보다 레스트하우스 같은 곳

→ 나들채야. 마을집보다 쉼터 같은

→ 길손채야. 고을집보다 쉬는터 비슷한

8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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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9.


《흰, 한강 소설》

 한강 글·차미혜 사진, 난다, 2016.5.25.



큰아이하고 저잣마실을 나온다. 여름에는 고흥읍 어린놀이터가 물놀이터로 바뀌어 시끄럽고 물벼락이 치는 터라, 어린놀이터 옆 잎물집(찻집)에 등짐을 내려놓고서 얘기를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쉰다. 그런데 이 잎물집이 이녘 집이라도 되는 듯이 떠드는 아재가 으레 있다. 경상도나 서울에도 이런 아재가 있을 테지만, 온나라를 돌아보노라면 전라아재가 가장 추레하고 시끄럽다.


《흰, 한강 소설》을 곰곰이 읽었다. 이 꾸러미가 ‘소설’인지 아리송하지만, ‘소설’이라고 여긴다면 그렇겠지. 한강 씨는 ‘짚을(자료조사)’ 적에 퍽 고단하다고 여기는 듯싶다. 이제 책을 마치고서 더는 안 짚어도 될 적에 몹시 후련한 듯싶다. 글을 써내야 하기에 여러 글과 사람을 마주하려 하고, 글을 다 써내면 어느덧 말끔히 털어내어 남남으로 서는구나 싶다. 다른 글바치도 비슷비슷하다. 글을 써서 책을 내어 밥벌이를 할 때가 아니라면 ‘짚을’ 일이 없다.


그런데 글바치가 ‘짚는’ 모두는 ‘이웃’일 텐데. 글을 쓸 적에만 ‘이웃’을 만나고 들여다본다면, 글을 안 쓰거나 다 쓴 뒤에는 잊거나 턴다면, 그저 ‘하얗게 비우’는 듯하지만 ‘하얗게 모르’는 쳇바퀴이지 싶다.


낮에는 매미가 울고, 밤에는 풀벌레가 운다. 미리내가 물결치는 고즈넉한 저녁을 맞이한다. 시골이란 별밤을 이루기에 아늑한 살림터이다. 글바치 가운데 풀벌레와 별을 아예 모르거나 안 겪은 사람이 수두룩하다. 그들은 ‘글을 써야 할 때’조차 풀벌레와 별을 가까이하지 않기 일쑤요, 어쩌다가 살짝 마주하더라도 ‘그날 살짝 마주친 자리’만으로 글을 써도 될는지 궁금하다. 그래, 이제 이 나라는 제비하고 참새가 어떻게 노래하는지 모르는 사람투성이인걸. 뱁새나 박새를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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