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눈물로 읽는 2025.8.10.해.



몸을 함부로 굴리면 마음이 나란히 뒹굴어. 마음을 안 들여다보면 몸을 아무렇게나 굴려. 몸을 다루는 그대로 마음에 담지. 마음을 쓰는 그대로 몸을 쓰고, 이 삶을 겪고 배우려고 몸을 쓰는데, 겪고 배운 삶을 되짚으면서 배우려고 마음을 살펴. 몸만 쓸 적에는 마음이 찌들고, 마음만 쳐다보고서 몸은 안 쳐다보면 몸이 무너져. 넌 ‘마음몸’을 돌보든 ‘몸마음’을 보살피든, 어느 쪽을 ‘먼저’ 돌보거나 보살피지 않는단다. 얼핏 어느 쪽을 먼저 살피는구나 하고 느낄는지 몰라도, 늘 둘을 하나로 녹이거나 풀어서 살아간단다. 사랑으로 읽기에 마음몸이며 몸마음에 사랑이 흘러. 눈물로 읽기에 몸마음이며 마음몸에 눈물이 스며서 녹여. 웃고 춤추면서 읽기에 몸과 마음이 나란히 바다처럼 싱그럽고 맑게 일어나. 너는 눈을 거쳐서 본다고 여길 텐데, ‘눈’은 몸일까 마음일까? 또는 몸마음일까 마음몸일까? 새벽마다 잎에 맺힌 이슬은 어떤 물일까? 기쁘거나 슬플 적에 샘솟아서 쪼르르 흐르는 눈물은 어떤 숨빛일까? 구름을 거쳐서 빗물로 내리는 방울방울은 어떤 숨결일까? 누구나 스스로 그리는 길을 따라서 하루를 열고서 오늘을 살아가. 놀랍거나 심심한 하루란 없어. 새롭고도 즐겁게 맞이하는 하루인걸. “처음에 말씀이 있었다”라는 한 마디를 알겠니? 어느 말이건 모두 이곳에 짓게 마련이라서, 네가 참으로 이루고 짓고 펴고 누리고 싶은 대로 꿈을 그려서 마음을 펴는 소리인 ‘말’을 ‘씨앗’으로 삼아서 내놓을 노릇이라는 뜻이야. “처음에 네가 말로 심은 뜻”에 따라서 ‘네 오늘’이 태어나. 네 마음은 “네 말이 자라서 이룬 나무가 우거진 숲”이야. 거짓말을 일삼는 너는 ‘거짓말숲’을 이루고, 참말을 사랑하는 너는 ‘참말숲’을 이룬단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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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9.4. 발상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엊저녁과 아침에 한자말 ‘발상’을 놓고서 한참 씨름합니다. 온몸에 땀이 삐질삐질 흐르고, 한참 땀을 뺀 끝에 드디어 낮에 매듭을 지었으나, 이윽고 책숲말(도서관 용어)을 추스르며 한참 보냈습니다. 이러고서 ‘전부’라는 한자말을 열흘째 붙들고서 드디어 새롭게 손질을 마칩니다.


  우리말 ‘닥치다’를 다시 돌아본 이레요, ‘빅’이라는 영어를 굳이 손질말꾸러미(순화어사전)에 올리느냐 마느냐를 놓고 한참 실랑이를 하다가 올리기로 합니다. 일본말씨라고 할 ‘2차 가해’를 더 짚으면서 ‘뒷짓·뒷화살’ 같은 낱말로 손질할 만하다고 느낍니다. 뒤에서 함부로 저지레를 일삼거나 화살을 쏘는 몸짓이기도 하거든요.


  마감하는 낱말이 있다면, 마감을 기다리는 낱말이 수두룩합니다. 언제나 즈믄 남짓한 낱말이 마감을 기다리는데, 이제는 ‘노력·인식·강제·연결·전국·관련·혁명·목록·존중’쯤은 마감을 할까 싶다가도 다른 일손에 마음을 씁니다. 무엇보다도 집안일을 하는 하루를 누립니다.


  집안일을 하고, 가을풀벌레가 베푸는 노래를 듣고, 아직 밤빛을 밝히는 소쩍새가 얼마나 그윽한지 귀를 기울입니다. 이러다가 다시 씻고 빨래하고 또 씻습니다. 두바퀴를 달려서 나래터(우체국)를 다녀오고, 아이들 뒷밥으로 과일을 장만해서 실어나릅니다. 둥그런 달이 꽤 밝으니 곧 한가위가 맞구나 싶습니다. 가을달이 밝더라도 별은 밝습니다. 이제 등허리를 펼 때입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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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85 : 게 -의 전부


깜빡 잊었다는 게 이 이야기의 전부거든

→ 깜빡 잊었다는 이야기가 다거든

→ 깜빡 잊는다는 이야기이거든

→ 깜빡 잊었을 뿐이거든

→ 깜빡했다는 얘기이거든

→ 깜빡한 얘기이거든

《기뻐의 비밀》(이안, 사계절, 2022) 71쪽


‘전부(全部)’는 일본말입니다. ‘ぜんぶ’라 읽습니다. ‘전부’하고 맞서는 ‘일부(一部)’도 일본말입니다. ‘いちぶ’라 읽지요. 우리말로는 ‘모두·몽땅·모조리·다·죄다’에 ‘몇·낱·조각·조금·동강·도막’이라 합니다. 이 보기글은 ‘것(게)’을 사이에 끼워넣느라 말결이 뒤틀립니다. ‘것’을 털고서 ‘-의’를 덜어냅니다. “깜빡 잊는다는 이야기이거든”으로 손볼 만하고, “깜빡했다는 얘기이거든”처럼 더 손볼 수 있습니다. ㅍㄹㄴ


전부(全部) : 1. 어떤 대상을 이루는 낱낱을 모두 합친 것 2.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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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86 : 행복 와 있었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 환하게 와 있었다

→ 반드시 오고야 말 기쁨이 환하게 온다

→ 반드시 기뻐야 할 내가 환하게 기쁘다

→ 나는 어느새 기쁘다

→ 나는 이제 기쁘다

《기뻐의 비밀》(이안, 사계절, 2022) 89쪽


기쁨이나 슬픔은 먼발치에서 우리한테 오거나 떠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일으키는 기운은 기쁨과 슬픔이에요. 어떤 일을 치르면서 스스로 기쁘거나 슬픕니다. 무엇을 하는 사이에 스스로 기쁘거나 슬퍼요. 남이 해주거나 베풀지 않는 기쁨과 슬픔입니다. 늘 내가 마음으로 지피는 빛인 기쁨과 슬픔이다. 이 보기글처럼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고 할 적에는, 기쁨과 슬픔이 어떤 결인지 잘못 짚는다는 뜻입니다. 멀리서 오지 않거든요. 더구나 “환하게 와 있었다”라는 대목도 얄궂습니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우리 스스로 일으키게 마련이라, 갑작스럽게 여기 있는 결이 아닙니다. 이 보기글은 먼저 “반드시 오고야 말 기쁨이 환하게 온다”로 손볼 만한데, “반드시 기뻐야 할 내가 환하게 기쁘다”로 더 손볼 노릇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손보더라도 어쩐지 안 어울려요. “나는 어느새 기쁘다”라든지 “나는 이제 기쁘다”처럼 수수하게 손봐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행복(幸福) : 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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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87 : 다시 돌아오 정식 사과


언제 다시 돌아오면 정식으로 사과해야지

→ 언제 다시 오면 제대로 빌어야지

→ 언제 돌아오면 깊이 뉘우쳐야지

《아무도 모르지》(박철, 창비, 2024) 12쪽


‘돌아오다’는 “다시 오다”를 뜻하니 “다시 돌아오면”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여태 잘못했다고 빌지 않았으니, 이제는 제대로 빌려는 마음입니다. 아직 뉘우친 바조차 없기에, 참으로 깊이 뉘우치려고 합니다. ㅍㄹㄴ


정식(正式) : 정당한 격식이나 의식

사과(謝過) :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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